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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실패를 리셋한다-8화 (8/122)

# 8화.

던전 탐사(5)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자 뿡의 인상이 일그러졌다.

계속 싸우고 싶었지만 묵직한 공격을 받은 캐릭터는 꼼작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죽지 않은 것도 다행일 정도로 뿡은 처참하게 공격을 받은 것이다.

그 모습에 크론은 괜스레 미안했다.

파티의 포지션에서 메인 탱커의 역할은 자신이다.

뿡은 서브 탱커겸 버퍼다.

그렇지만 16초보자용 검을 지닌 영향으로 보스방에서는 일시적으로 포지션이 변경되었다.

탱커에서, 딜러로.

"믿어. 내가 끝낼테니까."

피식 웃어보인 크론은 곧바로 유일 스킬 '행운의 요정'과 '행운의 동전'을 사용했다.

샤라라랑-

핑그르르르 탁!

요정이 나타나서 크론의 몸에 요정의 가루를 뿌려서 축복을 내려주었다.

그와 함께 허공에 등장한 동전이 핑그르르 회전하면서 바닥에 착지했다.

앞면을 표시하면서 크론에게 모든 스텟+30이라는 막대한 수치를 선사해주었다.

'버프 지속 시간안에 마무리를 짓는다.'

젬의 힘은 30레벨 중간대를 월등히 넘어갈 정도로 강했다.

금수저인 소렌도 버거워하는 존재다.

그렇다면 사실상 더 리셋 월드에 존재하는 유저들중에 젬과 1대 1로 맞상대를 할 수 있는 유저는 없다.

하지만 크론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유일 스킬들이 가져다 주는 막대한 힘의 충족감을 느끼면서 젬에게 달려들었다.

만덕과 소렌에게 어그로가 끌리고있던 젬에게 크론의 존재는 잊혀진지 오래다.

18레벨로 가장 레벨이 낮았으니 파괴력이 막대한 만덕부터 노리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였던 것이다.

그러한 상황과 '행운의 동전'의 영향으로 폭발적으로 상승한 민첩의 영향으로 젬의 곁까지 손쉽게 접근할 수가 있었다.

푸우우욱! 촤하악!

젬의 허벅지 피부를 파고든 크론의 검이 그대로 젬의 피부를 사정없이 찢어발겼다.

시독이 섞인 피가 사방으로 튀겼다.

- 시독에 중독되었습니다. '강인한 정신력IV'으로 저항합니다. -

- 저항에 성공하였습니다! 시독의 피해량 20%를 중화합니다. -

- 저항에 성공하였습니다! 시독의 지속 시간이 50%감소합니다. -

맞는 것만으로 상당한 피해를 입히는 시독이다.

상당량의 시독을 뒤집어쓴 크론은 역한 냄새와 따끔한 피해에 눈쌀을 찌푸렸지만 강인한 정신력 덕분에 충분히 견딜 수가 있었다.

이제 문제는 재생하기 힘들 정도로 피부가 뜯겨나간 젬의 분노를 크론이 고스란히 받아야만 한다는 것이였다.

"으으으! 아프다! 너 잡아 먹고 나을거다!"

젬이 길길이 날뛰면서 크론을 향해 마구잡이로 몽둥이를 휘둘렀다.

아름드리나무를 그대로 뽑은 몽둥이와 젬의 힘이 더해진 육중한 공격이다.

하지만 크론도 지지 않는다.

16강에 이르는 초보자용 검에다가 크게 상승한 힘 덕분에 젬의 공격을 충분히 받아낼 수가 있었다.

크그그그극!

박빙에 이르는 검과 몽둥이의 부딪침에 불똥과 나무조각이 사방으로 튀겨나간다.

거의 호각.

아니, 오히려 힘과 공격력으로는 크론이 젬을 압도하고 있었다.

거기에다가 젬은 혼자인데에 반해 크론에게는 일행이 있었다.

"기습奇襲!"

"윈드 커터!"

크론이 젬을 묶어두는 사이 소렌과 만덕은 신나게 공격을 퍼부었다.

뒤를 노리는 도적과 마법사만큼 무서운 존재가 또 있을 수가 없었다.

"아파! 아프다!"

일방적으로 얻어맞은 결과 어느덧 재생력을 무시한채 생명력이 10%미만까지 떨어진 젬이 미친듯이 발광했다.

생명력이 내려감으로서 2페이즈라 불리는, 일명 패턴이 바뀐 것이다.

입에 게거품을 문채 짐승 소리를 내는 젬의 모습.

그나마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이성을 상실하고 본능에만 충실하게 됨으로서 모든 능력치를 크게 상승시키는 젬의 특수 스킬 '광란'이 발동한 것이다.

본능에 이끌린 젬은 부딪치던 크론을 도외시하고 곧장 뿡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현재 시점으로 부상으로 인해 가장 약해진 대상인 뿡을 잡아먹고 회복력을 올릴 속셈인 것이다.

"이 자식이! 어딜!"

"화염구!"

소렌과 만덕이 공격을 가했지만 광란이 발동된 젬의 재생력은 폭발적으로 상승한 상태이다.

또한 이성을 상실했기에 고통도 느끼지 않는다.

둘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달려간 젬은 금새 뿡의 지척까지 도달할 수가 있었다.

"안돼!"

"뿡 이새끼야! 거기서 뒤지면 현실에서 뒤지게 쳐맞을 줄 알어!"

게임이기에 설사 죽는다고 하더라도 사망 패널티만 적용 받을 뿐이다.

허나 사망한다는 것은 즉, 던전을 클리어 했을때 사망한 파티원은 클리어 보상과 보스 경험치등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제까지 고생한 것이 도로아미타불되는 것이다.

"멍청한 녀석."

하지만 크론은 여유가 있었다.

젬의 변화에 잠시 당황하기는 했지만 막상보니 젬의 광란은 크론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자살행위였다.

광란이 발동되기 전에는 몽둥이로 크론의 공격을 상쇄했었다지만 방어를 포기하고 이성을 상실한 지금의 젬은 크론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었다.

파바밧!

높은 민첩으로 빠르게 땅을 박찬 크론은 가속된 속도를 유지하면서 젬의 머리 위로 도약했다.

"죽어라."

검을 역수로 향한뒤 양손으로 움켜쥔 크론은 그대로 젬의 목덜미 지점으로 빠르게 하강했다.

푸우우욱-!

"크르르르륵-!"

젬은 피거품을 입에 잔뜩 문 채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목덜미 깊숙히 검이 꿰뚫었음에도 버티고 살아있는 것이다.

"질긴 녀석."

쯧 하고 혀를 찬 크론은 꽂힌 검의 손잡이를 향해 발을 굴렀다.

꾸구구국-! 구그그극!

검의 손잡이가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검날이 젬의 목덜미 깊숙히 파고들었다.

동시에 상당량의 피가 허공으로 쏟구치며 생명을 잃은 젬의 거체가 무너져내렸다.

- 최초로 '젬의 동굴'을 클리어하셨습니다. 칭호 '퍼스트 젬 헌터(힘+3)'을 얻었습니다. 명성이 50증가합니다. -

- '젬의 동굴'던전을 클리어하셨습니다. 명성이 10증가합니다. -

- '젬의 동굴'던전의 위치가 모든 유저에게 공개됩니다. -

- '젬의 동굴'이 인스턴스 던전으로 변화됩니다. 동시에 인스턴스 던전의 보스인 젬은 큰 부상으로 인해 72시간 후부터 등장합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19레벨이 되셨습니다. -

- 레벨이 올랐습니다. 20레벨이 되셨습니다. -

- 보상룸으로 이동됩니다. -

쓰러진 젬의 시체에서 빛무리가 뿜어지며 역했던 시독의 냄새가 가득했던 공간에서 가운데에 상자가 하나 존재하는 보상룸으로 이동되었다.

"해냈다!"

보상룸으로 이동되자마자 소렌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 동안 끙끙 앓고있던 문제거리이자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던 던전을 성공적으로 클리어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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