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화 실패를 리셋한다-6화 (6/122)

# 6화.

던전 탐사(3)

마지막으로 대장장이인 크론은······.

"크론은 가장 선두에서 탱커를 맡도록 할거야."

"에에엑?"

소렌의 파격적인 발언에 둘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여기서 가장 레벨도 낮은 데다가 대장장이인 크론을 선두에 둔다는 것은 나쁘게 보자면 화살받이로 쓰겠다는 말과 다를게 없다.

보통 소렌의 의견을 대체적으로 수긍하는 둘이라지만 이건 아니었다.

"크론 형님이 가장 선두에서 탱커를 한다고요?"

"대장장이인데 가능하겠어요?"

"아,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돼. 저 녀석 게임 재능 하나만큼은 진짜 끝내주거든."

소렌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둘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긴 어찌보자면 당연한 것이다.

소렌의 경우에는 이미 만남을 통해서 어느정도 자신의 정보를 공유해준 상태였다.

오랜 시간 동안 알고지내온 사이기도 했고, 정보의 중요성을 가장 잘알고 있는 녀석이였기에 동네방네 떠들고 다닐 성격이 아니었다.

하지만 앞으로 던전을 함께 탐사할 사이가 될 터였는데 자신한테 의구심이 들면 좋은 꼴은 못 볼 것이다.

자고로 전투에 있어서 믿음은 중요하다.

대장장이한테 선두를 맡겼는데 어떻게 마음 편하게 등을 맡길 수 있겠느냔 말이다.

하물며 레벨도 가장 낮은 16레벨의 크론이다.

'역시 걱정을 없애는게 좋겠지.'

크론은 얻은 정보를 사방에 떠들고 다니는 주의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해서 꽁꽁 싸매서 숨기기만하는 성격도 아니었다.

"어차피 지금부터는 함께 던전을 공략할 사이니까 괜히 긁어부스럼 만들지 않게 알려주자면 지금 내 체력 스텟은 75니까 선두는 걱정하지 말고 맡겨도 돼."

"죄송합니다. 잘 못들었습니다."

"저도 이상하게 들렸습니다. 75라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만······."

"제대로 들었어. 75맞아. 저 녀석 체력 돼지거든."

크론이 밝히기로 나가자 소렌도 더 이상은 숨기지 않고 덧붙여 알려주었다.

소렌에게서까지 확답을 듣자 둘은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크론을 빤히 쳐다보았다.

레벨업을 통해서 얻은 잔여 능력치를 죄다 체력에 올인해도 16레벨에 체력 75를 찍기란 요원한 일이다.

그걸 유일하게 성립시킬 수 있는 방법은 2종류로 나뉘어지며 스텟을 상승시켜주는 희귀한 무구를 착용하거나 스텟을 올려주는 칭호를 얻어야만한다.

그렇지만 던전도 꽁꽁 숨기는 더 리셋 월드에서 칭호를 얻는 방법은 잘 알려져있지 않은 편이다.

그리고 그것도 그렇지만······.

"그럼 대체 어떻게 16레벨까지 레벨업을 하신겁니까?"

만덕이 궁금하다는듯이 물음을 구했다.

하긴 어찌보면 당연한 궁금증이다.

체력에만 스텟을 전부 올인했다면 공격력은 당연히 형편없을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전투센스가 탁월하더라도 한계는 존재하는 법이다.

몸만 튼튼하고 공격 능력이 하나도 없는데 16레벨을 단기간에 찍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다.

"공격력은 이걸로 충당하면 되거든."

어차피 정보를 공유하기로 마음먹은 상황이다.

크론은 착용하고 있는 무기인 +16초보자용 검의 정보를 둘에게 공유했다.

"······."

"······."

+16초보자용 검의 우월한 자태를 본 둘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더 리셋 월드가 오픈한지 고작 1주일이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고강화 무기가 현재 9강인 것을 생각하면 16강은 그야말로 꿈에서나 볼 법한 강화 수치이다.

둘의 마음을 충분히 알겠다는 듯이 소렌이 옆에서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래서 내가 말했잖아. 걱정하지 말라고. 저 녀석 게임 재능 하나는 끝내준다니까? 특히 운 적인 요소는 내가 여태까지 본 모든 게임의 유저들을 통틀어서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어. 아마 쟤 보다 게임 속에서 운 좋은 사람은 없을걸? 우리 집 전재산을 걸고 맹세할 수 있어."

크론을 친구로 두어서 자랑스럽다는듯 소렌이 피식 웃어보였다.

"그럼 이제 좀 믿음이 가냐?"

"당연하죠."

"이 정도라면 던전 클리어는 따놓은 당상이잖습니까 프하하하!"

만덕이와 뿡이 흥분한듯 크게 소리쳤다.

사실 맨 처음에 소렌이 일행을 데려온다는 소리를 듣고 기대가 되었었다.

다른건 몰라도 재력가인 소렌은 게임 센스가 탁월한 이를 선호하는 편이였다.

둘도 그러한 이유로 소렌의 눈에 띄여서 함께 더 리셋 월드를 시작했던 것이고 말이다.

여하튼 그랬었기에 소렌이 데려온 일행이 대장장이라는 말에 조금 실망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던전은 어디까지나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지는 곳이다.

그런 곳에 전투직도 아니고 생산직이 충원되는 소식은 아무리 같은과 선배라고 하더라도 기쁠 턱이 없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 실망감은 기대감으로 뒤바뀐지 오래였다.

말도 안되는 고강화 무기랑 스텟치를 보유한 존재라면 그야말로 최고의 원군인 것이다.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해볼까?"

던전에 들어서기 전에 기본 지식을 습득하고, 포지션도 정해졌다.

던전의 입성에 망설임따위는 없었다.

"아, 그리고 잊지말고 내 무기 강화해줘야된다."

"어엇! 제 것도 부탁드리면 안되겠습니까? 사례는 충분히 드리겠습니다."

"실례가 안된다면 제 무기도······."

"나중에 생각해보고."

좋게 나가다가 왜 갑자기 딴 길로 새어버리는건지······.

슬그머니 걱정이 몰려오는 크론이다.

@ @ @

소렌은 던전 한 구석에 앉아서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도적인 소렌의 스킬 '함정 해제'를 발동해서 던전에 설치된 함정을 제거하는 작업인 것이다.

"함정은 다시 재설치가 되는건가?"

"그렇지 않을까? 1회용이면 던전의 의미가 사라질걸. 함정들의 위치나 종류도 저번이랑 조금씩 다르고 말이야."

던전의 공략에 도적은 필수까지는 아니지만 있으면 상당히 편했다.

함정들의 경우에는 몬스터들 보다도 강력한 데미지나 극독을 품고있는 경우가 흔했기에 자칫 몸으로만 뚫으려고 했다가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몬스터 접근중이다. 다들 전투 준비해!"

함정을 세 개 정도 해제했을쯤 인기척을 감지한 소렌이 소리치며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이제부터 전투에 들어설 터였으니 후위에서 전투를 지원하면서 만덕이를 지키는 것이 소렌의 역할이다.

"블레스!"

"서몬 살라맨더"

동시에 만덕이와 뿡도 마나를 사용했다.

성기사 버프인 '블레스'가 파티원들에게 깃들면서 힘을 북돋아주었고, 만덕의 부름에 소환된 불의 도마뱀 살라맨더가 불길을 토해내며 혀를 날름거렸다.

"샤아아아아-!"

"키익- 킥!!"

9마리의 몬스터가 무리를 지어서 몰려오는 광경은 꽤나 색다른 기분이다.

그것도 독을 품은듯 보라빛등의 형형색색의 그렘린과 빅 스네이크가 광경은 더욱 말이다.

"샤아아악!"

크기에 맞지않게 빠른 움직임으로 달려든 독니의 공격을 허용하기 전에 크론은 그대로 빅 스네이크의 모가지를 왼손으로 움켜쥐었다.

빅 스네이크가 빠져나가기 위해서 몸부림쳤지만 크론에게는 어림도 없었다.

푸욱! 촤하악!

붙잡힌 상대로 검에 꿰뚫린 빅 스네이크는 순식간에 절명했다.

한 마리의 몬스터를 순식간에 처리한 크론은 바로 그 다음에 달려드는 그렘린을 향해 발을 굴렀다.

"키엑!"

서슬퍼런 크론의 행동에 놀란 그렘린은 빈틈을 보였다.

그 틈을 비집고 크론의 검은 일격에 그렘린을 즉사시켰다.

"화염구!"

캐스팅이 완료되어서 영창된 화염구는 강력한 열기를 발산하며 정면으로 달려오던 그렘린 한 마리에게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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