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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실패를 리셋한다-3화 (3/122)

# 3화.

+10 초보자용 검(2)

다시금 실패가 뜨면서 초보자용 검이 소멸했다.

그렇지만 어차피 기회는 많았다.

크론은 타임 리프와 강화를 반복했고 3번째 강화에서는 다행히 성공의 글귀가 떠올랐다.

- 강화를 성공했습니다! +6 초보자용 검을 얻었습니다. -

- 굉장한 운입니다. 칭호 '운이 좋은자(행운+1)'을 얻었습니다. -

'호오, 이렇게도 칭호를 얻을 수 있는 건가.'

비록 전투에는 큰 도움이 안되는 행운이라고는 하지만 공짜로 스텟을 준다는데 딱히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굉장한 운이로군. 내가 여태까지 본 모험가들 중에서는 단연 최고일세."

칭호의 영향인지 자신을 코흘리개로만 보던 스펜서의 말투도 제법 부드러워져 있었다.

그런 스펜서에게 당연한 말이겠지만 크론은 초보자용 검과 함께 10골드를 지불했다.

"······또?"

"네, 부탁드립니다."

"허허, 좋네. 어디 자네의 운의 끝이 어디일지 나도 궁금해졌어."

대장장이답게 흥이 오른 스펜서와 함께 크론은 달렸다.

이후 하루에 총 사용할 수 있는 제한력을 전부 사용해서 총 20번의 타임 리프 후에야 크론은 초기에 주어진 100골드를 전부 강화에 사용할 수가 있었다.

- 강화를 성공했습니다! +10 초보자용 검을 얻었습니다. -

- 경이로울 정도의 운입니다. 칭호 '행운을 타고난 자(행운+3)'을 얻었습니다. -

- 최초로 +10 강화에 성공하셨습니다. 칭호 '강화의 선구자(모든 스텟+1)'을 얻었습니다. 명성이 50증가합니다. -

남들은 한 개 가지는 것도 어려워하는 칭호를 순식간에 3개나 얻은 크론이였지만 타임 리프의 제한력을 넘어서인지 머리가 어지러웠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인가.'

이곳이 가상현실이였기에 제한력에서 어느정도는 벗어날 수 있을까 했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그래도 현실보다는 조금 덜 한 정도였다.

현실에서 제한력을 넘어서서 6번을 더 시도했다면 현기증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후우······.'

몰려오는 현기증을 털어내는 사이 강화를 성공시킨 스펜서는 정말이지 놀랍다는 눈빛으로 크론을 바라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정말이지 자네는 굉장하군! 내 평생 자네같은 모험가는 처음일세! 자네 덕분에 나의 경험도 상당한 수준에 오를 수가 있었어. 정말 고맙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종종 찾아오게나. 내 자네라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 스펜서의 호감도가 대폭 올랐습니다. -

- 최초로 스펜서의 인정을 받은 모험가가 되었습니다. 명성이 30증가합니다. 앞으로는 스펜서의 대장간에서 수리 및 강화를 요청할 때 20%인하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

명성치의 획득.

NPC가 모험가를 대할 때 가장 명성의 수치가 높으면 여간해서는 무시 당하지는 않는다.

또한 높은 명성치를 보유한다면 특정한 퀘스트나 비밀 상점등을 이용할 수도 있기에 어떻게든 얻고싶었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오를 줄이야.

그 밖에도 부가적으로 오는 20%인하된 가격은 어느정도 쏠쏠할 터였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스펜서와 인사를 끝마친 크론은 사냥터로 향하면서 강화된 초보자용 검의 상태를 살펴보았다.

[+10 초보자용 검(노말)]

- 초보자들이 사용하는 기본적인 무기

* 착용제한 : 없음

* 내구도 : 30/30

* 공격력 +51

* 힘 +4

* 민첩 +2

* 체력 +1

"이 정도면 제법 쓸만한데."

솔직히 말해서 쓸만한 수준을 넘어서서 굉장한 공격력을 지닌 초보자용 검은 이제는 초보자용 검이라고 부르기도 미안할 수준의 무기가 되어 있었다.

"지체된 시간만큼 나도 움직여야겠지."

아예 시작을 안했으면 모를까 한 번 시작한 이상 끝장을 보는 것이 크론의 성격이다.

곧장 사냥터에 도착하자마자 크론은 홀로 동떨어진 고블린 한마리를 점찍었다.

"끼긱- 고기, 맛있다."

0레벨 몬스터인 토끼 사냥에 성공한 것인지 피칠갑이 된 토끼 뒷다리를 입에 문 채 게걸스럽게 씹어대고 있는 고블린의 모습은 그야말로 빈틈 투성이 상태.

그 기회를 놓칠리 없는 크론이다.

'치명타를 먹인다.'

가상현실게임에서의 첫 사냥이다.

이왕이면 보람차게 전투를 승리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빠르게 움직인 크론은 곧장 고블린의 가슴에 검을 찔러넣었다.

푸욱!

"켁!"

털썩-

"음?"

검에 찔리자마자 회색빛깔의 빛무리가 되며 6골드와 고블린의 귀를 남긴 현 상황을 보면서 크론은 조금 얼이 탈 수 밖에 없었다.

"원래 이렇게 쉬운 편인건가?"

첫 전투가 너무 싱거웠던 나머지 크론은 아쉬웠다.

그래도 명색이 가상현실게임인데 어느정도 치열한 전투가 펼쳐질 것 같았다.

실제로 고블린들한테서는 피비린내가 진동했고, 전투의 열기가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그런데 실상 전투에 들어서자마자 고블린은 단 한 방에 '푹찍'당해서 죽어버렸다.

이 얼마나 시시한 전투란 말인가.

그야말로 양심을 번갯불에 콩구워먹듯 하는 크론이다.

보통 처음 더 리셋 월드를 접하는 유저들이 가장 많이 첫 죽음을 겪을때가 다름아닌 첫 몬스터인 고블린에게서였다.

1레벨의 초급 몬스터에 해당하는 고블린은 무려 '선공'몬스터인데다가 고블린 특유의 교활한 면모를 보이는 편이다.

육체적 능력으로는 유저가 앞선다지만 무리를 형성하거나 잠복및 기습을 통해서 유저들을 공격하기에 여간 쉬운게 아니었던 것이다.

허나 크론의 경우에는 +10 초보자용 검이라는 막대한 공격력을 지닌 무기가 존재했다.

거기에 더해서 검 자체적으로 얻는 보너스 스텟과 강화를 통해서 얻은 3개의 칭호가 주는 보너스 스텟들까지 얹어져버리자 까다로운 몬스터 고블린은 너무나도 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이래서는 박진감이 전혀 없잖아."

나름 전투에 있어서는 진지한 크론이다.

이렇게 된 이상 크론은 고블린 무리를 쓸어버리거나 상위의 몬스터를 사냥하기로 결정했다.

"끼긱- 인간, 죽인다!"

푹!

"끽! 멍청한 인간! 혼자다!"

"사냥한다! 끼익-!"

푹- 푹!

수풀을 이용한 기습 공격을 벌이는 고블린들이였지만 크론의 휘두르는 검에 허무하게 죽어나갔다.

간혹 3마리부터 많게는 5마리까지 무리로 달려들었지만 크론한테 있어서는 그저 공격 횟수가 늘어날 뿐 아무런 피해를 끼칠 수는 없었다.

그야 접근하기도 전에 검의 사정거리에 닿으면 일격에 사망해버리니 뭐가 무섭겠는가.

스걱- 스걱!

순식간에 고블린들을 처치하는 가운데 크론의 캐릭터 위로 날개가 피어올랐다.

아마도 레벨업을 했다는 뜻이리라.

"그러고보니 상태창을 살펴보지 않았었네."

보통 게임에 접속하면 캐릭터를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였지만 강화를 한다는 생각에 상태창을 뒤로 밀어버렸던 것이다.

크론은 레벨업을 통해서 얻은 잔여 능력치를 분배할 겸 상태창을 살펴보았다.

[크론 Lv.2 인간]

보유 칭호 : 운이 좋은자(행운+1), 행운을 타고난 자(행운+3), 강화의 선구자(모든 스텟+1)

보유 스킬 : 없음

직업 : 없음

명성 : 80

잔여 능력치 : 3

생명력 120 마나 110

힘 15(+5) 민첩 13(+3) 지능 11(+1) 체력 12(+2) 마력 11(+1) 행운 15(+5)

2레벨치고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편에 해당하는 능력치다.

3개의 칭호가 주는 스텟 보너스의 막대한 효과가 크론의 캐릭터를 골고루 강화시켜준 것이다.

특히 그 중에서 모든 스텟을 1씩 올려주는 강화의 선구자 칭호의 효과는 사실상 스텟을 6이나 상승시켜주는 만큼 앞으로도 얻을 수 있다면 모든 스텟을 올려주는 것을 얻고 싶었다.

"사실 행운은 그렇게 필요가 없는데 말이지."

힘과 민첩은 전투에 도움이 되고 지능같은 경우는 스킬의 숙련도 상승 속도를 올려주는 효과를 지녔다.

체력은 말그대로 생명력과 방어적인 능력을 올려주고 마력은 마나량과 공격 스킬 및 보조 스킬의 효과를 상승시켜주는 효과를 지녔다.

그에 비해서 행운은 그저 운이 좋아질 뿐이다.

어차피 타임 리프라는 보험이 있는 크론한테는 운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쯧 하고 혀를 차며 크론은 잔여 능력치를 체력에 전부 분배했다.

어차피 공격력은 강화되어있는 초보자용 검의 위력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했다.

하지만 타임 리프의 제한력 때문에 아직까지는 방어구를 강화할 여력이 안되었다.

그렇기에 방어적인 측면을 당분간 스텟인 체력에 분배함으로서 버텨나가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어디 생명력도 든든해졌겠다. 다시 시작해볼까."

아예 시작을 안했으면 모를까 한 번 시동을 걸면 끝장을 보는게 크론의 성격이였다.

제대로 마음을 먹은 요량인지 크론은 사냥터의 숲을 마구잡이로 휘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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