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골렘 마법사의 회귀-124화 (완결) (117) (117/124)

요동치는 정세2

*

뉴레이그 이후 흘러가는 사태에 라이곤 왕국 내부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공화국에서 일어난 이 일련의 사태가 기어이 전쟁으로 치닫고 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으음. 공화국의 요구는 정당한 것이 아닌지요? 아르타시아가 이번 일과 무관하다면 그들의 조사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이번 일과 본국이 무관하다는 것이 알려지면 이 모든 상황이 종식되지 않겠습니까.”

그러한 여론은 자연스럽게 대두했다. 당연히 정치 의회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제드는 이미 전쟁이 결정된 거나 다름없는 상황에 왈가왈부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보았다.

곧 정보국이 나서서 렌시아 공화국의 발뭉 군벌세력이 신형 골렘을 개발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그 골렘의 성능에 대한 분석대조를 정계에 발표했다.

그것은 폭탄이나 다름없었다. 비밀리에 개발되었던 신형 골렘의 존재와 군대의 재편 등에 관한 정보가 공개되자, 왕국 내의 귀족과 정치계의 분위기는 180도 반전됐다.

“허! 공화국에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단 말인가?”

“앞에서는 평화를 이야기하고 뒤에서 신형 골렘을 준비하며 칼을 갈고 있었다니.”

“이 정도면 본국의 골렘보다 훨씬 빼어난 성능이 아닌가.”

그 정보가 어지간히도 충격적이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대수림 분쟁 이후로 불과 3년이었다. 라이곤 왕국의 주도 아래 국제질서는 평화노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는데, 공화국에서는 차근차근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었다.

거기다 그 공화국이 준비하고 있던 신형 골렘의 예상 정보는 왕국의 사람들에게 커다란 위기감으로 다가왔다. 라이곤이 군사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잃게 된다면 동부대륙은 다시 전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될 터였다.

그리고 정보국의 발표 이후에 마법부는 느닷없이 발등에 불이 떨어진 판국이었다. 왕국의 골렘 연구개발은 공식적으로 마법부의 소관이었기 때문이다.

수도, 그레즈.

왕궁 안쪽의 별채를 개수하여 만든 마법부 건물.

지금 이곳의 넓은 회의실에는 전 마탑의 수뇌부들이 한데 모여서 당면한 사태를 두고 논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터무니없는 일입니다. 이 정도로 성능을 끌어올리다니요. 정보국이 뭔가 잘못 알아낸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렇잖아도 재검증 요청을 했습니다만, 그들은 확실한 정보라고 합니다.”

“허. 공화국에는 대마법사가 수백 명은 된단 말입니까? 불과 수년 안팎 사이에 이런 결과물을 내다니요. 지금 이 정보에 의하면 주력급 골렘조차도 본국의 골렘보다 수준이 높은 상황이 아닙니까.”

“저희는 이제야 겨우 조종형 골렘의 안정화가 이루어져 차세대 급을 개발 중이었는데, 이런 차이라니요.”

현재 라이곤 왕국의 육군 기갑전력의 주전력은 120마력의 라인 급 골렘이었다. 그것들은 모두 레지앙 기관에서 개발되어 출하된 것으로 앞으로 10년 이상은 핵심 전력이 될 터였다. 그리고 마법부에서도 주력급으로 안정화한 범용성 높은 골렘도 그 정도의 출력에서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정보국이 발표한 렌시아 공화국 골렘의 주력 급 골렘인 슈발리에 급은 140마력 전후나 된다고 하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차세대 급으로 비밀리에 만들어지는 골렘의 출력은 자그마치 200을 넘어선다는 게 정보국의 추측이었다.

“140마력이야 그렇다쳐도 200마력은 본국의 기술력으로는 어떻게 해도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그 정도면 10년······ 아니, 그 이상이 지나도 좁힐 수 없는 격차일 것입니다.”

장내엔 침음성만이 흘렀다.

골렘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로 정통파로 분류된 마법사들인 그들은 수치로 표기할 수 있는 마력의 차이에 따라서 실제 힘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치는지를 명확히 판별할 수 있게 됐다. 당장 20의 마력차이만 해도 마도기술력의 차이는 있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물며, 그게 200마력이 넘는 괴물 같은 골렘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크흠. 그러고 보면 기관 쪽에서 최근 수년 동안 새로운 골렘의 연구가 진행 중이라는 얘기가 있지 않았었는지요.”

그들 중 한 명의 마법사가 눈치를 보다가 그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좌중의 표정이 무겁게 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레지앙 기관은 정통과 마법사들인 그들과는 궤를 전혀 달리하면서도 연이어 성과를 내놓는 집단이었기 때문이다.

레지앙 기관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가 오갈 때였다. 머잖아 희의장의 문이 열리면서 한 인물이 들어왔다. 그는 바로 마법부의 수장직을 맡은 프란첼이었다.

“급한 일 때문에 다소 자리에 늦은 점, 모두 양해 부탁합니다. 지금 막 레지앙에서 새로 개발된 골렘에 관한 정보를 각하께 듣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기관에서 신형이 개발되었단 말입니까?”

좌중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프란첼은 말없이 품에서 보석 따위를 꺼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직접 보여주는 게 빠를 터였다. 그것은 기억의 회랑이었다.

웅성거리며 기억의 회랑 앞에 선 장내의 마법사들은 곧 그 안에 담긴 기억을 재생하였으니, 그것은 지난 3년 동안 제드가 탑승형 골렘의 설계를 기본 바탕으로 개발해온 골렘의 정수였다. 놀랍도록 정밀하고 복잡한 골렘의 설계도.

“허.”

이곳저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태반은 이해할 수조차도 없는 높은 수준의 골렘 설계도였다. 이로써 명확해진 셈이다. 기관은 또다시 결과를 내놓았다. 마법부가 당장 눈앞의 골렘의 완성에 급급하던 사이에 말이다.

그렇게 기억의 회랑에서 모두가 헤어나왔을 즈음, 장내엔 무거운 침묵만이 감돌고 있었고, 프란첼이 나직이 입술을 뗐다.

“······인정할 건 해야 하는 법이겠지요. 기관은 항상 우리보다 빠르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정세만 보더라도 골렘의 개발이 국가의 명운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명확합니다. 우리는 더욱 매진해야 합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가까운 미래에는 우리가 갈고닦아온 지식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설계도를 해석하고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데에는 절대로 오랜 시간이 걸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곧바로 연구 및 해석에 들어갈 것입니다.”

그들은 열의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더는 기관에 뒤처지는 일은 없어야만 했다.

그 단일화된 일념이 두 개로 이원화된 마법사들을 하나로 만들어주었다. 이곳에 어느 마탑 출신의 마법사 같은 건 없었다. 그들은 마법부의 마법사들이었고, 이런 그들의 하나된 협력관계는 미래에 결과를 만들 터였다.

*

레지앙 기관에서 새로 출하된 신형 골렘은 수도로 이송되었고, 육군본부에 배치됐다.

이미 육군의 내부에서는 이 새로운 신형 골렘에 관한 소식으로 떠들썩하였다. 왜냐하면, 이 신형이 바로 탑승형 골렘이었기 때문이다.

“바머스 소위.”

“옛!”

“레카 소위.”

호명된 인원들은 모두 기사 출신의 군인들이었다.

기사의 시대는 끝났다.

모두가 입을 모아서 그렇게 말했다.

골렘이 나타난 뒤로 전쟁의 주역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말은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왜냐하면, 이 시대가 기사들에게 또 다시 그들에게 전쟁의 주역으로서 역할을 요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들의 앞에 있는 것은 오직 전쟁을 위한 병기였음에도 기사들의 눈동자에서는 희망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멀리 본부의 건물에서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다.

“허허. 정말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군요. 저 혼자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로톤 경만 그런 건 아닐 겁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그렇게 느끼겠지요. 그만큼 한 치 앞도 헤아리기 어려운 격동의 시대입니다.”

노기사는 그 말을 곱씹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홍차를 마시며 자리에 앉아있는 제드가 있었다.

긴 시간, 레지앙 기관에서 행방이 묘연했던 그는 이번에도 여느 때처럼 불쑥 나타났다. 신형 골렘과 함께 말이다.

“제가 마법에 관해서는 문외한이기에 잘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저런 병기가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각하께서는 이번 전쟁을 예견하신 것입니까? 그게 아니면 이 전쟁의 판을 만드신 것입니까?”

“······.”

탁.

제드는 말없이 컵을 내려놓았다.

그 얼굴은 로톤이 처음 봤을 때와 같다.

속내를 조금도 읽을 수 없는 얼굴.

“그 둘을 구분 짓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그렇게 말하며 제드는 로톤의 옆에 섰다.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로 넓은 연무장. 저편의 기동장에서는 기존의 기갑부대가 중대전술훈련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이건 처음부터 피할 수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뉴레이그 사태는 그저 계기에 불과할 뿐이죠.”

“······.”

로톤은 미간을 모았다.

그 말대로였다.

뉴레이그 사태는 앞뒤가 불분명하였고, 누가 배후에 있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렌시아 공화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전쟁준비에 들어갔다. 라이곤 왕국을 향해 칼을 겨누고서 말이다.

뉴레이그는 그저 촉발 사건이었을 따름이고, 지난 3년의 평화는 그저 또 다른 전쟁을 위한 잠깐의 유예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한다면.

“지난 3년이라는 시간이 평화가 아닌 폭풍전야의 유예에 불과하였다면 과연 우리가 맞이할 시대에 평화는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글쎄요. 평화라는 것이 정말로 존재하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얼마간의 시간을 평화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다면 각하께서는 대체 무엇을 좇고 계시는 것입니까, 로톤은 그 말이 목까지 차올랐다. 하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꺼내서 묻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런 로톤이 하지 않은 말을, 제드는 이미 들은 듯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의 대답은 아주 간결했다.

“이 전쟁이 끝난 뒤에 그것이 평화인지 그렇잖으면 잠깐의 유예인지, 로톤 경께서 차분히 판단해보시지요. 만약 유예라면 그 유예가 평화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야겠지요.”

“······.”

로톤은 생각에 잠긴 얼굴이었다.

평화라는 것이 한없이 허상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제드는 이미 그조차도 알고 있었다.

이상은 멀기만 하나, 아주 다다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제드의 방식을 따르자면 그렇다.

“전쟁을 준비하겠나이다.”

*

라이곤과 렌시아.

두 국가의 사이의 긴장감은 점점 더 팽팽해졌다.

이제 양국은 본격적인 군비증강 체제에 들어갔고 국경은 거의 봉쇄수준이 되었다. 선전포고만 없었지, 양국의 상황은 일촉즉발의 상황을 맞이한 셈이었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수도 그레즈의 육군 본부에서는 연일 전략회의가 소집되었다.

제드의 지시에 따라서 로톤은 작전지휘 체계를 점검하는 한편, 적의 전력 및 예상 전략을 검토했다.

당대에 이르러 골렘의 수가 전쟁의 양상을 크게 좌지우지 한다는 것은 모르는 이가 없었으니, 양국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첩보전에 더욱 열을 올렸다.

곧 제드의 직속 측근이었던 정보국의 코라스 렘이 육군본부의 전략회의에도 참여하였고, 거기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여 작전계획을 구상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상황이 그랬으니, 코라스 렘의 입지는 하루가 다르게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불과 3년 안팎 만에 왕정에서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권력자 중 한 사람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코라스 렘은 절대로 거만한 법이 없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길거리 바닥을 전전해왔던 그는 자만과 방심이 헤어나올 수 없는 늪 같은 것임을 잘 알았다.

‘떨어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그렇게 추락한 후에는 절대로 다시 오를 수 없다. 각하께서는 철저히 능력을 보시는 분. 내 능력의 검증을 멈추는 순간, 나는 도태될 것이다.’

코라스 렘은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조금 전 보고받은 사안 때문이다.

서늘한 눈빛이 날카롭게 번뜩였다.

“확실한 정보겠지.”

“수차례 교차 검증하여 확인하였습니다. 틀림없습니다.”

코라스가 보던 서류를 치우고 새로운 서류의 내용을 훑어나갔다.

“렌시아와 토르가. 두 나라가 교섭에 들어갔다고······.”

이것이 제드가 토르가를 동태를 지켜보라고 했던 이유였다.

‘이 시기에 교섭이라면 그 이유는 몇 가지 되지 않는다. 두 나라가 결탁했다면 이 일은 본국에 심각한 위협이다.’

“지금 당장 각하를 뵈어야겠다.”

코라스는 다급한 걸음으로 방을 나섰다.

코라스는 렌시아와 토르가의 결탁 가능성을 보고했다.

그러나 제드는 그 이야기와 보고서의 내용을 보고도 별반 반응이 없었다.

전쟁을 준비하면서 제드는 대부분 시간을 레지앙에서 보냈지만, 정기적으로 그레즈에 돌아와서 코라스로부터 국내외 상황을 듣곤 했다.

“아마 높은 확률로 두 나라가 동맹관계에 들어갔을 것이다. 본국을 치기 위해서 말이야. 이미 어느 정도 예상은 했던 일이다.”

“각하, 토르가가 전쟁에 끼어든다면 상황이 어려워질 것입니다. 공화국의 전력은 정확히 예상하기가 어렵고, 당장 어림잡아도 본국의 전력을 크게 위협하는 수준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양면전쟁을 맞이한다면······ 낭패를 크게 볼 것입니다.”

“경의 말대로야. 양면전쟁은 피해야 한다. 객관적으로도 골렘의 성능 역시 공화국 쪽이 우위에 있고 수 역시 알려진 바로는 비슷하고 말이야. 상황에 대응해야겠지.”

“즉시 토르가에 사람을 보내 교섭을 진행해보겠습니다.”

“아니, 틀렸다.”

제드가 고개를 저으며 단언했다.

그러자 코라스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달리 분부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십시오.”

“교섭 대상국은 부르크 연방이다.”

“각하, 외람되지만 부르크 연방의 전력으로는 토르가를 상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코라스는 회의적인 답을 내놓았다.

그도 그럴 게 토르가는 이빨 빠진 맹수였지만, 맹수는 맹수였다. 신생의 연방은 라이곤 왕국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지만, 그것만으로는 토르가와 대등히 붙기엔 그 국력의 차이가 명확했다.

제드도 그 말에 동의했다.

“연방만으로는 그렇겠지. 그러면 부족한 힘은 보태야겠지.”

“부족한 힘을 보탠다는 말씀은······ 혹 오멜 공국을 말씀하시는 것인지요.”

“정확해. 동부 대륙의 패권을 두고 국제 정세가 크게 요동치는 상황이야. 그들에게도 선택의 기회는 주어야 하지 않겠나.”

“각하, 이 역시 외람되나 오멜 공국과는 조심스럽게 접촉을 시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균형의 열쇠를 그들이 쥐게 된다면 본국은 외교적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글쎄. 그렇지는 않을 거다. 그들의 정치외교가 상인 출신들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그들은 장기적으로 이득을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러자면 공국은 본국을 지원할 수밖에 없지.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자리를 만들어보도록. 오멜 공국과 부르크 연방, 그리고 본국 사이에 교섭의 자리를 말이야.”

“알겠습니다.”

제드의 얼굴엔 자신감이 엿보였다.

그는 이 요동치는 정세의 흐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꼭 모든 것이 그의 손아귀 안에 있다는 듯이 말이다.

그것은 마치 불이 번져가는 모양새와 닮아 있었다.

라이곤과 렌시아.

토르가와 부르크, 그리고 오멜까지.

전쟁은 바야흐로 동대륙 전쟁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규모로 확대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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