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골렘 마법사의 회귀-124화 (완결) (7) (7/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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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5

*

제드는 평평한 부지 위에 섰다.

땅은 너무 단단하였다. 하지만 막상 손가락으로 긁어내고 보면 메마른 것처럼 부서졌다.

지력을 나무가 다 빨아들이는 형국이었으니, 땅을 개간하고 농작지를 만든다고 한들 제대로 자라지 않는 건 당연했다.

그래서 이런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쩔 도리도 없이 화전(火田)을 택하는 것이다. 숲을 태우고 집어삼키면서 말이다.

‘이런 땅을 농경지로 쓰자면 연금술사의 화학 비료가 필요해. 하지만 그 비용은 이런 마을에서는 감당할 수 없다. 그런 비료가 상용화되는 건 훨씬 이후의 일.’

그래서 제드는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

구웅. 땅이 진동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헉!”

제드를 지켜보던 디아고와 빌이 깜짝 놀란 기색을 했다.

저기 숲 속에서 나무가 걸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우로렐이라고 불리는 제드의 우드 골렘이었다. 그 무시무시한 오크를 너무나도 간단히 학살했던 존재.

마을 어디에서도 눈에 확 띄는 골렘의 존재에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이곳으로 쏠렸다.

목책을 보수하던 이들도 한둘씩 다가왔고, 오크의 가죽을 손질하던 여성들도 자리에서 일어나서 모였다.

제드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옆으로 천천히 물러섰다.

우우우우.

아우로렐이 나직하게 울며 제드가 서 있던 부지에 섰다. 그리고 커다란 팔을 높이 들어 올렸다가 거침없이 땅을 내려찍었다.

꽝!

오크를 일격에 보냈던 그 무시무시한 공격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아우로렐은 또다시 땅을 쿵 내려찍었다. 단단하던 대지가 뭉개지기 시작했다.

“아니, 이게 지금 무슨 일이지?”

“산의 정령께서 노하신 거야.”

“정령이시여······.”

반응은 저마다 달랐으나, 대체로 아우로렐의 모습에 두려워하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제드는 골렘이 내려친 땅의 상태를 가만히 살피고 있었다.

‘좋아, 역시 되는구나.’

제드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드리웠다.

숲의 정령은 생명을 잉태하는 존재들.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는 바로 대지였다.

대지로부터 받은 것을 대지에 돌려주는 것.

그것은 생명의 순환과도 맞물려있는 이치였다.

콰앙.

대지를 부드럽게 만들고, 그때마다 생명의 기운이 대지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지력을 끌어올린다.

그렇게 몇 번 더 땅을 으깨고 내서야 아우로렐은 모든 행동을 멈추었다.

‘한 가지 문제는 마나 소모가 크다는 점인가.’

제드는 벌써 진이 다 빠졌다. 한심할 정도의 마나 보유량. 하지만 그건 조급해할 필요는 없었다. 금방 해결될 문제니까.

제드가 으깨진 땅 위에 쭈그려 앉아서 땅을 매만졌다. 처음 이 부지의 척박한 기운은 온데간데없었다.

“자, 다들 확인해보세요.”

제드의 말에도 마을 사람들은 조심스러웠다. 아우로렐이 아직도 가까이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중 먼저 용기를 내서 뭉개진 대지에 다가온 이는 빌이었다.

말없이 땅을 매만져보던 그가 눈을 크게 떴다.

“할아범!”

빌의 부름에 다가온 디아고도 와서 땅을 확인하더니 감탄사를 터뜨렸다. 그 푸석푸석했던 땅이 이토록 비옥하게 변하다니.

“내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군. 빌, 지금 이 땅에는 뭘 심어도 잘 자랄 거야. 이토록 기름진 땅이라니!”

그러자 다른 이들도 이내 한둘씩 다가왔다. 모두 땅을 만져보고 감탄사를 금치 못했다.

“틀림없습니다. 이거라면 정말로 그리 머지않은 때에 식량 문제가 해소될 겁니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땅이라면 농경지로는 더할 나위가 없기 때문이다. 더는 식량을 걱정할 필요가 없단 말이다.

제드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더 많은 농경지를 만들 생각입니다. 그건 조금 전에 봤던 것처럼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래품목을 바꿔야만 합니다.”

“아, 알겠습니다. 필요한 일이라면 무슨 말씀이든 기꺼이 따르겠습니다.”

디아고가 대답했다. 마을 사람들도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제드는 이 레지앙을 구원할 개척자였다.

시간은 금방 흘러갔다.

제드는 그동안 할 일이 많았다.

먼저 마을 밖을 돌아다니며 숲을 훑고 다녔다. 더 많은 골렘을 만들기 위해서 좋은 소재를 찾는 것이다.

‘좋아, 일단 괜찮은 소재로는 다섯 그루인가?’

아우로렐 만큼은 아니었지만, 괜찮은 소재들이 있었다.

그러나 당장은 사용할 방도가 없었다. 아무리 제드의 골렘 마법이 전과는 궤를 달리하는 방식이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골렘 마법은 매우 어려운 마법이었고, 마나의 효율성이 나빴다. 지금은 소재의 위치만 파악해두는 걸로 충분하다.

그러면서 체내에 마나가 흐르는 길을 다듬었다. 제드의 나이 17살. 이른 나이라고는 하기 어려웠지만, 썩 늦은 나이도 아니었다. 전생의 제드는 스물이 넘어서 마나의 길을 닦기 시작해서도 중년의 나이에는 높은 경지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그런 상황에 제드에겐 그 경지에 도달했던 마법적 소양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으니, 남은 건 마나를 쌓는 일뿐이었다.

‘그건 시간문제일 뿐이야.’

그렇게 제드의 일상은 반복됐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 수 시간씩 마나를 체내에 길들였고, 그 후에는 마을의 외곽을 돌아다니며 아우로렐과 땅을 평탄화하는 공사를 해나갔다.

하루가 다르게 레지앙 마을의 구역은 커졌다. 마을 사람들은 아우로렐이 비옥하게 만든 대지에 밭을 만들고 씨앗을 심는 등의 일을 하였다.

그 외에는 여느 때처럼 벌목과 사냥을 나갔고, 죽은 오크들의 가죽을 벗겨 내서 다듬는 무두질을 병행했으니, 마을 전체엔 묘한 활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렀고.

마을에 상인이 찾아왔다.

*

‘오늘도 빌, 그 짐승 같은 놈이 난리를 치겠지? 쯧쯧.’

짐 마차를 끌고 가는 노새를 몰고 있는 사십 대의 남성은 머리가 반쯤 벗겨진 게 외관적 특징이었다.

남자의 이름은 리아드. 레지앙과는 벌써 수년이 넘도록 거래를 이어온 상인이었다.

‘그나저나 올 때마다 잘도 이런 곳에서 살아가는군. 짐승 같은 것들. 그냥 얌전히 도시로 내려오면 될 것을. 그렇잖아도 대도시로 사람이 빠져나가서 손이 부족한데 말이야.’

레지앙의 인구는 얼마 안 된다. 기껏해야 100명 안팎.

그러나 그조차도 아쉬운 이들이 있었다. 바로 토바스의 지주들이다. 최근에 농경지를 더욱 늘리면서 거래량을 증대시키려는 그들은 말을 고분고분 따를 노예 같은 이들이 필요했다. 그런 측면에서 세상과 연을 끊고 산골에 숨어든 레지앙의 주민은 적격이었다.

물론, 몇 명만 빼고 말이다.

‘특히 그 사나운 놈 말이야.’

빌.

레지앙의 리더나 다름없는 그놈은 아주 눈엣가시 같은 놈이었다. 사사건건 눈알을 부라리고 겁박까지 일삼았으니 말이다. 리아드도 몇 번이고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

마음 같아서는 길드에서 실력자를 몇 데려와서 놈을 짓밟아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쓸데없이 반발감을 초래할 것이다.

‘그래, 천천히 부드럽게 해나가는 것보다 좋은 건 없지. 어차피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으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법이니 말이야.’

그러는 사이, 레지앙 마을의 입구 초입이 눈에 들어왔다. 여전한 곳이로군.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응? 저게 뭐야.”

“왜 그러십니까?”

“아니······. 이봐, 찰스. 저거 보이나?”

“아, 예. 보입니다. 마을 구역을 넓힌 모양이로군요. 근데 이상하네요. 마을이 쓸데없이 커지면 혹시 모를 상황에 방어하기 어렵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짐꾼인 찰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리아드도 뭔가 묘한 표정을 했다. 사람이 더 늘어난 것도 아닐 텐데, 쓸데없이 마을의 구역을 넓힐 이유가 뭘까.

노새는 곧 마을 입구를 넘었다.

푸르륵.

“어서 오시지요.”

“예, 오랜만입니다, 디아고. 여전히 건강하시군요.”

“흘흘. 이 늙은이야······ 오늘 괜찮다가 내일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자자,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예, 그럽시다.”

디아고를 따라가면서 리아드는 마을을 훑었다.

‘흐음, 이렇게 봐서는 달라진 게 딱히 없는 듯한데.’

자리에 앉은 리아드는 슬쩍 물었다.

“디아고, 그동안 마을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뭐, 여러 일이 있었지요. 특히나 오크가 갑자기 쳐들어와서 아주 큰 일이었습니다.”

“오크가 말입니까? 허허. 아니, 어떻게 그런 무서운 일이 일어날 수가.”

그렇게 말하는 리아드였지만, 내심 기뻐하고 있었다.

그 말인즉, 마을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터였다.

“디아고, 혹시라도 괜찮다면 마을 사람들을 잘 다독여서 토바스로 이주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일자리도 그렇고 배를 곯을 일도 없을 겁니다. 그건 이 리아드의 이름을 걸고 약속할 수 있습니다.”

“말씀은 고맙지만, 괜찮습니다.”

“그렇게 단번에 사양하지 말고 잘 생각을 해보시지요. 자라날 아이들이나 미래를 생각해보자면 이게 나쁜 제안이 아니라는 건 명백하니까 말입니다.”

쩝. 리아드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서 그렇게 그 이야기는 마무리 지었다.

“근데 오크가 침공해왔는데, 왜 마을을 넓히는 거지요? 오히려 더 위험해지기만 할 텐데.”

“그건 오크와는 무관합니다. 그 땅은 농경지로 쓰려고 개간 중입니다.”

“개간이라. 쉽지 않은 길을 택했군요.”

속으로 비웃는 리아드였다.

이런 척박한 땅에서 농사가 될 리가 없다. 10개의 씨앗을 뿌려서 열매를 맺는 게 두 개라도 된다면 다행이리라.

물론, 리아드로서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그럼 슬슬 오늘의 거래를 해보도록 할까요?”

“예, 그러시죠. 근데 그전에 오늘은 한 명 더 사람을 불러도 되겠습니까?”

“크흠. 제가 빌과는 되도록 대면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빌은 아닙니다. 장래가 촉망되는 다른 청년이지요.”

“뭐, 상관은 없습니다만······.”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곧 깡 마른 이가 한 명 들어왔다. 청년이라기엔 소년 같은 태가 많이 보인다.

‘못 보던 얼굴인데. 딱히 위협적으로 보이지도 않고.’

리아드는 긴장을 늦추었다.

“이름이 어떻게 되는가?”

“저는 제드입니다. 제드 크레인.”

“나는 리아드라고 하네. 리아드 라엠. 만나서 반갑군.”

형식적인 인사를 끝으로 리아드는 거래 품목이 적힌 양피지 계약서를 꺼냈다.

“거래량은 여느 때와 같은 수준으로 잡았는데, 오크 때문에 레쟈스 나무의 산출량이 더 줄어들었겠군요. 그럼 조금 조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빠르게 숫자를 조정하고 디아고에게 양피지를 건넸을 때였다. 옆에 잠자코 앉아있던 제드가 슬쩍 그 양피지 내용을 훑었다.

“저번 거래 때보다 곡식의 가격이 올라갔군요.”

“음? 아아, 그렇지. 수확량이 줄어서 말일세. 힘든 시기야.”

“이상하군요. 이 시기는 우기도 아니라서 감자의 수확량이 줄어드는 일이 없을 텐데요. 병충해에 관한 소식은 들어본 적도 없고 말이죠.”

“크흠! 그, 그런 단순히 기후적인 문제가 아닐세. 여러 요인이 있어. 이 산간에 사는 자네가 어떻게 저 밖 세상의 일을 가늠할 수가 있겠나?”

리아드가 얼굴이 벌게져서 호통치듯 말했다.

이 새파란 애송이가 지금 자신을 의심하듯 꼬치꼬치 캐물었던 까닭이다. 그것도 꽤 그럴싸한 말들을 이유로 대면서 말이다.

‘이놈은 대체 뭐야?’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좋습니다. 그럼 식량의 거래량은 3분의 1만 하겠습니다.”

“뭐, 뭐야? 아니, 디아고. 이놈은 대체 누구인데, 이런 중요한 일을 상의도 없이 떠든단 말입니까?”

“허허. 리아드, 나는 오늘내일하는 늙은이입니다. 이제 내 일도 다른 누군가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니, 그렇다고 해도······.”

리아드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제드를 보았다.

이 소란 속에서도 침착한 눈빛엔 동요가 없다.

‘좋다, 이 애송이 놈.’

“제드라고 했나? 조금 전의 그 말 책임질 수 있겠나? 고작 3분의 1만으로 이 마을의 사람들이 배를 곯지 않고 버틸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부족하겠지요. 하지만 농사가 성공한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하.”

믿던 구석이 고작······.

리아드는 입가가 씰룩였다. 하지만 이내 입을 꾹 다물었다. 이건 자승자박이었다. 잘하면 일이 알아서 풀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흠. 뜻이 그토록 확고하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이러면 내가 너무 나쁜 사람처럼 보이지 않나. 내 역량으로 조금은 편의를 봐줄 수도 있어. 레쟈스 나무는 다 사들이지. 그 양이 얼마가 됐든 말이야.”

선심을 쓴다는 듯 말하는 리아드.

그 모습이 가소로운 제드였다.

‘탐욕이 많군.’

레쟈스 목재의 가치는 아주 높다.

단단하고 탄력적이며 웬만해선 썩지 않는다.

그렇기에 잘 가공된 레쟈스 목재의 물건 가격은 엄청나게 높다. 근데 지금 리아드는 선심이라도 베풀겠다는 듯이 이득을 챙기겠다는 거다.

“그러면 나머지는 다른 것과 거래하고 싶은데요.”

“다른 거라니? 뭘 말인가.”

리아드가 숨김없이 그대로 불만이 섞인 표정을 지었을 때.

“마석을 사고 싶습니다.”

“마석이라니? 자네는 그게 얼마씩이나 하는 줄 알고 있나? 거기다 그걸 대체 어디에 쓰려고······.”

“등급은 평균 미만이라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크흠. 그, 그걸 어디에 쓰려고?”

“이걸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마석을 땅에 심으면 농작물이 잘 자란다고 합니다. 지금 한창 개간을 마친 경작지에 감자를 심기 전에 마석을 묻어두려고 합니다.”

제드의 말에 리아드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꼭 생각을 정리하려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그건 연기였다.

‘흐흐흐흐. 이 멍청한 놈 같으니라고!’

리아드는 지금 웃음을 참기 위해서 필사적이었다.

마석이 농작물을 잘 자라게 한다고? 그런 얘기가 예전부터 꽤 돌곤 했다. 하지만 그건 근거가 전혀 없는 헛소리였다.

그런데 이 애송이는 지금 그딴 걸 믿고서 마석을 사들이겠다는 거다. 그것도 쓰레기나 다름없는 표준급 미만의 마석을 말이다!

표준 미만의 마석은 정제하는 데에 더 비용이 많이 들어서 쓸모가 없는 처치곤란의 물건이었다. 다른 말로는 하급 마석이라고 부른다. 이건 가치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리아드의 머리는 비상하게 돌아갔다.

돈의 냄새가 났다.

레쟈스 나무를 거저 얻는 것도 그랬지만, 오래된 채석장에서 나온 그 물건들을 처리해주는 대신에 받게 될 금액도 따져보자면 이건 아주 쏠쏠한 거래가 될듯했다.

리아드는 애써 표정을 감추었다.

“큼큼. 좋아, 그럼 한번 알아보기는 하지. 레지앙과는 깊은 인연이 있으니까 힘껏 노력은 해볼 거야. 그러면 일단 그렇게 하기로 하고, 거래는 일부만 하기로 하세나. 디아고 씨도 동의하십니까?”

“물론입니다.”

“하하. 좋습니다.”

양피지의 거래품목을 수정한 리아드는 서둘러 짐꾼을 통해서 식량 꾸러미를 창고에 옮긴 후에 레쟈스 목재를 짐 마차에 실었다.

“일주일. 늦어도 보름 후에 다시 돌아올 테니 그때 다시 보세나, 제드.”

“네, 그때 보기로 하죠.”

리아드는 다급히 산에서 내려갔다.

제드는 그 뒷모습을 지켜보며 미소 지었다.

그는 감히 짐작도 못하리라.

지금 자신이 이 마을에 속여서 팔아넘기려고 하는 그 하급 마석이 불과 수년이 지나기도 전에 한 나라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의 전략적 자산이 된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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