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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4판타지-69화 (69/135)

LV.? 드래곤 아타락시아 - [3]

지금까지 익힌 모든 것을 시험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마음껏.

가온은 열심히 연습했듯, 열심히 시험해보았다. 베고 반격하고. 찌르고 반격하고······.

재가 빛난다.

달빛을 반사한 재는 불씨처럼 보인다.

공방이 계속됨에 따라 불씨는 계속해서 튀어오른다.

그 불씨 하나가 튀어오를 때마다 가온은 보람을 느낀다. 노력에 대한 조상을 받은 보람을.

걱정했던 것과 달리, 크게 밀리지 않는 상황이 가온은 아주 기껍다.

결국 대전은 상대적으로 레벨이 부족한 나루가 먼저 마력이 소진됨에 따라 무승부로 끝났다.

나루는 밝게 웃으며 결과를 평했다.

“폐관수련 엄청 열심히 했나봐? 괜찮네. 예상보다 더. ”

“예상에선 제 실력이 안 좋으셨나봅니다?”

“응. 사람을 상대해야 느는 법인데, 소드마스터 가온은 사람 상대해본 적이 없다고 우리 애들이 증언했거든. 그래서 그 친구, 지성이처럼 별로일까 봐 걱정했지.”

“반지성의 실력을 아십니까?”

“알지. 흉턴한테 순식간에 졌다던데? 찾아가는 시간에만 한 시간 십 분이 걸렸는데 패배하는 데엔 그 일 할도 안 걸렸다고 해.”

가온이 신음하는 가운데, 나루는 안심시키려는 듯 말을 이었다.

“지금 보니 그보다는 훨씬 나아. 혼자서라도 수련한 보람이 확실히 있어. 그리고 그 수련에 내가 도움이 되면 좋겠네.”

“도와주시니 감사한 일이지만, 어째섭니까? 알다시피 전 하고를 쓰러뜨리려는······”

*******

“하고뿐이군! 정말이지 영국과 프랑스를 위해주는 건 하고밖에 없어! 우리가 못해주는 일을 대신하니, 그 유니콘한테 훈장이라도 수여하지 그러오?”

하고가 가온을 패배시키지 않았다면 진작 영국과 프랑스가 초토화됐으리란 비꼼이었다.

“진정하시오.”

“진정하게 생겼나? 대체 왜 안 쏜 거요, 신의 지팡이! 크립토나이트도 없이 슈퍼맨을 죽일 기회였는데!”

“화로의 대전사를 살해했다간 온 아스인이 주전파가 될 테고, 전쟁을 막을 방법은 그때 완전히 사라질 거요. 참마황은 그 어떤 반대세력도 없이 바로 선전포고할 수 있게 될 테고.”

“이대로면 전쟁은 어차피 날 것 아닌가! 그 와중에 그 괴물을 확실히 죽일 기회를 챙기는 게 더 나았을 텐데!”

“아니, 우린 차라리 가온이 자기 원한을 청산토록 내버려두는 게 낫다고 보고 있소. 그러면 화로의 여신의 복수는 공식적으로 끝날 테고, 평화의 의무가 남을 테니. 이후로는 여신의 대전사로서 활동해야 할 테지. 평화를 바라는 여신의 뜻에 따라, 참마황의 뜻을 꺾어줄지도 모르고······.”

“그래서 영국과 프랑스가 초토화되게 내버려두겠다고? 어느 하나가 망하면 도미노처럼 줄줄이 망할 수밖에 없는 21세기에? 당장 스페인이 망해도 전 세계가 휘청거릴 판인데, 두 나라가 망해버리면 경제 침체로 생길 자살자 수가 전쟁에서 생길 전사자 수보다 많지 않겠소!”

“전사자 수가 그보다 부족할 리는 절대 없으니 안심하시오.”

“비꼬는 것도 못 알아듣는······”

“참마황이 세운 전략은 대충 이렇소. 핵을 발사할 거요. 많이. 아주 많이. 있는 대로 모조리······ 아린 벌판에.”

“아린 벌판에?”

“그래. 거길 지키는 우리 방어병력을 모조리 태워버린 다음, 방사능지대가 형성되면 거기에 전차와 스켈레톤 군단을 투입하려는 거요.  좋게 봐줘도 2차 대전 티거만도 못한 드워프 전차들을 꾸역꾸역 생산토록 하는 게 그 때문이지. 방사선 차폐만 되면 성능이 부족해도 괜찮다는 거야.”

“냉전 시기에 소련이 하려던 짓이군. 진짜 그딴 게 대전략이라고?”

“그래. 따라하다니 창의성이 없긴 하지만, 우리 손실을 엄청나게 강요할 방식이기도 하지.”

“정말 그게 대전략이라면 놈들이 한국에 관심을 두는 이유를 모르겠는데. 만주에 있는 대차원문에 진출할 진로를 하나 더 확보하려던 것 아닌가?”

“내 보기에 한국에 관심을 두는 건 페이크요. 우리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거 같아. 아무튼 그리 핵까지 써서 대차원문을 닫은 뒤에는? 나머지 자잘한 차원문을 닫기는 쉬운 일이니, 그마저 모조리 닫아버린 뒤······ 일방적으로 이쪽에 차원문을 열 계획이오.”

“우리 후방에서 소드마스터와 드래곤들이 날뛰겠군.”

“그래, 여기 계신 분들 모두. 그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모르겠다면 아타락시아를 생각하시오. 자식 잃은 드래곤 하나가 얼마나 전 세계에 악몽이 될 수 있었는지······”

레드드래곤 아타락시아는 인간의 모습을 위장하여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리 지구를 떠돌다가, 노릴 만한 곳이 보이면 바로 드래곤으로 변해 날아올랐다.

그러고는 도시와 마을을 불태웠다.

런던과 그밖에 셀 수 없는 마을들이 불탄 뒤, 지구의 열강은 가용한 모든 대공포를 자국 후방 도시에 배치해야 했다. 언제든 전투기들이 출격할 수 있도록 비행장을 모든 도시에 설치해야 했다.

방어에 쓰기 위해 아스에 내보냈던 전투기들도 죄다 지구로 귀환시켜야 했는데, 그 드래곤 하나로 말미암아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덜 보는 것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졸지에 전방과 후방의 구분이 사라졌으므로.

어지간한 사단 수준의 존재가 평범한 사람처럼 자기네 후방에 떠돌 수 있다면, 그 어느 민간인도 안심할 수 없는 법이었다.

그리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결국 일본은 난데없이 자국 영토에 나타난 아타락시아가 교토를 불태우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때보단 무기체계가 훨씬 좋아졌고, 난데없이 나타난 드래곤을 요격할 방법도 많아졌지만······ 만약 대차원문이 닫히고, 우리가 보복할 방법이 사라진다면? 그땐 우리 영토에 고작 드래곤 하나만 떠돌지 않을 거요. 훨씬 많은 악의가······”

“그래, 전쟁 나면 아주 많이 죽으리란 건 알겠소. 그런데 참마황의 거지같은 계획을 알려준 건 대체 누구요?”

“아스의 중요한 인물.”

“스파이?”

“그렇게도 볼 수 있겠지.”

“어떻게? 신들이 지켜보고 있을 텐데? 죽어서 생전에 한 모든 일이 심판받지. 아스인들에게 그건 금언이 아니라 그냥 사실이잖소.  그놈의 우드엘프들을 보시오. 연금까지 타내려 할 정도로 돈을 얻으려 하지만, 우리 돈은 극구 거부했지. 이슬람 극단파들도 은근슬쩍 우리 지원금을 받는 판인데, 아스 놈들은 절대 안 그래. 신이 두렵지 않고서야······”

*******

가온이 자기 목표를 명확히 했음에도, 나루는 가온의 수련을 돕길 그만두지 않았다.

나루는 이렇게 말했을 뿐이다.

“내 도움으로 실력이 오르든 말든, 그러다 지면 하고 그 작자 실력이 부족한 탓이지.”

어쨌건 가온으로서는 만족스러운 훈련의 나날이 찾아왔다.

나루는 연습하기 좋은 상대였고, 그녀를 상대할 때마다 실력이 느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돈 주고도 얻기 어려운 경험의 축적. 싸우면 싸울수록 이 놀라운 소드마스터를 상대하기가 한결 쉬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도 아직 이기지는 못했다. 한 달 내내 붙었어도 하고를 이기지 못했던 것처럼.

‘아직 다른 소드마스터들보단 확실히 부족한 게 있는 모양이지.’

그 격차, 조그마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그 격차를 아직 채우지 못했다.

가온이 한숨쉬는 가운데, 남이 보기엔 발이 묶여 답답한 것으로 여긴 모양이었다.

검술 교습소에 찾아온 시장 정진영이 허리를 굽혔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때문에······”

“괜찮아요. 그래서 아타락시아는 어때? 찾아올 것 같나?”

“그건 모르겠지만, 확실히 피해를 엄청나게 주고 있는 모양입니다. 뭔 드래곤이 사방팔방 나타나선······”

정진영은 아타락시아가 기어이 거점 다섯 개를 불태웠다고, 덕분에 지금 대공포의 가격은 말도 안 되게 치솟았다고 한탄했다. 그러더니 문득 물었다.

”정말 아스에서 흉턴이 새 육체 얻게 만들려고 이 게임을 만든 걸까요?”

“드래곤 얘기하다 말고 갑자기 그 얘기는 왜?”

“왠지 추가되는 요소들이 죄 아스 진영에만 유리한 거 아닙니까? 언젠간 언데드 군단이 백두 길드를 습격하지 않나, 이번엔 웬 드래곤이 도시를 붙태우고 다니지 않나. 아스가 이기게 하려고 일부러 이러나 싶은······ 아, 미안합니다. 아스인들 욕하려던 건 아닙니다. 게임사 욕하려던······.”

“괜찮으니 신경 쓸 것 없고 계속 말해.”

“감사합니다. 아무튼 요샌 정말 죄책감이 들 지경이에요. 정말 이 게임 하는 게 한국이 전쟁 휘말릴 걸 돕는 셈인가? 진짜 강주석이 말이 맞나? 뭐 이런······”

그리고 가온이 말했다.

“신경 꺼. 뭔 게임 하나로 전쟁이 일어나나? 아, 혹시 아스인이 이런 말하면 이상하게 들리나?”

“아뇨, 뭐······”

“그래서 뭐, 아주 걱정돼? 게임하는 데 지장이 올 만큼?”

“뭐, 걱정되긴 하는데 게임 접을 만큼은 아닙니다. 아직 예비군도 총동원 안 됐는데요 뭐. 당장 돈 벌어서 월세 내는 게 중요하지 정말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모를 전쟁이 중요한 게······”

“정말 예비군 소집되면?”

“그땐 좆됐다 싶겠······”

그리 대화를 나누던 와중이었다.

대화하다 말고, 정진영이 눈을 크게 떴다. 입을 크게 벌리더니 중얼거렸다.

“좆됐다.”

소다마스터다운 전투감각으로, 가온도 지금 뭐가 일어났는지 알아챘다.

사실, 도시에 찾아온 그것을 알아채는 데 소드마스터씩이나 필요하지는 않았다.

도시에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도시에 있던 모두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이쪽을 노려보는, 거대한 눈을 보았다. 파충류 특유의 냉정한 눈동자. 거기에 이글거리는 분노를 보았다.

「아타락시아입니다!

우주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드래곤입니다!

그녀에게 저지른 일을 후회하기는 이미 늦었습니다. 지구의 제국들은 그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

짤막한 시스템 메시지가 울리더니, 그걸로 끝이었다.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온 드래곤은 아무런 예고 없이 기습을 개시했다.

나루가 상황을 알아채고 나오더니, 난색을 표했다.

“아, 저거······ 저리 높이 있으면 잡기 어렵지 않을까?”

아무리 소드마스터일지라도 공중 높이 있는 드래곤을 상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가온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가온은 칼을 들었고, 하늘 높이 있는 저 거대한 적을 순식간에 처치할 계획이었다.

그럴 수 있었다.

저번에 드래곤을 잡았을 때는 나름대로 몸을 많이 움직여야 했지만, 그때와는 다르다. 그 피를 뒤집어쓴 덕분에 텔레포트 거리가 대폭 늘어났다.

덕분에 이런 묘기도 부릴 수 있다.

“브레스!”

아타락시아가 거대한 주둥이를 벌렸다. 그 목구멍이 지상에 강림한 태양처럼 불타는 가운데, 곧 이 도시에 거대한 불줄기가 쏟아질 것은 명백한 일이었다.

곳곳에서 소리없는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가온은 텔레포트했다. 주문을 읊느라 입술을 달싹이기 전, 칼을 휘두르면서.

텔레포트 장소는?

공중.

가온의 몸이 드래곤의 거대한 목 아래에 이동한 그때, 베기 동작은 그때 비로소 완료되었다.

단 한 번의 칼질이었고, 그걸로 끝이었다.

브레스를 뿜으려던 아타락시아는 그 생각을 접어야 했다.

아래에서 들려오는 탄성.

터지는 폭포.

“벴다!”

작은 칼질이었지만, 그 흔적을 도시의 모두가 볼 수 있었다.

아주 정확한 드래곤의 급소, 저 강력한 종족을 수십 넘게 상대해본 소드마스터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모를 그 급소에서 피가 쏟아져나왔다. 드래곤의 거대한 몸에도 치명적일 만치 많이.

고통 속에서 아타락시아가 몸을 요동첬다.

가온이 추락하는 가운데, 아타락시아조차 순간 추락할 뻔했다.

그러나 지금 아타락시아는 비명조차 지르지 않았다. 적들 앞에서 추태를 부리는 걸 용납할 수 없는 것 같다.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아타락시아는 날갯짓하여 날아올랐다. 그리 거리를 벌리더니 저 멀리 날아가기 시작했다.

가온은 그녀를 추격하려다 그만두었다.

「아타락시아를 물리쳤습니다!

아타락시아는 아주 신중합니다. 자신을 상대할 병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거기는 얼씬하지 않지요. 겁을 먹어서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아남아 더 많은 적을 불태우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위험을 증명한 지금, 축하합니다! 그녀는 다시 이 도시에 찾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시스템 메시지는 저 드래곤이 다시는 여기 오지 않으리라 예고하고 있었다.

‘이 게임, 보통은 이렇게 친절한 메시지는 없지 않나?’

이상한 일이지만, 좋은 일이긴 했다.

지상에 내려온 가온은 뒤돌아섰다. 그리고 방금 본 장면, 너무나도 과장되어 일본 만화에나 나올 법한 장면을 실제로 목격한 사람들과 마주했다.

“드래곤!”

“슬레이어!”

환호하는 사람들에게 가온은 자기가 방금 본 메시지를 알려주었다. 그리하여 더 큰 환호를 받게 되어 행복해진 가운데, 별 일 아니라는 듯 무덤덤한 표정으로 검술 교습소에 들어갔다.

사람들의 반응을 상상하며 남 몰래 웃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뒤따라 들어온 나루가 물었다.

“검기도 없이? 어떻게 벴지?”

가온은 우쭐대지 않으려 노력하며 비결을 설명했다.

저런 거대한 상대에게 익숙하다고. 소드마스터가 아닐 때도 몇 번이고 베어봐서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그런 투쟁 속에서 소드마스터가 되었다고도.

그 설명에 나루는 감탄을 숨기지 않았다.

“검술이 그쪽으로 발전한 모양이네. 그럼 대인검술은 처음부터 새로 익힌 건가?”

“예, 뭐.”

“오른손잡이지. 대인검술도 오른손으로만 썼나?”

“아뇨, 주로 왼손으로 익혔습니다.”

“잘 됐네. 이제부턴 오른손은 내버려두고 왼손을 주로 써봐.”

“어째서 그래야합니까?”

소드마스터답게도, 나루는 말 대신 행동을 보였다.

오른손으로 칼을 뽑았다.

거기에 검기를 씌웠다. 쏟아지는 달빛. 새삼 놀랄 것은 없었다.

나루가 칼을 바꿔잡았다.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그리고 가온은 눈을 크게 떴다.

오른손잡이 소드마스터가 왼손으로 칼을 잡았음에도, 달빛은 꺼지지 않았다.

가온이 알기로, 소드마스터의 검기는 그 소드마스터의 한 손에서만 방출할 수 있다. 평소 쓰던 손에서만.

“왼손으로도 검기를?”

“그래. 난 양손 모두 검기를 방출할 수 있어.”

“어떻게?”

“소드마스터가 된 뒤에도 한 이백십 년쯤 더 수련하다 보니 가능해지던데.”

그 사실이 의미하는 바를 알아챈 가온은 신음했다.

보통 쌍검술은 전장에서 사용되지 않는다. 칼 하나 더 들었다고 두 배로 강해지는 게 아닌 까닭이다.

양쪽 손을 각각 다른 위치에 두고 공방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그러느니 차라리 방패가 낫다.

공격적인 면에서도 쌍검술은 썩 이롭지 않다. 매 공격마다 체중을 실어야 할 다리는 오직 한 쌍이므로, 양손에 들린 칼 각각의 공격에 힘을 충분히 실을 수도 없는 까닭이다.

그렇듯 양손에 칼을 드는 것은 단점이 크다.

그러나 체중을 실을 필요 따윈 없이 뭐든 벨 수 있는 검기를 소유한 소드마스터라면? 그 소드마스터가 양손 모두에 검기를 방출하여 공격에 쓸 수 있다면? 무조건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 그야말로 거드는 손 하나가 늘어난 셈이니.

가온은 이 소드마스터가 왜 소드마스터 중에서 가장 승률이 높은 것은 우연이 아님을 깨달았다.

‘이 게임에서 우승하려거든 소드마스터 가온을 물리쳐야 한다던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참마황은 가능한 최고의 인선을 동원한 셈이다.

가온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지금까지는 체면을 봐주셨군요.”

“아니, 그 정도는 아니고. 아무튼 방금 말했듯 계속 왼손을 써봐.”

“왼손으로도 검기를 쓸 수 있게 말입니까?”

“그래. 그래야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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