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겟 어 라이프-157화 (157/161)

##157 놀라운 진실

온갖 시선들이 무수하게 교차를 하고 있었다.

그 시선들 속에서 수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고 있었다.

서로가 안면이 있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로의 목숨을 노리던 사이였다.

물론 그 것에 그 어떤 감정이나 원한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거리낌 없이 서로를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들 사냥꾼에게 몰이사냥을 당하는 입장이었기에 서로가 싸울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후우! 후우! 제길!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 거야.”

한 남자의 말에 다들 동의를 하면서도 누구하나 경계를 거두지는 않았다.

마음으로는 지금 모인 이들이 적이 아니라고 여기고 있었지만 몸은 자신 이외의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여기고 있었다.

움찔!

“건들지 마!”

“제길! 내가 언제 건드려!”

신경이 곤두섰는지 조금만이라도 가까이 다가서는 것만으로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총소리가 가까워지면 질수록 몸들은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들 모두 더 이상은 도망을 칠 곳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후우! 후우!”

점점 거친 숨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기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친 숨소리와 함께 육체적으로 힘들어 하고 있었다.

“제기랄! 우리보고 뭘 어떻게 하라고! 뭘 어쩌란 말이야! 왜 이러냔 말이다!”

정말이지 이유를 알고 싶었다.

차라리 자신들의 삶과 죽음이 다른 이의 돈 놀이를 위한 것이라는 말이라도 듣고만 싶었다.

도무지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고 그냥 서로가 서로를 죽이며 살아남으라는 말은 너무나도 견디기 어려웠다.

“그래. 그냥 죽여. 난 모르겠다. 이제 난 모르겠어.”

한 남자가 땅바닥에 주저 앉았다.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듯이 체념을 한 것이었다.

그러자 마음이 편안해지며 더 이상의 경계도 들지 않았다.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가 완전히 끊어져 버린 것과 같았다.

그렇게 삶을 완전히 포기해 버리고 나자 남자는 미소를 지었다.

“히히!”

퍼억!

하지만 그 미소는 그다지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단단한 몽둥이가 남자의 뒷통수를 내려치면서 남자의 몸은 무너져 내렸다.

“씨발! 포기했으면 빨리 가는게 서로 간에 좋지. 안 그래?”

모든 이들이 체념을 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욱 더 폭력적이고 과격해지는 이들도 있었다.

더 이상 살인에 대한 거리낌은 없었기에 몸을 부들부들 떨며 죽어가는 남자의 머리를 발로 짓밟으며 마지막 숨을 끊어 버렸다.

마치 자신에게 기어오르거나 이빨을 드러내지 말라는 경고의 행동과도 같았지만 그는 한가지 실수를 하고 있었다.

“…….”

지금까지 살아남은 자들 모두 상처입은 흉포한 야수라는 사실이었다.

삶을 포기한다지만 네 깟 놈에게 무시당하고 살해를 당할 생각은 없다는 듯이 생존자들의 눈빛이 점차 사나워지고 있었다.

“뭐 봐! 이 새끼야!”

그렇게 점점 주변이 굶주린 이리와 같은 분위기가 풍기자 방금 살인을 한 남자는 당황해 하며 위협을 했다.

하지만 그 위협에 겁을 먹을 자들은 적어도 이 곳에 아무도 없었다.

아니 2차 실험자들은 그런 분위기에 겁에 질려 한 쪽 구석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

그런 그들을 제외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1차 생존자들은 마지막 사생결단을 내려는 듯이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으득!

호기롭게 살인을 저지른 남자는 목이 부러지며 땅바닥에 몸이 쓰러졌다.

“…….”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은 포커페이스를 한 남자가 그 남자의 뒤에서 목을 꺾어 버린 것이었다.

다들 그 남자의 정체를 알아볼 수 있었다.

물론 그 남자를 대부분은 처음 보다시피 한 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들은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물론 그의 이름에 대해서는 아는 자가 없었다.

오직 정글 숲 속에서 유령처럼 나타나 죽음을 채어가는 사신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역시 살아 있었던 건가?’

다들 강준을 바라보며 몸이 위축됨을 느꼈다.

강준을 제대로 마주 본 적은 없었지만 그의 분위기나 존재감을 느낀 적은 여러 번이었다.

그런 강준 이외에 거미 여인이라고 불린 제니퍼나 암살자같은 데런은 생존자들에게서 제법 유명한 존재들이었다.

마치 게임에서 네임드 랭커와도 같은 존재들로 일대 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은 괴물들이었다.

그렇기에 강준이 말 없이 자신들을 바라보자 살의를 죽이며 그들은 시선을 이리저리 좌우로 흔들어대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요? 뭔 방법이라도 있소이까?”

개중에 강단이 있는 이가 있는 것인지 강준에게 말을 거는 중년 남자가 있었다.

비록 나이는 제법 있는 편이었지만 남자의 벌어진 어깨와 팔의 근육들은 젊은이 못지 않았다.

강준에게는 기세는 밀렸지만 일대 일로는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는 눈빛을 가진 중년 남자였다.

그런 중년 남자의 질문에 강준은 중년 남자를 바라보았다.

방법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은 강준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강준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잠시 고민을 했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의미없는 행동이야.’

분명 기억이 지워질 터였다.

그리고 안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었다.

‘그리고….’

강준은 밀러를 바라보았다.

점점 몸 상태가 나빠지는지 표정이 힘겨워지고 있었다.

강준은 자신이 알아낸 진실을 밝히면 밀러를 마지막까지 살리기란 어려워 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아무런 말 없이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결국 고개를 가로젓는 강준의 모습에 다들 침통해졌다.

다들 알고는 있었지만 강준이라면 무언가 방향 제시라도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었다.

“당신이라고 뭐 별 수 있겠소만 그래도 고맙소.”

“…….”

강준은 중년 남자의 감사에 의아한 듯이 중년 남자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준 만찬. 뭐 배부르게 즐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편안하게 즐겼으니 만족했소. 고마웠소.”

“나…나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제길! 뭐 고마운 것은 고마운 거지만…. 에이! 고마워.”

다들 얼굴을 붉히면서 강준에게 고마워했다.

서로가 서로를 못 믿게 된지 오래 되었지만 얼마 전 강준이 몰래 주고 간 최후의 만찬은 잠시 동안이나마 휴식을 주었다.

그 것이 너무나도 고마운 것이었다.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식량을 구하는 것이 더욱 더 어려웠다.

그 지독한 허기짐을 잠시나마 덜어 준 것이었다.

그렇게 끓어오르던 살의가 조금이나마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길이 사그러들었다고 해서 그 밑불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언제든 맹렬하게 타오를 수 있는 상태였다.

“크크! 왜 그 말은 안하나?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놈은 살려 준다는 걸 말이야.”

“……!”

강준은 급히 목소리가 들린 방향을 바라보았다.

‘팔루?’

그 곳에는 광기에 찬 눈빛으로 권총을 들고서는 강준을 겨누고 있는 팔루가 보였다.

“그게 무슨 소리지?”

중년 남자의 외침에 팔루는 피식 웃으며 말을 했다.

“그 놈들과의 약속 잊어버린 거냐?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놈은 살려 준다고 했던 거 말이야.”

“흥! 이런 상황에서 그런 약속이 지켜질 것 같나.”

“멍청한 놈이군. 그 걸 믿다니 말이야.”

다들 팔루의 말에 비웃음을 날렸다.

빙글! 빙글!

팔루가 권총을 가졌다고 해서 겁을 먹을 이들이 아니었다.

권총을 발사하는 그 순간 팔루를 향해 단검을 날리겠다는 듯이 단검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 모두 싸움을 걸어오겠다면 언제든지 상대해 주겠다는 생각이었기에 팔루도 강준을 겨누고 있었지만 쉽사리 움직일 수는 없었다.

‘제길! 멍청한 새끼들!’

내심 이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기를 원했지만 쉽지 않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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