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 죽음으로 가는 열쇠
“어디지? 어디냐!”
강준은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뜨고서는 밀리나가 말했던 그 곳을 향해 정신없이 뛰었다.
위치는 자신이 잘 알고 있었기에 찾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가 보았던 변화의 위치도 이미 알고 있었다.
아니 이미 한 차례 본 적도 있었다.
문제는 그 것이 정말이었는지 확신을 하지 못했던 것 때문이었다.
물론 확신을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는 것은 강준도 잘 알고 있었다.
“하아! 하아!”
강준은 다시금 도착을 한 곳에서 마침내 볼 수 있었다.
“저건 뭐지? 저걸 뭐라고 해야 하는 거지?”
운명인지 방금 도착을 한 진우의 눈에 밀리나가 말을 했던 것처럼 기이한 반응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 기이한 반응은 그리 길지는 않았다.
순식간에 사라져 버려서 마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잠잠해져 있을 뿐이었다.
강준은 그 것을 보며 무언가가 떠오를 듯 하면서도 떠오르지 않는 것에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괴로워 했다.
무척이나 사소하면서도 중요한 그 것은 자신이 이 곳에 있는 이유를 왜 인지 설명해 줄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모르겠다. 모르겠어. 도무지 모르겠어.’
하지만 결국은 그 것이 무엇인지 떠오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곳이 정상적인 곳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마치 잘 만들어 진 세계같이 현실이 아닌 것 같은 생각마저 들고 있었다.
물론 그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당장 지금의 자신은 너무나도 생생하게 현실을 느끼고 있었고 이 것이 거짓이라면 자신 스스로까지 부정해 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마치 영화 속에서 나오는 그런 세계? 하! 웃기는 군.’
강준은 땅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땅바닥의 흙을 손으로 긁어모았다.
흙 알갱이 하나하나가 손바닥과 손가락에 쓸리는 느낌은 생생하게 통증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렇게 눈을 감고 좀 더 감각들을 온 몸으로 느끼려고 할 때 강준의 귀로 들려오는 소음에 강준은 급히 눈을 뜨고서는 하늘 위를 바라보았다.
“헬기?”
한 두 대가 아니었다.
헬기들이 나타나고 사람들이 고함소리가 섬의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이 지옥에서 꺼내 주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듯한 고함소리들이었다.
그리고 그 간절한 소원을 이루어 주려는 듯이 커다란 대답이 들려왔다.
타다당!
타다탕!
‘총소리?’
강준은 자동소총이 분명한 총소리에 이를 악물었다.
지금까지 총소리야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대부분은 권총에서 나는 소리였다.
지금처럼 작정을 하고 조준 사격을 가하는 듯한 3점사가 아니었다.
“까아아악!”
“살려줘!”
그와 함께 들려오는 비명소리는 분명 청소를 하는 것이었다.
강준은 이를 악물고서는 처음부터 자신들을 살려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그 자들이 성공을 한 것인가?’
갑작스럽게 자신들을 처리해야 할 이유는 사실 없었지만 강준은 헉스와 테일러가 땟목을 타고 섬 밖으로 탈출을 했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들이 성공을 했다면 어느 정도는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갔다.
‘외부에 이 사실을 알린 것인가? 그래서 지금 저들이 우리를 전부 처리하려는 거?’
헉스와 테일러가 원망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두 사람이 섬을 빠져나가 지금의 상황을 전달했다고 한다면 강준 자신도 죽는 것에도 별 다른 원망은 없을 것이었다.
오히려 기쁘게 죽어 줄 수도 있었다.
물론 죽어 줄 수 있다는 것이지 그냥 가만히 앉아서 죽을 생각 따위는 없었다.
강준의 두 눈에서 푸른 광기가 스치고 지나가면서 헬기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자들을 바라보았다,
죽더라도 한 놈이라도 더 지옥으로 끌고 갈 생각이었다.
어느덧 강준의 머릿 속에는 방금 전에 보았던 의문의 현상이나 지금까지 자신을 따라 오던 밀리나에 대한 생각 따위는 전혀 있지 않았다.
오직 광기에 찬 서슬 푸른 살인 기계가 되어 있었고 강준은 그렇게 정글 속으로 들어가 목표물들을 노리기 시작했다.
타다당!
“한 놈도 놓치지 말고 죽여. 최대한 고통 없이 단숨에 죽이란 말이야.”
“알겠습니다.”
해결사들은 생존자들과는 달리 대단히 침착하고 냉철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무척이나 잘 훈련을 받은 자들이었고 그들의 행동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당연히 생존자들이 그런 그들을 당해내기란 어려울 수 밖에 없었다.
탕!
“으윽!”
하지만 적어도 기존의 생존자들은 맥 없이 사냥을 당하지만은 않았다.
“이 빌어먹을 새끼들! 결국 이렇게 뒷통수를 때리는구만! 절대 혼자는 못 죽어! 이 씨발 놈들아!”
탕!
권총 하나였지만 정글 속에서 움직이며 독기에 찬 생존자들의 발악은 처절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지는 않았다.
그렇게 총살을 입히는 것에는 성공을 했지만 역시나 자동소총을 장비하고서 고도의 훈련까지 받은 이들을 상대하기란 힘든 법이었다.
타다당!
퍽!
정확하게 머리를 겨누고서는 발사된 총알이 고통 없이 생존자를 죽였다.
“클리어! 이동!”
동료의 복수를 하겠다며 감정을 드러낼 법도 했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고 자신들의 임무에만 열중을 했다.
그렇게 순식간이라고 해도 좋을 시간에 섬에는 시체들로 가득해지면서 화약 냄새가 진동을 하기 시작했다.
“r-2번 구역으로 이동한다.”
3팀의 팀장인 바클리는 5인 1조로 이동을 하며 자신의 첫 번째 구역을 처리를 끝낸 것을 확인하고서는 이동을 지시했다.
“왜 대답이 없어? 응?”
하지만 이내 자신의 팀원들의 대답이 없는 것에 의아함을 느끼고서는 뒤를 돌아보았을 때 온통 핏빛으로 가득한 눈빛과 마주 볼 수 있었다.
“제길!”
그 말을 끝으로 목 뼈가 부러지는 느낌과 함께 의식을 잃어 버렸다.
자신들도 훈련을 받은 이들이었지만 이번 상대 또한 고도의 훈련과 더불어 사선을 수도 없이 넘나들었던 존재였다.
마치 유령처럼 아무런 기척도 없이 다가와서는 단숨에 목숨을 끊어버리는 괴물이었다.
철컥!
강준은 죽어 있는 바클리의 자동 소총을 들어서는 재장전을 하고서는 탄약을 챙겼다.
그다지 넉넉한 양은 아니었지만 어차피 다른 해결사들을 처리하고 얻으면 될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강준처럼 다른 생존자들 중에 일부도 살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끓어오르는 분노를 해결하기 위해 이 살육전에 뛰어들고 있었다.
“무슨 냄새지? 이게?”
“꽃 향기 아닙니까?”
정글 숲에서 느껴지는 달콤한 향기는 조금 의아스러웠지만 처음에는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 것이 커다란 잘못이었음을 오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어? 왜 이리 졸립지?”
“뭐? 졸려? 어?”
절대 아무 이유 없이 졸릴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조차 무릎이 꺾이면서 땅바닥에 주저 앉는 것에 위기감을 느껴야만 했다.
“결국 이 것이 당신들의 대답이었나요? 아주 사람을 가지고 놀았군요. 아주 재미있으셨겠어요.”
“마…마녀?”
해결사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여인이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마녀와 같다는 생각과 함께 목이 화끈한 느낌을 받아야만 했다.
“빌어먹을! 절대 편히 못 죽여! 니 놈들 전부 절대 편히 안 죽일 거란 말이다!”
제니퍼는 자신의 손에 들린 녹이 쓴 단검으로 독에 중독이 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해결사들의 온 몸을 찔러대었다.
“으윽! 윽! 크윽!”
제니퍼는 절대 급소는 건드리지 않고 최대한 고통을 줄 생각인지 신경들이 모이는 곳만을 노려 끔찍한 고문을 가했다.
그렇게 5팀의 다섯을 전부 죽여 버리고 난 뒤에도 그 화를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다른 해결사를 찾기 위해 이를 갈며 움직이고 있었다.
“…….”
그리고 그런 제니퍼를 남몰래 바라보고 있던 데런은 고개를 떨구고서는 이를 갈았다.
“결국 이렇게 되는 건가? 후! 최대한 이성을 붙잡으려고 했건만.”
데런의 눈빛에서도 광기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렇게 죽음의 섬에 죽음의 파티가 벌어졌고 피비린내가 진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그 순간 한 남자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외치고 있었다.
“더 이상은 안 돼! 그 이상 광기로 이성을 잃으면 안 된단 말이야!”
“아저씨?”
그 알 수 없는 남자의 말에 밀리나는 걱정스러운 듯이 그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