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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 어 라이프-113화 (113/161)

##113 갈등의 폭발

선혜 또한 극도의 흥분 상태였기에 젠트의 음란한 눈빛에 자제력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였다.

아니 오히려 잘 걸렸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별 개 같은 것이!’

여자의 몸이라고는 하지만 선혜는 오피스 레이디가 아니었다.

직접 현장을 뛰는 정보원이었고 그만큼 직접적으로 신체에 대한 위협을 몸으로 감수해야만 하는 직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국가 기관이란 그렇게 어중이 떠중이들을 위험한 곳에 무턱대고 투입시키지 않았다.

정말로 아무 것도 아닌 오피스 레이디였다면 이런 현장으로 발령을 내지도 않았을 것이었다.

그렇게 한마디로 선혜는 남자 요원들과 비교를 하기에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일반인들과의 비교를 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 선혜가 자제력을 잃었다고는 하지만 그 신체는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적을 처절하게 분쇄할 기세를 뿜어내고 있었다.

“흥! 제법 앙칼진 계집이군! 오늘 그 버릇을 고쳐….”

젠트는 선혜를 그냥 버릇없는 계집으로만 여기면서 선혜의 머리카락을 붙잡으려는 듯이 손을 뻗었다.

그대로 선혜의 머리카락을 붙잡고서는 몇 번 휘저어 주고 따귀를 올려치면 저항을 할 의지도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서는 자신의 배 아래서 신음을 흘리게 해주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여자가 강하다고 할지라도 남성의 완력을 당해내는 것은 무리였다.

그리고 선혜도 분명 완력에 있어서는 젠트를 이기기란 사실 상 어려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상대를 제압하는 것은 완력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젠트는 선혜를 제압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생각을 했지만 선혜는 젠트를 죽이겠다는 각오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선혜는 자신의 머리칼을 잡으려는 젠트의 손을 슬쩍 피하면서 그대로 젠트의 목울대를 향해 손을 뻗었다.

퍼억!

순식간에 일어난 일로 인간의 반사 신경으로 피한다거나 막을 수 있는 속도가 아니었다.

선혜의 손이 일직선으로 젠트의 목울대를 쳤고 젠트는 그 충격에 몸을 움찔거리며 뒷걸음을 쳤다.

그리고 그 것은 젠트에게 치명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기에 충분했다.

선혜의 다리가 활짝 펼쳐지며 정확하게 젠트의 머리를 향했고 젠트는 피할 생각도 못한 사이에 관자놀이를 향해 날아드는 선혜의 발에 얻어맞아야만 했다.

“크윽!”

몸이 크게 비틀거리며 정신이 없는 와중에 젠트는 선혜가 자신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에 두 팔을 허우적거렸다.

일단 선혜의 공격을 막아내고 난 뒤에 정신을 차리고서는 반격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었다.

하지만 선혜에게 그런 허우적거림은 별 다른 위협도 되지 않았고 비틀거리며 균형이 무너져 버린 젠트는 손 쉬운 먹잇감 그 이상은 아니었다.

젠트가 이주 동안 살아남으면서 생존게임에 적응을 했다고는 하지만 그 것은 선혜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니 오히려 더욱 더 치열한 적응 과정을 거친 것은 선혜였다.

홀로 셀 수 없는 사람들을 사냥했던 선혜였다.

비록 근접전보다는 원거리에서 사냥을 하던 선혜였지만 이렇게 상대를 죽이겠다는 각오에 온 몸을 흉기로 만든 이상은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렇게 다시 한 번 젠트의 급소를 향해 뻗어나간 선혜의 주먹은 정확하게 젠트의 턱을 올려쳐 버렸다.

각종 무술로도 단련된 신체였기에 지금 상태의 젠트가 선혜의 상대가 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방심을 하지 않은 채로 덤볐다면 선혜도 어려웠을지도 몰랐지만 서로 간에 각오가 틀렸기에 젠트는 치명적인 상황에 빠져버렸다.

“크윽!”

머리가 울리는 충격에 주저앉아 버린 젠트는 자신이 선혜를 건드린 것이 실수였음을 알고서는 항복을 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선혜는 결코 그런 젠트를 기다려 주지 않았다.

선혜는 땅바닥에 주저 앉아 버린 젠트를 보고서는 즉시 오른쪽 다리로 젠트의 목을 누르고서는 자신의 등에 묶어져 있던 활 통에서 활 하나를 꺼내어서는 그대로 젠트의 한 쪽 눈을 향해 내려찍으려고 했다.

눈이 뚫리면서 뒤 쪽 뇌까지 파고들 테니 젠트를 확실하게 죽여 버리겠다는 선혜의 행동이었다.

이렇게 누군가를 죽이지 않는다면 결코 기분이 풀리지 않을 것만 같았다.

“사…살려.”

젠트는 무시무시한 살기를 뿜어내며 자신을 죽이려는 선혜에 겁이 질려서는 살려달라고 외치려고 했지만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날카로운 화살촉이 내려 꽂이는 것에 겁에 질려야만 했다.

철컥!

“후우! 그만 하지.”

그렇게 선혜가 젠트를 죽이려고 할 때 선혜는 무척이나 귀찮아하면서도 더 이상 움직이면 죽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총?’

그와 함께 들려온 총알이 장전되는 소리에 손을 멈추고서는 젠트의 목을 누르고 있던 다리에 힘을 준 채로 정면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한 남자 한 명이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무척이나 귀찮다는 눈빛을 하고 있었지만 선혜는 그 남자가 자신의 행동에서 잠시도 눈을 때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만만한 놈이 아닌 듯 싶은데.’

상대가 총을 들고 있기 때문에 문제이기도 했지만 선혜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상대를 죽이겠다는 각오가 날이 선 칼날같은 남자의 모습에 이를 악물었다.

“다들 힘든 건 알겠지만 이제 그만 하자고. 나도 널 죽이고는 싶지 않으니까 말이야.”

선혜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던 것은 데런이었다.

이들 중에 가장 왜소한 몸을 가지고 있는 데런이었지만 선혜는 데런이 결코 만만치 않은 존재라고 느꼈다.

“후우! 이 봐! 다리에 힘 풀어. 정말 죽일 테다. 마지막 경고야.”

결국 선혜는 더 이상은 경고를 하지 않겠다는 데런의 말에 결국 젠트의 몸 위에서 물러섰다.

조금만 힘을 더 주었다면 젠트의 목뼈를 분질러 놓을 수 있었을 터였지만 그랬다면 자신의 머리에 구멍이 날 수도 있었다.

“콜록! 콜록! 제길! 데런! 저 년을 죽여 버려! 이 개 같은 년!”

젠트는 겨우 살아서는 선혜를 노려보며 데런에게 죽이라고 고함을 질렀지만 곧바로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데런의 손에 기겁을 해야만 했다.

“너도 잘 들어. 괜한 분란 조장하지 마라.”

지금까지 젠트가 알고 있던 데런이 결코 아니었다.

항상 웃음기를 입가에 가지고 있던 그가 지금에는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채로 온 몸이 오싹해지는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커억! 컥!”

그 왜소한 몸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대로는 자신이 죽을 것 같다는 느낌에 두 팔을 바둥거렸다.

지금까지 파티 내에서 데이브만 조심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것은 자신의 오산이었다.

“분명 경고했다. 이건 니 놈한테 하는 마지막 경고야.”

그렇게 마지막 경고를 남긴 채로 젠트의 목을 풀어준 데런은 자신을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는 선혜를 보고서는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쳐다보지 말라고. 일단은 우리는 동료잖아.”

“흥!”

선혜는 데런을 보며 자신이 상대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다.

단지 총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데런에게서 지독하게 위험한 느낌이 들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선혜가 몸을 돌려서는 미셸의 옆에 앉아 버리자 젠트도 부들거리는 몸을 진정시키며 모닥불의 근처에 앉아서는 자신의 몸을 진정시키려고 노력을 했다.

‘제길! 제기랄! 고작 내가!’

생존을 위해 이들과 손을 잡았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이토록 약해 빠진 자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극도의 모멸감과 분노는 젠트의 이성을 잃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대로 그렇게 이성을 잃은 듯이 행동을 하게 된다면 죽을 것이 분명하다는 본능의 경고에 화를 참아내야만 했다.

적어도 지금 이 곳에서 화를 낼 수는 없다는 것에 젠트는 한참을 화를 식히다가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몸을 일으키고서는 정글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을 했다.

“너무 멀리 가지는 마라.”

“…….”

이제는 반말을 하는 데런에 데런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젠트였지만 정글 속에서 살아남으면서 느끼게 된 본능이 데런에게 자신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이를 악물고서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한 채로 정글 속으로 들어갔다.

“다들 신경이 곤두서서 그러니 당신이 좀 참아주셨으면 좋겠군요. 방금 전의 일은 제가 사과를 드리지요.”

데런은 선혜에게 사과를 하고서는 피식 웃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이었지만 선혜는 경계심이 가득히 데런을 주시할 뿐이었다.

“그럼 저는 이 주변을 한 번 둘러보러 갔다 오겠습니다.”

그렇게 데런조차 주변을 둘러보고 오겠다며 모닥불 주변에서 멀어지고 나자 세 명의 여인들만이 남아서는 보금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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