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두번째 임팩트
강준은 아직도 무기력함에 멍하니 두 눈만을 뜬 채로 누워 있는 밀러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리고서는 밀러의 웃옷을 밀어 올리고서는 인간의 신체에 가장 많은 신경이 모여 있는 곳 중에 한 곳을 바라보았다.
물론 말초신경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은 성기였다.
‘하지만 그런 곳에 물리게 하는 건 좀 못할 짓이지. 그리고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
강준도 남자이기에 그런 짓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다른 급소를 찾아야만 했다.
그냥 피부에다가 개미를 물릴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그다지 효과가 없을 수도 있었다.
밀러의 상태는 정신과 신체가 거의 분리가 되다시피 한 상태였다.
물론 신체의 통증을 정신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지만 약한 통증으로는 자각을 하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이런 통증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을 받게 하기에도 그렇기에 한 번에 강한 충격으로 정신을 되돌리려는 것이었다.
극악처방이나 다를 바가 없었지만 이대로 있다가 사냥꾼들에게 사냥 당하는 것보다는 좋을 터였다.
“후우! 지금이라도 정신 좀 차려라.”
강준는 조금은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며 밀러에게 최후 통첩을 했지만 밀러는 역시나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건가.”
결국 강준은 버둥거리는 개미의 앞니를 밀러의 젓꼭지 부분으로 가져다 대었다.
여성에게 있어서 꽤나 커다란 성감대이기도 했지만 그 것은 남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상당히 많은 신경들이 모여 있는 젖꼭지는 자극에 무척이나 민감한 곳 중에 하나였다.
당연히 신경이 모여 있다는 것은 그 곳이 급소 중에 하나라는 것이었다.
강준은 그나마 심장 쪽의 젖꼭지가 아닌 반대 쪽으로 개미를 이동시켰다.
자칫 심장이 발작을 해 버릴 수도 있었기에 그런 것이었지만 자신이 지금 이런 짓을 하려고 하면서도 인상이 찡그려지고 있는 강준이었다.
“미안하다 밀러.”
밀러에게 사과를 하며 마침내 밀러의 젖꼭지에 개미를 가져다 대었다.
과악!
그리고 자신을 움직이지 못하게 구속을 하던 강준의 손에 극도의 분노와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개미는 있는 힘껏 밀러의 젖꼭지를 깨물었다.
살짝 살이 씹히는 것 정도가 아니라 개미의 입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이 찔린 피부를 통해 신경에 곧바로 침투를 해서는 신경들을 자극하기 시작을 했다.
당연히 이 자극에 대한 반응은 극도의 통증일 터였다.
“…….”
강준은 물린 것을 확인하고서는 개미를 뒤로 빼고서는 밀러를 바라보았다.
‘효과가 없나?’
자신은 물린 즉시 극심한 통증을 느꼈던 강준이었다.
그런데 밀러에게서는 별 다른 반응이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것은 강준이 잘못 알고 있던 것이었다.
신경을 통해 퍼져 나간 극심한 통증은 온 몸의 신경을 다 건드린 뒤에 뇌에 강력한 통증을 전달하고 있었다.
그렇게 전달이 된 통증은 신체의 변화에 무심해지려고 하고 있던 밀러의 정신을 한순간에 깨우기에 충분했다.
“크으윽!”
그동안 스스로 움직이려고 하지 않던 밀러의 몸이 새우처럼 굽어지면서 극렬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을 했다.
“이제야 오나 보네.”
강준은 더 이상 필요치 않은 개미를 죽이지 않고 최대한 멀리 집어 던져 버렸다.
개미들이 죽으면서 뿜어내는 페르몬은 동료들을 불러들이기에 죽이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개미를 멀리 던져 버린 강준은 고통에 몸부림을 치는 밀러를 바라보았다.
“으읍! 읍!”
소리를 내지 못하게 입을 틀어막아 버린 상태였기에 비명소리는 들지 않을 수 있었다.
괜히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는 없었던 것이었다.
“밀러! 정신 차려! 나야! 강준!”
“읍! 읍! 읍!”
밀러는 생각보다 통증이 심한 것인지 온 몸을 바둥거리면서 몸을 뒤틀었다.
특히나 자신의 젖꼭지를 손으로 끌고 싶다는 듯이 옷 위를 문지르고 있었지만 강준은 부상의 위험 때문에 밀러의 몸을 붙잡은 채로 움직이지 못하게 막았다.
“밀러! 정신 차려!”
그렇게 강준에 의해 제대로 움직이지도 비명을 지르지도 못하게 되자 밀러의 두 눈에서는 분노의 빛이 생기기 시작을 했다.
자신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하는 것에 대해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었다.
“퍽! 퍽!”
“하하! 그래. 차라리 욕이라도 해라. 크큭!”
제대로 들을 수는 없었지만 분명 욕설임이 분명한 말에 강준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생각보다 통증의 시간은 길어서 강준은 밀러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붙잡고 있어야만 했다.
그렇게 상당한 시간이 흘러서 진정이 되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흐음! 음!”
“밀러?”
눈빛에서 살기가 느껴지던 것이 조금씩 통증이 줄어드는 것에 따라 다시금 눈빛의 빛이 잃어가는 것을 느낀 강준은 밀러가 다시 자신의 세상 속에서 스스로를 가두어 버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 봐! 밀러! 정신 차리라고! 만약 정신 못 차리면 이 번에는 거기를 물려 버릴 테니까 말아서 해. 아마 그 때는 아주 미쳐 버릴 정도로 아플 거라는 건 내가 보장하지.”
그래서 급히 강준은 밀러의 귀에 대고서는 속삭였다.
“제길!”
그리고 강준은 입을 틀어막고 있기는 했지만 작게 들려온 밀러의 목소리에 피식 웃으며 입을 틀어막고 있는 천을 빼 주었다.
“이제 정신이 돌아 왔냐?”
“이 새끼야! 죽을 뻔 했잖아! 크윽! 아직도 아프네! 이건 뭐야? 내 몸에 무슨 짓을 한 거냐고?”
밀러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정신을 차리고서는 강준을 향해 외쳤다.
“아! 조용히 해. 잘못하면 다른 사람들이 올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안 죽으니까 걱정 말라고. 그리고 이거라도 발라.”
철우의 손에 내밀어진 항생제 대용의 풀에 밀러는 인상을 구기고서는 통증이 느껴지는 자신의 젖꼭지를 바라보았다.
“제길! 이게 뭐야?”
“풋!”
밀러의 한 쪽 젖꼭지는 벌써 부어오르기 시작을 한 것인지 부풀어 올라 있었으며 마치 여성의 가슴처럼 되어가고 있었다.
물론 한 쪽만 그런 모습이었기에 강준은 그 것을 보고서는 웃음을 터트려야만 했다.
“이 새끼야! 뭐가 웃기다고 이 딴 짓을 한 거야! 아우! 아파 죽겠네! 그리고 이거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 맞겠지? 설마 이대로 이러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밀러는 자신의 왼쪽 가슴이 여성의 유방처럼 되어 버린 것에 안색이 창백해져 버렸다.
설마 이대로 평생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아아! 걱정 하지마! 조금만 지나면 가라 앉을 거다. 이거 좀 바르고 말이야.”
강준은 밀러의 젖꼭지에 약초를 발라주고서는 피식 웃었다.
다행이도 밀러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었다.
“제길 너 본래대로 안 올라오면 넌 내가 죽여 버린다.”
밀러는 걱정스러운 듯이 자신의 가슴을 보고서는 강준에게 엄포를 놓았다.
지금도 강준을 때려눕히고 싶을 정도였지만 밀러는 강준이 자신을 살리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한 것인지 기억하고 있었다.
‘후우! 나 때문에 죽을 고생 한 놈을 팰 수도 없고.’
밀러는 의식을 잃었던 것이 아니었다.
그냥 삶의 의지를 놓아 버린 채로 무기력하게 주저앉아 있던 것 뿐이었다.
강준이 구덩이에서 자신을 빼내는 것이나 벤과 격투를 한 것 그리고 자신을 모래 속에 넣어서 불길로부터 피하게 한 것을 다 알고 있었다.
당연히 자신을 업고 이 곳까지 달려와서는 무언가를 먹인 것도 알고 있었다.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기도 한 강준을 때릴 만큼 못난이가 아니었다.
다만 모든 것이 귀찮고 죽고만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극심한 통증에 정신이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서는 다시 세상과의 소통을 닫아버리려는 순간 지가보다 더한 고통을 주겠다는 것에 정신이 번쩍 든 밀러였다.
‘후우!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는 군.’
밀러는 환하게 웃고 있는 자신의 친구를 볼 수 있었다.
“미안하다.”
“아니야! 오히려 아직까지 살아 있어 줘서 내가 더 고맙지.”
강준은 자신에게 미안해 하는 밀러를 바라 본 채로 미소를 지었다.
의지를 할 만한 상대가 생겼다는 것과 마침내 자신이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구해 냈다는 것에 만족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강준은 밀러를 살려 낸 것에 만족을 하며 엘리와 미셸을 떠올리기 시작을 했다.
‘이제 낮이 밝는 데로 찾아가자. 그리고 최대한 살아남을 수 있을 때까지 버티는 거야. 그렇게만 된다면 그 놈들에게 복수를 할 수 있다.’
강준의 눈빛 속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생겨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