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겟 어 라이프-78화 (78/161)

##78 19. 뜻 밖의 만남

강준은 엘리와 데이브를 다시 만난 것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지만 쉽사리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

사람을 함부로 믿을 수 없는 세계였고 그만큼 조심을 해야만 했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다른 이들을 죽여야 할 뿐만 아니라 지금 엘리와 데이브는 다른 생존자 파티에 소속이 되어 있었다.

개인은 한 없이 착할 수도 있지만 집단은 결코 선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집단은 한 없이 이기적인 면을 가지고 있었기에 강철은 과거의 팔루의 파티처럼 강철을 하나의 라이프로 여길 수도 있는 것이었다.

“…….”

그렇기에 강준은 가만히 수풀 속에 숨어서는 엘리와 데이브가 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여차한다면 그대로 도망을 갈 수도 있도록 퇴로까지 눈 여겨 보았다.

‘이 것 때문인가?’

그리고 강준은 불연 듯 밀러가 자신을 보고서는 도망을 갔던 것이 이런 생각 때문인가 하는 생각을 하며 씁쓰레한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그 것이 맞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강준은 자신의 친구인 밀러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만 했다.

“한 번 이 주변을 수색해 봐!”

강준이 잠시 딴 생각을 할 때 데이브가 주변을 수색하라는 말을 했다.

그러자 데런과 젠트는 꽤나 기민한 행동으로 주변을 조심스럽게 수색을 해나가기 시작을 했다.

‘꽤나 잘 가르쳤네.’

강준은 데이브와 데런 그리고 젠트가 하는 행동들이 강준이 알려주었던 전술적인 움직임인 것을 보고서는 피식 미소를 지었다.

별 것 아닌 행동들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상당히 유용한 행동들로 한 사람이 위험에 처하면 곧바로 서포트를 해 줄 수 있는 방식이었다.

삼각 진형.

세 명이서 수색을 할 때 삼각형의 형태로 움직이면서 각자가 하나씩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그 역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면 형편없게 되지만 제법 잘 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저런 상태에서 무턱대고 공격을 했다가는 곧바로 반격을 받을 수 있었다.

강준은 지금의 자신보다 훨씬 더 생존에 적합하게 변한 엘리와 데이브를 보며 살짝 미소를 짓고서는 뒤로 물러서기 시작을 했다.

‘다들 잘 있다고 하니 다행이네.’

강준은 건강하게 잘 있다는 것에 만족을 하며 엘리와 데이브 그리고 데런을 보고서는 천천히 물러서고서는 야자를 따 놓았던 곳으로 향했다.

주섬주섬!

따놓은 야자들을 주워서는 미셸이 있는 곳으로 향하기 시작을 했다.

쉽사리 발이 떨어지지 않기는 했지만 돌아갈 수 없다는 외로움은 꽤나 강철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중이었다.

‘과연 반갑게 맞아 줄 것인가? 아니 거부하지는 않을까?’

반갑게 맞아 주는 것보다 죽이지 않는 것 만해도 다행스러운 일이었지만 어쩌면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더 컸다.

사실 처음 파티를 맺었다고 할지라도 강준과 그들 사이의 신뢰나 의리가 형성되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있지를 않았다.

고작해야 하루 정도 밖에는 시간이 지나지 않았었고 이미 흘러간 시간은 10일이 넘어가고 있었다.

결국 그들에게 있어서 강준은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사람의 마음 속을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간은 언어라는 불완전한 의사소통 도구에 의지를 하고 있었고 그 언어로는 신뢰를 쌓는데 무척이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었다.

“아니! 어쩌면 내가 저들을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

강준은 씁쓰레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먼저 믿지를 못하는데 타인이 자신을 믿어줄 것이라는 생각은 오만에 불과한 것이었다.

인간은 가장 절박한 상황에서 진면목을 들어내게 되는데 강준은 스스로가 생각해 보아도 딱히 대단한 존재는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냥 우리 주변의 흔한 평범남 중에 한 명일 뿐이었다.

물론 남들은 경험하지 못한 특수한 일을 했었다고는 하지만 다른 이들도 치열한 삶 속에서 특별한 일들을 해 왔던 이들은 너무나도 많았다.

그렇기에 자기 자신을 특별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운이 좋았을 뿐이다. 정말이지 운이 좋았을 뿐이야.’

지금까지 살아서 숨을 내쉬고 있는 것이 정말이지 운이 좋아서 임을 알기에 강준은 주먹을 불끈 쥐고서는 빠르게 걷기 시작을 했다.

‘포기 하지 않아. 절대로!’

운이 좋았다고는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겠노라고 생각을 하며 강준은 마음을 다잡았다.

엘리와 데이브의 파티에 끼어들어 좀 더 생존을 편하게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런 생각 자체가 자신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나중에 그들과 싸우게 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강준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

그리고 그런 강준이 사라진 방향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이가 있었다.

“뭐해? 엘리?”

“응? 아! 아니야! 아무 것도.”

엘리는 왠지 모르게 그리운 느낌이 드는 것에 고개를 갸웃 거리며 강준이 있었던 곳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 버려야만 했다.

‘그럴 리가 없지.’

이제는 엘리도 강준이 살아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아무리 강인한 사람이라도 살아남는 것이 힘겨울 정도였다.

그렇게 엘리가 고개를 돌렸을 때 데이브는 엘리가 바라보던 수풀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고서는 그 쪽을 향해 다가갔다.

“응? 뭐하는 거야?”

엘리는 데이브의 이상한 행동에 의문을 표했지만 이내 데이브가 수풀을 휘저으면서 무언가를 발견한 것을 보고서는 무척이나 놀랐다.

“시체다!”

“뭐?”

한 남자는 자신들이 사로잡았지만 다른 남자가 죽어 있다는 것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 놈들 중에 한 놈이다.”

“설마?”

데이브는 전에 보았던 팔루의 부하들인 두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중에 한 명은 자신들에게 붙잡혔고 다른 한 명은 죽어 있는 시체로 변해 있는 것이었다.

“프로인데요.”

수풀에서 끌고 나온 젬슨의 시체를 보며 데런은 일반인의 손에 죽은 것이 아님을 말했다.

“프로?”

“예! 여기 보시면 정확하게 뼈와 뼈 사이를 찔렀어요. 상처를 봐서는 나이프로 죽인 것 같은데 일반인들은 이렇게 못해요. 심장에 박아 넣은 것은 아니라 조금 시간을 두며 죽었겠지만 확실히 프로의 솜씨에요. 아주 무시무시한 실력인데요. 힘도 꽤나 장사인 듯 하고요.”

데런은 상당히 놀란 표정으로 젬슨의 시체로부터 시체를 죽인 인물을 유추해내기 시작을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일이였다.

이들 사이에 싸움이 난 것인지도 몰랐지만 분명한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존재가 새롭게 등장을 했다는 것을 엘리들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깨어난 하센을 통해 자신들이 돌을 던지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 자신도 이해 할 수 없는 각도에서 나뭇가지가 휘어져서는 자신의 얼굴을 때렸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럼 그 사람이 나에게 경고를 주려고 한 건가?”

“아무래도 그럴 것 같아요. 이 정도 실력이라면 젠트씨 정도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일 수…. 아! 죄송이요!”데런은 말을 하다가 젠트를 보고서는 사과를 했다.

“아니야! 내가 생각해도 나 정도는 상대가 안 될 것 같군. 상황 보니까 그냥 사냥을 한 것 같은데 말이야. 그런데 왜 나를 살려두고 나에게 경고를 보낸 뒤에 이들을 죽인거지?”

젠트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에게 경고를 주어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다들 의문이 가득히 가지고 있을 때 엘리의 입이 열렸다.

“강준씨. 그래. 강준씨가 분명해. 강준씨는 특수부대원 출신이잖아. 우리를 본 것이 분명해! 그래서 우리의 동료인 젠트에게 경고를 하고 우리들의 적이기도 한 이들을 죽인거야. 분명해!”

엘리는 자신이 느낀 그 그리움의 정체가 분명 강준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데이브은 인상을 찡그리며 그런 엘리의 믿음이 잘못되었다고 말을 했다.

“말도 안 돼! 우리를 봤으면 왜 우리에게 오지 않았겠어! 돌 소리는 우연히 난 거고 그러는 중간에 우리들이 숫자가 많아서 덤비지를 못하고 도망가던 사람을 살해하고 빠진거야. 알다시피 데드 임팩트가 얼마 남지 않았잖아.”

데이브는 강준이 살아있다는 것에 이제는 회의적이었다.

“아니! 분명히 강준은 살아있어! 그리고 분명 우리를 도와준 거야! 그렇지 않으면 말이 안 되잖아! 저 사람이 도망을 가려다가 습격을 받았다고 하잖아! 그렇다면 분명 다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 일거야!”

엘리는 데이브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주장을 했다.

강준이 살아있다면 반드시 강준을 찾아야만 했다.

그런데 그 때 데런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을 했다.

“죄송하지만 강준씨는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아는 강준씨의 힘이나 능력으로는 이렇게 깔끔하면서도 괴력을 내서 처리를 할 수가 없어요! 강준씨도 일반인들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강준씨보다 실력도 좋고 덩치가 반은 더 큰 사람일 거예요.”

데런은 강준에 대해서 알기에 강준이 아니라고 했다.

강준의 힘으로는 이렇게 처리가 힘들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니가 뭘 알아! 분명 강준씨야! 강준씨가 분명하다고!”

엘리는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데런을 째려보며 화를 내고 있었다. 자신보다 나이도 어려 보이는 왜소한 체격의 데런이 마치 전문가마냥 설치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

파티의 리더는 강준이지만 강준이 오기 전까지는 자신이 리더였고 이런 위기상황에서 리더의 지시는 절대적이어야만 했다.

어설프게 이 사람 저 사람이 목소리를 높이면 아무 것도 되지 않았기에 데이브는 스스로의 발언권을 엘리에게 넘겨서는 파티의 무게 중심을 확실하게 엘리에게 넘긴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데런의 말은 엘리의 의사결정 과정을 침해하는 행동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죄…죄송해요.”

결국 데런이 엘리에게 사과를 하자 엘리는 다른 이들에게 선포를 하 듯이 외쳤다.

“강준씨가 살아 있다면 반드시 찾아낼 겁니다!

엘리의 말에 다들 몸을 움찔 떨었다.

그만큼 엘리의 눈에서 광기가 흘러나오는 것을 느낀 것이었다.

‘이런! 이거 좋지 않아.’

데이브는 그런 엘리의 모습에서 낭패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엘리의 판단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자신이 조언을 해주는 것도 있었지만 데런이나 젠트 그리고 노년의 여성인 아그네스의 말도 잘 들어 주었다.

물론 강준을 찾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은 있었지만 사실 그렇게 강하게 주장을 하지는 않았었다.

일단은 생존이 문제였고 강준으로부터 여러 가지 먹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교육을 받은 엘리 덕분에 먹을 거리 부분에 있어서는 큰 도움을 받고 있었다.

데이브 자신으로서는 도무지 먹을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 구분을 못하더라도 엘리는 똑똑히 기억을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다들 식량으로 사용할 만한 것을 모아 오더라도 마지막에 엘리가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구분을 지어왔던 것이었다.

그렇기에 엘리의 지위는 더욱 더 확고해 진 것이었다.

하지만 인간은 때로는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정이 먼저 나가기도 했고 엘리의 광기어린 눈빛에 다른 파티원들이 불안감과 반감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 당장은 별 것 아닐지 모르겠지만 최종적으로 단 한 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그 누구도 알 수가 없는 것이었다.

데이브는 왠지 모르게 자신의 시야가 조금 붉게 물든다는 생각을 하며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