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겟 어 라이프-77화 (77/161)

##77 19. 뜻 밖의 만남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것도 모른 채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남자는 자신의 바로 뒤까지 다가온 강준의 손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강준은 그대로 남자의 머리를 붙잡아서는 그대로 돌려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때 강준은 흠짓 몸을 멈추어야만 했다.

“제길! 그 깡준이라는 작자를 어떻게 찾는다는 거야!”

흠짓!

강준은 남자에게서 자신의 이름이 나왔다는 것에 몸을 움찔 떨었다.

‘누구지?’

강준이 얼굴을 알고 있는 남자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을 리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분명 남자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름은 자기 자신이 맞았다.

‘일단 물러서자.’

강준은 남자를 덮치려다가 천천히 물러서기 시작을 했다.

만약 자신을 아는 사람이라면 무턱대고 죽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었다.

분명 노드아드레날린으로 인해 극도의 분노와 흥분 상태였지만 강준은 특수부대 출신의 군인이었다.

자기 절제력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에서도 최고의 특수부대라고 하던 707 스페셜 유닛에 뽑히지 못했을 것이었다.

끓어오르던 살의와 흥분은 이내 차갑게 식기 시작을 했고 강준의 달구어졌던 몸도 조금씩 식어가면서 남자가 인식도 하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물러서기 시작을 했다.

“…….”

그렇게 강준이 물러서고 난 뒤에 남자는 아무 것도 모른 채로 수풀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로서는 무척이나 운이 좋은 것이었지만 강준은 그렇게 그 남자를 지켜보며 가만히 주시를 했다.

“이 쯤에서 볼 일을 볼까?”

남자는 볼 일을 보러 온 것이었는지 바지를 내리고서는 볼 일을 보는 것이었다.

뿌드득! 뿌득!

지금까지 먹었던 것이 그리 신통치 않은 것인지 반쯤 설사가 되어서 나오는 것에 남자는 인상을 구겼다.

“제길! 결국 아주 헐겠구만 헐겠어!”

남자는 잔득 인상을 찡그리며 볼 일을 보고서는 근처의 나뭇잎을 이용해서 뒤처리를 했다.

화장실 문제는 꽤나 고역인 일이었다.

비록 먹는 것이 부실해서 많은 양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생존자들은 물과 정상적인 식량 부족으로 인해 설사가 섞인 대변을 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 때문에 냄새 또한 꽤나 고약해서 자신들의 숙소 인근에서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고 제법 멀리 떨어져서 볼 일을 보고 돌아오고는 했다.

물론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었지만 다들 어느 정도는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별다른 불편 없이 빠르게 볼 일만 보고서는 돌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남자는 운이 좋았으면서도 그다지 운이 없었다.

강준은 물러 섰지만 강준 이외의 다른 이들이 냄새를 통해 그 남자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둘? 아니 셋이다.’

강준은 볼 일을 보고서는 뒤처리를 하고 있는 남자와는 달리 어떤 존재들이 남자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다가옴이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당장 강준의 감각에 살기가 느껴지고 있었고 이 살기는 사냥꾼이 사냥감을 노리는 그런 살기임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강준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남자를 도와 줘야 할지 말지를 고민했다.

감각이 분명 더 좋아지고 신체의 능력도 부작용이기는 하지만 더 좋아진 상태였지만 세 명을 상대로 나설 정도로 무모한 짓을 할 생각은 없었다.

결국 강준은 남자에게 경고만을 해 주기로 하고서는 근처에 있던 돌 하나를 들어서는 세 명의 사냥꾼들이 다가오고 있는 방향을 향해 집어 던졌다.

탁!

돌멩이가 나무기둥에 맞아 시끄러운 소리를 내자 뒤처리를 하고 옷을 입으려던 남자는 화들짝 놀라서는 소리가 들린 방향을 향해 총을 쏘았다.

탕!

지금까지 정글에서 살아남으면서 배운 것이라고는 위험한 순간에는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무조건 움직이고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살아남기 어려웠다.

그렇게 남자의 손에서 발사된 총알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상대의 근처에도 가지 않은 채로 아무 나무 기둥에나 박혀 들어갔지만 효과는 탁월했다.

자신에게 다가오던 이들은 전부 움찔 몸을 떨면서 숨어야만 했다.

그리고 개중에 한 존재가 총을 쏘는지 총을 쏘았다.

탕!

“멍청이!”

총소리와 함께 남자의 말소리가 들렸고 그제야 볼 일을 보던 남자는 자신을 노리던 자들이 있음을 알아챘다.

“제길!”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로 자신들의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달리기 시작을 했다.

어차피 방금 전의 총소리를 다들 들었을 터였다.

그렇다면 자신을 구하려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

“…….”

강준은 그렇게 등을 보이며 도망을 가는 남자와 당황을 한 채로 남자의 뒤를 따라 가는 세 명의 남자들을 볼 수 있었다.

꿈틀!

그리고 그들 중에 한 명 눈에 무척이나 익은 사람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깜둥이 새끼로군.’

팔루였다.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던 남자의 뒤를 쫓고 있는 것이 팔루임을 안 강준은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사냥을 실패한 것이 만족스러웠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끝은 못 내지.’

팔루와 남은 두 사람의 손에 권총이 들려 있는 것은 보았다.

그렇기에 무리해서 그들을 죽일 생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은 강준이었다.

자신의 목숨을 가지고 놀던 팔루를 보자 다시금 억제되었던 노드아드레날린이 분출되고 있는 것이었다.

‘죽여 주마.’

강준은 은밀한 암살자가 되듯이 나이프를 고쳐 쥐고서는 팔루의 뒤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을 했다.

사냥감에 정신을 팔고 있을 때 단숨에 목숨을 끊어 버릴 생각이었다.

미셸이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자신이 단단히 주의사항을 일러두었으니 그 작은 구덩이에서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었다.

그렇게 강준은 사냥을 하기 위해 뒤를 따르던 중 자신의 이름을 불렀던 남자에게 일행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오기 시작을 했다.

“제길! 실패다!”

팔루는 은밀히 상대의 숫자를 줄여나가려고 계획을 했다가 실패를 했다는 것에 이를 악물었다.

상대와 전면 승부를 걸기에는 부담이 가서 상대의 숫자를 하나 둘씩 줄여 갈 생각이었다.

그렇게 충분히 승산이 생기고 난 뒤에 밀어 버릴 생각이었는데 이상한 돌이 날아들더니 일이 꼬여 버린 것이었다.

이 일로 상대방은 마치 고슴도치처럼 경계를 하게 될 터였다.

“정말 아쉽군!”

팔루는 자신이 쫓던 남자가 완전히 자신들의 일행에게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서는 추격을 멈추고서는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어떻게 할 거지?”

“멍청하기는 그 때 왜 총을 쏴서는! 저 놈은 우리를 발견했던 것이 아니야!”

총을 쏜 젬슨에 화를 낸 팔루였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태였다.

“돌아가자. 어쩔 수 없다. 다음에 기회를 노리는 수 밖에는.”

팔루의 말에 젬슨과 하센은 고개를 끄덕였다.

싸우려면 충분히 싸울 수도 있었지만 그 건 멍청한 짓이었다.

그렇게 조금씩 뒤로 물러서려고 할 때 하센은 무언가가 자신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헉!”

나무줄기였다.

평범한 나무 줄기였지만 어째서인지 뒤로 휘어져 있다가 자신을 향해 빠르게 휘둘러지고 있었다.

피할 수 있는 속도도 아니었고 이미 눈 앞에 발견을 했을 때는 자신의 몸을 후려치고 난 다음이었다.

퍼억!

하센은 자신의 몸을 후려치는 나무 줄기에 충격을 받고서는 그대로 기절을 해 버려야만 했다.

“하센!”

팔루는 경계를 하고 있지 못했던 뒤에서 함정이 있는 것에 크게 놀랐다.

상대 그룹들이 만들어 놓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가 고개를 가로젓는 팔루였다.

‘방향이 틀리다.’

다가가는 방향이 아니라 물러서는 중이었다.

절대 상대 그룹에서 만든 것이 아니었다.

오싹!

자신의 감각에는 잡히지 않는 사냥꾼이 자신들을 노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오싹함이 드는 팔루였다.

‘누군가가 있다.’

그 누군가가 자신들을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은 함정에 빠진 상태임을 알 수 있었다.

지금 뒤로는 자신들의 상대 그룹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중이었고 자신들의 앞에는 정체 불명의 프로가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도망가!”

“뭐?”팔루의 말에 젬슨은 놀라서는 팔루와 기절해 있는 하센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니 젬슨은 이미 도망을 가고 있는 팔루를 볼 수 있었다.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도와서 기절을 한 하센을 끌고 도망을 가야 할 팔루가 자신까지도 버려두고서는 도망을 가고 있는 것이었다.

“제…제길!”

결국 젬슨도 뒤에서 몰려오는 이들의 인기척에 하센을 그냥 놔두고서는 허겁지겁 도망을 치려고 수풀 속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그런 젬슨은 지독하게도 운이 없었다.

“안녕하신가.”

“허억!”

온통 얼굴에 진흙을 바르고 있던 괴물 같은 존재가 자신을 향해 하얀 이를 들어내 보이고 있었다.

손에 들린 권총을 쏘려고 했지만 상대의 손이 더 빨랐다.

“읍!”

권총을 쥐고 있던 손이 화끈해지면서 권총을 땅바닥에 떨어트린 젬슨이었다.

푸욱!

젬슨은 자신의 배에서 화끈해지는 느낌과 함께 극심한 통증이 일어나는 것에 비명을 지르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있는 상대의 손 때문에 비명소리는 이 박으로 나오지 않았다.

“아! 조용! 조용! 다른 사람들이 오고 있으니까 조용히 해야지.”

강준은 배 속에 날카로운 나이프를 박아 넣은 채로 천천히 나이프를 돌려대기 시작을 했다.

단숨에 죽이지 않겠다는 듯이 최대한 고통을 주겠다는 듯이 강준의 행동은 무자비했다.

고통과 공포로 인해 온 몸을 부들부들 떨던 젬슨은 자신의 몸 속에 들어와 있는 차가운 금속에 점차 의식이 희미해져 간다는 것을 느끼며 이제야 이 지겨운 곳에서 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우! 그래. 이제 다 끝났어. 다 끝났다고.’

그렇게 포기를 하자 마음이 편안해지는 젬슨의 귀에 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지옥에서 나간 것을 축하해.”

“고…고마워.”

젬슨은 고맙다는 말을 하고서는 몸에서 모든 힘이 빠져 나갔다.

“…….”

강준은 그렇게 젬슨을 죽이고 난 뒤에 땅바닥에 쓰러져 있던 하센을 바라보았지만 지금 나갈 수는 없었다.

‘아쉽군.’

지금의 자신의 타이머를 더 늘리는 것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았지만 자신과 경쟁 상대가 될 이들의 타이머를 늘리는 것도 그리 마음에 드는 일은 아니었다.

“여기! 왠 남자 하나가 쓰러져 있어요!”

하센을 발견한 것인지 남자의 외침소리가 들렸고 이내 사람들이 몰려들어왔다.

그리고 잠시 후 강준은 꽤나 놀란 표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엘리? 데이브?’

분명 자신과 첫 파티가 되었던 그들이 분명했다.

얼굴을 알지 못하던 몇 명이 더 늘어나 있었지만 엘리와 데이브는 분명히 알아 볼 수 있었다.

뜻밖의 인물들을 두 번이나 만나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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