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15. 보이지 않는 위협
‘고양이는 아니다! 절대 고양이는 아니야!’
맹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없어야만 한다고 생각을 했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 건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사실을 강준은 잘 알고 있었다.
강준은 곧바로 몸을 돌려서는 선혜가 있는 곳으로 달리기 시작을 했다.
무슨 생각으로 선혜가 있는 곳으로 달리기 시작을 했는지는 강준도 알지 못했다.
발톱이 난 방향으로 보았을 때는 강준과 선혜가 있던 방향의 반대 방향에서부터 건너왔을 것이 분명했다.
그 것도 그다지 시간이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았다.
‘어쩌면 이 것도 하천 건너편을 지키기 위한 것인가?’
피라니아와 칸디루는 모두 1급 위험종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반출이 금지되어 있는 생물이었다.
이런 곳에 위치하고 있을 이유가 없었고 지금까지 별다른 맹수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하천을 건넌 맹수가 있다면 그 것은 출입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하아! 하아!”
강준은 정말이지 혼신의 힘을 다해서 선혜에게로 뛰었다.
중간 중간에 나뭇가지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온 몸이 상처가 나기도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
그리고 그렇게 선혜가 있는 곳에 도착을 했을 때 강준은 심장이 멈춰 버릴 듯한 관경을 보았다.
탕!
강준은 그 어떤 생각보다는 몸이 먼저 반응을 했다.
그리고 그런 반응이 자신에게 어떤 결과를 불어올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강준의 권총에서부터 총탄이 회전을 하며 마하의 속도로 튀어나왔다.
크아앙!
총알에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커다란 검은 표범 한 마리가 선혜에게로 다가가다가 강준의 총소리에 놀라서는 펄쩍 뛰는 것이었다.
탕!
다시 울린 총소리에 검은 표범은 총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보고서는 강준을 향해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밀었다.
족히 새끼손가락만한 이빨은 연약한 인간의 피부 따위는 사정없이 갈기갈기 찢어 버릴 수 있을 터였다.
“고작 짐승 따위가!”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살기를 뿌려대는 흑표였지만 강준은 전혀 두려워 하지 않는 듯이 흑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기세를 잃는 순간 죽는다!’
상대는 최악의 맹수 중에 하나였다.
호랑이나 사자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족히 200kg은 넘어 보일 정도로 육중했고 그 정도라면 힘이나 스피드 및 모든 면에서 강준 자신은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들고 있는 권총으로는 상처는 줄 수 있을 망정 죽일 수는 없을 터였다.
탕!
야생동물을 상대하는데 있어서 뒤를 보이는 것을 자신을 죽여 달라는 의미였다.
그 것은 맹수들 뿐만 아니라 초식동물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작은 초식동물들이야 큰 상관이 없지만 대형 종의 경우는 초식동물이라고 할지라도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초식동물들 중에서는 강력한 맹수들보다 더 강한 놈들이 존재할 정도였고 그런 대형종들은 맹수들도 몇 일 째 굶지 않은 이상은 건들지 않는다.
오히려 대형종의 초식동물들 중에서는 맹수들을 건들 정도로 성격이 포악한 놈들이 존재했다.
문제는 그런 초식동물들이나 육식동물들이나 기세를 잃어버린다면 허무할 정도로 밀린다는 사실이었다.
야생동물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안전 지향적인 면을 보인다.
자신이 상대를 했을 때 자신이 다칠 소지가 있다고 한다면 어지간하면 싸우려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야생에서 부상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야생동물들은 자신의 몸에 상처가 나는 것에 대해서 극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야생동물을 만났을 때? 후후후! 만약 니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인간인 우사인 볼트보다 더 빨리 달려도 등 보이고 도망갈 생각 따위는 포기 하는 것이 좋아! 그럴 바에는 목소리를 크게 하고 야생동물을 향해 달려드는 것이 좀 더 살 확률이 높다는 거지.-
강준은 어린 시절 한 사냥꾼으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단,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죽는다는 거지.’
동물은 본능적으로 상대가 자신보다 강한지 약한지를 알아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것은 인간들 또한 마찬가지이지만 인간은 육체적인 힘 외적인 힘이 추가 되기에 본능적으로만 행동을 할 수가 없었다.
하여튼 모든 존재에게는 영역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본래 인간의 영역은 그리 넓지 못했고 그 영역 내에서 미치는 힘도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은 생존을 위해 영역을 넓히기 위해 노력을 했고 결국 동인한 인간 이외에는 상대가 없을 정도로 넓은 영역을 가지게 되었다.
그 것이 활이라고 하는 원거리 무기의 등장 이였다.
상대의 영역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서 상대의 영역을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인간을 맹수들은 더 이상 인간의 상대가 되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 활에서 더욱 더 진화된 무기인 총으로 상대의 영역을 파괴하려는 것이었다.
강준은 이제는 절대 빗 맞출 수 없는 거리까지 다가와서는 흑표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
방금 전의 3발은 단순히 흑표를 자신에게 시선을 유도하는 것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죽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었다.
그런 의지를 흑표 또한 느낀 것인지 흑표는 강준의 총구를 보며 경계를 하기 시작을 했다.
까르릉!
어느 덧 강준은 멈추어 있었다.
이 이상 다가간다는 것은 흑표의 영역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했고 그러면 불리한 것은 오히려 강준 자신이 될 터였다.
오른 손에는 권총을 들고 있었고 왼 손에는 정글도를 움켜쥔 채로 강준은 흑표를 노려보았다.
‘총을 알고 있다.’
강준은 흑표가 곤혹스러워 한다는 것과 함께 자신이 가리키고 있는 총구의 방향에서 몸을 벗어나려고 오른 쪽으로 움직이는 흑표를 보았다.
‘제길! 세 발 중에 한 발도 맞은 것이 없군.’
소리만 요란했지 별 다른 성과가 없는 것에 아쉬움이 들었지만 한 편으로는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상처 입은 맹수는 더욱 무서운 법이었다.
어설프게 상처만을 낸 맹수라면 무룰 가리지 않고 강준을 향해 공격을 했을지도 몰랐다.
-크크크! 죽인다고? 웃기지 마. 대비 없이 야생동물을 만나면 죽일 생각 따위는 버려. 그냥 쫓아내기만 하면 성공인 거야! 니 놈 목숨은 단 하나뿐이다. 명심해! 상대를 죽이지 못한다면 니가 죽는 거다. 하지만 그냥 겁만 줘서 쫓아낸다면 상대는 너를 자신보다 강하다고 생각해서 덤비지 않게 된다.-
강준은 자신보다 더 큰 흑표를 보며 천천히 자신의 몸을 부풀리기 시작을 했다.
‘나는 겁을 먹지 않았다. 나는 강하다. 나는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물러서는 것은 네 놈이다!’
인간의 몸은 부풀린다고 해서 부풀려지는 것은 아니었다.
고양이 과의 동물들 중에서는 털들을 곤두세워서는 자신이 더욱 더 덩치가 크다라며 상대를 겁 주기도 하지만 인간은 그런 털이 없었다.
결국 어깨에 힘을 주고 팔을 좌우로 벌려서 커보이도록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전투에 있어서는 오히려 역효과였지만 야생동물들에게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더 커져 보일 뿐만 아니라 상대의 힘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착각을 주기에 충분했다.
“크르르르!”
강준은 짐승의 울부짖음을 보이면서 흑표에게 경고를 하기 시작을 했다.
그러는 동안 강준의 온 몸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떨어지고 있었지만 강준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채로 흑표를 노려보았다.
크르릉!
흑표 또한 쉽게는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듯이 으르렁거렸지만 눈 앞의 총이 눈에 거슬렸다.
자신의 기억으로 자신과 같은 존재가 저 것에 의해 힘없이 쓰러지는 것을 보았었다.
물론 그 것에 비해서는 작았지만 그 큰 소리와 함께 풀썩 쓰러지던 덩치 큰 맹수들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기세가 한 풀 꺾인 것이었다.
저벅!
그리고 그 때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을 때 강준의 발이 한 걸음 흑표에게로 다가갔다.
움찔!
그런 강준의 행동에 놀란 것은 흑표였다.
기세가 꺾인 상태에서 상대가 자신에게로 한 걸음 더 다가왔으니 겁이 나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흑표는 두 걸음을 물러섰다.
씨익!
강준은 그런 흑표의 모습에 자신이 이겼다는 생각을 했다.
상대는 전의를 잃어버린 상태였다. 이대로 무리 하지 않은 채로 흑표를 밀어 붙인다면 흑표는 결국 꼬리를 말고서는 도망을 갈 터였다.
하지만 절대 조바심을 내서는 안된다.
상대는 얼마든지 순식간에 자신의 목을 물어뜯어 버릴 수 있는 힘과 스피드를 가진 놈이었다.
‘일단 선혜의 안전은 확보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처음 반대편에 있던 선혜에게 다가가기 위해 반 바퀴를 크게 돈 강준이었다.
총구가 가리키는 방향에서 물러서려고 하는 흑표 덕분에 천천히 돌 수가 있었다.
이제는 흑표를 물러서게만 하면 될 문제였다.
물론 언제 어느 때에 다시 흑표가 공격해 올 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지금은 강준이 더 불리했다.
‘대비를 해서 사냥을 해야 한다.’
강준은 어렵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흑표를 사냥하지 않고서는 휴식조차 마음대로 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덫을 놓든 뭘 하든 무슨 일이 있더라도 흑표를 제거해야만 했다.
‘하지만 일단은 상대를 물러서….’
강준이 다시금 한 발짝 앞으로 걸음을 내딛으려고 할 때 강준은 선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고개 숙여요!”
선혜의 목소리에 본능적으로 강준의 몸이 숙여졌다.
슝!
그리고 한 줄기 빛처럼 쏘아져 가는 화살을 볼 수 있었다.
‘제길!’
강준은 예상치 못한 일에 순간 눈을 찔끔 감았다.
크아아앙!
그리고 이내 강준의 귀에 사납게 울부짖는 흑표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작품 후기]
후후후! 크리스 마스입니다. 그 것도 화이트 크리스마스요
아 추워 ㅜㅜ
다들 메리 크리스 마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