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겟 어 라이프-31화 (31/161)

##31 8. 탈출

강준은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이를 힐끔 쳐다보았다.

‘자고 있군.’

전문적으로 포로 감시를 해 본 경험이 일반인에게 있을 리는 없었다. 의외로 포로 감시는 집중력이 상당히 많이 소모되는 일이었다.

단순히 눈으로 보고 있는 행위에 불과할 뿐이었지만 그런 행위가 한 두시간을 넘어가면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특히나 사람의 숫자가 많지는 않아서 한 사람이 계속 감시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집중력이 더욱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감시를 해야 하는 이가 발버둥을 치거나 계속 자극을 준다면 모르겠지만 몇 시간인지 모를 정도로 미동도 하지 않았다면 거의 신경을 쓰지 않게 되는 것이었다.

결국 밤이 되자 잠이 들어 버린 감시자였다.

벤이나 다른 성인 남자들도 딱히 군사 훈련이나 이런 것을 받지는 않았거나 아직까지는 별다른 위협이 없어서 인지 마치 보이스카우트 온 것처럼 행동을 하고 있었다.

이런 이들에게 발각이 되어 잡혀 온 것이 허탈할 지경이었지만 강준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이가 없다는 것에 만족을 하고서는 자신을 묶어놓은 끈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제길! 어떤 녀석이지? 제법 전문가 잖아!’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어떻게 묶여 있는지를 확인한 강준은 이내 인상을 찡그렸다.

일반인들처럼 허술하게 묶은 것이 결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일반인이라면 아무리 잘 묶어 놓더라도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어느 지점만 계속 힘을 주면 그 쪽이 헐거워지게 되고 그렇게 손 하나만 빼면 물려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강준은 예상치 못한 전문가나 할 법한 8자 매듭법에 끝매듭과 옭매듭을 교차 매듭을 해 버린 상태였다.

기초적인 매듭법이기는 하지만 총 3개의 매듭법을 조합해서 묶어 놔 버려서 그런지 일반인들이라면 빠져나갈 수 없을 지경이었다.

강준은 한참동안 자신이 어떻게 묶여 있는지를 확인하다가 어떤 방식으로 조합이 되었는지를 알았다.

‘8자 매듭에 끝매듭을 한 뒤에 옭매듭인가. 그리고 다시 끝매듭을 했군. 정석이기는 하지만 정석이기 때문에 가장 풀려나기가 어렵지.’

허공 일미터 정도의 높이에 매달려 있는 중이었기에 손의 매듭을 푼다고 해서 빠져 나가기가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강준은 조금씩 손을 움직이기 시작을 했다.

이런 포박술에서 빠져나가는 훈련도 꽤나 지겹도록 해 왔었기에 강준은 조금씩 손을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어 갔다.

무턱대고 발버둥을 치면 더욱 더 매듭이 조여져 오기에 조심을 해야만 했다.

‘먼저 저 위의 끝매듭의 공간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손가락에 쥐가 날 지경이었지만 참을성을 가지고 끝을 벌리도록 매듭의 중간을 찾아 좌우로 벌렸다.

그렇게 한참을 벌리고 나서야 조금의 공간이 나왔고 두 번째 옭매듭을 풀기 위해 양손의 손가락을 최대한 꺽어서는 손톱끝의 감각을 이용해서 벌리기 시작을 했다.

‘다행히 넝쿨끈이라서 망정이지 미끄러운 로프였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

강준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단 두 개의 매듭에 공간을 약간 낸 정도에 불과했음에도 엄청난 정신력이 소모되고 있었다.

그렇게 세 번째 로프 또한 벌리고 나자 강준은 마지막 8자 매듭을 풀기 위해 손목을 회전시키면서 공간을 만들었다.

시큰! 시큰!

손목이 넝쿨끈에 쓸리면서 통증이 느껴졌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다시 처음부터.’

동수는 더 이상 공간이 나지 않는 것에 다시금 처음의 과정을 반복하기 시작을 했다.

무한한 인내심이 있지 않고서는 이런 포박술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게 달이 점차 기울며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난 뒤에 강준은 손 하나를 뺄 수 있었다.

“후우! 후우!”

겨우 하나의 속목을 뺏을 뿐이었지만 강준은 100미터 달리기를 전력질주 한 것처럼 체력 소모가 극심했다.

다행히 손목을 뺐기에 반대쪽 손목을 빼는 것은 쉬웠다.

강준은 그렇게 두 개의 손목을 다 뺀 뒤에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이를 바라보았다.

어둠 속이라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아직 잠에 빠져 있었다.

‘이제 뒤로 돌려져 있는 팔을 앞으로 돌리면….’

뒤로 돌려져 있는 팔을 조금씩 앞으로 빼기 시작하는 강준이었다.

끼익! 끼익!

그렇게 힘을 쓰려고 할 때 허공에 매달려 있는 줄이 가지에 쓸리면서 소음을 만들어 내었다.

“뭐야?”

그 소리에 깬 것인지 감시자는 놀라 잠이 깨서는 강준을 바라보았다.

“제길! 요동치지 말라고. 시끄럽잖아!”

다행히 강준에게서 이상함을 느끼지는 않은 것인지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외칠 뿐인 감시자였다.

강준이 움직이느라 소리가 난 것으로 안 것이었다.

그렇게 다시금 한참 강준을 노려보다가 추위가 느껴진 것인지 꺼져가는 모닥불에 나뭇가지 몇 개를 던져 넣고서는 불길을 살리고서는 다시금 눈을 감는 감시자였다.

그렇게 한참동안 미동도 하지 않은 채로 감시자가 잠이 드는 것을 확인한 강준은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을 했다.

‘됐다.’

양 팔을 자신의 앞 쪽으로 끌어당긴 강준은 슬쩍 아래를 바라보았다. 일반 땅바닥으로 떨어진다면 제법 소리가 날 듯 싶었다.

‘골치 아픈데.’

강준은 비록 일미터 밖에 되지 않지만 발이 묶여 있어서 소리가 나지 않게 착지가 힘든 상황에 인상을 찡그렸다.

넝쿨 끈으로 묶여 있었기에 생각보다는 자신의 몸을 칭칭 둘러 감은 끈과 강준의 몸 사이의 공간은 제법 있었다.

강준이 최대한 어깨를 움크리고 숨을 내 뺏어서 공간을 만든다면 아래로 빠져나갈 수는 있었다.

문제는 자신이 땅바닥에 떨어져서는 발에 묶인 끈을 풀어서 감시자를 제압하기 전에 감시자가 들고 있는 총에 맞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다.

‘제길! 나는 전투 배낭 하나도 못 찾았는데….’

강준은 자신이 참으로 보물찾기에 소질이 엇는 것은 아닌가 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 때 강준은 잠에 빠져 있던 감시자가 몸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서는 화들짝 놀라서는 고개를 숙인 채로 가만히 있었다.

두근! 두근!

지금 발각이 되면 모든 고생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감시자는 잠시 강준을 바라보고서는 몸을 일으켰다.

강준은 그런 감시자의 행동에 긴장을 하며 이를 꽉 악물었다.

“크음!”

감시자는 강준을 바라보다가 헛기침을 하고서는 몸을 돌려 수풀 속으로 향했다. 그리고서는 얼마 정도 걸어가서는 바지를 내리고서는 소변을 보기 시작을 했다.

졸졸졸!

냄새 때문에 자신이 자는 곳 가까이에서 소변을 안보고 제법 떨어진 곳에서 소변을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때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그리 신경을 쓰지는 않는 감시자였다.

부르르!

제법 많은 양의 소변을 보고 난 뒤에 감시자는 자신의 허리춤을 치켜 올리고서는 자신의 자리로 향하기 시작을 했다.

“제길! 아무리 사람이 없다고는 하지만 교체는 좀 해 줘야지.”

불만이 가득한 듯한 감시자는 자신의 모닥불가로 걸어왔다. 그리고서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무엇이 이상한지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 감시자는 마치 틀린그림찾기를 하 듯이 주변을 둘러 보았다.

그리고서는 이내 자신의 앞에 있는 강준을 묶고 있던 끈에 강준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헉!”

깜쪽같이 사라져 버린 강준의 몸에 감시자는 고함을 질러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했다. 그렇게 몸을 돌리려는 순간 눈 앞에 차가운 미소를 짓고 있는 강준을 볼 수 있었다.

“……!”

심장이 멈출 정도로 놀란 모습에 순간 어쩔 줄을 몰라하던 감시자는 강준의 두 손이 자신의 목을 감싼다는 것을 보기가 무섭게 자신의 목이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우둑!

강준은 감시자의 논란 눈을 보며 있는 힘껏 감시자의 목을 두 팔로 꺾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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