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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 어 라이프-28화 (28/161)

##28 7. 위기

세 명의 우악스러운 남자들이 마치 찢어죽이겠다는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강준은 도무지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설마 게임의 룰처럼 자신을 죽이겠다는 것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씨발 새끼!”

거친 욕설과 함께 강준 자신의 옷이 던져 졌다. 아마도 입으라는 의미인 듯 싶었다.

강준은 허겁지겁 옷을 입으면서 현재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애를 섰다.

“……!”

그리고서는 무슨 상황인지 조금은 짐작 할 수 있었다.

알몸의 여자 하나가 죽은 듯이 한 쪽 구석에 엎어져 있었다. 이미 사후 경직으로 평안한 자세도 아닌 묘한 자세로 죽어 있는 것이었다.

어젯밤의 일이 떠오른 강준은 허탈함을 느끼며 그 여자의 시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런 강준의 모습에 흑인 남자 하나가 가까이 다가가더니 발로 강준의 가슴팍을 차 밀었다.

“으윽!”

“씨발! 왜? 강간 살인을 하고 나니 이제야 죄책감이라도 드는 거냐!”

강준은 흑인 남자의 그 말에 이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살인 강간을 하지 않았소!”

강준은 가슴의 통증을 참으며 외쳤다.

“웃기고 있네!”

흑인 남자는 강철의 단호한 외침에 잠시 몸을 움찔 떨었지만 곧바로 강철의 팔을 붙잡고서는 강철이 자신의 속목을 볼 수 있게 했다.

“……?”

“흥! 이거 보이지! 사람 죽였을 때 다시 시간이 회복되는 것!”

강준은 자신의 손목시계의 타이머가 160시간으로 변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을 죽이면 다시 168시간으로 회복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들이 자신을 저 여자를 죽인 살인범으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아니야. 내가 안 죽였어. 난 살리려고 했다고. 얼어 죽어가는 그녀를 살리려고 노력했어! 내가 죽이지 않았다고!”

강준은 어찌해야 할지 머리 속이 텅 비어버리는 충격에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그런 강준의 말을 믿어 줄 사람은 없었다.

퍽!

강준은 자신의 뒷목을 흔드는 충격을 받고서는 그대로 의식을 잃어 버렸다.

“이 새끼 지금 죽여 버릴까?”

“아니! 기다려! 일단 대장에게 데리고 간다.”

식식거리며 강준의 뒷목을 사정없이 친 흑인 남자의 말에 다른 백인 남자가 말렸다.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태로 강준을 죽일 수는 없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누가 죽여야 할지를 선택해야만 했다.

그들에게 상대를 죽인다는 것을 자신의 삶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었다.

비록 살인을 혐오하고 다른 방법을 강구하고는 있었지만 점점 줄어들어 가는 자신의 시간 타이머에 불안감이 엇을 리가 없었다.

아직 3일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하루 하루 두려움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크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렇게 세 사람은 강준의 몸을 끌고서는 자신들의 아지트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참을 움직이던 세 사람은 어설프기는 하지만 나무들로 목책 비슷한 것이 만들어져 있는 곳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네 사람이 도착을 하자 그 목책 안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 인기척에는 살기가 포함되어져 있어서 그 살기를 받아내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싹함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나다! 에디! 문 열어!”

에디라고 한 남자가 문을 열라고 외치자 잠시 후에 문이 열리면서 얼굴 하나가 문 틈으로 나와서는 세 사람을 확인했다.

“아! 오셨어요? 그런데….”

기절을 했는지 축 늘어져 있는 강준을 본 소년은 의아한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필리. 대장님은 계시지?”

“예? 아! 예! 안에 계세요.”

문이 열려진 사이로 에디는 다른 두 명의 동료와 함께 강준을 끌고서는 자신들의 아지트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사실 그리 크지 않았다. 자신들의 안전만을 지키기 위한 수준에 불과했고 그 때문에 그리 크지 않은 규모였다.

그리고 그 내부로는 총 11명의 사람들이 들어 있었다.

그 중에 전투가 가능한 남자들의 숫자가 6명 정도에 불과했고 나머지 5명은 여자이거나 어린 아이들이었다.

그 것만 해도 대단할 정도였지만 그들 모두는 점점 심해지는 불안감에 분위기는 무척이나 어두웠다.

에디는 강준을 끌고서는 한 쪽 구석에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는 자신들의 대장을 볼 수 있었다.

“오! 에디. 하센. 팔루! 어쩐 일로 이리 빨리 왔어?”

“대장 사람을 한 명 발견했어.”

에디는 이제는 땅바닥에 널브러진 강준의 몸을 바라보았다.

“흐음! 동료는 아닌 모양이군.”

대장이라는 남자는 유쾌한 표정이었지만 그 유쾌한 표정 속에서는 은은한 살기가 품어져 나왔다.

물론 그도 이 섬에서의 살인자에 대해서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살인을 저지를 수 밖에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었다.

“대장! 이 새끼! 여자를 강간하고 살인한 새끼야! 그냥 죽인 것이 아니라고! 당장 이 놈의 모가지를 잘라서 죽여버려야 해!”

팔루라고 하는 흑인 남자는 이를 갈며 외쳤다.

그렇게 여자를 강간하고 살인을 저질렀다는 팔루의 말에 얼굴에 미소가 깃들어 있던 대장이라는 자는 인상을 찡그리고서는 매서운 눈으로 강준을 노려 보았다.

그리고서는 강준의 손목시계의 타이머를 확인했다.

확실히 타이머는 리셋이 되어 있었다.

“사실이야. 에디?”

차가움이 물씬 느껴지는 자신들의 대장의 목소리에 에디는 한숨을 내쉬었다.

“살인 강간은 모르겠고. 이 남자의 옆에 알몸의 여자가 죽어 있었다. 몸에 타박상 같은 것은 없었지만 아마도 팔루의 말이 사실인 것 같아.”

자신이 경찰도 아니고 살인 방법을 알 수도 없었고 알려고 해야 할 시간 및 이유도 없었다.

단지 결과만으로 볼 때 강준이 여자를 죽였다는 것이 가장 타당성이 높을 뿐이었다.

“…….”

에디의 말에 생각에 잠겼던 대장이라는 자는 강준을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토굴 하나 만들어서 거기 넣어둬. 못 빠져 나가게 하고 감시 하나 붙여. 도망가려고 하면 죽여 버리고.”

대장의 말에 팔루는 지금 당장 죽이지 못하는 것에 불만이었지만 자신들의 대장의 말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팔루와 하센이 강준의 몸을 끌고서는 강준을 묶어둘 곳을 찾아 떠나가자 에디는 자신의 대장을 바라보았다.

강준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볼 심산이었다.

지금까지 자신들의 파티는 사람을 죽여서 생존을 하려고 하는 파티가 아니었다.

강준이 목표로 했던 것처럼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던 파티였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 방법을 알 수 없었지만 무자비하게 살인을 통해 살아남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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