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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 어 라이프-23화 (23/161)

##23 6. 노리는 자

엘리를 향해 달려드는 데런에 엘리는 얼굴이 창백해져서는 몸이 굳었는지 움직이지를 못했다.

하지만 얼마 뒤 엘리는 자신의 눈 앞을 가리는 커다란 벽을 볼 수 있었다.

“이 새끼가! 어디서 감히!”

데이브는 자신보다 한참은 작은 덩치의 데런이 자신들에게 달려드는 것이 두 눈을 부라렸다.

데런이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고작해야 잭나이프 일 뿐이었다.

그 것도 무시 할 수는 없었지만 상대가 강준과 같은 자신과 비슷한 실력자가 아니라면 단번에 때려눕힐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렇기에 도망을 가기 보다는 엘리의 앞을 막고서는 주먹을 말아 쥐었다.

그리고서는 자신의 장기인 카운터를 칠 타이밍을 재기 시작했다.

비록 슬럼프에 빠져 있기는 하지만 동물적인 감각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헤비급 권투 선수의 경우는 단 한방에 톤 단위의 파괴력을 자랑하기에 두 번 주먹을 휘두를 필요도 없이 일반인들은 그대로 벋어 버릴 터였다.

“우와아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달려오던 데런은 데이브의 두 세걸음 앞에서 멈추고서는 놀란 눈으로 데이브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움찔 몸을 떤 데이브는 타이밍을 잃었지만 자신이 먼저 치고 가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서는 몸을 앞으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곧이어 들려온 목소리에 그 타이밍마저도 놓쳐버릴 수 밖에 없었다.

“우와아! 혹시 데이브 마르틴 선수 아니세요? WBA 크루저급의 그 데이브 마르틴!”

“……!”

데이브는 자신의 눈 앞에서 두 눈을 초롱초롱 반짝이고 있는 데런을 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보아하니 자신의 팬이 자신을 보며 열광하던 그런 모습과 대단히 흡사해 보이는 것이었다. 아니 딱 한 눈에 보더라도 자신의 팬이 분명해 보였다.

종합격투기가 인기를 끌면서 권투의 인기는 시들어졌지만 아직도 상당 수의 팬들이 존재하기는 했다.

데이브도 유명 연예인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팬이 많은 편에 속하던 선수였다.

“그…그래. 내가 데이브 마르틴이네만.”

데이브의 말에 데런은 환한 표정을 지으며 감격을 했다는 듯이 데이브를 바라보았다.

“큭큭큭!”

뭐가 그리도 좋은지 웃음을 터트리는 데런에 강준과 엘리도 황당하다는 듯이 데런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긴장의 끈을 풀지는 않았따.

아직도 데런의 손에는 잭나이프가 들려져 있었고 데런 또한 정신 상태가 멀쩡해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야!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다니 정말 반갑네요.”

“응? 나를 아나?”

다시 만났다는 데런의 말에 데이브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래도 데이브의 기억에 데런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 기억 못하시려나? 크큭! 이거 조금 실망이네요! 뭐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상관은 없고요. 그나저나 데이브도 이런 곳에 있었다니 정말이지 놀랍네요. 크크큭!”

데런은 생각보다 수다쟁이인 듯이 말이 많았다. 거기에다가 제법 유쾌한 성격인지 두려움과 공포가 가시자 표정도 상당히 밝아졌다.

“하여튼 저 데이브씨 팬입니다! 아주 열성 팬이지요. 크큭! 아! 동료 구하신다고 하셨지요? 저도 같이 다녔으면 좋겠네요! 할 줄 아는 것은 별로 없겠지만 열심히 도와 드릴게요!”

데이브는 강준을 쳐다보고서는 밝은 표정을 한 채로 말을 했다.

강준은 너무나도 쉽게 동료를 받아들이게 되자 순간 황당했지만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들어 데런의 잭나이프를 가리켰다.

“일단 그 잭나이프를 좀….”

강준이 잭 나이프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데런은 자신의 손을 바라보고서는 놀란 듯이 사과를 했다.

“아! 죄송해요. 이거 생각지도 못 했네요. 이거 받으세요.”

데런은 자신의 손에 들린 잭나이프의 칼날을 조심스럽게 잡고서는 강준에게 손잡이 부분 쪽으로 내밀었다.

“……!”

강준은 자신의 무기를 자신에게 주려는 데런의 모습에 깜짝 놀라야만 했다.

이런 곳에서 다른 이에게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무기를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아닙니다! 그 쪽이 가지고 계세요.”

“예? 아니요! 저 이런 거 필요 없어요. 칼을 다룰 줄도 모르는데 군인분이 다루시면 더 도움이 되실 것 같아서요. 아! 데이브씨께서 가지실래요?”

데런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이번에는 데이브에게 잭나이프를 내밀었다.

그러자 데이브도 황당하다는 듯이 데런을 바라보다가 잭나이프를 잠시 바라보았다.

과거 데이브도 뒷골목에서 살아왔기에 이런 잭나이프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장난처럼 묘기도 부릴 줄 알았기에 이런 것이 자신의 손에 들어온다면 강준과 싸웠을 때 자신이 더 유리했을 터였다.

물론 지금은 강준과 굳이 싸울 필요는 없었지만 위험한 상황에서는 무척이나 도움이 될 것이었다.

그 때문에 데이브는 눈 앞의 잭나이프가 정말이지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 자신도 그 것을 받아도 될 것인지를 분간 할 수가 없었다.

“혹시 전투 배낭이 두 개이신 것 같은데 무기가 두 개 이신가요?”

강준은 조심스러게 잭 나이프를 데이브에게 내밀고 있는 데런에게 물었다.

그러자 데런은 고개를 갸웃거리고서는 대답을 했다.

“아! 다른 배낭에서는 무기가 없고 그냥 식량만 가득 있더라고요. 한 번 보실래요?”

강준의 질문에 데런은 자신의 전투 배낭을 땅바닥에 내려 놓고서는 짐을 주섬주섬 꺼내들기 시작을 했다.

각종 비스켓 류와 식료품 깡통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개중에는 이미 먹어버린 봉지들과 캔들이 있었지만 따로 무기로 보이는 것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 지금 데런이 입고 있는 복장으로 보건데 무기들을 숨길 만한 곳도 보이지 않았다.

“흐음! 전투 배낭에 무기가 꼭 들어 있는 건 아닌가 봅니다.”

강준은 전투 배낭에 무조건 무기 하나씩이 들어 있는 줄 알았다가 그 것은 또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식료품도 생존을 위해서는 대단히 중요했다.

정글에 의외로 먹을 것이 풍부하다지만 그러한 것을 알지 못하는 이들로서는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실제 아직도 데이브나 엘리는 강준과는 달리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의 구분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엘리와 데이브와 같이 식료품 배낭에 의지하며 먹을 것을 구해야만 할 터였다.

강준은 한 눈에 보기에도 데이브가 잭 나이프를 가지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며 남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딱히 데이브가 잭나이프를 가진다고 해서 불만은 없었지만 문제는 새로운 동료가 될 데런이 어떻게 반응을 하느냐는 것이었다.

‘아직 무기의 중요성을 모르는 건가? 만약 지금 준다고 해도 나중에 다시 돌려달라고 할지도 모르는데.’

무기를 발견하고 난 뒤의 소유권 문제도 상당히 민감할 수 밖에 엇었고 데런이 가지고 있는 식료품에 대한 분배도 골치가 아픈 문제였다.

데이브도 그런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는 듯이 난감해 하다가 데런이 내민 잭나이프의 손잡이를 결국에는 붙잡았다.

“큼! 큼! 내가 자네를 지켜 줄 테니까 안전은 걱정하지 말아.”

데이브는 데런에게 자신을 보호해 주겠다는 말을 하며 받아쥔 것이었다.

“아! 그러면 정말 감사하지요!”

데런은 속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조금은 모자란 것인지 알 수 없는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후우! 어쩔 수 없지. 확실히 데이브가 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강준은 아직은 믿음이 쌓이지 않는 데런을 바라보며 차라리 조금은 믿을 수 있는 데이브가 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파티의 안전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리를 다치셨나 봐요.”

“아! 예! 막 뛰어다니다가 넘어졌습니다.”

다리를 저는 데런에 엘리가 걱정이 되는 듯이 물었다. 데런은 인상을 찡그린 채 아프다는 듯이 자신의 오른쪽 다리를 바라보았다.

다치기는 했지만 딱히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에 지금까지 방치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제가 한 번 볼게요. 간호실습을 받은 적이 있어서 간단한 응급처치는 해 드릴 수 있거든요.”

“어? 엘리 간호사였어요?”

“응? 백의의 천사?”

갑작스럽게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엘리의 말에 강준이나 데이브는 놀란 눈으로 엘리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그런 재주가 발견되자 놀란 것이었다.

엘리는 그런 두 사람의 반응에 얼굴을 붉히고서는 대답을 했다.

“간호사는 아니고요. 노인 보호시설에서 자주 봉사활동을 하면서 익혀 두었던 거에요. 간단한 응급처치 정도 밖에는 할 줄 모른다고요.”

간단한 응급처치라고는 하지만 그 간단한 것이 죽을 사람도 살릴 수 있는 엄청난 스킬이라는 사실이었다.

이런 서바이벌에서 그런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대단히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특히나 강준은 엘 리가 응급처치를 할 줄 안다는 말에 표정이 환하게 변했다. 지금 데런을 동료로 삼게 된 것보다 엘리의 스킬을 알았다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거 내가 우리 동료들을 너무 못 믿었던 모양이야.’

처음 짐덩어리로만 여겼던 것이 이제는 보물이 되어 돌아오는 것에 미소가 지어지는 강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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