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겟 어 라이프-7화 (7/161)

##7 3. 살기 위해 달려라

‘위험하다.’

강준은 그 모습을 보며 사람들의 마음에 강렬한 불신이 싹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열길 물 속은 알 수 있지만 한 길 사람의 마음 속은 알 수 없다는 것처럼 상대만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은 인간이 가진 가장 강한 힘인 단합을 할 수 없게 됨을 의미했다.

처음 나갔던 남자가 다른 이에게 끌려가자 더 이상 겁에 질려서는 주저앉아서 움직이지 못하는 이는 없어졌다.

잘못한다면 자신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겨버린 것이었다.

“너 나가.”

덩치가 손을 가리키자 그 사람은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숲 속을 달려간다. 죽지 않으려면 그렇게 해야만 했다.

“너 나가!”

이렇게 되자 오히려 먼저 나가려고 덩치의 앞으로 다가간다. 처음에는 누구하나 먼저 지적당하기 싫어서 철조망의 안쪽으로 피했지만 이제는 늦으면 늦을수록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안 것이었다.

‘적은 내 옆에 있다.’

인간의 마음 속의 악마가 속삭이기 시작을 했다.

자신들을 이렇게 만든 이들보다 자신의 옆에 있는 이들이 더욱 더 믿기 어려워졌다.

힘을 합쳐 이 난관을 돌파해야만 했지만 파편화된 개인주의처럼 산산이 부서져 버린 것이었다.

“다음은 너!”

한 남자가 뛰어간다.

“뭐지? 저 사람?”

하지만 그 남자는 다른 이들과는 달리 숲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백사장을 달려갔다. 바다로 달려가 자살을 하려는 것인지 의문이 들 지경이었다.

“하하하하! 역시! 역시 내 눈이 정확했어!”

남자는 백사장을 달리다가 두 손으로 모래를 파기 시작했다.

그리고서는 웃음을 터트리며 모래 구덩이에서 가방을 하나 파내었다.

다들 그런 남자에게 정신이 팔려서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서는 그 가방에서 남자가 꺼낸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 먼 거리가 아니었기에 남자의 손에 들린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이들은 많았다.

그 것의 정체를 아는 어떤 이의 입에서 그 물건의 정체가 들어났다.

“석궁?”

복면을 쓴 남자가 말한 무기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 진실이었다. 상대를 좀 더 효과적이고 편하게 죽일 수 있는 무기의 존재가 나타난 것이었다.

석궁을 찾아낸 남자는 두 눈동자의 실핏줄이 터져서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

“으히히히히! 이거면 누구도 날 못 이겨! 난 끝까지 살아남을 거라고! 끝까지 으히히히히히히!”

무기를 가지자 눈동자에서 살기가 어렸다.

그리고서는 자신을 이런 곳으로 끌고 온 작자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무기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대수롭지 않다는 아니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으득!

상대는 총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리 자신이 무기를 가졌다고 할지라도 어찌 할 상대는 될 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석궁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너 나가!”

“히익!”

철조망 밖에 맹수가 있는 상황에 더 이상 빠르게 달려 나갈 수는 없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석궁이 날아올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뛰어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었다.

“제길! 빨리 안 나가!”

“제발 살려주세요. 흑흑! 제발요!”

밖의 일은 관심도 없다는 듯이 덩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우는 여자의 멱살을 붙잡고서는 그대로 철조망 밖으로 집어 던져 버렸다.

“까아아악!”

철조망 밖으로 던져진 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석궁을 들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가 이내 일어서서는 숲 속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최대한 멀리 도망을 가던지 그 석궁을 들고 있는 이보다 더 강한 무기를 습득해야만 했다.

“다음은 너!”

그리고 선택된 우락부락한 남자는 자신을 가리키는 것에 잠시 석궁을 든 남자를 바라보더니 숲을 바라보았다.

이미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숲 속으로 사라졌다.

더 이상 숲 속은 안전한 곳이 아닌 치열한 싸움이 될 전장이었다.

그 숲속에서 어떤 이가 어떤 무기를 들고서는 기다리고 있을지 몰랐다.

물론 아직 시간은 충분하기에 살인을 해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다른 이의 보험이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남자는 갈등을 하다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덩치의 모습에 그대로 문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리고서는 그대로 석궁을 들고 있는 이를 향해 달리기 시작을 했다.

“응?”

석궁을 든 남자는 덩치가 큰 남자가 자신에게 달려오는 것에 처음에는 의아해했다.

감히 강력한 무기를 들고 있는 자신에게 덤비는 자의 모습에 가소로울 지경이었다. 자신은 상대를 죽일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가진 존재였다.

총을 가지고 있는 이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맨 손의 사람보다는 우월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다.

‘멍청한 놈.’

강준은 석궁을 들고 있는 이가 멍청하다는 생각을 했다.

석궁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연사력이 좋지 못했다. 위력은 좋았지만 상대를 즉사시키거나 전투불능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 되는 무기였다.

거기에다가 석궁을 장전하지도 않은 채로 저러고 있는 것이 어이없을 지경이었다.

특전사로 있으면서 열병기 뿐만 아니라 냉병기까지 다루어 본 강준이기에 석궁을 장전하고 발사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지만 처음 석궁을 다루는 이라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 어!”

그 때문인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덩치 큰 남자에 급히 석궁을 들어 올렸지만 장전되지 않은 석궁에 당황을 하기 시작했다.

급히 가방에서 화살을 꺼내 보았지만 이미 늦은 다음이었다.

퍼억!

덩치가 큰 남자는 여자 허벅지와 맞먹는 팔뚝을 들어서는 그대로 당황해하고 있던 남자의 얼굴을 쳐버렸다.

“아악! 악! 이 개 같은 새끼가! 아악!”

당황해서 피하지도 못한 남자는 그대로 백사장을 뒹굴 수 밖에 없었다.

“…….”

덩치 큰 남자는 백사장에 피를 흘리며 뒹구는 남자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모래 바닥에 떨어져 있는 석궁과 화살을 들어올렸다.

철컥!

그리고서는 능숙하게 화살을 장전하고서는 얼굴에 피를 흘리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코가 뭉게진 것인지 코피가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그런 고통보다 분노가 더 강한지 상대를 노려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 주었던 무기는 상대방에게로 넘어가 있었다.

광기는 분노로 그리고 그 분노는 너무도 빨리 공포로 변해 버렸다.

“사…살려 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석궁을 빼앗은 남자는 살려달라는 남자를 쳐다보다가 자신의 시계의 시간을 바라보았다.

“아직은 죽일 필요는 없다.”

아직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지금 죽여 봐야 한시간 더 살 수 있도록 리셋이 될 뿐이었다.

그리고 이런 자들이라면 언제든지 죽일 자신이 있었다.

그 때문에 석궁을 빼앗은 남자는 모래 바닥에 떨어져 있는 가방과 화살들을 주워서는 숲 속을 향해 천천히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무기를 차지했다고 해도 그 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면 빼앗긴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 수 있었다.

“다음 너!”

그렇게 무기가 강탈당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사람들의 귀에 또 다시 덩치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

강준은 자신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고서는 덩치를 바라보았다. 덩치는 귀찮다는 듯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강준임을 알려줬다.

‘일단은 숲 속으로 도망을 가자. 나도 무기가 필요해.’

강준은 문을 나와서는 멍하니 백사장에 주저앉아 있는 이를 힐끔 바라 보고서는 석궁을 강탈해 간 남자가 사라진 곳이 아닌 다른 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아직 의문이 가득했고 혼란스러운 머리가 정리되지 못했지만 지금 그럴 시간이 강준에게는 없었다.

‘제길!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개 같은 일을 벌인 놈들을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겠다!’

백사장을 지나 숲 속의 입구에 도착을 하기 시작하자 강준의 몸은 급격하게 숙여지면서 숲 속의 그늘 속으로 녹아들어가기 시작했다.

전역을 한지는 꽤 되었지만 극도의 위험과 위기감에 과거 몸이 외워버린 전술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기 시작을 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