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겟 어 라이프-5화 (5/161)

##5 2. 죽음의 게임

강준이 그렇게 잠에 빠져들었을 때 다른 승객들 또한 마찬가지로 전부 잠에 빠져든 상태였다.

오천명에 달하는 승객들 모두가 수면가스에 잠이 든 것이었다.

달조차도 뜨지 않은 어두운 밤에 크루즈 선은 얼마 지나지 않아 불들을 모두 끄기 시작을 했다.

“선장님. 모든 불을 소등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마치 괴물과도 같이 방독면을 쓰고 있는 남자가 하얀 선장복을 입고 있는 방독면을 쓰고 있는 선장에게 보고를 했다.

“다 잠들었나?”

“예! 전원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손목을 모두 확인했습니다.”

그 말에 애스덤 선장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명백한 범죄행위였지만 애스덤 선장은 자신의 배에 타고 있는 오천여 승객들을 모두 수면가스로 잠에 빠지게 한 상태였다.

“예정된 항로로 돌리게.”

“알겠습니다. 선장님!”

어둠 속에서 거대한 배가 항로를 틀기 시작을 했다.

아프리카의 희망봉을 향해 가는 것은 명백하게 아니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납치 사건이 터진 것이었지만 그 누구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은 누구하나 세상에 알릴 생각은 없었다.

‘거대한 유희. 지옥의 게임을 시작한다.’

애스덤 선장의 방독면 뒤의 얼굴은 어느덧 악마와 같은 기묘한 표정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 거대한 섬 하나가 나타났고 크루즈 선은 그 섬으로 정박을 했다.

“시간이 없다. 빨리 해라.”

“예! 알겠습니다.”

무려 오천여명에 달할 정도의 숫자의 승객들이었다. 그런 승객들을 이 정체불명의 섬에 내려놓아야만 했다.

당연하게도 찾은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지만 크루즈 선에 타고 있는 승무원들의 숫자는 이천명이 넘는 숫자였다.

거기에다가 이미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지 각종 소형 선박들이 트루즈 선에 다가오기 시작을 했다.

모든 승무원들이 몸을 놀려 승객들을 섬에 내려놓기 시작을 하자 아침 해가 뜨기 전에 모든 승객들을 섬에 내려놓을 수 있었다.

크루즈 선은 그렇게 승객들을 모두 내려놓고서는 섬에서 사라지기 시작을 했다. 아직 완전히 해가 뜨지 않은 지금이 기회라는 듯이 어디론가로 떠나가는 것이었다.

크루즈 선이 떠나고 난 뒤 내려진 승객들은 총 10군대로 나누어졌고 하얀 백사장에 몸을 뉘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 사이에 강준도 있었다. 밀러와 레이나와는 떨어진 것인지 강준은 알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 누워 있는 중이었다.

그나마 옷은 대충 입혀 준 것인지 알몸인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미동도 하지 않은 채로 잠들어 있는 모습은 수 많은 이들과 함께 괴기스러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렇게 완전히 아침 해가 뜨고 밤새 차가워졌던 모래들이 열기를 받아들이기 시작을 할 때 쯤이었다.

타다다다다닥!

고막이 찢어지는 듯한 소음이 사방에서 들려오기 시작을 하자 백사장에 누워 있던 승객들은 단잠에 빠져 있다가 화들짝 놀라서는 눈을 떴다.

도저히 잠에 계속 빠져 있을 수 없을 정도의 소음이었고 이미 수면가스의 효과도 끝나 있는 상태였다.

한 두 사람도 아닌 수십명의 사람들에 의해 쏘아 올려지는 총소리에 강준은 정신이 번쩍 들어서는 두 눈을 뜨고서 주변을 바라보았다.

‘제길! 역시나!’

이미 자신과 레이나가 수면 가스에 중독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던 강준이었다.

결코 좋은 일이 아닐 것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뭐…뭐야?”

강준은 자신 뿐만 아니라 알 수 없는 곳에 수백명은 족히 될 만한 사람들이 가득 모여 있는 것에 얼이 빠졌다.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리고 그 것은 강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뭐야? 여긴? 왜 우리가 여기에 있는 거야?”

크루즈 선상의 자신의 객실에서 잠이 들었던 이들이었다. 그런데 눈을 뜨자 왠 백사장에 잔득 모여 앉아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런 이들을 둘러 싸고 있는 남자들의 손에서 총이 들려져 있었다.

당연하게도 엄청난 혼란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다.

남자들은 화가 난 듯이 두 눈을 부라리고 있었고 여자들은 겁에 질린 듯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탕!

그리고 그렇게 혼란이 극도에 달할 때쯤 총의 쏘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우아아악!”

“까아아악!”

당연하게도 수백명에 달하는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백사장에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당연히도 더 이상의 소음은 없었다.

“지금부터 시끄럽게 구는 새끼들은 전부 죽여 버리겠습니다.”

한자루의 권총에서 하얀 연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권총을 들고 있는 복면의 남자에게서 약간의 사투리가 섞인 영어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약간 어눌한 듯 했지만 분명한 것은 진득한 살기가 느껴지고 있었고 그 살기는 분명히 자신이 한 말을 지키겠다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꼭 이런 일에 나서길 좋아하는 이들이 있었고 환인을 하고 싶어하는 이가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이보시오!”

한 배불뚝이 중년 남자 하나가 몸을 일으키며 권총을 든 남자와 대화를 나누려고 했다.

만약 상대가 돈을 원한다면 충분히 줄 수 있을 정도로 돈은 넘쳐났다. 지금 당장이라도 은행에 있는 돈을 이체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돈은 목숨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중년 남자였지만 그 목숨이란 자신의 목숨이 아닌 타인의 목숨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상대는 불행하게도 돈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이 잔득 구겨진 인상을 한 채로 손을 들어올렸다.

탕!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 발사된 탄환이 발사되면서 회전을 시작했고 그 회전이 된 탄환은 그대로 중년 남자의 이마에 정확하게 박혀 들어갔다.

퍼억!

머리가 터져 나가는 소리와 함께 중년 남자의 뒷통수로 피와 뇌수가 뒤섞인 체로 튀어 나왔다.

“입 열면 죽여 버리겠다고 분명 경고를 했습니다!”

사람이 죽는 모습에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려고 했지만 너무나도 선명하게 자신의 귀를 관통해 들어오는 목소리에 손으로 입을 쥐어막아야만 했다.

“흐음! 이제 조용해 졌군요.”

잔득 공포에 질린 채로 조용해진 백사장에 총을 쏜 남자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서는 겁에 질려 있는 이들에게 말을 했다.

“좋습니다! 지금부터 여러분들에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겠습니다.”

사람을 한 명 죽여 놓고서는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것에 몇 몇의 사람들은 이를 갈았지만 다들 살 수 있다는 것의 기대감에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모든 이들에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될 것입니다. 돈이 많은 분이나 적은 분이나 상관이 없고 늙은 분이나 어린 분이나 모두가 평등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지요.”

복면을 쓴 남자는 마치 자신이 큰 은혜라도 베푸는 듯이 거들먹거리며 말을 했다.

“지금 이 곳에는 총 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여러분들과 같은 분들께서 오천명이나 되신다는 것이지요. 살 수 있는 방법은 여러분들이 이 곳에서 딱 3개월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겁니다. 어떻습니까? 아주 쉬운 일이지요?”

3개월을 살아만 남으라는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길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