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1. 세계 최대의 크루즈 선
세계 최대의 크루즈선인 STX 크루즈 선은 12만 5천톤급의 규모로 6000명이 넘는 탑승객들과 2500여명 가까운 승무원들을 태울 수 있는 하나의 해양 도시와도 같은 배였다.
과연 이 것이 배이기는 할 정도로 초대형 크루즈로 건조비용만 1조원이 넘어갈 정도로 엄청난 배였다.
프랑스 마르세유 항에서 출발을 해서 영국 런던 항과 포르투칼의 리스본 항에서 나머지 승객들을 태우고서는 아프리카의 희망봉을 거쳐서 되돌아오는 3개월 짜리 크루즈 여행이었다.
총 탑승객 수가 5000여명 정도로 첫 상업 항해를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 적인 항해 여행이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틴이라고 하는 여행 회사의 추첨에 의해 뽑힌 탑승객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거대한 크루즈 선답게 파도에 의한 흔들림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기에 배멀미로 즐거운 한 때를 놓치는 이들은 드물었다.
설마 배멀미를 하더라도 종합병원 수준의 의료 설비가 마련되어 있는 곳이었기에 금세 멀쩡해질 수 있을 정도였다.
-안녕하십니까! 로제 느와르 호의 선장인 애스덤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3개월간의 항해를 여러분들과 함께 할 선장으로 여러분들의 안전과 즐거운 여행을 위해 이천여 승무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의 객실을 찾아 짐들을 정리하고 있을 때 선내의 스피커에서 중년의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준과 밀러도 자신들의 객실에서 짐을 정리하다가 스피커의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였다.
-즐거운 여행과 함께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로제 느와르 호는 12만 5천톤급의 크루즈선으로 2700개의 선실과 3000명이 동시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대연회홀…….-
로제 느와르 호에 대한 설명에 다들 감탄을 하며 들었다. 세계 최대의 크루즈 선답게 엄청난 규모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것이었다.
-…… 이런 엄청난 규모답게 간혹 저희 승무원들도 길을 잃어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가끔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하하!-
애스덤 선장의 웃음소리와 함께 승무원들이 길을 잃는 다는 말에 다들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할 법한 일이기에 탑승객들 모두 살짝 걱정이 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각 객실의 테이블에 보시면 위치추적칩이 들어 있는 손목시계가 있습니다. 물론 고객님들의 소중한 사생활 보호를 위해 이 손목시계의 위치 추적은 저희 쪽에서 하지는 않습니다. 오직 길을 잃으셨을 때 손목시계에 있는 붉은 버튼을 누르시게 되면 저희 승무원들이 확인 후에 길을 잃으신 분들을 찾아가서 도움을 드리는 장치입니다. 그와 함께 로제 느와르 호의 각종 서비스를 자동 결재해 드리는 장치이기도 하니 한 분도 빠짐없이 착용을 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애스덤 선장의 말에 다들 탁자 위에 올려져 있는 가죽 케이스를 열었다.
그러자 깔끔한 검정색 계열의 금속 손목시계가 들어가 있었다. 금속으로 되어 있어 조금 무거운 감이 있기는 했지만 여객선 내에서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물건이라는 생각이기에 다들 자신의 손목에 착용을 했다.
찰칵!
전 재질이 금속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차가운 느낌이 손목을 통해 전해졌지만 누구하나 그 것에 대해서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와! 이거 꽤나 좋아 보이는데.”
밀러는 자신의 손목에 찬 손목시계의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탈칵!
강준은 그런 밀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손목시계를 손목에서 풀어보았다.
금속으로 되어 있어서 고장이 나면 풀리지 않는 것은 아닐까 잠시 걱정이 되었지만 손목시계는 쉽게 풀렸다.
그렇게 몇 차례 손목에 찼다가 풀어본 강준은 손목에 착용을 하고서는 귀에 손목시계를 가져대 대보았다.
딸칵! 딸칵! 딸칵!
내부에는 기계식 부품으로 되어 있는 것인지 미세한 소음이 들려왔다.
“이거 꼭 폭탄 같네.”
“뭐?”
밀러는 강준의 말에 황당하다는 듯이 강준을 바라보았다.
“아! 아니야! 디지털 방식의 시계 내부에서 아날로그 방식의 부품 소리가 들려서 말이야. 좀 특이하기는 한데 나쁘지 않은 물건이다.”
강준은 자신도 자신이 한 말이 웃겼던지 미소를 지으며 밀러의 등을 쳤다.
“야! 정리는 나중에 하고 빨리 여자 꼬시러 가야지!”
“이 새끼! 너 완전 발정난 놈 같다!”
밀러는 빨리 여자 꼬시러 가자는 강준의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야! 나 한국 돌아가면 더 이상 금발의 미녀들 못 만난다고. 그러니 기회 될 때 실컷 즐겨야지!”
강준의 말에 밀러는 잠시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강준이 이번 여행을 끝으로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유럽에 눌러앉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강준은 한 번 한다고 하면 반드시 하는 친구였기에 자신이 말린다고 해서 듣지도 않을 것이었다.
“그래! 어서 가자. 별 것 없는 백마가 뭘 그리 좋은 건지.”
밀러로서는 서양 여자보다는 오리엔탈 적인 동양여인에 대한 환상이 더 많았지만 강준의 마음을 이해해주기로 했다.
그렇게 강준과 밀러는 순진하고 여린 양들을 사냥하는 늑대들처럼 선상을 구경하러 다니기 시작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