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기 >
에필로그를 올리고,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이렇게 후기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일단 언제나 그렇듯, 이번 글 역시 완결을 지을 수 있도록 제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독자분 들께 감사하다는 말부터 드리겠습니다.
글은 누구든 쓸 수 있고, 무엇이든 쓸 수 있고, 글 을 쓰는 순간 작가가 될 수 있지만, 전업작가는 독 자분들의 관심과 애정과 사랑을 받지 못한 글을 쓰 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글을 쓰기 전에는 과연 이 글을 독자 분들이 읽어주실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고, 글이 마무리에 다가오면 과연 어떤 마무리를 지어야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중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들 이 만족하실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사실 언제나 좋은 시작 그리고 아름다운 꼬리를 가진 글을 쓰고 싶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 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죄송스러울 따름입니 다. 최선을 다하지만, 부족한 능력 탓에 보다 좋은 것을 내놓지 못한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안타깝게 도 때때로 짜증도 납니다. 후기를 적으면서도 과연 이게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나, 하는 고민을 하고, 흑여 제 글에 만족하지 못하시는 분들 께는 무어라 사과를 해야 할지 가슴도 먹먹합니다.
후기에 어울리지 않는 작가의 주절거림이 길어 졌습니다.후기답게 이제는 솔플의 제왕에 대한 이 야기를 주절거리도록 하겠습니다.
솔플의 제왕을 쓰게 된 이유는 레이드 물에 대한 한계점을 돌파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실 현대 배경으로 레이드물을 쓴다는 건, 개연성을 넣기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또한 유쾌한 분위기를 잡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언제 몬스터에게 죽을지 모르고, 언제 서로를 죽고 죽이게 될지 모르는 상 황이 연출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가상현실공간 그리고 게임이 무대라면 서로를 죽고 죽이는 상황에서도 서로를 향해 우스갯소리를 던지고, 장난도 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레이드물을 그냥 가상현실게임으로 옮기자! 그런 의미로 썼습니다. 아마 게임 내 설정들을 보면 레이드물과 비슷하다는 걸 금방 눈치채셨을 겁니다.
동시에 솔플의 제왕을 통해 제가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여러 서러움을 풀고자 했습니다. 온라인게임을 여러 가지 했지만 그 중에서 끝을 본 게임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게임에서 활약 했던 적도 없었죠. 그만큼 필사적으로 게임을 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 만큼 이번 소설에서는 이러 한 것들을 전부 할 수 있는 주인공을 잡고 싶었습니다.
이제까지의 작품과 다르게 또라이 기질이 있고, 유쾌하면서도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주인공으로 글을 써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제까지 쓴 모든 작품에서 주인공은 진지하고, 냉철하고, 신중 했습니다. 그 한계를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었습 니다.
(사실 이러한 시도는 플레이 더 월드와 유적 포식자 사이에 집필을 했으나 포기했었던 클러치 히터란 소설에서 했었습니다만, 실패했죠;;)
글 외적인 이야기로 넘어오자면, 사실 기획을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인공지능이 게임을 만드는 시대가 언젠가는 오리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건 어 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 이었을 뿐이니까요.
인공지능이 게임을 만들고 관리해? 그게 가능해? 가능하다면 어떻게 가능하지? 그 사실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나름의 설 정을 집어넣었습니다만, 부족했죠. 그런 의미에서 알파고에게 감사합니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저조차도 놀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유독 이번 글은 쓰면서 감기가 자주 걸렸습니다. 감기가자주 걸리는 체질이 절대 아닌데, 이상하게 자주 걸리게 됐습니다. 심지어 허리디스크라도 생긴 건지, 무리 좀 하면 허리가 아파오더 군요. 그런 의미에서 지각을 자주하긴 했지만, 처 음부터 끝까지 글을 쓴 제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 껴 졌습니다.
(지각 자주 해서 죄송합니다 TT)
이제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내보겠습니다. 일단 차기작은 야구소설을 준비 중입니 다. 플레이 더 월드 완결 이후 시도했으나 제 능력 부족으로 스스로 접었던 클러치 히터란 글을 유적 포식자와 솔플의 제왕을 쓰면서 나름 열심히 수정 하고, 시놉스를 새로 쓰고, 캐릭터를 새로 잡고, 여 러 관련 서적을 읽으며, 나름 독자분들께 그때보다 나은 글을 보여드리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무엇보다 야수이자, 포수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은 꼭 한 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타자이자 포수, 그 후에는 감독과 구단주를 주인공 삼아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만, 감 독과 구단주를 주인공으로 쓰는 건 무척 어렵더군요)
이 외에도 일단 준비한 소설은 많습니다. 쓰고 싶은 글은 굉장히 많습니다. 물론 좋은 글을 쓰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이지만요.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글을 쓰는 걸 직업으로 한 이상, 제가 무슨 글을 쓰게 될지는 결국 독자분들께 달려있습니다. 차기작을 쓰더라도 독자분들 이 외면한다면 그 글은 제가 쓸 수 없는 글이 되니 때문에 다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어떤 글을 독 자분들이 원할지, 그리고 어떻게 써야 독자분들이 제 글을 좋아하실지.
참으로 행복한 고민입니다. 글을 쓸 수 있고, 그 글을 읽어주실 독자분들이 있으니까 가능한 고민이니까요. 언제나 부족한 글임에도 응원을 해주시고, 더 나아가 많은 글을 읽어주시는 장르 소설 독자 분들께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름이 오고 있습니다. 겨을에 시작한 글이 여름 을 바라보며 끝났다는 사실이 새삼스럽습니다. 여름이 오는 만큼 건강 조심하시고, 최대한 빨리 새 로운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