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화. 본 드래곤 (3). >
8.
‘어디 보자······.’
태블릿PC를 바라보던 안재현이 안경을 고쳐 쓰며 태블릿PC를 손가락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마력 회복 아이템에 3,223골드, 체력 회복이 2,550 골드, 뼈재료 값이 1만······.”
나름 작심하고 시작한 계산은 생각보다 금방 끝났다. 계산 자체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안재현의 손가락이 멈췄으니까.
“아.”
이윽고 안재현의 입에서 정말 나약하기 그지없는 탄식 소리가 가엾게 흘러나왔다.
‘미치겠다.’
탄식조차 내뱉기 힘든 처지 속에서, 그 탄식 뒤를 이어줄 뒷말이 목구멍을 넘긴 소원할 수밖에. 안재현은 그대로 자신의 푸념과 투정을 속으로만 삭였다.
그렇게 삭힌 푸념은 결국 짜증으로 이어졌다.
‘본 드래곤······ 생겨도 왜 이런 돈만 잔뜩 먹는 스킬만 생기는 거지?’
하회탈이 빅스마일이 관리하는 하이우드 숲에서 사냥을 시작한 지 열흘이 지났다.
‘스킬 랭크 때문에 안 쓸 수도 없고······ 진짜 이 스킬 때문에 우드데빌을 그렇게 많이 잡았는데 적자라니.’
열흘 동안 하회탈의 사냥 그리고 레벨업은 매우 순조로웠다. 아니, 순조로운 수준이 아니라 절정이었다. 열흘 동안 무려 4레벨을 올리면서, 235레벨을 달성했다. 과거로 돌아오기 전 히르칸이 하회탈 길드에서 활동할 당시에는 230레벨에서 240레벨을 찍는데 31일이
걸렸던 걸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레벨업 속도였다.
그리고 레벨업 속도만큼 돈이 빠져나가는 속도도 빨랐다.
“빌어먹을, 이런 걸 진짜 쓰라고 만든 건가?”
원흉은 당연히 본 드래곤 스킬이었다.
이제까지 하회탈이 부리는 해골들 역시 나름 훌륭한 돈 먹는 괴물들이었지만, 본 드래곤 스킬은 그런 해골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해골들을 꾸며주고, 입혀주고, 먹여주는데 돈을 쓰는 게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기분이었지만, 본 드래곤 스킬을 쓰는 건 그냥 바닥에 물
을 뿌리는 기분이었다.
더 섬뜩한 건, 이건 시작도 한 게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지금 나온 200레벨 드래곤 타입 보스 몬스터인 크립 드래곤 한 마리 분량의 뼈 재료값이······ 7만 골드.’
진짜배기.
200레벨이 넘어가는 드래곤 타입의 대형 보스 몬스터의 경우에는 값의 단위가 달랐다. 다를 수밖에 없었다. 대형으로 분류되는 드래곤 타입 몬스터의 경우에는 한 마리를 잡을 경우 얻을 수 있는 뼈 재료의 양이 많을 때는 1백개 분량도 나온다. 한 마리 분량의 뼈 재료
코인의 값은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다.
그 어마어마한 값이 단 한 번의 전투를 끝으로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광경이 떠오르자, 안재현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
몸서리 끝에 안재현은 고민을 포기했다.
‘일단은 스킬 랭크업만 신경 쓰자. 그런 무시무시한 놈은······ 일단 무시하자.’
고민을 해봤자 남는 건 속쓰림 밖에 없을 테니까.
안재현이 곧바로 다시 태블릿PC의 액정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멈췄던 계산이 다시 시작됐다.
‘이번에 소모 아이템을 추가로 구매하고, 본 드래곤 제물을 구매하려면······ 10만 골드 정도는 더 구매해둬야겠군. 골드 소모 속도가 예상보다 너무 빠르네. 저번에 10만 골드를 구매했었는데.’
그리고 다시 고민이 시작됐다.
‘10만 골드 교환하는데 드는 수수료가······ 내 한 달 치 식비보다 많네.’
“······어휴.”
이 순간 안재현은 그냥 계산을 포기했다.
9.
본 와이번이 날갯짓과 함께 하르드 요새 유적 마을 중앙 광장에 착지했다. 뼈밖에 없는 날갯짓은 바람을 일으키지 않았다. 때문에 제법 거대한 본 와이번이 착지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하지만 본 와이번이 일으키기 시작한 소란은 결코 조용하지 않았다.
“저거 뭐야?”
“NPC인가?”
“와이번 배송 NPC가 본 와이번도 가지고 있었어? 그냥 보통 와이번 다섯 마리 아니었어?”
광장에 모여 있던 유저들은 물론 광장에 일어난 소란에 모이는 유저들의 웅성거림이 구름처럼 뭉치기 시작할 무렵, 본 와이번의 뼈를 손잡이 삼아 잡은 채 본 와이번의 등에 올라탔던 유저가 본 와이번의 몸에서 내려왔다. 무언가로 가득 찬 탓에 당장에라도 터질 듯한
주머니와 가방을 옷처럼 두르고 있는 유저의 얼굴이 확인되는 순간, 좌중이 들썩거렸다.
“하회탈?”
그 들썩거림은 마치 길거리에서 멈춘 값비싼 스포츠카에서 유명 연예인이 내리는 걸 봤을 때 나올 법한 들썩거림이었다. 그런 좌중의 들썩거림에 히르칸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 이 맛이지.’
본 와이번의 라이딩 스킬을 이용해 하이우드 숲에서 단숨에 하르드 요새 유적 마을까지 날아왔다. 그리고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본 와이번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보인 것 역시 처음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분위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역시 남자는 자가용이지.’
우려와 달리 본 드래곤의 라이딩 스킬을 이용한 비행은 굉장히 괜찮았다. 곡예비행 같은 건 불가능했지만, 찰흙놀이 스킬을 이용해 만든 와이번 골렘보다는 훨씬 더 높은 고도에서, 훨씬 더 안정적으로 날았다.
물론 이렇게 좋은 이동수단은 가치 만큼의 대가를 요구했다.
[본 와이번이 흙으로 돌아갑니다.]
시스템 알림과 함께 본 와이번이 무너지며, 하얀 흙더미가 되었다. 너무나도 가벼운 뼛가루는 사람조차 느끼기 힘든 미약한 바람조차 버티지 못한 채 사방으로 휘날려 날아갔다.
히르칸의 어깨와 목에 잔뜩 들어갔던 힘도 같이 날아갔다.
‘아, 내 2백 골드가······.’
라이딩 스킬을 이용해 장거리 이동을 할 경우,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 소환된 본 드래곤은 소멸한다는 것, 즉 본 드래곤 스킬을 이용한 장거리 이동은 일회용이었다. 왕복도 아니고 편도다.
그나마 히르칸이 이동할 때만 써먹기 위해 비행형 드래곤 타입 몬스터 중 가장 레벨이 낮은 90레벨, 노멀 와이번의 뼈재료를 제물로 삼은 탓에 소환에 드는 비용은 2백 골드에 불과했다.
물론 말이 2백 골드에 불과했다는 거지, 현금으로 환산하면 비행기 티켓값하고 비슷하다.
그게 아이템 보관소로 향하는 히르칸의 뒷모습이 이상하게 쓸쓸해 보이는 이유였다.
10.
아이템 보관소에는 유저들이 언제든 아이템 세팅을 할 수 있는 방이 마련되어 있다. 유저들을 위한 배려였다. 아이템 슬롯에 아이템을 넣고, 슬롯온을 열심히 외치며 자신의 아이템 세팅 상태를 체크하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이나, 반대로 아무도 없는 깊은 숲
속에서 몰래하는 건 너무나도 비참한 일이니까.
그 방에서 히르칸은 모든 무장을 해제한 채 서 있었다. 팬티만을 입고 있는 히르칸의 몸 상태는 괴상했다. 프랑켄슈타인을 떠올리게 만드는 누더기 같은 팔다리 위를 여러 종류의 문신들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히르칸은 그런 괴상망측한 자신의 몸뚱이의 왼쪽 옆구리살을 손잡이처럼 잡았다. 그리고는 살가죽을 뜯어내듯 잡아당기자 히르칸의 뱃가죽이 문처럼 열렸다. 금고와 흡사한 육면체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뱃속에는 체력 회복 아이템하고 버프 아이템 넣고······.’
히르칸은 그런 뱃속 안을 자신이 구매한 소모 아이템으로 빈 공간 없이 차곡차곡 쌓았다.
그다음은 허벅지였다.
‘오른 허벅다리는 해골 조각상하고 뼈폭탄하고, 본 스피어하고······ 본 드래곤 제물.’
오른쪽, 왼쪽 순으로 열었고, 그 안에 드러난 공간 안에도 아이템을 넣었다. 그 후에 팔과 손바닥에도 알뜰살뜰 아이템을 집어넣었다. 그 모습이 뼈 대신 아이템을 채워넣는 것처럼 보였다. 작업을 마친 후에 손목에 찬 시계를 조작했다. 맨몸뚱이에서 육중한 갑옷으로
무장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2초면 충분했다.
그 후에도 히르칸의 작업은 끝나지 않았다. 입은 다크 스폿 세트 곳곳에 있는 아이템 보관 주머니 따위에 소모 아이템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가방과 주머니도 잔뜩 챙겼다.
“후우.”
히르칸이 숨을 돌린 건, 모든 준비 작업이 끝난 다음······ 무려 20분 동안의 작업을 마친 후였다.
한숨이 나온 히르칸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걸렸다.
‘돈으로 도배를 했군.’
모든 유저가 사냥, 퀘스트 진행에 나서기 전 소모 아이템을 철저하게 준비한다. 그러나 히르칸 수준으로 아이템을 준비하는 유저는 결코 없었다. 그 정도로 히르칸의 준비는 철저했고 동시에 히르칸이 몸에 지닌 것들은 과할 정도로 비쌌다.
‘지금 워로드에서 내가 가장 비싼 사냥감이겠군.’
몸에 지닌 것만 만 골드 단위.
이뿐만이 아니다. 히르칸의 아이템 슬롯을 채우고 있는 아이템들 중에 저렴한 아이템은 하나도 없다. 개중에는 워로드에서 대체 불가한 유니크 아이템인 정화의 서클렛과 아누가스의 목걸이도 있다. 더군다나 히르칸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아이템들 중 상당수는 귀속
아이템으로, 손목시계를 강탈당해도 빼앗기지 않았다. 달리 말하면 누군가 히르칸의 손목시계를 강탈한다면, 정화의 서클렛이나 아누가스의 목걸이가 나올 확률이 높다.
히르칸의 말대로, 지금 워로드에서 유저들이 잡을 수 있는 것들 중 가장 가치 있는 건 히르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나를 두고 빅스마일 애들이 얌전하다니, 이게 이해가 안 간단 말이야.’
그런 히르칸을 빅스마일 길드는 그냥 놔뒀다.
이 부분에 대한 의문은 하이우드 숲에서 사냥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품었다.
사실 히르칸은 하이우드 숲에서 열흘 동안이나 사냥을 할 생각은 없었다.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빅스마일 길드가 자기들이 관리하는 중요한 사냥 지역에서 하회탈이 활개 치도록 놔둘 리가 없지 않은가? 분명 언젠가 빅스마일 길드가 나서서 히르칸의 사냥을 방해할
게 분명했다.
그래서 초반부터 과감하게, 대놓고, 자신의 존재를 광고하듯 적극적으로 사냥을 했다. 하회탈이 전력으로 싸우는 모습을 광고하듯 보여주면, 빅스마일 길드 입장에서 하회탈을 처리하기 위해 보다 철저한 준비를 할 테고, 그들의 준비 시간은 자연스럽게 하회탈의 사냥
시간이 되어줄 테니까.
그래서 잡은 기간이 3일 안팎.
3일 정도 하이우드 숲에서 사냥을 하고, 곧바로 빅스마일 길드가 관리 및 사냥을 포기한 적색 사막으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반대로 빅스마일 길드는 히르칸의 주변에 얼씬거리지도 않았다. 자신을 잡으려는 조짐도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회탈이 활개 칠수록 빅스마일 길드를 향한 조롱과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는 와중에도 빅스마일 길드는 히르칸을 없는 존재로 취급했다.
‘오히려 그래서 더 무섭단 말이야.’
여차하면 빅스마일 길드와도 한판 붙을 생각이었던 히르칸조차 너무나도 조용한 빅스마일 길드의 행보에 도리어 겁이 날 정도였다. 반대로 그게 결심의 이유였다.
‘그 새끼들이 이대로 가만히 있을 새끼들이 아니니까.’
원래 고요함이 길면 터졌을 때의 파괴력도 강한 법이다.
여기서 무리하게 하이우드 숲에서 사냥을 하다가, 빅스마일 길드가 절치부심해서 준비한 덫에 걸릴 필요는 없다.
‘뭐, 적색 사막에 들어가면 당분간은 빅스마일 애들이랑 붙을 걱정은 안 해도 되지만······.’
동시에 빅스마일 길드를 자극했기에, 하루빨리 적색 사막으로 갈 필요가 있었다.
하이우드 숲 북쪽에 등장하는 적색 사막은 현재 빅스마일 길드가 공식적으로 관리 및 탐색, 사냥을 포기한 지역이었다. 비단 빅스마일 길드만의 포기가 아니라, 파이브 스타에 소속된 모든 길드가 적색 사막에 대한 탐색을 포기했다.
그만큼 위험한 지역이었다. 당장 정확히 어떤 종류의 몬스터가 등장하는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밝혀진 바가 없었다.
분명한 건 하이우드 숲보다는 사냥 난이도가 훨씬 높다는 것! 추정 사냥터 레벨은 250레벨이다.
물론 그곳에는 빅스마일 길드 소속의 어중이떠중이들보다 훨씬 무서운 것들이 가득하다.
더욱이 히르칸은 그곳에서 대장장이 올프라는 워로드 NPC들 중 유저들에게 매우 불친절하고, 제멋대로인 존재를 단서 하나 없이, 그저 그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찾아야 했다.
‘진짜 이 게임 그냥 끝낼 수 있으면 끝내고 싶다.’
상상만으로도 아득한 그 상상에 히르칸이 혀를 내두르며 하회탈을 고쳐 썼다.
11.
“이대로 놀림감이 될 생각은 아니겠지?”
헤비빈의 말에 아폴로는 당장에라도 터질 듯한 두툼한 입술을 움직이지 않았다. 헤비빈이 그에게 재차 말했다.
“아폴로, 다른 걸 떠나서 너도 부길드 마스터야. 나를 견제하는 것 이전에 빅스마일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이제 빅스마일 길드는 네 길드야. 그리고 너도 하회탈에게 복수하고 싶은 게 있잖아?”
“······싱글레가 움직이지 않을 텐데, 그럼 무슨 수로 하회탈을 잡을 생각인데?”
그제야 처음 열리는 아폴로의 말에 헤비빈은 굳은 표정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잠시 침묵이 깔렸다. 헤비빈은 말을 할 기색을 보이지 못했다.
“나도 하회탈을 잡고 싶어. 그 새끼를 죽이고 싶다고.”
그 침묵을 견디지 못한 듯 아폴로가 분노를 담아 말을 이어갔다.
스윽, 헤비빈이 아폴로를 바라봤다. 그의 머릿속에 몇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역시 아폴로를 건드리는 게 답이었군.’
그 생각이 스쳐지나가자마자 입가에 지어지려던 미소를 헤비빈은 꾹 참았다. 미소를 짓는 대신 말을 뱉었다.
“같은 마음이야. 다른 걸 떠나서, 빅스마일 길드 소속으로 하회탈이 이대로 활개 치게 놔두는 건, 정말 큰 손해야. 적어도 하회탈 앞에서 우리끼리 대립각을 세우는 일은 피해야 해.”
“방법이 없잖아, 방법이! 싱글레가 아니면 하회탈하고 누가 맞상대를 할 수 있겠어?”
아폴로의 반응은 꽤 신경질적이었다. 아폴로의 성격과 하회탈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적어도 아폴로에게 이 대화가 유쾌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으니까.
“맞상대가 아니더라도, 다수 대 소수로 가면, 못 잡을 건 없어. 잡으려고 하면 잡을 수 있지.”
“천 명 넘는 유저를 보내도 못 잡았어.”
“그땐 우레사냥꾼 길드가 방해를 했잖아?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제아무리 하회탈이라고 해도 천 명을 혼자서는 못 잡아.”
“말은 누구나 하지.”
“그리고 하회탈은 어떤 식으로든 잡으면 이득이야. 백 명을 보내도, 천 명을 보내도 잡으면 무조건 이익이야. 하회탈은 지금 워로드에서 가장 비싼 몬스터인 셈이라고.”
“천 명이 가면 하회탈이 멍청한 놈이 아닌 이상, 피하겠지. 이제까지 그래왔고.”
헤비빈이 다시 입을 다물었다.
“더군다나 그 녀석은 길드는커녕 파티나, 팀, 패밀리도 없다고! 누구 잡아서 협박을 하는 것도 불가능한 놈을 무슨 수로 잡으려고? 최근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본 와이번을 타고 다닌다던데, 이제는 날아다니는 놈을 무슨 수로 잡아?”
그 순간.
“아.”
아폴로가 무언가를 떠올렸다. 무언가를 떠올리며 정말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가만 생각하니까 하회탈하고 친한 녀석이 한 명 있긴 했네.”
아폴로의 얼빠진 표정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
< 59화. 본 드래곤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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