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화. 데스나이트 (2). >
4.
[히르칸]
- 레벨 : 203레벨
- 직업 : 리치
- 타이틀 : 199개
- 능력치 : 근력(2601)/체력(1617)/지력(1662)/마력(1989)
- 고대의 힘 ‘서리’ 보유 중
[스킬 목록]
- 소환
[해골 조각(A)], [매드니스 헬름(A)], [본 아머(A)], [해골 마법사(A)], [해골학(A)], [골렘 소환(A)], [단단해지기(A)], [뼈폭탄(A)], [무장(A)], [찰흙놀이(A)], [해골 기사(A)], [기사도(D)], [본 스피어(E)], [파이어 골
렘(D)], [데스나이트(F)]
- 저주
[마귀 저주(A)], [나태 저주(A)], [부식 귀신(A)], [블라인드(B)], [저주학(A)], [무기력(A)], [부두 문자(B)], [저주 진액(F)], [저주 전염(D)], [악성 저주(D)]
- 신체 강화
[피부 재봉(A)], [각력 개조(A)], [가짜 심장(A)], [끓는 피(A)], [안구 이식(B)], [강철뼈(B)], [라이프 베슬(B)], [검은 심장(E)], [금속 문신(F)]
‘보름 동안 죽어라 뛰었는데도, 고작 3레벨 올렸네. 스킬북은 하나도 구매 못했고.’
자신의 능력치 창과 스킬목록을 바라보는 히르칸은 눈앞의 결과물이 무척 불만족스러웠다. 물론 히르칸이 최근 보름 동안 이룩한 결과물은 다른 유저들에게는 말도 안 되는 업적이었지만, 히르칸에게 그런 남들의 기준이 먹
힐 리 없다.
그런 히르칸이 자신을 향한 주변의 묘한 시선을 쉽사리 눈치채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응?’
한 박자 늦게 주변의 낌새를 느낀 히르칸이, 늦게나마 고개를 들었다.
그렇게 고개를 들었을 때 히르칸을 가장 먼저 반긴 건 제법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터널 입구였다. 적당한 크기의 트럭도 쉽게 지나갈 법한 크기의 터널 입구는 그 주변에 섬뜩하게 생긴 괴물 조각상 두 개가 문기둥처럼 배
치되어 있었고, 그 두 조각상 사이를 엮은 여러 가닥의 붉은 줄은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그 터널 주변 풍경은 자욱한 운무 때문에 보이지 않았다. 그 정도로 주변의 안개는 지독했고, 그 안개 속에서 듬성듬성 자리를 잡은 채 숨죽이고 있는 이들은 지금 한 곳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그 한 곳은 히르칸이 있는 곳이었고, 히르칸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에서는 긴장감 그리고 적의와 경계심이 적절하게 섞여 있었다.
물론 히르칸은 그들의 시선을 늦게 눈치챘다고 해서 당황하거나, 그러지 않았다.
‘새끼들, 쫄기는.’
오히려 이런 시선을 반갑게 맞이했다.
이런 주변의 시선은 자신의 존재감과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증거였으니까.
이 시선에 부담감을 가질 이유는 없다. 히르칸은 당당하게 운무를 해치며 걸음을 옮겼다. 그런 히르칸의 걸음이 멈춘 건, 터널 입구 근처에 마련된 꽤 잘 만든 나무 게시판이었다. 실력 좋은 유저가 주변의 나무를 가져다 만
든 수제품이기도 했다.
그 나무 게시판에는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고, 그 종이 안을 여러 나라의 문자들이, 영어, 중국어, 불어, 독일어, 일본어 그리고 한국어들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더불어 문자들은 순차적으로 줄이 그어져 있었다.
부두쿠 터널 입장 순번 게시판이었다.
히르칸은 게시판에 달린 붓을 이용해 그 마지막 줄에 자기 이름을 기입했다.
한글로, 히르칸이란 글자를 정자로 썼다.
‘이것도 찍어서 SNS에 올리는 놈들 있겠지?’
글자를 쓰면서, 히르칸의 눈은 자신 앞에 남아있는 이들의 숫자를 가늠하고 있었다.
대략적으로나마 가늠을 마친 히르칸이 쯧, 혀 차는 소리를 속으로 삼켰다.
‘내 순번이 오려면 못해도 네 시간 정도 걸리네.’
생각보다 대기자들이 많았다.
‘당장 나온 것도 없는데.’
현재 우르갈 대산맥 너머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정보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성이나 마을이 발견되지 않았기에, 우르갈 대산맥을 넘은 이후 게임오버를 당하면 우르갈 대산맥을 다시 올라야 한다. 섣부르게 우르갈 대산맥을 넘는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나오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많은 이들이 우르갈 대산맥에 등정을 하고 있다.
‘지옥인 걸 모르니까 그러는 거겠지.’
우르갈 대산맥 너머, 폐허 왕국의 무대가 얼마나 가혹한지, 섬뜩한지, 만약 그걸 안다면 결코 이러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들의 고생을 히르칸이 심사숙고할 이유는 없었다. 히르칸이 신경 쓸 건 본인의 일이다.
‘이 주변 사냥터는 별로고, 그냥 휴식을 취하고 컨디션을 제대로 갖추고 올까? 그런데 네 시간 동안 자기도 좀 뭐한데.’
그렇게 히르칸이 자기 고민을 소화하려고 노력할 무렵.
“진짜 하회탈인가?”
고민 중인 히르칸의 뒤로 목소리 하나가 히르칸을 건드렸다. 히르칸은 고개를 돌렸다.
길거리에서 봐도 딱히 인상에 남을 것 없는 지극히 평범하기 그지없는 외모의 여성 유저가 있었다. 더불어 입고 있는 옷은, 방어력을 염두에 둔 갑옷이 아니라, 갑옷 느낌을 살린 캐쥬얼한 디자인의 옷이었다. 그냥 보기 예쁘
라고 여성 유저들이 입는 옷이었다. 낮은 레벨의 유저들이 활동하는 지역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복장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이런 옷을 입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르갈 대산맥의 중턱, 현재 발견된 여러 사냥 지역 중에서 일반 사냥 난이도로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한 무대다.
그런 무대에서 이렇게 멋을 부리는 건 단순히 허세만 있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런 허세를 가질 만한 실력과 배포, 아이템과 레벨이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히르칸은 그녀를 무시하지 않았다. 무시하는 대신, 그녀의 질문에 대단 대답으로 자신의 하회탈을 툭툭,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그것만으로는 모르지. 요즘 워낙 가짜가 많잖아? 안 그래?”
히르칸의 대답에 여성 유저는 곧장 반문했다.
이번에도 히르칸은 대답 대신 자신의 왼손 손목을······ 장갑과 갑옷으로 덮인 그곳을 툭툭, 두드렸다.
그 행동이 의미하는 바를, 이곳에 올 만한 실력자들 중에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반응은 히르칸의 앞에 있는 여성 유저가 아닌 주변에서 나왔다.
“와치맨 스타일인가보다!”
“와치맨? 아! 서로의 손목을 잘라서 손목시계를 주고 싸우는 거?”
“응? 와치맨 스타일은 하회탈에게 용서를 구할 때 무조건 자기 손목을 잘라서 시계를 벗어줘야 한다는 의미 아니었어?”
“다들 잘못 알고 있어. 와치맨 스타일은 시계값으로 무조건 1만 골드라는 의미야. 손가락 하나로 두드렸잖아. 살고 싶으면 1만 골드를 내놓으라는 거지.”
물론 이곳에 모인 이들이 알고 있는 의미는 제각각이었지만, 그래도 문제 될 건 없었다. 히르칸에게 시비를 건 이들 중에서 원하는 목적을 이룩한 이가 극히 드물다는 것, 그것만 알고 있으면 된다.
당연히 모두가 긴장했고, 동시에 흥미를 느꼈다.
“쟤들 미그 길드지?”
“미그 길드라면······.”
“언더풋 길드보다 아래이지만, 실력자들이 꽤 있어. 특히 길드 이적이 자유로워서, 실력 좋은 애들이 중간 지점으로 많이 써먹는 곳이지. 여기 출신 중에 30대 길드나 언더풋 실세 길드에 들어간 애들이 많아.”
“그럼 하회탈하고 승산은?”
“질 땐 지더라도 쉽게, 재미없게 지진 않겠지.”
“재미없게 지지만 않으면, 영상만으로도 짭짤하지. 하회탈 상대로는 죽어도 돈이 되니까.”
지금 우르갈 대산맥을 넘기 위해 부두쿠 토굴 앞에 모인 이들은, 이미 워로드란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 적지 않은 돈을 벌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의 죽음마저, 패배마저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자들이다.
그런 그들은 지금 눈에 비친 광경 속에 숨길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금방 캐치해냈다.
“아니, 잠깐.”
그런 주변의 분위기를 느낀 듯, 여성 유저가 다급하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
“싸울 생각은 없어. 단지 거래를 하고 싶을 뿐이지.”
히르칸은 이번에도 대답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거래 내용을 말하라는 의미.
“일단 내 소개부터 하지. 예전에는 이곳저곳에서 활동했지만, 지금은 미그 길드 소속인 쾽이다.”
쾽.
독특한 이름이지만, 게임 속에서 쓰지 못할 이름은 아니다.
하지만 히르칸에게 중요한 건, 그 이름이 기억 속에 없다는 점이었다. 독특한 이름인데 기억에도 없다면, 별 볼 일 없다는 의미다. 적어도 히르칸의 기준에서는 그렇다.
그런 그녀가 목적을 말했다.
“우리 순번이 지금 3번인데, 지금 우리 파티에 자리가 하나 비었거든. 혹시 같이하지 않겠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주변에서 그 광경을 숨죽인 채 지켜보던 이들이 아! 동시에 탄식을 뱉었다.
‘아! 저런 수가!’
‘젠장! 내가 먼저 제안할걸!’
‘꿀 빨 수 있었는데!’
자연스럽게 주변 이들의 관심은 하회탈의 다음 말로 바뀌었다.
거절인가 아니면 선택인가?
“전투 영상에 대한 모든 권리는 내 소유.”
“좋아.”
“그리고 전투에서 내 말을 무조건 들을 것.”
“합리적이라면, 얼마든지.”
“마지막으로 날 엿 먹일 속셈이면, 장담컨대 우르갈 산맥 너머에서 나를 만나지 않기를 신께 기원하는 게 좋을 거야.”
“명심하지.”
히르칸, 그가 제안을 받아들였다.
5.
평균 레벨 203레벨.
미그 길드 소속의 여섯 유저들은 전부 2차 승급마저 마친 실력자들이었다.
하지만 조합은 굉장히 밸런스가 좋지 못했다. 탱커는 쾽 한 명뿐이었고, 마법사 세 명, 사제 두 명, 이렇게 여섯 명이었다. 본래는 이 파티에 탱커가 한 명 더 있었지만, 개인 사정으로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게 됐다.
그게 이유였다.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하회탈을 발견한 그들에게는, 무엇을 하든 밑져야 본전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들은 본전이 아닌 대박을 거두었다.
“내 말대로 미인계가 통한다니까.”
당연히 이번 일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쾽은 기세가 등등했고, 미인계를 운운하는 그녀를 바라보는 남은 이들은 평소라면 그녀의 얼굴을 향해 있는 힘껏 내지었을 비웃음을 꾹 삼킨 채 고개만 끄덕였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도 부두쿠 터널에 입장하고 1분여 동안만 흘렀다. 그 후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깔렸다. 일시적으로 같은 파티가 된 것치고 하회탈은 남은 넷과 조금의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대화를 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부두쿠 터널에 들어온 그들이 할 일은 그저 목적지까지, 인스턴스 던전이 나오는 곳까지 걸음을 내디디는 것밖에 없었으며, 터널 자체도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가 작아져서 나중에는 일렬로
줄을 선 채 이동해야 했다.
인스턴스 던전 입구 앞에 도달했을 때, 그제야 다시금 멈춰있던 대화가 시작됐다.
대화의 물꼬를 튼 건 히르칸이었다.
“내가 언제 나서든 그건 내 마음이다.”
튼 물꼬를 단숨에 막는 한 마디였다.
6.
터널을 빠져나오는 순간, 마치 콜로세움을 떠올리게 하는 분지 모양의 큼지막한 구덩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중심에는 뱀의 머리의 거인이 있었다. 머리는 뱀이지만, 몸은 근육질의 오우거를 떠올리게 했으며, 초록색 가죽으로 된 치마를 걸치고 있었다. 또한 왼손에는 거대한 칼을, 오른손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의 두개골을
들고 있었으며, 목에는 가지각색의 해골들이 목걸이처럼 걸려 있었다.
두개골 수집가!
그 괴물과 가장 먼저 맞서 싸울 준비를 하는 건, 육중한 검은색 갑옷을 두른 채, 자기 몸만큼 거대한 방패를 준비해온 쾽이었다.
그런 그녀의 뒤에서 무려 열한 가지나 되는 버프 스킬을 사용한 사제는 그녀에게 마지막 한 마디를 건넸다.
“홀리 오더의 이름으로.”
열두 번째 버프 가호와 함께 쾽의 귓속으로 시스템 알림이 들렸다.
[홀리 오더의 가호를 받았습니다.]
[모든 버프의 유효 시간이 2배 증가합니다.]
[모든 버프의 효과가 15퍼센트 증가합니다.]
홀리 오더.
버프 사제의 2차 승급 직업이자, 승급을 마치는 순간 받게 되는 홀리 오더의 가호 스킬은 그야말로 꿈과 같은 스킬이었다.
“오케이, 한 번 죽어보자고.”
그 꿈같은 스킬을 받은 쾽은 망설임 없이, 자신의 눈앞에 있는 적을 향해 덤볐다.
“돌진!”
두개골 수집가와 쾽의 거리는 단숨에 좁혀졌고, 쾽의 방패가 두개골 수집가의 몸뚱이를 쾅! 쳐냈다.
두개골 수집가가 그대로 뒤로 데굴데굴 굴러갔고,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다음은 두개골 수집가의 차례였다. 녀석은 훌쩍 점프를 한 뒤 쾽의 방패 위를 제 칼로 내리찍었다.
콰앙!
큼지막한 굉음이 터졌고, 쾽이 그 충격 사이에서 틈을 찾기 시작했다.
그 사이 두개골 수집가는 오른손에 들고 있던 두개골을 자신의 근처에 대충 던져놓았다.
두개골이 땅을 두어 번 구르자, 주변의 흙이 들썩거리며 점차 팔, 몸통, 다리를 갖추기 시작했다.
으어어!
늘어지는 울음을 토해내면서 등장한 건, 해골의 머리와 골렘의 몸을 합친 듯한 2미터 신장의 트롤이었다.
퍼엉!
그 흙트롤이 모습을 갖추자마자 곧바로 거대한 불덩이가 흙트롤의 몸과 부딪치며 폭발했다. 폭발과 함께 발생한 후폭풍이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있는 마법사와 사제의 발목을 스치고 갈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지만, 흙트롤은
그 마법 앞에서 몸의 절반만을 잃었을 뿐, 다시 본래의 모습을 차츰 갖추었다.
“젠장.”
다음 마법 캐스팅에 나서는 마법사의 입에서 볼멘소리가 나왔다.
그러는 와중에 두개골 수집가는 목에 있는 두개골 중 하나를 떼어서 다시 한 번 주변에 던졌다.
“빨리 소환몹 잡아!”
쾽이 소리를 내질렀고, 그 소리를 보이스톡과 육성, 두 가지로 동시에 들은 마법사와 사제들이 이를 물었다.
두개골 수집가 공략법은 현재 한 가지다.
탱커가 두개골 수집가를 상대하는 사이, 녀석이 소환한 부하들을 차례차례 제거하는 것!
처음에는 두개골 수집가가 두개골을 이용해 부두 소환술을 쓰기 전에 놈을 처치하는 방법을 많은 이들이 시도했지만, 그 방법으로 두개골 수집가를 잡은 건 단 한 명 우레여왕 밖에 없었다. 우레여왕 정도 되는 실력자가 아
니라면, 단시간 내에 두개골 수집가를 처치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의미였다.
때문에 부하들을 먼저 제거하는 게 정석 공략법이며, 이 방법을 위해서는 두 명 이상의 탱커를 두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금 쾽 파티 조합에는 탱커가 하나뿐이다. 즉, 소환물이 쌓이기 전에, 세 명이나 되는 마법사 전력을 이용해서, 화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콰앙!
강력하기 그지없는 마법이 연속해서 전장에 수를 놓았다. 그리고 연속된 마법은 효과가 있었다. 처음 등장한 두개골 수집가의 소환물은 세 번째 마법 앞에서 더 이상 복구를 하지 못한 채 두개골 상태로 남아 있었다.
그러는 사이 세 번째 소환물이 모습을 갖추었다.
여기까지는 상정 범위 내의 일이었다.
딱 두 가지, 예상치 못한 상황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하회탈이 이 순간에도 움직이지 않은 채 전장을 바라만 보고 있는 상황.
다른 하나는······.
“헉!”
두개골 수집가의 힘찬 칼질을 어떻게든 잘 막아내고 있던 쾽이 두개골 수집가가 수평으로 휘두른 칼을 제대로 막지 못해 칼에 맞고 날아가 버리는 상황이었다.
쾽이 마치 새처럼 날아가 벽에 꽂히는 걸 보는 순간 세 명의 마법사들과 두 명의 사제들은 당황했지만, 동시에 움직였다.
“범위 마법 준비해!”
“불벽 세울게!”
마법사는 시간을 벌기 위한 마법을 준비했고.
“나머지 잘 부탁해.”
“헤이스트 버프나 걸어줘.”
사제 한 명이 목숨을 걸고 전장을 가로 질러 쾽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그 광경을 보던 히르칸은 실소를 머금었다.
‘역시 기억할 만한 실력자가 아니었군.’
그 생각을 삼키며, 히르칸이 장갑을 벗었다.
< 52화. 데스나이트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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