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화. 데스 나이트 (1). >
1.
손꼽아 개봉을 기다리던 영화가 개봉일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뜬금없이 개봉한다면, 마치 서프라이즈 파티에서 애인에게 그토록 원하던 것을 선물로 받은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하회탈이 공개한 유료 영상, ‘얼어붙은 왕국’은 그런 종류의 기분을 들게 하는 상품이었다.
동시에 다양한 부분에서 파격적인 작품이기도 했다.
153분, 러닝 타임부터가 파격이었다.
그저 하나 혹은 몇 개의 몬스터 사냥, 보스 몬스터 레이드 영상이 아니라,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의 이야기를 전부 담아 그것을 영화처럼 편집하고 각색한 것 역시 워로드 콘텐츠 시장에서는 쉽사리 시도되지 않는 파격이었
다.
9달러라는 가격 역시 워로드 유료 콘텐츠의 평균값인 1.6달러의 6배에 다다르는 나름의 파격이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파격적인 건, 영상 공개 하루 만에 구매자수 1백만 명이라는 기록이었다.
거듭된 파격의 연속이었던 하회탈의 작품은 결국 그 파격에 어울리는 세간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 우와!
- 워로드에서 찍은 영상으로 이런 걸 만들 수도 있구나.
- 이건 영상이 아니라 영화네, 영화야!
- 만약 이 정도 스케일과 CG를 자랑하는 영화를 지금 할리우드에서 제작하려면 제작비가 얼마가 들까?
- 이 정도면 영화관에서 상영해도 되겠는데?
- 요즘 나오는 것보다 낫네.
관객들의 찬사는 시작이었다.
[얼어붙은 왕국, 상품이 아닌 작품을 만들다.]
[하회탈, 내년 그의 경쟁 상대는 30대 길드가 아니라 이제 오스카상 수상 후보자들이 될 것.]
[훗날 영화인이 되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바이블이 등장하다.]
모든 언론들 역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세상은 그저 찬사를 보내는 수준에서 하회탈에 대한 관심을 끊지 않았다.
러브콜 러시가 시작됐다.
[각종 영화제들, 하회탈의 ‘얼어붙은 왕국’에게 러브콜을 보내다!]
[견고한 오스카가 가상현실시대에 문을 열 것인가?]
제법 이름 있는 영화제에서 하회탈의 영상 출품을 제안했고, 일부 영화계 관계자들은 이제 영화제 수상 부분에 VR영상 부분을 마땅히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할리우드를 주름잡는 기나긴 전통을 자랑하는 영화 제작
사 및 배급사들이 하회탈에게 영화 배급, 섭외 등 다양한 제안을 했다.
하회탈이 만든 파격은 단순히 워로드란 세계를 넘어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물론 이 파격이 누군가에게는 충격이 되었다. 하회탈의 가장 큰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30대 길드에게는 하회탈이 만들어낸 파격은 눈앞을 하얗게 만드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말도 안 돼.’
체브, 그가 153분짜리 영상을 숨죽인 채 바라본 이후 감탄 대신 고뇌를 시작한 이유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말이 안 돼.’
처음에는 감탄의 연속이었다. 전투가 뛰어나서 그런 게 아니었다. 이야기가 있었다. 그저 사냥이 아니라, 이 몬스터를 잡는 이유가 복선이 되었고, 그 복선은 프로스트 나이트와의 일전에서 꽃을 피웠다.
‘대체 어떻게 이런 생각을…… 아니, 생각이 아니라 대체 어떻게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거지? 퀘스트 상황이 어떻게 될 줄 알고?’
하회탈이 30대 길드를 상대로, 빅스마일 길드를 상대로 일말의 망설임 없이 길드전을 제안했을 때, 그러려니 했다. 원래 하회탈은 30대 길드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니까.
하회탈이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유료 영상을 통해 적지 않은 수익을 기록할 때도 그러려니 했다. 어차피 라이브 채널을 가진 30대 길드와 하회탈은 시장이 달랐으니까.
하회탈은 언제나 놀라운 결과물을 보여줬지만, 그건 규격 내의 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그 규격을 벗어났다. 같이 달리는 경쟁자인 줄 알았는데, 발이 좀 빠른 경쟁자인 줄 알았는데, 이제껏 달리던 게 날갯짓을 위한 뜀박질이었다.
‘젠장.’
어쨌거나 하회탈이 파격으로, 기존의 규격을 무너뜨린 이상, 이제 30대 길드는 하회탈이 새롭게 만든 규격에 대응해야 한다.
‘하회탈과 똑같이 가야 하나? 아니면 차라리 독자적인 콘텐츠로 승부를 봐야 하나? 영화 관계자들을 대거 영입해야 하는 건가? 그러면 당장 예산 배정은? 프로젝트 결과가 얼마 만에 나오지? 워로드는 신속한 콘텐츠 제작이
필수인데, 단시간 내에 영화 같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체브의 고민은 그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리고 체브의 고민을 비슷한 시기에 30대 길드의 간부들 역시 똑같이 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 중에서 가장 먼저 답을 내놓은 건, 우레사냥꾼 길드였다.
“돈이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으니까, 우리 계열사 투자를 받은 영화계 관계자들 섭외해.”
“네.”
“그리고 그들이 모이면 곧바로 기존에 찍은 영상들 베이스로 해서 30분 안팎의 단편 영화 형식으로 제작 들어가.”
“예.”
“매주 금요일 9시 시간대에 제작한 영상을 방송할 수 있도록 해. 다음 주 금요일에 무조건 첫방송 들어가.”
“예.”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이리저리 재지 말고 무조건 나한테 다이렉트로 연락하고.”
“예.”
“그리고 하회탈에게 영상 배급은 우리 쪽에 맡겨달라고 유튜브 페이지로 연락해.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고.”
“예? 그래 봤자 무시할 텐데요?”
“해.”
“예…….”
채설연은 하회탈의 영상을 다 보기도 전에, 정확히 전반부 10분을 보는 순간 곧바로 움직였다.
더 나아가 그녀는 우레사냥꾼 길드의 멤버들에게도 말했다.
“길드 내 180레벨 이상은 전부 우르갈 대산맥을 넘는다.”
- 예? 180레벨 이상이면, 현재 숫자만 삼백 명 가까운데 이들 전부가 우르갈 대산맥을 넘으라고요?
기존의 규격이 무너지기 시작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과감한 결단이 중요하다는 걸, 그녀는 30대 길드의 마스터 중에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문제가 있나?”
- 여기서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 전 어떻게 됩니까?
“까.”
- 잘 생각해보니까 문제없습니다.
동시에 우레사냥꾼은 그녀의 한 마디에 그렇게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체질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파격에 대응이 아닌 대항을 강구하는 자들도 있었다.
‘이제는 전쟁이군.’
싱글레, 그는 하회탈의 영상을 보는 순간 더 이상 하회탈과 자신들은 공존할 수 없음을 직감했고, 그 직감은 곧바로 현실이 됐다.
[하회탈, 최우선 제거 대상. 흔적을 발견하는 경우 수단과 방법을 고려하지 말고 제거할 것.]
워로드가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2.
블랙 하운드.
우르갈 대산맥 초입에서 등장하는 녀석은 비슷한 레벨대의 중소형 몬스터 중에서는 사냥 난이도가 손에 꼽을 정도로 높다. 특히 사제를 먼저 공격하는 몬스터 설정 때문에 사제 사냥꾼이란 별명으로 유저들의 골머리를 여러
번 썩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 세상 속에서는 레벨 앞에 장사 없는 법!
커헝, 커헝!
블랙 하운드 역시 그 레벨 차이 앞에서는 애처로운 울음을 터뜨리는 처량한 검둥이에 불과했다.
커헝!
더욱이 오른쪽 앞다리와 왼쪽 뒷다리가 잘렸고, 온몸에는 상처가 가득했고, 상처에는 새하얀 서리가 들풀처럼 자라나 있는 블랙 하운드의 모습은 처량함을 넘어서, 처절할 지경이었다.
더 처참한 사실은 그 블랙 하운드가 이 몰골을 한 채 마주해야 하는 적의 존재였다.
해골 전사가 아닌 기사.
그것도 그냥 해골 기사가 아니라, 대격전 영웅의 검이라는 현재 워로드에 내로라하는 강력한 무기를 쥐고, 한때 최고가 20만 골드를 기록했었던 190레벨 유니크 방어구 세트 아이템, 블러드 오우거 세트로 견고한 무장을 마
친 해골 기사였다.
심지어 고대의 힘 서리 덕분에 온몸에서는 서슬 퍼런 한기를 내뿜는 건 물론, 마주한 적의 능력치를 15퍼센트 감소시키는 블러드 오우거 세트 효과가 상시 발동 중이었다.
그런 해골 기사를 블랙 하운드를 잡는데 쓰는 건, 닭잡는데 전기톱을 쓰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 세상에 닭을 먹으려고 잡는데 전기톱을 쓰는 인간은 없다.
‘그때 내가 씨를 말려주겠다고 아주 단호한 다짐을 했었지.’
응징이다.
꽤 오래전, 대장장이 올프를 만나러 우르갈 대산맥에 방문했을 당시 블랙 하운드를 상대로 치른 곤욕을, 그때 가슴에 품은 울분과 복수심을 히르칸은 지금 이 순간 불태우고 있었다.
물론 그때 내뱉은 각오를 지키기 위해 우르갈 대산맥에 온 건 절대 아니었다.
히르칸은 고개를 들어, 운무에 가려져 정상의 모습조차 쉽사리 보여주지 않는 우르갈 대산맥의 정상을 바라봤다.
‘여기 오는데 보름 넘게 걸릴 줄이야.’
여기까지 오는데 생각보다 많은 일이 있었다. 많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엄청나게 큰일이 있었다.
어제 공개한 얼어붙은 왕국 영상은 제작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보다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내야 했고, 시간 단축을 하려니까 자연스럽게 제작비가 상승했다. 히르칸이 예상했던 것보다 두 배를 훌쩍 넘기는 제작비가 투입
됐다. 억 단위 돈이 들어갔다.
그 외에도 히르칸은 할 일이 많았다. 얼어붙은 왕국에서 얻은 아이템을 처분하고, 이제는 해골 부하들에게 필요 없는 레벨대의 아이템들 역시 처분했다. 새로운 아이템도 구매해야 했다. 한두 푼짜리 아이템을 한두 개도 아
니고 적잖게 거래하는 만큼, 그 과정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현실에서는 세무사와 법무사, 변호사를 찾아가서 세금을 비롯해 여러 상담과 조치도 취했다. 게임하기 바쁘다고 넘어가기에는 이제 히르칸이 벌어들이는 액수나, 쓰는 액수가 너무 거대해졌다.
이런 와중에 해프닝도 하나 있었다. 거금을 들여 구매한 V기어 6S레벨 모델을 히르칸에게 맞게 세팅하는 테스트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기존 세팅 값 중에 규격 외 존재인 히르칸에게 맞는 값이 없는 탓에, 이 부분을 새로
프로그래밍했다.
그런 와중에 게임에 접속해서 2차 승급 퀘스트도 진행했다. 2차 승급 퀘스트 역시 쉽지 않았다. 이제는 짜증이 날 정도로 넓어진 워로드 대륙 이곳저곳에 흩어진 NPC들을 만나고, 몬스터를 잡아 재료를 구하는 과정은 게임
을 하는 건지, 순례를 하는 건지, 착각을 하게 될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레벨업도 신경 써야 했고, 시비 거는 놈들을 보는 족족 제대로 응징해주는 것 역시 신경 써야 했다. 이런 과정에서 제법 머릿수가 되는 길드와 자그마한 전쟁도 한판 벌였다. 이제는 워로드에서 그 어떤 유
저보다, 그 어떤 보스 몬스터보다 잡을 가치를 가진 히르칸에게 워로드의 모든 것이 적이나 마찬가지였다.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찰 정도, 그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지금 여기에 온 것 자체가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일.
그 정도로 오래 걸렸다.
달리 말하면 오래 걸릴 만큼 모든 준비를 마쳤다. 당분간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주변을 정리했다.
동시에 모든 게 갖추었다.
얼어붙은 왕국 영상은 이제 단순히 큰돈을 버는 수준을 넘어서, 워로드와 가상현실게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하나의 아이콘이 됐다. 지금 히르칸이 가지게 된 리치리치란 별명의 원래 주인이었던 수부라타 두타만큼, 50억
달러라 되는 자산을 무기로 삼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어지간한 아이템 세트는 원하는 순간 골드로 일시불 구매할 수 있게 됐다.
2차 승급도 마쳤다. 네크로맨서 직업에서 리치로 승급을 마쳤고, 그토록 바라던 새로운 스킬도 습득했다.
소모 아이템도 값비싼 것들로, 가성비란 단어 대신 가장 효과가 뛰어난 것들로 준비했다.
무엇보다 각오를 마쳤다.
히르칸은 더 이상 우르갈 대산맥 정상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 너머를 바라봤다.
‘해보자.’
우르갈 대산맥 너머에 무엇이 있든, 앞으로 히르칸을 가로막는 것이 히르칸이 알고 있던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것이, 놀라운 것이 등장하더라도!
히르칸은 당황할 생각도, 주저할 생각도, 망설일 생각도 없었다.
부딪쳐 아스러지더라도, 전력으로 부딪칠 생각만 남았다.
그런 히르칸이 지금 당장 넘어야 할 적은 우르갈 대산맥의 중턱, 허리를 지키는 수문장, 두개골 수집가였다.
3.
하회탈이 노스랜드 탐사의 시대를 열었다면, 우레사냥꾼은 우르갈 대산맥 등정의 시대를 열었다.
물론 이 두 곳은 도전자들에게 쉽사리 문을 열지 않았다. 그 두 곳은 준비되지 않은 자와 준비된 자를 가르는 명확한 심판대를 통해 준비되지 않은 자들을 가차 없이 응징했다.
노스랜드는 얼어붙은 왕국에 다다르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얼어붙은 땅이 심판대였고, 우르갈 대산맥은 대산맥 중턱에 자욱한 운무, 정상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무조건 지나가야 하는 유일한 터널 ‘부두쿠’에 두개골 수집가
란 심판관을 배치했다.
부두쿠, 워로드의 엘프 부족의 표현으로 부두술을 쓰는 전사를 의미하는 단어로, 부두쿠 터널의 끝에는 두개골 수집가란 명칭을 가진 미들 보스 몬스터가 있었다.
레벨은 200레벨!
목에 매달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몬스터 두개골을 이용해 자기를 지킬 가디언을 소환하는 부두술과 함께 본인 스스로도 어마어마한 강력함을 자랑하는 뱀머리의 거인이었다.
사실 이렇게 설명을 해도 대부분의 유저들은 이 녀석의 존재감을 곧바로 이해하지 못한다.
놈이 얼마나 강한지, 얼마나 상대하는 게 까다로운지, 녀석이 부리는 가디언들이 얼마나 무시무시하며, 두개골 수집가의 전투 능력이 현재 워로드에 등장한 다양한 몬스터들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강하다는 사실을, 상대
해보지 않은 자들은 결코 모른다.
그래서 두개골 수집가에게는 이해가 쉬운 설명이 붙었다.
“하회탈 같은 새끼.”
“그 하회탈 같은 새끼를 대체 어떻게 잡아야 하지?”
“아, 하회탈 같은 새끼 때문에 미치겠다.”
하회탈 같은 새끼.
그게 현재 두개골 수집가의 별명이었다. 하회탈처럼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소환물을 부리며, 그 본인도 하회탈처럼 막강한 전투력을 가지고 전투에 적극적으로 참가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외에도 까다로운 점은 다수 있었다.
녀석은 인스턴스 던전에서 등장하는 몬스터로, 그 인스턴스 던전은 최대 7인까지만 입장이 가능했으며, 하나의 파티가 입장할 경우, 다음 파티가 입장하기까지는 7분의 대기 시간이 필요했다. 도전을 위해 기다리는 대기 시
간도 적지 않았다.
더불어 인스턴스 던전이 무대이고, 우르갈 대산맥 근처에 마을이나 성이 없기에, 게임오버를 당하는 순간 멀리 떨어진 곳에서 다시 게임을 시작해야 한다는 소소한 짜증거리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두개골 수집가를 만나러 가는 길목, 부두쿠 터널 앞에는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도전자들로 가득했다.
그곳에 그가 등장했다.
“메르시 길드 애들도 실패했어? 진짜 장난 아니네. 공략법은 이제 나올 것도 없잖아?”
“야, 야.”
“그 하회탈 같은 새끼 때문에 여기서 며칠을 허비하는 거야? 진짜 미치겠네.”
“야!”
“왜?”
“야, 조용히 해.”
“뭐?”
“닥치라고.”
“무슨 소리야?”
“하회탈이 왔다고!”
“아니, 그러니까 하회탈 같은 새끼가…… 헉!”
하회탈 히르칸, 그가 부두쿠 터널 입구 앞에 등장했다.
< 52화. 데스 나이트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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