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솔플의 제왕-147화 (147/192)

< 50화. 프로스트 나이트 (3). >

5.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는 워로드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콘텐츠다. 그렇기에 그 시작과 끝이 명확해야 한다.

그런 이유로 이제까지 메인 시나리오와 관련해 그 시작과 끝을 알리는 전체 시스템 알림이 네 차례 있었다.

타락 백작 편의 시작과 끝, 배덕의 왕자 편의 시작과 끝.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다섯 번째 알림이 워로드를 흔들었다.

당연히 워로드와 관련된 모든 온라인 세상들도 흔들었다.

- 세 번째 메인 시나리오 시작!

- 드디어 시작이구나!

- 이제 2차 승급 나오는 건가?

- 그런데 이번에는 좀 이상하네.

그리고 이번에는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새로운 시대를 연 자의 이름이 명확하게 알려졌다.

- 그런데 히르칸이 누구지? 30대 길드 중 어디 소속임?

그 이름은 히르칸.

- ㄴ 병신아 하회탈 캐릭터 네임이잖아!

- ㄴ 어? 하회탈 이름이 히르칸이었어?

- ㄴ 하회탈 이름은 하회탈 아니었음?

- ㄴ 응마웅 아니었음?

그 이름보다는 하회탈이라는 본인이 직접 지은 별명으로 더 유명한 자였다.

6.

사람이 간신히 서서 지나갈 법한 비좁은 통로. 임무를 받고, 누르오를 뒤로 한 채 결전을 향해 그 통로를 지나가는 히르칸은 이 순간 당황하고 있었다.

‘맙소사.’

폐허 왕국 편의 개막을 알리는 주인공이 됐다. 물론 이건 그토록 원하던 일이었다.

하지만 이곳이 아닌 우르갈 대산맥의 정상에서, 그리고 지금이 아닌 그곳을 지키는 불을 뿜는 슬라임 드래곤을 잡는 순간이 됐었어야 했다.

‘……그러니까 얼어붙은 왕국과 우르갈 대산맥, 열쇠는 이렇게 두 곳이었다는 건가?’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었다.

원래 워로드의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는 하나의 목표지점을 향해 다양한 길이 존재한다. 폐허 왕국 편의 시작을 알리는 방법이 우르갈 대산맥 하나일 가능성보다는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그저 우레사냥꾼 길드가 얼어붙은 왕국에서 단서를 찾지 못했고, 그런 사이에 다른 누군가가 우르갈 대산맥 정상 등정에 성공한 것뿐이다.

‘젠장, 설마 시나리오 내용 바뀌는 거 아니야? 가뜩이나 폐허 왕국 편은 독립된 퀘스트가 많은데.’

어쨌거나 예정된 계획을 누구 손도 아닌, 히르칸 본인 손으로 바꿨으니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도 히르칸은 남을 탓할 수 없게 됐다.

‘미치겠네.’

폐허 왕국은 히르칸에게 마지막 기회다. 히르칸에게는 폐허 왕국 다음에 시작되는 용의 군대 편에 대해서는 지식이 부족하니까. 용의 군대 편이 막 제대로 시작됐을 때, 하회탈 길드가 우레사냥꾼 길드에 의해서 사분오열됐다. 아니, 사분오열이 아니라 히르칸만

아주 뽑혀 나간 후에 버려지고, 가차 없이 뭉개졌다.

히르칸은 입을 꾹 다물었다.

‘큰 틀에서는 변하지 않겠지…….’

그제야 히르칸이 처음으로 누르오로부터 받은 퀘스트의 정확한 내용을 확인했다.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퀘스트창을 생성했다.

[왕국의 복수]

- 퀘스트 등급 : 에픽

- 퀘스트 수행 가능 레벨 : 195레벨 이상

- 퀘스트 내용 : 서리용의 저주를 받은 자들이 구원받을 수 있도록 서리의 기사를 처치하라.

- 퀘스트 보상 : 고대의 힘 ‘서리’

그 순간 히르칸의 사고가 멈췄다. 발걸음도 멈췄다. 이제까지 몇 번 비슷한 정지가 있었지만, 이번 것은 이제까지 있었던 것 중에 가장 강력한 정지였다.

히르칸은 정말 1분 넘는 시간 동안 그대로 멈춰 있었다.

“서리?”

그렇게 멈춰있던 히르칸의 입에서 짤막한 단어가 나왔다.

이윽고 그 짤막한 말이.

“서리!”

히르칸이 워로드 시작 이후 내뱉은 가장 강렬한 감탄사로 바뀌었다.

7.

고대의 힘.

폐허 왕국 편을 관통하는 핵심이자, 폐허 왕국 편의 최고 콘텐츠라고 평가받는 스킬 강화 시스템의 핵심이기도 하다.

유저들은 폐허 왕국 편을 통해, 이제는 몰락한 폐허 왕국의 유산들…… 성의 흔적을, 던전, 숨겨진 제전을 비롯해 다양한 퀘스트를 통해 고대의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이렇게 습득 가능한 고대의 힘에는 등급이 있다.

스킬 자체의 수치를 강화해주는 초월급.

스킬 자체에 특수한 능력을 추가해주는 전설급.

클래스 자체에 특수한 능력을 내려주는 신화급.

이 중에서 초월급은 입수 난이도가 가장 낮다. 라이트 유저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전설급은 라이트 유저들이 적지 않은 정성을 보여야 얻을 수 있지만, 어쨌거나 얻고자 하는 의지가 확실하다면 얻을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신화급은 의지만으로 불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라이트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가 아니라, 게임의 콘텐츠를 그 누구보다 빠르게 소모시키는…… 게임 입장에서는 진절머리 나는 유저들에게 ‘네놈 새끼들이 어디 한 번 이것도 할 수 있나 보자!’ 라고 해서 내놓은

콘텐츠에 가깝다.

단순히 어려운 게 아니라, 복잡하다. 다양한 퀘스트를 발견해서, 수행해야 하고, 그 드넓은 워로드를 이곳저곳 헤집고 다니면서 본인만 습득 가능한 재료를 모아야 한다.

혹은 이제까지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선구자적 시도, 시대 개척자답게 아무도 도달하지 못한 곳에 가장 먼저 다다르거나!

그게 이유다.

히르칸이 폐허 왕국 편에서 그 누구와도 공존을 꾀하지 않은 채, 협상을 염두에 두지 않은 채, 독주를 추구하는 이유.

정석적인 방법을 통해 신화급 고대의 힘을 얻으려면 두세 달은 레벨업도 거의 포기한 채 거기에만 매달려야 하지만, 폐허 왕국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의 경우에는 퀘스트 보상으로 신화급 고대의 힘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보상이란 건, 워로드의 모든 유저

들보다 먼저 퀘스트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리고 신화급 고대의 힘 중에서 히르칸이 알고 있는 것은 다섯 가지였다.

서리, 불길, 우레, 칠흑, 광휘.

히르칸이 게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질 당시에는 여기까지만이 공개된 바였고, 그 무렵 이 다섯 가지 신화급 고대의 힘을 손에 넣은 유저들은 워로드를 통틀어서 이백 명 정도에 불과했다. 많은 숫자가 아니었다. 폐허 왕국이 등장하고, 스킬 강화 시스템이 나온

지 1년 넘는 시간 동안 수백만 명이 즐기는 게임에서 고작 이백 명이, 그것도 인생을 게임에 바친 인간들 중에서 고작 이백 명만이 얻었다.

당연히 그중에 히르칸은 없었다.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그중 하나를 히르칸이 손에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이상해. 우르갈 대산맥 등정 보상으로도 고대의 힘이 나왔지만, 그건 전설급이었어.’

고대의 힘 서리를 손에 넣을 기회가 왔다.

놀라운 기회고, 한편으로는 분명 매우 짙은 의구심도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기서 신화급이 나오다니…….’

물론 그 의구심은 오래 가지 않았다.

‘서리…….’

“……와우.”

신화급 고대의 힘을 손에 넣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이런 식으로 손에 넣을 줄은 몰랐다.

그렇기에 이 순간 히르칸은 변화에 겁먹지 않았다. 지금은 변화를 두려워할 때가 아니었으니까.

‘잡는다.’

히르칸은 시간을 가늠했다.

누르오 때문에 본래 예상보다 시간을 더 소모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로그아웃을 하고 다시 휴식을 취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지금이 최고의 적기였다.

‘무조건.’

이 순간 히르칸은 배덕의 왕자, 아가르도와 마주 봤을 때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이 전투에 목을 맬 이유를 찾았으니까.

‘무조건 잡는다.’

그제야 누르오의 방으로 향하는 비밀 통로에서 나온 히르칸은 달리기 시작했다.

“으하하하!”

프로스트 나이트가 군림하는 얼어붙은 왕좌를 향해서!

8.

거대한 얼음을 깎아 만든 듯한 왕좌, 그 거대한 왕좌를 가득 채우고 있는 건, 반투명한 얼음을 깎아 만든 묵직한 갑옷를 입고 있는 기사였다. 갑옷의 무늬는 얼음을 조각해서 일일이 만들었다는 게 경이롭게 느껴질 정도로, 당장에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은 용의 비

늘 무늬였으며, 용의 뿔을 떠올리게 만드는 투구 안으로 보이는 얼굴은 창백하게 얼어붙은 피부와 섬뜩하게 솟아오른 이빨을 가진 오우거였다.

프로스트 나이트.

서리용의 저주를 집행하는 그는 자신의 코앞까지 적이 왔음에도 왕좌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이곳은 위대하시면서도 냉엄하신 분의 심판이 있는 곳이다.”

근엄함과 고고함을 고수한 채.

“감히 이곳을 더럽히고.”

천천히.

“이곳에 저지른 무례…….”

천천히 제 말을 하나하나 선명하게 내뱉었다.

“영원한 봉사로 갚을지어다.”

그제야 내뱉을 말을 마친 듯, 프로스트 나이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는 것 역시 쉽고, 간단하지, 간략하지 않았다.

쩌저적!

얼어붙은 왕좌와 한 몸이 되어버린 프로스트 나이트가 일어나자마자 얼음이 깨지는 소리와 함께 얼어붙은 왕좌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과연 얼마나 오랜 세월을 얼어붙은 왕좌에 앉은 채,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채, 그렇게 버텼는지 감히 가늠할 수 없을 정

도.

‘새끼 말 지랄나게 많네.’

그러나 이 순간 프로스트 나이트와 마주하고, 그를 무찔러야 하는 히르칸에게 그런 요소요소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애초에 이곳, 독립된 프로스트 나이트의 영역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히르칸에게 경건한 마음 같은 건 없었다.

죽기 아니면 살기.

“깨어나라 저주받은 가소로운 자들이여.”

그 의지를 품은 히르칸의 머릿속은 그 어느 때보다 냉철하게 전투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필사적으로 변해야 할 때, 어설프게 겁을 먹고, 걱정하고, 우려하고, 몸을 떨어봤자 손해 보는 건 자기 자신이라는 걸 우레사냥꾼 길드 덕분에 수도 없이 깨달았다.

히르칸의 시선이 주변을 훑었고, 동시에 히르칸이 입안에 머금고 있던 이프리트의 정수를 빠득! 깨물었다.

[이프리트의 힘이 온몸에 깃듭니다.]

그 순간 히르칸의 몸에 달라붙던 눈보라들이 뚝뚝, 물방울이 되어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히르칸이 양팔을 활짝 펼치며 양손 가득히 쥐고 있던 것을 흩뿌리자, 해골 조각들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으으으…….

프로스트 나이트가 소환한 저주받은 몬스터들이 침울하고, 고뇌 가득한 음성을 토해내며 전선을 만들었고.

떨그럭떨그럭!

히르칸이 소환한 해골 전사들이 모습을 갖춘 후에 정면에 보이는 적을 향해 입을 크게 벌리며 소리 없는 함성을 내질렀다.

딱딱!

개전 신호는 히르칸의 손에서 나왔다.

여러 종류의 갑옷을 입은 해골 전사들이 적을 향해 동시에 돌진하기 시작했다.

화르르!

그 사이 해골 마법사들이 어느새 완성한 불덩이를 움켜쥔 채, 적을 향해 내던졌다.

불덩이는 저주받은 몬스터 무리를 향해 날아갔다.

쩌적!

그 순간 바닥에서 솟구친 빙벽(氷壁)이 불덩이를 가로막았다. 부딪친 불과 얼음은 콰광! 굉음을 토해내며 서로가 잘게 쪼개진 채, 땅 위로 흩뿌려지듯 떨어졌다.

불의 비, 얼음 우박.

카앙!

해골 전사와 저주받은 몬스터의 전투는 그런 여우비 같은 소란 아래에서 시작됐다.

머릿수는 백 대 삼십, 숫자를 계산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해골 전사들의 열세였지만.

쉬익, 쉬익!

잽싸게 저주받은 몬스터들의 공격을 피해내는 해골 전사들의 몸놀림은 백이란 숫자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스무날 동안 저주받은 몬스터들을 상대로, 히르칸의 지휘 아래 전투를 마친 해골 전사들에게 저주받은 몬스터들을 상대로 한 패배는 결단코 있을 수 없었다.

그걸 위한 훈련이기도 했다.

‘이날을 위해 20일을 투자했다.’

그저 편의만을, 레벨업만 추구한 사냥이 아니라, 해골 전사들이 충분히 저주받은 몬스터들을 무난히 처치할 수 있도록 훈련했다. 의도적으로 1대1 매치업을 성사시켰고, 3대1과 같이 수적 열세를 자처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게 첫 번째 해답이었다.

‘놈이 소환하는 저주받은 노예는 막았다.’

프로스트 나이트를 잡기 위해 넘어야 할 네 가지 난제, 개중 하나에 대한 해답.

‘이제 남은 건…… 서리 안개와 통곡의 벽, 서리용의 저주.’

그중 하나에 대한 답을 내놓았으니, 이제 히르칸은 세 가지 답을 내놓으면 된다.

세 가지 답을 내놓고, 그것을 실천하는 순간.

“푸하하!”

상상만으로도 벅차오르는 기쁨에,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헤픈 웃음을 저도 모르게 터뜨리는 것을, 그저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9.

“어떻게 할까요?”

우르갈 대산맥 중턱.

그곳에 마련된 동굴 하나에 서른 명의 유저들이 굳은 표정으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하긴 잡아야지!”

“넌 좀 가만히 있어.”

“뭐? 배신자 새끼가 지금 뭐라고 했어?”

“언제까지 그 소리를…… 됐다. 그래, 배신자는 입 다물고 있어야지. 아무렴. 배신자인 내가 아주 대단한 잘못을 했습니다. 감히 입을 열다니, 이 무례한 입을 다물고 있겠습니다.”

그들의 정체는 우레사냥꾼 길드 최정예들.

우르갈 대산맥 정상의 주인에게 도전을 했으나, 이미 한 번의 실패로 도망친 자들이었고, 다른 이들이 실패를 경험하고 패배자로 남은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도전자가 되기 위해 이곳에 온 용기 있는 자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순간 그들의 우두머리인 시르는 도전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었다.

“너 지금 시비 거는 거야?”

“읍읍! 읍읍! 읍읍읍!”

해치와 하희, 그 둘의 소란스러운 콩트 앞에서도 시르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이윽고 해치와 하희마저 시르의 침묵에 동조하기 시작했을 때,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가 도전에 대한 의지마저 짓누르기 시작했을 때, 당분간 우르갈 대산맥을 바라보기 힘들 정도로 어깨와 목을 짓누르기 시작했을 때.

[새로운 시대가 개막했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개막한 자는 ‘히르칸’입니다.]

놀라운 소식이 그들을 덮쳤다.

“뭐야?”

“전체 시스템 알림?”

그토록 무거웠던 침묵이, 참으로 단단했던 침묵이, 마치 설탕으로 만든 유리처럼 너무나도 가볍게 산산조각이 났다.

“대체 누구지?”

“히르칸? 이거 누구야?”

그리고 어느 순간 그들에게 앞서서와 비교할 수도 없었던 침묵이 깔리기 시작했다.

“히르칸…… 맙소사 하회탈의 캐릭터네임이잖아?”

침묵과 함께 모두가 한 명을 바라봤다.

우레여왕 시르, 현시점에서 하회탈과 비교되는 몇 안 되는 실력자인 그녀를 바라봤다.

반면 시르는 자신을 향한 시선 중 단 한 명만의 시선만을 받았다.

“마, 말씀하시죠?”

“하회탈의 캐릭터 네임이 히르칸 맞지?”

“……아, 예. 딱히 숨긴 적은 없죠. 하회탈의 유튜브 초기 영상 보면 자기 입으로 히르칸이라고 했으니까요.”

“간다.”

“예?”

갑작스러운 대답에 해치가 반문하고, 남은 이들이 해치의 말에 동조하듯 고개를 갸웃하며 머리 위로 물음표가 뜬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회탈을 영입하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여전하지만, 하회탈보다 못하단 소리를 듣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들을 향해 시르가 나지막이 말했다.

“그리고 나 혼자서는 몰라도, 우레사냥꾼 길드가 하회탈보다 약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 말에 모두의 표정이 바뀌었다. 앞선 침묵을 삼키고, 용기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한 번 더 해봅시다.”

“못 잡을 건 없죠.”

“이슈에서 우리가 하회탈에 뒤쳐질 이유가 없죠.”

그들의 말에 시르가 아름답기 그지없는 미소를 지었다.

우레사냥꾼 길드가 다시 한 번 우르갈 대산맥 정상 등정에 도전했다.

< 50화. 프로스트 나이트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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