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솔플의 제왕-137화 (137/192)

< 47화. 지르면 복이 와요 (1). >

1.

- 응? 끝났어? 다 잡았어? 응? 마웅? 뭐야?

3초 남짓한 영상이 멈췄다. 영상은 신기루처럼 희미해졌고, 그 너머에 있던 두 유저의 모습이 드러났다.

아몽과 켄, 워로드 관련 랭킹쇼 중에 가장 많은 인기를 자랑하는 두 주인공들의 입꼬리는 실룩거리고 있었다. 살짝 터지려는 웃음을 참고 있는 듯했다.

“……만약 올해의 장면을 뽑으라면, 전 주저 없이 이 장면을 뽑겠습니다.”

풉!

아몽의 말 도중에 켄이 기어코 웃음을 터뜨렸다. 아몽이 따라서 같이 웃음을 터뜨렸다.

“켄, 이러지 맙시다. 저도 간신히 참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 그런데 정말 웃기네요. 이 장면 자체가 웃기다기보다는 이 상황 자체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깁니다.”

“그런 경우 있죠.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긴 경우. 켄도 라이브를 봤습니까?”

“당연히 봤죠. 이 장면에서 잠시 동안 얼어붙었습니다.”

몇 마디 대화를 거치며, 안정을 되찾은 그들이 이내 적당한 웃음기만 남긴 채 이야기를 이어갔다.

“확실히 여러모로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일각에서는 하회탈이 이슈를 키우기 위해서 의도한 장면이다, 그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만약 이게 의도해서 나온 장면이라면, 하회탈은 당장 그 가면을 벗고 할리우드에 가는 걸 추천합니다. 아마 내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볼 수 있을 테니까요. 이런 연기는 알 파치노도 못할 겁니다.”

“자, 그럼 바로 랭킹쇼를 시작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이번 주 유료 영상 판매 랭킹 1위를 알아보겠습니다. 1위의 주인공은…….”

- 응? 끝났어? 다 잡았어? 응? 마웅? 뭐야?

그 순간 3초 남짓한 그 영상이 다시 한 번 재생됐고, 영상이 멈추는 순간 켄이 다시 한 번 풉! 웃음을 터뜨렸다. 아몽이 켄의 옆구리를 툭툭 건드린 후에 켄이 간신히 자기 대사를 이어갔다.

“예, 1위의 주인공은 이번 주에만 101만의 판매량을 기록한 배덕의 왕자 레이드 하회탈 판입니다.”

이 순간 아몽켄 랭크쇼를 보고 있던 안재현은 두 손으로 자신의 눈덩이를 주무르고 있었다. 피곤함에 두 눈을 마사지하는 게 아니었다.

‘미치겠다.’

자신의 흑역사나 다름없는 영상이 지금 이 순간 수백만 명의 눈앞에서 재생된다는 사실을 외면하기 위한 수작이었다. 물론 가당치도 않는 외면이었다.

‘젠장, 하필이면 거기서…….’

이 순간 안재현은 다시 한 번 그때의 광경을 떠올렸다.

마웅의 등장은 예고된 바였다. 마웅이 직접 배덕의 왕자를 마무리 지은 건 예상 외였지만, 배덕의 왕자를 다 잡을 무렵에 마웅이 등장해서 폐허 왕국에 대한 단서를 알려주는 건 시나리오 내용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설마 마웅이 모든 일을 마치고, 하회탈을 찾아올 줄은 몰랐다.

아니, 그런 걸 신경 쓸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 배덕의 왕자와의 전투도 굉장히 힘들었지만, 그 전부터 안재현은 나름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었다. 배덕의 왕자와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180레벨을 달성해야 했으니까.

더욱이 레드불스 몰래 일을 꾸미기 위해 레드불스의 레벨업 지원팀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그 후에도 쉴 틈은 없었다. 180레벨을 달성하는 순간 아이템 보관소에 가서 맡겨놓은 아이템을 찾아야 했고, 배덕의 왕자와의 전투를 위해서 아이템 세팅은 물론 해골 부

하들의 아이템 세팅마저 하나하나 손을 봐야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클래스 타워를 방문해 180레벨 소환 스킬인 파이어 골렘 스킬도 배워야 했다.

그렇게 모든 일을 하고 남은 힘을 배덕의 왕자에게 전부 쏟아냈다. 하회탈의 그 얼빠진 반응은 마땅한 반응이었다. 잠이 들어 로그아웃을 당하지 않은 채 버티고 있는 게 대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다른 이들이 알 리 없다. 세상은 하회탈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잠꼬대를 했다는 것, 그 사실에만 초점을 맞췄고, 그 장면을 즐겼다.

이미 워로드 관련 팬사이트에서는 안재현이 잠결에 헛소리를 지껄이는 영상이 짤방이 되어 돌아다니고 있었고, 배덕의 왕자 관련 기사나, 인터뷰, 영상에는 무조건 이 영상이 등장했다.

심지어 워로드에서 일부 유저들은 반가움을 표시할 때, 인사 대신 응마웅이란 단어를 쓰는 경우도 있었다. 안재현의 흑역사가 자칫 잘못하면 워로드의 유행어가 될 지도 몰랐다.

‘그동안 쌓은 이미지가 고작 3초짜리 영상 하나에 무너지다니.’

하회탈. 그 누구보다 강하며, 그 어떤 위기와 난제 속에서도 혼자 힘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던 불세출의 영웅이 하루아침에 개그 소재가 되어버렸다.

“아이고…….”

안재현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그런 앓는 소리는 지금 안재현에게 배부른 소리나 다를 바 없었다.

모든 걸 얻었으니까.

안재현은 이번 배덕의 왕자 편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걸 얻었다.

일단 배덕의 왕자 시리즈를 얻게 됐다. 200레벨 크로니클 에픽 아이템, 현존 최강의 아이템이다. 그것도 고작 10개만이 존재하는 최강의 아이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아이템이다.

타이틀도 다수 획득했다. 안재현이 그토록 원하던 두 개의 타이틀, ‘히반 왕국의 영웅’과 ‘타락 심판자’를 획득했다. 이제는 더 이상 얻고 싶어도 얻을 수 없는 값진 타이틀이다. 더욱이 여기에 ‘아가르도를 무찌른 자’와 ‘대격전의 영웅’을 더한다면…… 엄청난 소득이

다.

하지만 가장 큰 대박은 유료 영상 판매 수입이었다. 배덕의 왕자 레이드 라이브를 5백만 명 넘게 봤다. 하지만 그 라이브 내용에 대한 시청자들의 만족도는 그 엄청난 숫자만큼 높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보통의 레이드 라이브 방송은 철저한 계산과 준비를 밑바탕에 둔다. 레이드를 준비할 때 어떤 식으로 잡아야 카메라에 잘 잡히는지, 멋지게 나오는지, 그것마저 따로 준비를 할 정도다.

그에 비해 이번 배덕의 왕자 레이드는 많은 것이 갑작스럽게 진행됐고 동시에 급하게 진행됐다.

특히 하회탈의 등장은 그 무엇보다 갑작스러웠다. 이런 상황에서 하회탈의 활약상을 제대로 방송할 수 있을 리 만무. 그렇게 생긴 실망감은 곧바로 하회탈이 자신의 동영상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 하회탈 버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안재현이 여기까지 생각

하고 그렇게 움직인 건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기대감은 곧바로 수치로 증명됐다.

일주일에 구매자 수 1백만 명 돌파!

개인이 1주일에 1백만 장 이상의 유료 영상 판매량을 기록한 건 퍼스트원 이후 하회탈이 처음이었다. 수입도 엄청났다. 판매된 영상 가격은 4.99달러. 하회탈 몫으로 떨어지는 돈은 당연히 기본 억 단위였다.

안재현은 워로드란 게임에서 개인이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성과를 이룩했다. 지금 안재현의 처지는 과거로 돌아오기 전, 우레사냥꾼과 전쟁을 치르기 전, 그때보다 훨씬 더 높은 곳에서 훨씬 더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런 안재현이 고작 흑역사 같은 것 때문에 앓는 소리를 내뱉어서는 안 된다.

안재현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안재현이 얼굴에서 두 손을 뗐다. 그리고는 조금 편안해진 눈 위로 안경을 쓰고, 태블릿PC를 바라봤다.

- 그럼 이번 번에는 30대 길드의 길드 순위를 발표하겠습니다. 언제나 논란이 많기에 말씀드립니다. 30대 길드의 길드 순위는 아몽켄 랭크쇼가 임의로 정한 15가지 평가 기준에 따라 산정됩니다. 이 순위는 공식적인 순위가 아니고, 때문에 그 어떠한 공신력도 가

지고 있지 않습니다.

아몽켄 랭크쇼에 다시 집중하는 안재현의 눈빛은 조금 전과 달랐다.

2.

두 번째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의 끝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누군가는 워로드에 흥미를 가지고 새로운 워로드의 주민이 됐고, 누군가는 반대로 워로드에 대한 흥미를 잃고 워로드란 무대를 떠났다.그리고 30대 길드들은 중대한 변화 그리고 중대한 결정을

강요당했다.

그 사실을 30대 길드가 아닌 일반 유저들, 워로드 팬들도 인지하고 있었다.

- 솔직히 똑같은 30대 길드라고 해도 그 내부에서 차이가 너무 심하지 않음?

- 동감. 라이브 채널권을 대대적으로 다시 개편해야해. 솔직히 지금 30대 길드 애들이 라이브 채널권을 가질 근거가 없잖아? 일부는 파이터즈 길드만도 못한데.

- 아몽켄 랭크쇼 길드 순위 보면 파이터즈 길드가 실질적으로 30대 길드 중 꼴찌를 한 빅스마일은 제쳤지.

- ㄴ 이거 리얼, 솔직히 빅스마일 길드에 핏불보다 잘 싸우는 실력자가 있음?

- ㄴ 빅스마일을 무시하지 마라. 그래도 영상 조회수는 30대 길드 중에서 상위권이다.

- ㄴ 중국 대가리 수로 조회수 내는 주제에, 그걸 자랑이라고 말함? 그래서 유료 영상 구매자 숫자가? 라이브 티켓 이제 50만 장은 팔 수 있음?

타락 백작 편 당시에는 나름 여러 길드가 활약을 했고 또한 활약을 하고자 했다. 그 증거로 타락 백작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타락 백작 레이드에 30대 길드 중 대부분의 길드가 참가했다.

하지만 배덕의 왕자 편에서는 오직 세 개 길드만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세 개 길드를 제외한 나머지 스물일곱 개의 길드들은 들러리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다면 세 번째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는 어떻게 될까? 배덕의 왕자 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길드들, 현재 빅쓰리로 분류되는 그들을 상대로 남은 길드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일단 메인 시나리오를 외면할 수는 없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는 게임에 대한 이해도, 뛰어난 정보력, 몬스터 사냥 능력 등 길드의 기량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잣대다. 메인 시나리오를 외면한 채 자체적인 콘텐츠로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확실한 콘텐츠를 가

진 곳은 사실상 스위퍼즈 길드와 가이코프스 길드 정도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변화를 시도한 건, 비앤비 길드였다.

3.

워로드에 접속하기 전 안재현은 언제나 워로드 관련 기사들을 검색한다. 그런 안재현의 이목이 비앤비 길드가 발표한 길드 개편안을 주목하는 건 당연했다.

‘이건 또 뭐야?’

변화가 있으리란 건, 안재현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변화하지 않으면, 이제는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아몽켄의 랭크쇼를 굳이 찾아보는 것 역시 30대 길드의 동향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안재현이 과거로 돌아오기 전에도 배덕의 왕자 편이 끝난 후에 길드들이 크든, 작든 체질 개선에 나섰다. 뛰어난 유저를 영입하는 건 물론, 그동안 금기처럼 여겨졌던 길드 간의 유저 트레이드도 이루어졌다.

‘팀 이름이…… 포커? 카드게임을 말하는 건가?’

그런 의미에서 비앤비 길드가 그동안 길드 휘하에 난잡했던 조직들을 정리하고, 길드의 전력을 오로지 하나의 팀에 집중하겠다는 발표 자체에 대해서 안재현은 의구심을 가지지 않았다.

오히려 과감한 결정에 감탄했다. 길드는 분명한 이익 집단이다. 길드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게 자신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유저는 결코 그 길드에 남지 않는다.

30대 길드 정도 되면 길드원들 숫자도 천 단위를 가뿐하게 넘어가게 되고, 그런 그들의 이익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다양한 걸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비앤비 길드는 그것을 포기했다. 길드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하고자 했다. 필연적으로 일반 길드원들의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필시 적지 않은 숫자의 일반 길드원이 탈퇴를 할 것이고, 내부적인 소란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기업으로 따지면 구조조정

을 하는 셈이다. 뼈를 깎는 고통이, 그런 고통을 감수하고 무언가를 한다는 건, 인정해줄 만한 일이었다.

‘작명 센스는 구리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아. 아니, 비앤비 길드가 용케도 이런 결정을 내렸네? 얘네들 이런 애들 아니었을 텐데?’

그리고 안재현이 봤을 때 비앤비 길드의 선택이 맞았다. 레드불스, 우레사냥꾼, 히드라. 세 길드가 결국 빅쓰리가 될 수 있었던 건, 그 어느 길드보다 강력한 송곳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만큼 강한 송곳이 없는 길드는 결코 그들을 넘볼 수 없다.

더욱이 비앤비 길드가 만들고자 하는 팀 포커는 레이드를 전문적으로 하는 레이드 1군 팀과 구조가 달랐다.

포커라는 말 그대로 스페이드, 하트, 클로버, 다이아몬드, 이렇게 4개 조직이 있었고, 구성원들 역시 에이스부터 시작해서 킹까지, 총 52명에 심지어 조커라고 해서 3명이 포함되어 총 55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보통 레이드 1군 팀이 20명에서 30명 사이의 인원

으로 구성되는 것보단 그 머릿수가 많았다.

달리 보면 오로지 레이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에서 전천후 활동을 하겠다는 의미다.

여기까지는 나무랄 것 없다.

‘내가 모르는 새끼들이 왜 이렇게 많아?’

문제는 새롭게 개편된 비앤비 길드의 팀 포커에 새롭게 추가된 구성원들이었다. 안재현이 모르는 이들이 다수 있었다. 심지어 개중 두 명이 에이스 자리에 있었다.

물론 안재현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는 건 아니다. 더 나아가 기억력이 그다지 좋은 편도 아니다. 좀 더 툭 까놓고 말하면, 지금 레벨 랭킹 100위 안에 드는 이들 중에 얼굴을 제대로 아는 이보다는 모르는 이가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안재현만 모르는 얼굴이 아니었다.

- 비앤비 길드가 엄청난 결심을 했네. 그런데 모르는 얼굴이 꽤 보이는 것 같은데?

- 다른 길드 출신은 아닌 거 같아. 경력 사항도 그동안 일반 유저로 활동했다고 나와있는데?

안재현 외에도 많은 이들이 비앤비 길드의 개편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모르는 얼굴에 대한 의구심을 품었다.

- 일반 유저라고? 그럼 레벨이 몇이야?

- 헉, 200레벨? 이거 뭐야? 레벨 랭커 급이잖아?

더 큰 문제는 비앤비 길드가 반발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공개한 뉴페이스들의 스펙이 평균을 훌쩍 넘기고 있다는 점이었다. 전부 200레벨이 넘었고, 주요 아이템 세팅과 보유 타이틀 현황은 안재현이 보기에 수준급이 아니라 최정상급이었다.

특히 안재현의 이목을 거슬리게 하는 건 보유 타이틀의 개수가 엄청 많다는 점이었다.

다들 타이틀 개수가 적게는 150개에서 많은 이는 200개를 넘기고 있었다.

효율적인 레벨업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타이틀을 얻기 힘들어진다. 반대로 타이틀만 추구하다보면 당연히 레벨업에 투자할 시간이 줄어든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이룩하기 위해서는, 안재현처럼 타이틀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염두에 둔 효율적인 레벨업 루

트를 짜야 한다.

물론 30대 길드 정도면 그게 가능하다. 정보력이 있으니까. 심지어 타이틀 확보를 위한 타이틀 작업도 해준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앞서서 나온 설명을, 일반 유저 출신이라는 소개를 부정하는 게 된다.

‘이 정도 타이틀을 가졌으면서 일반 유저 출신? 개소리하고 있네.’

결코 일반 유저 출신이 아니다. 30대 길드에 준하는 힘을 가진 단체의 도움을 받아야 가능하다.

‘저번에 그 새끼도 그렇고, 이런 새끼들이 심심할 때마다 튀어나오네. 이런 애들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길드라도 있나?’

어쨌거나 정체를 당장 알 수 없는 조직이 안재현의 새로운 적으로 등장한 셈이다.

안재현의 얼굴이 굳었다.

우레사냥꾼, 히드라, 레드불스 외 기타 등등. 그들이 쉽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하지만 그들은 분명 눈에 보이는 적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안재현의 앞에 눈에 보이기는커녕 기억 속에도 없는 적이 등장했다.

초조하지 않을 리 없다.

많은 걸 이룩했기에 더더욱 초조했다. 이제 안재현은 잃을 게 너무 많아졌으니까.

‘……방심하다간 털린다.’

반대로 그 초조함이 안재현의 결단을 가능케 했다.

‘지금 당장 스펙업은…… 스킬북 밖에 없군.’

< 47화. 지르면 복이 와요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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