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솔플의 제왕-131화 (131/192)

< 45화. 전야(前夜 ) (2). >

4.

볼품없는 플라스틱 그릇을 가득 채운 허여멀건 죽 위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허여멀겋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건더기란 놈을 찾아보기 힘든 죽이었다.

안재현은 숟가락으로 그 질퍽거리는 죽을 휘저었다. 죽을 휘저을 때마다 죽이 뿌연 김을 뻐끔뻐끔 토해냈다. 그 김이 안재현의 안경을 뿌옇게 만들었다. 안재현이 뚱한 표정을 지으며 죽에 숟가락을 그대로 꽂아놓은 채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린 안재현의 뿌연 안경알 너머로 보이는 건 가냘프게 서 있는 태블릿PC였다. 안재현이 태블릿PC를 쥐었고, 액정을 손가락으로 노크하듯 두 번 두드리자 액정이 환하게 빛났다.

[대격전, 결국 그들의 잔치가 되다.]

[신규 유저는 참가할 수 없는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이대로 괜찮은가?]

[신규 유저를 위한 이벤트 기획, 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하지 못한 것인가?]

소나기처럼 주르륵 쏟아지듯 기사 제목들은 대격전 이벤트에 대한 게임 전문가들의 평가들이었다. 굳이 기사 내용을 확인할 필요도 없이, 제목만으로도 날이 선 평가라는 걸 예측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안재현은 휙, 화면을 밀었다.

[레드불스, 라이브 방송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레드불스, 아가르도 레이드 영상 공개 하루 만에 30만 명 구매!]

[레드불스, 배덕의 왕자 레이드에서도 하회탈과 콜라보?!]

[레드불스, 배덕의 왕자 레이드 라이브 광고 완판!]

화면이 바뀌자, 이번에도 기사 제목들이 주르륵 떴다.

“으으…….”

그 순간 안재현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나왔다. 마치 사촌이 땅을 샀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올 법한 소리였다. 안재현의 입에서 나올 법한 소리가 아니었다. 이번 대격전을 통해 안재현이 본 이익은 어마어마했으니까.

일단 크라잉 소드를 얻었다. 180레벨의 크로니클 에픽 등급의 아이템으로 현존하는 워로드 무기 아이템 중에서 최고의 아이템이었다. 여기에 아가르도가 입고 있던 블랙 스폿 세트도 빼놓을 수 없다.

모든 능력치를 5퍼센트나 올려주는 타이틀도 2개나 확보했고, 조만간 대격전 영웅 무기의 핵심 재료도 보상으로 받게 될 것이다. 더불어 대격전 영웅 무기는 제작 시에는 귀속이 되지만, 제작에 필요한 핵심 재료 자체는 거래가 된다. 아직 아이템 옵션이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벌써 10만 골드라는 어마어마한 시세가 형성됐을 정도다.

앞으로 얻을 것도 많다. 배덕의 왕자 레이드에 참가하면, 그것만으로도 타락 심판자 타이틀과 타락 심판자의 액세서리를 얻을 수 있다. 만약 배덕의 왕자 세트라도 얻는다면, 사실상 이번 두 번째 메인 시나리오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걸 얻는 셈이다.

‘재주는 내가 부리고, 돈은 소가 벌었네.’

하지만 이런 안재현이 거둔 이익은 레드불스가 이번 대격전을 통해 거둔 이익에 비할 바가 못 됐다.

이 순간 안재현의 머릿속에 자신의 잘려나간 왼팔을 들고 찾아온 체브와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대화 장면을 떠올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체브는 하회탈에게 그의 왼팔을 건네주며 딱 두 마디의 말만 했으니까.

“고맙군.”

이 말과.

“다음에도 잘 부탁하지.”

이 말.

딱 이 두 마디만 했다.

처음에는 왜 체브가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레드불스 길드 입장에서는 하회탈이 아가르도 레이드에 아슬아슬하게 실패하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였을 터. 더욱이 아가르도 레이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은 단순한 아이템이 아니었다.

현존하는 모든 아이템들과 비교해도 최고를 논할 수 있을 만한 아이템들이었다.

하지만 이내 레드불스의 라이브 티켓 판매량을 알게 되는 순간, 안재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속쓰림을 느꼈다.

‘1할…… 아니, 5푼이라도 달라고 할걸.’

이번 레드불스의 아가르도 레이드 라이브 티켓의 값은 5달러였다. 그 티켓을 3백만 장 가까이 팔았다. 개중 1백만 장은 하회탈 덕분이라는 게 대부분의 의견, 여기에 이번 아가르도 레이드 유료 영상 역시 처음부터 범상치 않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중이었다.

만약 라이브 티켓 판매와 유료 영상 수입 중 1할, 아니 안재현의 생각대로 5푼만이라도 안재현의 몫으로 떨어졌다면…….

“내가 미쳤지.”

그 액수를 가늠하던 안재현이 자책부터 했다.

심지어 이게 끝이 아니다. 안재현은 레드불스에 배덕의 왕자 레이드의 라이브 수입 역시 전부 넘겼다.

안재현이 맛있는 밥 대신 허여멀건 죽을 먹는 이유였다. 돈이 없어서 죽을 먹는 게 결코 아니었다. 속에서 탈이 난 탓에 오래전 사둔 죽을 끓여 먹은 것이다. 죽이 아니면 뭔가를 먹을 수 있는 속상황이 아니었다.

물론 속이 좋지 못한 건, 오로지 레드불스의 수익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보다는 아가르도 레이드의 영향이 더 컸다. 그 전투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기력을 소비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저런 스트레스가 겹쳤고, 동시에 대격전 무대가 끝나면서 한

계까지 당겨졌던 긴장의 끈을 저도 모르게 놓게 됐다.

어떻게 보면 죽으로 달랠 수 있을 수준의 속앓이를 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게 오히려 다행일 정도. 어쨌거나 죽이라도 먹을 수 있다는 건, 위장에 구멍이 난 건 아니라는 의미였으니까.

‘젠장.’

물론 그런 사실이 안재현에게 큰 위로가 되진 못했다.

그제야 안재현이 적당히 식은 죽을 먹기 시작했다. 죽은 별로 맛이 없었다. 맛이라는 느낌 자체가 없었다. 예전에 마트에서 싸게 팔던 걸 비상식량 겸으로 사둔 녀석에게 맛을 기대하는 게 이상한 일일 것이다.

더욱이 그런 죽의 맛을 심도 있게 즐길 정도로 안재현의 심중에 여유 따위는 없었다.

‘이제 와서 계약을 무를 수도 없고.’

레드불스와의 계약을 할 때 구두계약이 아니라 전자서명으로 제대로 된 계약을 했다. 계약을 무르는 건 불가능하다. 아니, 계약을 무르더라도 안재현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다.

레드불스와 잡은 손을 놓는다고 치자. 안재현이 잡을 수 있는 손은 히드라 길드와 우레사냥꾼 길드, 두 곳뿐이다. 그리고 만약 그런 상황이 펼쳐지면 안재현은 레드불스 길드 선택했을 때와 똑같은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아쉬운 선택을 다시 한 번 더 하게

될 것이다.

‘빌어먹을 놈의 자존심.’

안재현은 여기서 굳이 과거를 회상하지 않았다. 쓰디쓴 속에 굳이 더 쓴 것을 집어넣고 싶지 않았으니까.

안재현이 억지로 머릿속 화두를 바꾸었다.

‘이렇게 된 거, 배덕의 왕자도 전부 먹어야지.’

여기까지 왔다면, 당연히 배덕의 왕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걸 얻어야 한다.

핵심은 배덕의 왕자 레이드에서 가장 큰 활약을 마친 10명에게 주어지는 배덕의 왕자 세트다. 그걸 얻으면 모든 걸 얻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현재 상황을 본다면, 안재현이 배덕의 왕자 세트를 얻을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

일단 아가르도 레이드에서 보여준 안재현의 전투 능력은 이제 워로드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와 비교해서 결코 꿇리지 않는다. 더욱이 레드불스가 안재현을 앞장세워줄 것이다. 레드불스가 안재현과의 협업을 공식 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 이미 소문은 퍼뜨렸다.

레드불스의 배덕의 왕자 레이드 라이브 광고가 완판된 게 그 증거다.

오히려 그렇게 보면, 레드불스는 안재현에게 선두에 설 기회, 실력을 발휘할 기회는 물론 안재현이 활약할 기회를 마련해줄 수밖에 없다.

문제는 배덕의 왕자, 그 자체다.

‘퍼스트킬은 불가능해.’

다섯 번이다. 과거로 돌아오기 전, 배덕의 왕자 레이드는 다섯 번이나 실패를 했다.

실패의 원인은 복합적이었다. 일단 당시 배덕의 왕자 레이드 참가권, 결전의 증표의 소유자 중 90퍼센트 이상이 30대 길드 소속이었다. 당연히 30대 길드는 협업을 하지 않았다. 협업을 해도 2개 길드 정도가 손을 잡는 수준에서 그쳤다.

또한 당시 30대 길드는 대격전 무대를 자기 마음대로 휘저으며, 자신감으로 가득 찬 상황이었고, 아가르도 레이드 역시 당시에는 운이 크게 따라준 덕분에 무난히 성공했다.

때문에 그 무렵의 30대 길드에게 있어서 배덕의 왕자는 오르기 힘든 산의 정상이라는 느낌보다는 아이스크림 꼭대기에 놓인 체리 같은 존재였다.

배덕의 왕자를 얕잡아볼 수밖에 없었고, 오히려 먼저 그 체리를 차지하는데 눈이 벌게진 상황이었다. 결국 자신감은 자만심이 되었고 결과는 참담했다.

‘레이드 실패는 무조건 전멸이고.’

더욱이 배덕의 왕자 레이드는 실패하는 순간 곧바로 전멸에 다다랐다. 배덕의 왕자와 싸우는 무대 자체가 인스턴스 던전 형식으로 도망치는 걸 허락하지 않은 탓이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은 어떨까?

‘그래도 그때보다는 지금 상황이 낫긴 하지만…….’

일단 과거로 돌아오기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배덕의 왕자를 얕잡아 보는 시선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 결전의 증표를 확보한 3개 길드가 손을 잡으리란 보장은 없다. 안재현이 그 세 길드의 속사정을 알 리가 없다.

혹여 모두가 손을 잡더라도, 안재현 본인의 전투 능력 역시 중요하다.

만약 안재현이 아가르도 솔플에 성공하지 않았다면, 그냥 이대로 싸웠을 것이다. 고민의 여지가 없다.

‘결국 내 목숨은 내가 챙겨야지.’

하지만 아가르도 솔플에 성공한 지금은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안재현의 손에 새로운 카드가 들어온 상황이다.

‘지금 내 레벨은 173레벨.’

180레벨만 달성하면, 크라잉 소드와 다크 스폿 세트를 착용할 수 있다. 여기에 당장 배덕의 왕자 레이드에서 큰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180레벨이 되는 순간 파이어 골렘 스킬도 습득할 수 있다.

즉, 7레벨만 올리면 배덕의 왕자 레이드 성공 확률은 물론 생존 확률, 더 나아가 배덕의 왕자 세트 아이템을 받을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올라간다. 물론 안재현의 이익을 위해 결전의 증표를 가진 나머지 멤버들이 기다려줄 리는 없다.

‘흠.’

이 순간 안재현의 표정이 바뀌었다. 죽 덕분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속이 편해진 듯한 표정이었다.

‘레드불스가 빠지면, 남은 두 길드가 손을 잡아도 배덕의 왕자를 잡을 가능성은 낮아. 레드불스는 내 명성을 팔아서 라이브 광고도 완판한 상황이니, 내가 나서기 전까지는 레이드를 시도하진 않을 테고. 어?’

그 순간 무언가가 떠오른 듯, 안재현이 잽싸게 태블릿PC를 이용해 레드불스와 했던 계약서를 확인했다. 계약서의 내용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았다. 중요한 핵심 내용들만 명시되어 있었다.

‘이것 봐라?’

때문에 그 어디에도 하회탈이 어느 순간 배덕의 왕자 레이드에 참가해야 한다, 같은 규정은 없었다.

그 순간 안재현의 입가에 미소가 그어졌다.

‘고속 버스 좀 타봐?’

그와 동시에 안재현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런데 이 죽 왜 이렇게 맛이 없어? 소고기죽인데 소고기는 왜 보이질 않아?’

안재현, 그가 드디어 죽의 맛을 느끼기 시작했다.

5.

워로드에서 주점은 인기가 많다. 일단 매우 싼값에 신기한 맛을 가진 음식과 술을 즐길 수 있으며, 제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숙취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물론 제대로 취하는 경우도 없었지만.

그런 주점에서 두 유저가 멜론 맥주를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무슨 말이야?”

그 둘의 대화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은 없었다. 그들은 특별할 것 없었고, 얼굴이 알려진 유명인들도 아니었으니까. 또한 그들이 보여주는 광경은 특이할 것 없는 광경이기도 했다.

하지만 만약 그들의 레벨이 머리 위에 표시됐다면, 그들은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시선 때문에 주점에서 대화를 나누는 건 물론, 이 주점 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싱글레 그리고 호루스, 핸즈 길드 소속인 그 둘의 레벨을 더하면 400레벨을 훌쩍 넘는다.

물론 고레벨이라고 해서 고민이 없는 건 아닌 법.

“아무리 봐도 괜히 시간을 벌려다가, 일이 이상하게 꼬인 것 같아서 말이야.”

싱글레의 찌푸린 인상은 그의 고민이 그저 하는 소리가 아닌, 진심 어린 고민이라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때문에 호루스 역시 진지하게 고민을 받아줬다.

“꼬였다기보다는 한계가 드러난 거지.”

“한계?”

호루스는 즉답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멜론 맥주를 길게, 꿀꺽꿀꺽 한 컵을 단숨에 마셨다.

“우리가 하는 방법의 한계 말이야.”

“한계를 논하는 건 좀 그렇지 않아? 솔직히 이번 경우에도 하회탈이 등장하지 않았으면…….”

“하회탈이 등장하지 않았다고 해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걸? 아가르도 레이드는 레드불스랑 우레사냥꾼 선에서 정리됐겠지.”

“하회탈 때문에 30대 길드가 대격전에 참가했잖아?”

“그거랑 아가르도 레이드는 별개의 이야기지. 아가르도 레이드는 수성이 아니라 공성이었어.”

이야기를 듣던 싱글레는 입을 다물었다. 이번에는 그가 말을 피하려는 듯, 멜론 맥주를 꿀꺽꿀꺽 마시기 시작했다. 호루스는 그런 싱글레 대신에 주변을 곁눈질로 살폈다. 그들의 정체를 아는 이가 이곳에 있을 리 없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쿵!

이윽고 싱글레의 맥주잔이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리자, 호루스가 그것을 신호 삼아 입을 열었다.

“결국 히드라 길드의 행보를 이번에도 놓쳤어. 거기서 이미 길드 계획은 실패한 거야. 더군다나 히드라 길드가 레드불스랑 우레사냥꾼을 포섭한 게 거의 확실시 되는 상황이잖아?”

“아직 확인된 건 아니지.”

“이게 확인이 안 되는 것 자체가 우리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지. 어쨌거나 히드라랑 레드불스, 우레사냥꾼이 손을 잡았다고 치자고. 그럼 그들이 손을 필요로 할까?”

싱글레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앞으로…….”

“야, 싱글레.”

호루스가 순간 싱글레의 말을 잘랐다.

“이 말 내가 어디 가서 했다고 하지 마. 그래도 널 그냥 직장 동료이기 전에 친구라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싱글레가 곧장 고개를 끄덕였고, 그 둘이 슬그머니 테이블 중앙에 좀 더 가까이 몸을 내밀었다. 둘 사이의 거리가 좀 더 줄어들었다.

“조만간 길드 개편이 있을 거야.”

“개편?”

“지금까지 한 방식이 앞으로는 먹히지 않는데, 이 방식을 고수할 이유가 없잖아?”

“어떤 식으로 개편을 한다는 거지?”

“대항마가 나와야지. 멋대로 선두에 달리는 말들 꼬리를 잡아 당겨줄 대항마 말이야.”

“대항마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손장난 치는 건 이제 끝이란 거야. 조만간 몇 명이 데뷔를 할 거야. 아니, 이미 어느 정도 조짐이 나왔지. 최근 우리 활동 범위만 보더라도 음지가 아니라 양지에서 노는 경우가 잦아졌잖아?”

쿵!

그 순간 호루스가 주먹으로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렸다. 싱글레의 어깨가 살짝 들썩였다.

호루스는 그렇게 살짝 놀란 싱글레에게 좀 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드디어 기회가 온 거지. 솔직히 우리보다 레벨도 낮고 실력도 없는 놈들이 연예인 대우 받는데, 우리는 이 게임 끝날 때까지 이 모양 이 꼴로 있을 순 없는 노릇이잖아? 난 무조건 양지로 나갈 거야. 그래서 말인데…… 나랑 비슷한 생각하는 애들이 몇 있거든?”

그 말에 싱글레가 제 손으로 제 입을 어루만졌다.

“누구누구인지 말해줄 수 있어?”

입가에 지어지려는 미소를 지우기 위한 수작이었다.

< 45화. 전야(前夜 )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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