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화. 금력(金 力 ) (1). >
1.
대격전은 꼬리일미라는 말이 있다. 물고기는 머리가 제맛이듯, 대격전에서는 꼬리가 제맛이란 의미다.
이런 말이 나오는 이유는 타락한 군단의 특징 때문이다.
공성 모드에 돌입한 타락한 군단은 굉장히 저돌적으로 변한다. 무조건 ‘돌격 앞으로’다. 주변에서 방해가 들어와도, 그 방해를 직접 받는 몬스터들만 반응할 뿐, 주변 몬스터는 돌격을 멈추지 않는다
심지어 반응한 몬스터도 어그로가 금방 초기화가 된다. 어그로를 끄는 데 성공한 탱커를 공격하다가 갑자기 말없이 탱커를 무시하고, 성으로 다시 돌격을 할 정도다.
이런 특징이 있는 이유는 유저들이 어그로 시스템을 이용해서 타락한 군단을 이산가족으로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생기는 법. 이 부분을 역으로 이용해서 나온 방법이 바로 갉아먹기다. 측면에서 접근해서 몬스터를 하나하나 파먹는 것이다.
여기서 꼬리일미란 표현이 나오는 계기가 생긴다. 갉아먹기 노하우가 공개되면서, 유저들은 이제 죄다 타락한 군단의 측면만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정면보다 측면에 배치된 유저 수가 많은 경우도 생겼다. 자연스럽게 갉아먹기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때 몇몇 유저들이 생각했다.
‘야, 옆이 아니라 뒤로 가서 먹을래?’
‘응, 그래.’
측면은 자리가 없고, 정면은 저돌적인 타락한 군단에 깔려 죽을 위험이 높으니, 꼬리를 공략하자!
결과는 대박이었다.
일단 꼬리먹기의 최대장점은 포위당할 가능성이 가장 낮다는 점이었다. 타락한 군단을 정면에서 상대하면, 포위고 나발이고 자칫 잘못하는 순간 그냥 짓밟힌다.
측면 갉아먹기도 정면보다는 확률이 낮지만, 포위당할 위험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꼬리먹기는 포위당할 가능성이 없다. 본인이 타락한 군대 무리로 몸을 던지지 않은 이상은.
‘이제 내 카드는 다 꺼냈어.’
달리 말하면, 이 꼬리먹기 이상 가는 팁은 없다. 체증 공략, 시가전, 갉아먹기 그리고 꼬리먹기. 어쩌면 이 외에도 매우 신묘한 공략법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히르칸의 뇌리에는 없다.
그렇기에 이번 꼬리먹기 팁을 공개하면서, 히르칸은 기념비적인 일을 세워야 했다.
‘어떻게든 이번 대격전은 내가 혼자서라도 끝장낸다.’
그리고 전장에서 승리 이상 가는 기념비는 없다.
‘끝장낸 다음에 30대 길드의 전투 참여를 독려…….’
그렇게 자신의 계획을 되새김질하던 히르칸이 갑자기 미친 듯이 흙바닥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으아아아!”
심지어 히르칸의 입에서는 괴성이 나왔다. 누가 보더라도 정신이 나간 모양새였다.
‘내가 왜 30대 길드 새끼들을 위해서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이런 지랄을 해야 하다니, 내가 이런 개지랄을…….’
그럴 만한 상황이긴 했다.
결국 히르칸의 계획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30대 길드가 이익을 볼 것이다. 30대 길드의 이번 대격전 참전을 유도하는 게 이번 계획의 목표였으니까.
그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언더풋 길드의 활약, 히르칸의 대격전 노하우 공개 등으로 전황을 좀 더 낫게 만들 순 있어도, 전황 자체를 역전시킬 수는 없다. 더욱이 수성이 끝이 아니다. 빼앗긴 성을 되찾는 공성도 치러야 한다.
결정적으로 히르칸의 몸이 서른 개가 아닌 이상, 히르칸 혼자서 막을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젠장!”
그래도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그렇게 열심히 땅바닥을 괴롭히던 히르칸의 발길질에 운 없는 돌멩이 하나가 걸렸다. 성인 남자 주먹 크기보다 큰 돌멩이 하나가 하늘 높이 날아, 큼지막한 포물선을 그리더니, 이내 타락한 군단의 후방에 있는 몬스터의 투구를 까앙! 세게 쳤다.
갑작스러운 돌멩이질에 몬스터가 주변을 두리번거린 뒤에 다시 동료와 함께 앞으로 진격했다.
그 과정을 보던 히르칸은 실소를 머금었다. 그런 히르칸 모습을 큼지막한 보따리를 짊어지고 있는 해골 전사들이 말없이 바라봤다.
2.
[타락한 군대가 셰가 성까지 오는데 1시간 59분 59초 남았습니다.]
타락한 군대의 등장을 알리는 알림이 뜨는 순간, 셰가 성에 머물고 있던 1천여 명의 유저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우리 구역으로 이동합시다!”
“아이템 잘 챙기시고, 구역 착각하지 마세요!”
백인장들은 자기 그룹에 속한 유저들을 데리고, 배정받은 영역으로 이동했다. 최근 대격전에서 자주 써먹는 방식이었다. 탱커들이 손에 손잡고, 일렬로 전선을 만들어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달은 유저들은, 차라리 백 명 단위로 그룹을 나눈 후에 각자 지역 방어
를 하는 게 낫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이곳에 있는 유저들은 딱히 성을 지킬 생각이 없었다.
“오늘도 많이 잡자고요!”
“무리하지 마시고, 경험치만 먹으면 됩니다. 성으로 가는 놈 무리해서 잡지 마세요.”
그저 아주 경험치가 아주 짭짤한 사냥터에서 사냥을 하는 게 여기 모인 이들이 가진 목적의 전부였다.
그렇게 그룹들이 분주하게 자기 영역으로 이동하는 사이, 아직 자기 영역에 가지 않은 채 성벽 위에 있는 빅케이가 머나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빅케이와 같은 길드 소속, 레드불스 길드 소속의 동료, 양치오가 봤다. 양치오가 곧장 빅케이에게
다가와서 물었다.
“뭘 보는 거야? 이동해야지.”
“하회탈.”
그 갑작스러운 대답에 양치오가 크게 놀라며 빅케이가 바라보는 곳으로 본인의 시선도 옮겼다.
“하회탈이 어디에 있어?”
하지만 빅케이가 바라보는 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제법 멀리 떨어진 곳에서 먼지구름과 함께 새들이 나무 위로 쉴 새 없이 날아오는 광경이 보였다.
타락한 군단의 진격에 초목이 뒤집히고, 그 초목을 집 삼던 짐승들이 야단법석을 피우는 광경이었다.
물론 그 광경 어디에도 하회탈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하회탈이 있다고 해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대체 어디를 보고 하회탈이라는 거야?”
양치오가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왠지 빅케이에게 낚인 것 같은 느낌이 든 모양이다.
하지만 빅케이는 양치오를 낚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무엇보다 빅케이는 볼 순 없지만, 하회탈의 위치를 가늠할 순 있었다.
“저기 뒤.”
“뒤?”
“진격 중인 타락한 군대의 후방, 하회탈 본인이 제 입으로 두말하는 게 아니라면 거기에 있겠지.”
양치오가 빅케이의 대답에 혀를 찼다. 빅케이의 행동이 그는 이해 가지 않았다. 지금 하회탈을 신경 쓸 이유는 조금도 없었으니까. 더욱이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 아닌가?
빅케이는 그런 양치오의 반응을 알면서도 화두를 바꾸지 않은 채, 말을 이어갔다.
“만약 하회탈 말대로 이번 대격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아?”
“푸하하!”
양치오는 대답 대신 폭소를 내뱉었다. 어지간한 대답보다 훨씬 확실한 대답이었다.
“빅케이, 그런 건 신경 끄라고. 하회탈은 또라이야, 또라이. 또라이가 무슨 짓을 하든 우리랑은 상관없어. 하물며 하회탈이 아무리 대단해도 혼자서 뭘 하겠어? 승리? 웃기지도 않는 소리지. 여기 모인 유저들로는 성은 절대 못 지켜.”
양치오가 빅케이의 어깨를 두드렸다. 더 이상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무언의 신호였다.
빅케이는 그 신호를 받고, 입을 콱 다물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여전히 타락한 군대 너머를 향하고 있었다.
‘하회탈의 작전은 간단하다.’
하회탈의 말한 작전은 어려울 게 없었다. 하회탈이 타락한 군단의 꼬리를 집요하게 노리는 와중에, 남은 대격전 참가자들은 성벽을 앞에 두고 싸우면서, 전력의 일부가 성 밖에서 갉아먹기를 시도하는 것, 이게 하회탈이 밝힌 작전의 전체적인 내용이었다.
좁은 문 하나를 두고 타락한 군단이 체증 현상을 일으키는 동안, 포위를 해서 야금야금 전력을 갉아먹자는 의미다.
‘하회탈의 작전을 수행하는 건, 충분히 가능해.’
어려울 건 없었다. 성패는 가늠할 수 없지만, 하라면 못할 건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굳이 하회탈의 말을 따를 이유는 없다.
하회탈 님이 작전을 말해주셨으니, 당연히 따라야지! 이런 생각을 하는 유저는 없다.
저 새끼가 뭔데,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지랄이야? 이런 생각을 하는 유저가 대부분이다.
결국 정말로 하회탈이 원하는 바를 이루려면, 자신의 존재감을 여기 있는 이들 앞에서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파이터즈 길드의 핏불 씽이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존재감 때문이다.
그 부분이 빅케이가 하회탈을 신경 쓰는 이유였다.
하회탈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이지만, 그의 존재감이 대단하다는 걸 부정하는 자는 없다.
그런 그가 여기서 과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할까?
‘정말 그냥 하회탈을 무시하는 게 정답일까? 정말 성을 지킬 수 있다면, 하회탈을 따르는 게 정답일 텐데?’
빅케이가 고뇌하는 사이.
쾅!
타락한 군단의 후방에서 폭발음과 함께 전투가 시작됐다.
3.
공성 모드에 돌입한 타락한 군단, 그 군단의 꼬리에 달라붙은 히르칸의 눈앞에는 꽤 멋진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완전 무장을 마친 다양한 종류의 몬스터들이 줄을 맞춘 채 빠른 속도로 진격을 하는 모습은 위엄이 넘쳤고, 그들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지축이 흔들렸으며, 그들은 자신들을 가로막는 초목들을 거침없이 뭉개며 자신들이 지나온 흔적을 길로 남겨두고 있었다.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 오로지 대격전에서만 볼 수 있는 절경이었다.
그런 절경에 무언가를 한다는 게, 마치 명화에 흙탕물을 던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히르칸은 그 절경을 향해 일말의 망설임 없이 흙탕물을, 그것도 아주 큰 흙탕물을 던졌다.
콰앙!
히르칸이 던진 뼈폭탄은 타락한 아머 트롤 한 마리의 투구에 닿으며 크게 폭발했다. 위력이 상당했다. 타락한 아머 트롤의 투구가 살짝 찌그러질 정도였다. 더불어 뼈폭탄이 터지면서 비산하는 뼛조각들은 주변 몬스터들에게도 튀었다.
하지만 히르칸을 향해 적의를 드러낸 건, 직접 공격을 당한 한 놈뿐이었다.
크어어!
무리에서 뛰쳐나온 녀석이 히르칸을 향해 거침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녀석의 질주에 히르칸은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뼈폭탄을 재차 던졌다. 던진 것은 하나가 아니었다.
콰앙, 콰과, 쾅!
한 움큼.
정확히는 네 개의 뼈폭탄을 한 번에 던졌다. 네 개의 뼈폭탄이 동시에 터지면서 발생한 위력은 상당했다. 달려들던 타락한 아머 트롤이 잠시 자리에 멈췄고, 자리에 멈춘 녀석의 상체 갑옷 곳곳이 제법 흉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평소라면 데미지 딜링용으로 썼을 뼈폭탄을 지금 이 순간 아머 브레이킹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안 될 건 없다. 비효율적이지도 않다. 히르칸이 달라붙어서 아머 브레이킹을 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갑옷을 뭉갤 수 있다.
문제는 돈!
이런 식으로 뼈폭탄을 사용할 경우, 절대 흑자를 기대할 수 없다. 흑자 정도가 아니라, 몬스터를 잡는 족족 손해다.
‘으으, 내 돈…….’
당연히 이 방식은 그 누구보다, 심지어 공격당하는 몬스터보다 공격하는 히르칸에게 타격이 큰 방식이었다. 벌써 다섯 개의 뼈폭탄을 던진 히르칸은 치를 떨고 있었다.
그러나 히르칸은 떨리는 치를 꽉 물고, 다시금 뼈폭탄을 움켜쥔 후에 던졌다.
‘그래도 한 마리를 잡는데 2분 이상 걸려선 안 돼.’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타락한 몬스터를 상대로 히르칸이 직접 나서서 아머 브레이킹을 마치고, 해골 전사와 해골 기사의 도움을 받은 채 전투를 치를 경우, 한 마리를 잡는데 걸리는 시간은 3분에서 5분 사이다. 대단한 거다. 5인으로 구성된 파티보다 훨씬 빨리 잡는 셈이다.
문제는 산술적으로 계산할 경우, 히르칸이 1백 마리를 잡기 위해서는 최소 300분, 다섯 시간 이상이 걸린다는 점이다.
그렇게 싸울 순 없다. 그럴 시간도 없을뿐더러, 그렇게 시간이 주어진다고 해도 그 시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하다. 히르칸의 경우에는 꼬리먹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쟁을 치른 후에, 여차하면 시가전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때문에 히르칸은 그 시간을 돈으로 줄이기로 했다. 뼈폭탄을 대량으로 가져왔다. 조금 전 해골 두 마리가 들고온 보따리를 가득 채우고 있던 게 바로 뼈폭탄이었다.
값은 계산해본 적 없다. 정확한 액수를 알게 되는 순간, 히르칸은 싸우기도 전에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았으니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끄응.”
히르칸이 앓는 소리와 함께 손가락을 튕기자, 대기하고 있던 해골 전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트롤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달려드는 해골 전사들의 손에는 모두 똑같은 망치가 들려 있었다.
뼈폭탄으로 갑옷을 뭉개고, 망치로 확실하게 갑옷을 파괴한다!
이 전술을 위해 히르칸은 새로이 아이템을 구매했다. 그 지출 역시 결코 적지 않았다.
까앙, 까앙!
물론 효과는 확실했다. 교전이 시작되자마자 해골 전사들이 트롤의 갑옷을 쉴 새 없이 두드렸다. 그에 비해 트롤이 휘두르는 몽둥이는 해골 전사들의 몸에 제대로 닿지도 못했다.
초 단위로 트롤의 갑옷은 처참하게 뭉개졌고, 어느 순간 갑옷이 차례차례 떨어져 나왔다.
하지만 히르칸은 그 광경을 보지 않고 있었다. 히르칸은 이미 꽤 멀리 이동한 타락한 군단의 뒤를 밟았고, 거리가 좁혀지는 순간 새로운 타깃을 향해 뼈폭탄을 던졌다.
빨리 잡으려면, 동시에 여러 마리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타락한 군단은 어그로를 끌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공격을 시도해야 한다. 히르칸의 지금 기준에서 말하자면, 돈을 더 써야 한다는 의미다.
히르칸이 입술을 꽉 물었다.
동시에 히르칸은 주먹도 꽉 쥐었다. 꽉 쥔 그의 주먹 아래로 뚝뚝, 반짝이는 물방울이 떨어졌다.
그 물방울을 머금은 땅바닥이 들썩거리기 시작하며, 이내 거대한 늑대 한 마리가 등장했다. 칼날처럼 생긴 네 개의 송곳니가 인상적인 늑대, 블레이드 울프였다.
140레벨짜리 중형 보스 몬스터로, 같은 체급, 같은 레벨대의 보스 몬스터들 중에서는 손꼽힐 정도로 강하다. 동시에 몸값이 매우 비싼 놈이기도 했다. 그런 놈의 보석을 찰흙놀이의 제물로 썼다.
등장한 블레이드 울프 골렘은 비싼 값을 했다. 아머 브레이킹이고 자시고, 곧바로 타락한 아머 오크에게 달라붙었고, 단숨에 녀석을 갑옷과 함께 물어뜯었다. 타락한 아머 오크가 시도한 반격이 블레이드 울프 골렘의 몸뚱이에 상처를 남겼지만, 히르칸의 마력을
머금은 골렘은 곧바로 상처를 회복했다.
히르칸은 그 전투에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히르칸은 다시금 세 번째 타깃을 향해 뼈폭탄을 던졌다.
그리고 이번에는 해골 기사가 나섰다. 딱 봐도 비싸 보이는 방어구로 무장한 해골 기사의 몸 위로 본 아머가 소환되자, 해골 기사의 몸의 부피가 곱절이나 커졌다. 여기에 매드니스 헬름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모든 버프를 받은 해골 기사가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해골 기사를 상대하게 된 타락한 아머 리자드맨이 지금까지 전투 중에서 가장 불쌍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 전투 역시 히르칸은 볼 수 없었다.
히르칸은 옆구리에 끼고 있는 큼지막한 보따리에서 다시 뼈폭탄을 꺼낸 뒤에 네 번째 타깃을 향해 던졌다. 그러는 사이 전투를 마친 해골 전사들이 히르칸 근처로 다가와 새로운 제물을, 공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속전속결!
히르칸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타락한 군단의 머릿수를 야금야금 줄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으하하! 옛다, 돈폭탄 먹어라!”
히르칸의 정신줄도 야금야금 줄어들기 시작했다.
< 43화. 금력(金 力 )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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