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화. 블랙 트리 (1). >
1.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마법사의 탑을 위해서 정말 큰일을, 큰 도움을 주셨다고.”
“그냥 갑시다.”
어두컴컴한 통로였다. 불빛을 담아둔 그 무엇도 없기에, 오로지 걷는 자가 손에 쥔 촛불에만 의지해야 하는 통로. 아래로 향하는 계단은 반듯하지 못해 불빛이 없다면 수십 번을 굴러 넘어져도 이상할 게 없어 보였으며, 좀 더 너머를 바라볼 수 없는 나선 형태로
내려가는 통로는 으스스함마저 품고 있었다.
그곳을 두 사내가 내려가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솔직히 탑의 혜택을 받은 이들은 넘쳐나지만, 개중에 자신이 받은 것의 반의 반조차 보답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부지기수인데, 그런 결정을 하셨다니. 존경스럽습니다.”
“……그냥 조용히 갑시다.”
개중 한 명은 들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굉장히, 심각할 정도로 가라앉아 있었다.
“무려 10만 골드나 되는 돈을 기부하시다니, 저는 평생 일해도 모을 수 없는 그 돈을 흔쾌히 기부하시는 모습과 능력에 다시 한 번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같이 있어서 좋을 것 하나 없는 조합이었다. 더욱이 걷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을 법한 좁은 공간은 들떠 있는 이의 말소리를 보다 시끄럽게 만들었다.
“아니, 대체 어떻게 10만 골드를…….”
결국 터졌다.
“야.”
“예?”
“그냥 가자고.”
히르칸이 말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 짐승조차 내뱉기 힘들 정도로 살벌한 으르렁거림을 내뱉었다.
그런 히르칸의 태도에 마법사의 탑 NPC인 페운은 놀라기보다는 고개를 갸웃했다. 페운은 이 어마어마한 거액을 기꺼이 마법사의 탑에 기부한 기부자가 왜 자신에게 화를 내는지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다.
화를 낸 입장에서는 더더욱 화가 날 만한 상황. 결국 히르칸이 한마디 더 했다.
“지금 내 기분이 굉장히 안 좋으니까, 닥쳐.”
“아, 예…….”
그제야 히르칸의 심중을 이해한 페운이 입을 꽉 다물었다. 입을 꽉 다문 그의 표정은 썩 좋지 못했다. 분명하다. 히르칸에게 매우 높은 호감도를 가지고 있던 페운은 이번 대화로 히르칸에 대한 호감도를 바닥으로 끌어 내렸을 것이다.
히르칸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히르칸은 페운과의 호감도 따위는 지금 아무래도 좋았다.
‘왜 이딴 새끼가 붙어서…… 가뜩이나 배 아파 미치겠는데.’
기부를 위해 10만 골드를 모으는 일, 결코 쉽지 않았다.
물론 히르칸이 현재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을 전부 처분하면 10만 골드는 가뿐히 넘어간다. 지금 해골 애들은 저마다 값비싼 자전거 한 대 값은 두르고 있다.
하지만 이 세상에 많은 부자 중에서 현금 부자를 찾기는 힘들 듯, 당장 10만 골드를 확보하는 일은 히르칸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템을 처분하는 건 최후의 선택일뿐더러 처분하고 싶다고 바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현금으로 골드를 구매하는 것 역시 쉽지는 않았다. 한 번에 10만 골드를 구매할 수도 없었을뿐더러, 수수료로 나가는 돈을 보는 순간 히르칸은 진심으로 현기증이 났다.
어쨌거나 10만 골드를 마련하기 위해 히르칸은 털 수 있는 것들은 전부 탈탈 털었다. 다음 달 V기어 할부금과 관리비, 워로드 월이용요금부터 털어 넣었다. 식비도 당연히 털어 넣었다. 대신에 맛있는 라면과 싸구려 커피, 포도당 사탕을 잔뜩 구매했다.
이런 상황에서 히르칸의 심기가 좋다면, 히르칸이 여기까지 오는 일도 없었을 터.
이제는 조용해진 페운을 따라 길을 내려가는 히르칸이 썩어 문드러지기 직전의 속에서 칼을 갈았다.
‘만약 정말 내가 낚인 거면, 우디 그 새끼 따봉 숫자만큼 때릴 거야. 따봉 숫자 오를 때마다 때려죽인다.’
빠득, 빠득!
히르칸의 이가는 소리가 적막한 길을 채웠다.
2.
“원하시는 트리맵이 무엇이십니까?”
적잖은 계단을 밟은 후에 다다른 곳은 빛 한 점 들지 않는 꽉 막힌 공간이었다. 지하 감옥, 그리 표현할 수밖에 이곳이 10만 골드를 기부한 대가로 받은 대접인 셈이다.
더불어 페운의 어조는 앞서서 뱉었던 것과는 다르게 굉장히 차갑기 그지없었다.
‘참자, 참아.’
히르칸은 심기가 매우 비틀렸지만, 그 비틀린 심기를 꾹 누른 채 원하는 바를 말했다.
“신체 강화.”
“흑마법 신체 강화. 잠시 기다리십시오.”
그로부터 몇 분 후, 다시 문이 열리고 페운이 히르칸에게 두루마리 하나를 건네줬다. 양손으로 잡아도 옆으로 많이 튀어나올 정도로, 제법 큰 두루마리였다.
“30분 후에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결정하십시오.”
페운은 그 두루마리를 건네준 후에 곧바로 방을 나갔다.
그리고.
드르르, 쾅, 쾅!
여러 개의 자물쇠를 잠그는 소리가 히르칸의 귓속을 거칠게 두드렸다. 히르칸이 이죽거렸다.
‘10만 골드 내고 수감자 대접을 받는 느낌이군.’
“후우!”
이죽거림을 삼키는 순간, 곧바로 긴 한숨이 입 밖으로 나왔다. 여러 감정이 섞인 한숨이었다.
이 낡아빠진 두루마리를 보기 위해서 10만 골드를 쓴 것에 대한 한숨 그리고 우디, 그가 거짓말을 한 건 아니라는 사실에 대한 안도의 한숨.
그리고 마지막 감정은.
‘젠장, 좋은 거 나오면 그거 구하려고 또 한 번 돈을 탈탈 털어야겠지?’
견물생심.
신체 강화 스킬 트리에 히르칸이 알지 못하는 끝내주는 스킬이 있다면, 결국 나중에 그 스킬북을 구하기 위해 거금을 질러야 할 수밖에 없다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섞인 한숨이었다.
그 한숨을 배경음 삼은 채 히르칸이 두루마리를 펼쳤다. 쭉쭉 펼쳐지던 두루마리는 어느 순간 뚝, 끊겨 있었다. 마치 화장실 두루마리 휴지처럼, 190레벨 스킬에서 정확하게, 반듯하게 잘려져 있었다.
200레벨, 2차 승급 이상의 스킬을 보여줄 수 없다는 의미다.
‘10만 골드나 줬으면 2차 승급 스킬도 알려주면 안 되나? 설마 나중에 이런 식으로 100만 골드 요구하는 거 아니야?’
히르칸이 퉁명스러운 말을 내뱉었다.
물론 히르칸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빠르게 스킬 트리를 훑고 있었다.
주어진 시간은 30분, 그 안에 히르칸은 신체 강화 스킬 트리 속에 자신이 모르는 스킬을 전부 파악하고, 더 나아가 자신에게 필요한 스킬을 골라야 했다.
일단 히르칸이 가장 먼저 확인한 건 190레벨 스킬이었다.
‘190레벨 스킬은 두 개네.’
190레벨 스킬은 노멀, 유니크 등급 스킬이 각각 한 개씩, 총 두 개의 스킬이 있었다.
그 두 개의 스킬이 히르칸이 볼 수 있는 스킬맵의 정점인 셈이다. 그 두 열매를 맺기 위해 무수히 많은 뿌리들이 아래로 뻗어있었다.
노멀 등급의 스킬은 [금속 문신]이었다. 피부 재봉 스킬의 상위 스킬로 피부에 원하는 종류의 금속을 문신이란 방법으로 집어넣어서 그 부위의 방어력을 높이는 스킬이었다. 금속 종류의 재료 코인을 써야 하며, 파손될 경우 새로운 문신을 집어넣어야 하는 소비형
스킬이었다.
‘아니, 무슨 스킬이 죄다 돈이 들어가지?’
유니크 등급의 스킬은 [피어싱 포켓]이었다. 몸에 구멍을 뚫은 후에 그 구멍 안에 여러 가지 것들, 소비형 아이템을 비롯해 해골 조각이나 뼈폭탄을 보관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몸뚱이에 서랍장 따위를 만드는 것과 비슷했다.
‘이건 좋겠네.’
의외로 굉장히 괜찮은 스킬이었다. 몸에 보관한다는 건, 잃어버릴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는 의미이니까. 특히 히르칸 정도 되면 가지고 다닐 게 너무 많아서 문제다.
더욱이 네크로맨서 느낌이 물씬 나는 스킬이기도 했다. 자기 몸을 서랍장처럼 쓰다니? 현실에서 이런 짓을 하라면 못하겠지만, 워로드에서는 이런 게 오히려 먹히는 개성이 된다.
‘팔뚝을 열어서 뼈폭탄 잔뜩 꺼내면 그림 좀 멋지겠는데?’
10만 골드를 지불했던 사실을 잠시 잊은 채 다시금 구매욕구가 타오르기 시작하는 히르칸. 그에게 지금 신체 강화 스킬 트리맵은 홈쇼핑 광고나 마찬가지였다.
‘이건?’
그런 히르칸의 이목을 가장 확실하게 끈 건, 160레벨의 레어 등급의 스킬 [검은 심장]이었다.
‘……있긴 있었군.’
히르칸이 스킬의 자세한 설명을 확인하기 위해 스킬창을 터치했다. 낡은 두루마리 위로 홀로그램창이 떠올랐다. 히르칸의 시선은 스킬 효과에만 꽂혔다.
- 마력을 소모해, 근력을 강화합니다.
‘흑마법사도 마검사 타입 스킬이 있긴 했군.’
마력을 소모해 육체 능력을 강화해주는 스킬이다. 특별한 스킬은 아니었다. 백마법의 육체 탐구 스킬 트리에 존재하는 100레벨 스킬 [지체 혁명]과 효과가 매우 흡사했으니까.
[지체 혁명]은 스킬 사용 시 지력 수치를 근력 수치 또는 체력 수치와 바꿀 수 있는 스킬이었다. 때문에 이 스킬은 백마법사들의 최강 생존기이자, 마검사라는 독특한 스타일의 마법사가 탄생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
마검사 스타일이란 육체 탐구와 초월 마법, 두 가지 스킬 트리를 주력으로 삼는 스타일이다. 육체 탐구는 흑마법의 신체 강화처럼 육체 능력을 향상시켜주고, 초월 마법은 버프 타입이다.
의외로 마검사의 인기는 상당하다. 워로드의 몬스터들 대부분이 마법 공격을 당할 경우, 마법사를 우선 타깃으로 삼는 설정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뛰어난 마검사의 어그로 관리 능력은 굉장히 뛰어나다.
특히 유인 작업의 경우에는 마검사를 따라올 직업이 없다. 압도적인 한 가지는 없어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낼 수 있고, 다수가 전투를 치르는 레이드에서 실력 좋은 마검사의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반대로 흑마법사들 중에 마검사 타입은 없다. 흑마법의 경우에는 버프 마법인 초월 대신, 디버프 마법인 저주가 있으니까.
‘효율은 떨어지지만…….’
물론 [검은 심장]의 효과는 마력을 소모하는 수준에 비해서 능력치 증가 효과가 그리 좋진 못했다. 무엇보다 네크로맨서 직업은 마력이 목숨줄 아닌가? 히르칸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위로 줄이 있다는 점!
[검은 심장]의 상위 스킬에는 좀 더 좋은 스킬이 있을 것이다. 무엇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히르칸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었다.
‘이러다 스킬북에만 집 값만큼 쓰는 거 아닌지 몰라. 젠장, 스킬은 아이템처럼 되팔 수도 없는데…….’
물론 다른 의미도 있는 일이었다.
3.
[라이프 베슬]
- 숙련도 : F랭크
- 스킬 효과 : 스킬을 활성화하면 체력이 500포인트 증가합니다. 단, 라이프 베슬이 발동한 상황에서는 모든 종류의 체력 회복 스킬 효과를 받을 수 없습니다.
라이프 베슬 스킬의 설명을 본 히르칸은 썩은 죽을 먹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토록 가지고 싶은 스킬이었지만, 설마 이걸 10만 골드 주고 얻을 줄이야.’
라이프 베슬 스킬은 부족한 체력 부분을 단숨에 해결해줄 수 있는 최고의 스킬이었다. 얼마를 지불해서라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 얼마가 10만 골드가 될 줄은 몰랐다.
분명 리치리치, 그조차도 라이프 베슬을 10만 골드에 사라고 하면 미친놈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을 터.
히르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스킬창을 닫았다.
‘그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자. 어디 이상한 사업에 투자해서 날리는 것보다는 낫잖아?’
애써 머릿속 주제를 바꾸려는 듯, 히르칸이 앞으로의 목표를 다시 한 번 점검했다.
일단 레벨업이 중요하다. 배덕의 왕자 레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렵에는 최소한 160레벨, 안정권으로는 170레벨을 달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중요한 건 사냥터 선정이다. 히르칸은 레벨업에 좋은 사냥터는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건 그 사냥터의 이용자 숫자 그리고 그 사냥터에서 사냥을 해서 찍은 영상이 얼마나 돈이 되는가, 하는 부분이다.
‘어디가 좋으려나?’
그런 조건마저 충족하는 사냥터는 많을 리 만무.
그런 히르칸의 고민을 풀어준 건, 과거의 인연이었다.
4.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업을 마친 히르칸은 곧바로 발신자 번호를 확인했다.
'어떤 새끼야?'
사냥 도중에 전화가 오는 것만큼 짜증나는 일도 없다. 그렇기에 발신자 번호를 확인하는 히르칸의 표정은 매우 안 좋았다. 만약 상대가 정말 시답잖은 사람이라면, 히르칸은 곧바로 그 번호를 수신 거부 목록에 차단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번호의 주인을 확인한 히르칸의 표정이 빠르게 바뀌었다. 히르칸이 곧장 발신자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 사냥 중이었나? 사냥 중이었다면 방해해서 미안하군.
“무슨 일이지? 그쪽이 나한테 연락을 다 하고.”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핏불 씽이었다.
‘진짜 무슨 일이지?’
갑자기 그에게 전화가 왔을 때 히르칸은 놀랐다. 핏불 씽에게 자신의 번호를 알려주긴 했지만, 그동안 핏불은 자신에게 단 한 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할 이유도 없었다. 씽과 히르칸이 가는 길은 너무나도 달랐고, 그 사실을 그 둘 모두가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게 히르칸이 사냥이 끝나자마자, 심지어 레벨업 직후임에도 통화를 한 이유였다. 보통 레벨업을 하면 능력치부터 살피는 게 유저의 기본 소양이다.
만약 상대가 시답잖은 인물이었다면, 자기 사냥을 방해한 대가로 수신 거부를 했을 것이다. 히르칸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인간 아닌가?
- 나를 도와줄 수 있나?
그런 씽의 입에서 더더욱 예상하기 힘든 말이 나왔다. 히르칸은 잠시 고민했다.
‘나한테 도움을 요청한다?’
파이터즈 길드 소속인 씽이 히르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건 개인적인 부탁이란 의미다.
“엘프와 관련된 건가?”
그리고 씽의 개인적인 일은 엘프와 관계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 바로 눈치채는군.
히르칸의 예상대로였다. 히르칸은 예상을 이어갔다.
“내 도움이 필요할 정도면 꽤 힘든 일이란 건데, 일단 이야기는 들어보지. 도움받은 게 있으니까.”
솔직히 말을 하면서도 히르칸은 거절할 명분을 머릿속으로 만들어두고 있었다.
‘엘프 관련 퀘스트를 도울 시간은 없어.’
씽에게는 미안하지만, 지금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조차도 레벨업을 위해 잠시 멈춘 히르칸이 다른 퀘스트에 시간을 쓸 수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런 히르칸에게 씽이 질문을 던졌다.
- 혹시 블랙 트리를 알고 있나?
“어?”
히르칸의 반응이 묘했다.
“잠깐 다시 말해주겠어? 여기가 소란스러워서. 뭐라고 했지?”
- 블랙 트리를 알고 있나?
“블랙 트리? 몬스터 이름인가? 아니면 지명?”
처음 듣는 단어다, 히르칸의 대답은 그리했지만 히르칸의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흥분된 기색, 놀란 기색, 당황한 기색 따위를 감추기 위해 히르칸의 얼굴은 정말 열심히 노력 중이었다.
‘160레벨의 희귀 보스 몬스터 블랙 트리가 씽의 입에서 나오다니, 이 핏불, 별명대로 대박 하나 물었네. 나도 별명을 개 이름으로 지을 걸 그랬나?’
히르칸, 그가 그동안 착한 일을 한 보답을 받을 기회를 잡았다.
< 39화. 블랙 트리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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