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화. 왈츠 (1). >
1.
딱딱딱!
해골 마법사의 턱이 움직일 때마다 들리는 치아 부딪치는 소리, 그 소리는 마치 미치광이 마법사의 웃음소리처럼 들렸다.
그 괴팍한 웃음소리와 함께 해골 마법사가 던진 큼지막한 화염구는 포물선을 그리며 날렵하게 날아갔다. 그 포물선이 끝나는 지점에는 이제는 볼륨감이 꽤 줄어든 타락한 동지의 몸뚱이가 있었다.
퍼엉!
화염구는 표적의 몸에 닿자마자 폭발했다. 폭발과 함께 산산조각이 난 불꽃조각들이 타락한 동지의 몸뚱이에 달라붙었다.
화르르…… 앞서서는 쉽게 사그라졌던 불길이 이번에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은 채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 광경을 누구보다 가까운 장소, 타락한 동지와 고작 2미터 남짓한 거리에서 바라보던 히르칸은 손에 쥔 검을, 금빛 검의 끝을 타락한 동지가 아닌 땅바닥을 향해 겨누었다.
전투 종료.
하지만 히르칸은 긴장감을 풀지 않았다.
아직 그 어떤 알림도 들리지 않았다. 퀘스트 완료, 타이틀 획득 등을 비롯한 그 어떤 알림도 없다는 건, 전투가 끝났을 뿐 상황이 끝난 건 아니라는 의미다.
히르칸이 타락한 동지를 바라보고, 주변을 경계했다.
시간이 좀 더 흘렀고, 특별한 징조는 더 이상 없었다.
“후우!”
그제야 짧은 한숨을 내뱉는 히르칸. 그 한숨을 뱉자, 머릿속에 여유가 생겼다.
그 여유 공간을 차지한 건, 잡념이었다.
‘쳇.’
반성, 히르칸이 지금 하는 잡념의 정체였다.
‘두 방이나 맞다니.’
옷 가슴팍에 숨겨진 주머니에서 사탕 하나를 꺼내 입에 넣는 히르칸의 옷에는 그을림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해골 마법사의 마법에 맞은 흔적이었다.
정면에서 맞은 건 아니었다. 타락한 동지를 맞고 폭발한 불꽃 파편에 맞은 흔적이었다.
그렇기에 큰 문제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히르칸이 입고 있는 옷은 투명 거미의 거미줄로 만든 방어구 세트로, 이 정도에 파손될 만한 아이템이 결코 아니었고, 실제로도 피해는 크지 않았다. 더욱이 타락한 동지와 지척에서 붙어야 하는 히르칸에게 그 정도 피해는
불가피한 피해였다.
반성할 일은 아니다.
‘좀 더 제대로 연습을 해야겠어.’
하지만 히르칸은 여전히 자신의 전투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입꼬리를 축 늘어뜨렸다.
그렇게 히르칸이 반성과 함께 사탕을 곱씹는 사이, 타락한 동지의 몸을 불태우던 불길이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불길이 사그라졌을 때, 남은 것은 터질 듯한 근육질의 몸이 아닌, 해골처럼 깡마른 몸이었다.
“고맙군,”
그 새카맣게 타버리고, 깡마른 몸에서 텁텁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나왔다.
히르칸이 바로 상황을 눈치채고, 타락한 동지 근처로 이동했다.
히르칸이 지척으로 다가오자, 타락한 동지는 여전히 꼿꼿하게 선 채로 말을 뱉었다.
“이 고통에서 해방시켜줘서 고맙네.”
히르칸은 장갑을 벗었다. 금빛 반지, 비밀 결사대의 증표를 보여주며 말했다.
“아, 자네는…….”
이미 눈마저 새카맣게 타버려 육안으로 무언가를 확인하는 건 불가능했지만, 타락한 동지가 히르칸의 정체를 파악하는데 문제 될 건 없었다. 다른 NPC들이 그랬던 것처럼 비밀 결사대의 반지가 내뿜는 특이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나의 유품을 마웅, 그에게 가져다주게. 그리고…… 마웅, 자네가 맞았다고, 그 말을 전해주게.”
그 말이 끝나는 순간 타락한 동지가 처음으로 무릎을 꿇었다.
푸스스스!
그리고는 연탄재처럼 무너지기 시작했다.
[퀘스트 ‘엘프의 유품’을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 ‘동지의 유언’이 시작됩니다.]
곧바로 퀘스트 알림이 떴다.
‘좋아.’
이제는 상황을 종료해도 될 때.
히르칸이 긴장을 풀었다.
[타이틀 ‘타락 파괴자’를 습득하셨습니다.]
그런 히르칸이 다시금 긴장했다.
‘어?’
예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2.
코앞도 확인하기 힘들 정도로 자욱한 푸른 안개, 그 푸른 안개 사이에 다섯 명의 유저들이 걸음을 함께하고 있었다.
이미 몇 차례 전투를 치른 듯, 다섯의 옷차림 따위는 살짝 헝클어져 있었다.
한편으로는 대단한 일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이곳, 푸른 안개 숲에서 몇 차례 전투를 치렀음에도 그저 옷차림이 살짝 헝클어진 수준의 피해만 입었다는 건, 그들의 실력과 레벨이 보통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였으니까.
그런 다섯이 자욱한 안개, 그 사이에 숨어 있던 의자로 삼을 만한 바위를 보는 순간 긴장을 적당히 풀고, 대화를 시작했다.
“진짜 여기 사냥하기 힘드네.”
“무슨 몬스터 숫자가 이렇게 많아?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적인 숫자가 아니잖아?”
“블럭 필드인데도 유저들이 그동안 여기 오지 않은 이유가 있군. 사냥터로는 최악이야.”
“청소할 맛은 나겠는데?”
청소.
그 단어라면 충분히 그들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스위퍼즈!
이 다섯은 스위퍼즈 길드 소속으로, 본격적인 청소에 앞서서 사냥터를 조사하는 수색대였다.
평균 레벨은 130레벨, 매우 높은 레벨이었고 동시에 그들은 생존의 귀재들이기도 했다.
더불어 그들은 몬스터를 가늠하는 능력 역시 매우 우수했다.
“그보다 청소가 가능하겠어? 레벨은 꽤 될 텐데?”
“체력하고 방어력은 약했잖아? 청소는 쉽겠지. 문제는 그림이 나오느냐, 이건데.”
“안개가 좀 그렇지?”
“바람 계열 마법으로 안개를 어떻게 못 치우려나? 안개를 싹 밀어낸 후에, 마법 폭격을 하면 그림이 꽤 괜찮을 텐데?”
“마법사 데리고 와서 한 번 체크해봐야지.”
“어쨌거나 소규모 파티 단위로는 사냥하기 힘든 지역인 건 확실해. 여기서 사냥하는 놈은 절대 없을 거야.”
그런 그들이 긴장감을 풀기 위해 이런저런 대화를 하고 있을 무렵.
“전투 준비!”
대화에 참가하지 않은 채 주변을 예의주시하던 유저 한 명이 갑작스레 소리쳤다.
그 외침에 곧바로 나머지 인원들이 전투태세를 갖췄다. 탱커가 앞장 섰고, 사제가 힐 마법을 준비했다. 또한 그들은 섣불리 선공을 시도하지 않았다. 무슨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대응할 자신이 있다는 증거. 30대 길드에 소속된 베테랑다운 모습이었다.
‘응?’
‘어?’
그런 그들에게 다가오는 건, 분명 유저였다.
어렴풋하게 보이는 형태는 일단 스모그리언과 전혀 달랐다. 아니, 형태가 분명하게 보인다는 것 자체가 스모그리언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스모그리언은 이 푸른 안개와 비슷한 색을 품고 있어서, 가까이서 보지 않으면 알아볼 수 없었으니까.
결정적인 근거는 빠르게 접근하던 상대가 스위퍼즈 길드원을 발견하는 순간 속도를 멈췄다는 사실. 유저를 보고 멈추는 건, 유저 밖에 없다.
‘아니 대체 누가 여기서 사냥을 하는 거지?’
더불어 그는 혼자였다.
‘미친!’
‘여길 혼자서 사냥한다고?’
다섯 명이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거리가 좀 더 좁혀졌을 때,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가까워졌을 때.
“하회탈?”
누군가 말했다.
그 말에 곧바로 대답이 나왔다.
“어디 소속?”
꽤 불친절한 대답이었다. 대답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왈가왈부, 자기 증명도 없이 대뜸 소속을 묻는 걸 대답이라고 여길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스위퍼즈 길드원들은 순순히 대답해줬다.
“스위퍼즈 길드 소속이오.”
그제야 분명하게 모습을 드러낸 하회탈 히르칸이 다섯 앞에 선 채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몬스터 청소가 벌써 시작된 건가? 내가 공지 봤을 때는 분명 닷새 후였는데?”
“우린 수색대이오.”
짧은 대화와 함께 그들이 서로 얼굴의 상태를 확인했다.
스위퍼즈 길드원의 눈에 비친 히르칸의 꼴은 묘했다. 인상적인 건 거대한 가방을 짊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군인들이 쓸법한 큼지막한 더플백 가방을 짋어지고 있었는데, 그 가방은 당장에라도 터질 듯한 기세를 품고 있었다.
가방을 가득 채운 건 재료 코인이 분명했다. 그 사실을 스위퍼즈 길드원들이 모를 리 만무했다.
그래서 그들은 더더욱 놀랐다.
‘맙소사. 진짜 여기서 사냥을 한 건가?’
‘그것도 혼자서?’
재료 코인의 숫자는 곧 히르칸이 이제까지 이곳에서 잡은 몬스터의 숫자를 의미했으니까.
스위퍼즈 길드원들은 감탄을 넘어 경악했다.
‘엄청나군.’
‘최근 30대 길드들이 앞다투어서 데려가고 싶어하는 게 이해가 돼.’
그렇게 다섯이 놀라움을 알아서 삼키고 있을 무렵.
“그럼 이만…….”
자리를 떠나려던 히르칸은 무언가가 떠오른 듯 움직임을 멈췄다.
‘아.’
스윽!
히르칸이 그들 앞에 손을 내밀었다. 악수를 의미하는 건 아니었다. 손바닥을 보여주며 내밀었으니까. 악수라면 손날을 세워서 손바닥을 내밀었을 것이다.
스위퍼즈 길드원들이 그 손바닥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무슨 의미지?
그런 의구심이 그들의 얼굴 위로 떠올랐다. 히르칸이 그런 그들에게 또박또박, 분명하게 말했다.
“스위퍼즈의 청소 공지를 보고 물러나는 중이다. 보상을 받을 자격은 충분하다고 보는데?”
그 말에 스위퍼즈 길드원들이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맙소사.’
‘지금 모은 재료 코인만 팔아도 수천 골드는 나올 텐데?’
이미 동영상 조회수를 비롯해 여러 부분에서 일반인들은 꿈도 못 꿀 돈을 벌고 있는 히르칸이 이렇게 나올 줄은, 아마 히르칸을 처음 보는 스위퍼즈 길드원들 입장에서는 상상도 못했을 터.
“설마 30대 길드가 말을 바꾸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재차 말을 뱉는 히르칸은 그 어느 때보다 엄격, 근엄, 진지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매우 급해서 그런데 빨리 계산을 해줬으면 좋겠군.”
당장 보상금을 주지 않으면, 유혈 사태를 일으키겠다! 그런 분위기마저 풍겼다.
결국 히르칸은 1백 골드를 받은 후에야 자리를 떠났다.
3.
안재현은 말없이 태블릿PC를 바라봤다. 그가 보는 건 어떤 아이템의 옵션이었다.
태블릿PC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안재현은 눈이 침침해진 듯, 태블릿PC로부터 시선을 돌렸다. 두 눈을 감고, 두 손으로 제 얼굴을 가렸다. 두 눈이 화끈거렸다.
아이템 옵션을 읽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한글을 배웠다면, 어린아이라도 읽을 수 있는 수준이었고, 워로드란 게임에 닳고 닳은 안재현이라면 그냥 스쳐 지나가듯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을 내용이었다.
그게 이유였다.
‘우와.’
그 아이템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안재현이기에, 그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식으로 이게 내 손에 들어올 줄이야.’
안재현을 놀라게 만든 그 아이템들.
[타락 파괴자의 목걸이]
*주요 속성
- 유니크 등급의 아이템
- 레벨에 비례하여 직업 관련 능력치 상승
- 모든 능력치 +33
- 직업 관련 능력치 +33
- 선택한 능력치 +33
- 요구레벨 : 100
- 요구조건 : 타이틀 ‘타락 파괴자’
*보조 속성
- 타락 추적자 및 파괴자 및 심판자 관련 아이템 착용 시, 선택한 능력치 +99
- 착용 시 입는 모든 데미지 10퍼센트 감소
- 이 아이템은 착용자에게 귀속됩니다.
*기타
- 타락의 힘에 대항하는 타락 파괴자들을 위한 목걸이다. 강력한 힘을 품고 있다.
[결사대의 일원, 아반의 검]
*주요 속성
- 유니크 등급의 아이템
- 근력 +77
- 체력 +66
- 지력 +55
- 마력 +44
- 요구 레벨 : 120레벨 이상
- 요구 조건 : 1,000포인트 이상의 근력
*보조 속성
- 착용 시 모든 몬스터의 방어력 15퍼센트를 무시
- 착용 시 스킬 ‘헤이스트(C)’ 사용 가능. (쿨타임 15분)
- 이 아이템은 파괴 불가 아이템입니다.
- 이 아이템은 착용자에게 귀속됩니다.
*기타
- 비밀 결사대의 일원이었던 아반의 검이다. 대장장이 올프가 만든 검답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두 가지 아이템의 정체는 타락한 동지, 아반이 남긴 유품이었다.
결사대의 반지를 포함해 세 개의 유품을 마웅에게 가져다줬을 때, 마웅은 퀘스트 보상으로 이 두 가지 아이템을 줬다.
아이템을 받는 순간, 안재현은 솔직히 믿지 못했다. 타락 추적자의 목걸이를 버리고, 타락 파괴자의 목걸이를 착용한 순간에도, 아직 착용하지 못하는 아반의 검을 창고에 보관한 후에도, 게임에서 나와 자신의 것이 된 아이템의 옵션을 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도!
‘이런 대박이 뜰 줄이야.’
안재현은 이 현실을 믿을 수 없었다.
기대 이상으로 대단한 아이템을 얻었다.
안재현이 얼굴을 덮은 손을 치웠다. 감았던 두 눈을 떴다. 믿기 힘든 일이지만, 현실은 현실 아닌가?
‘당황할 거 없어. 고민할 것도 없고.’
안재현은 상황을 단순하게 정리했다.
운이 좋아서 비약적인 스펙업을 이룬 것뿐이다. 그럼 그 스펙업을 앞세워서 게임을 하면 된다.
아니, 이 기세를 몰고 가야 한다.
‘그래, 이 기세를 타야지.’
안재현이 통장 잔고와 누적된 후원금 등, 자신의 재정 상황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열심히 돈을 모은 덕분에 잔고는 제법 두둑했다.
‘지르자.’
그동안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돈을 쓰지 않았다. 이번에도 목돈을 쓸 계획은 없었다.
‘지금은 지를 때야.’
하지만 지금 이 기세를 키우려면, 더 본격적인 투자를 하는 게 나았다. 밥 먹을 돈도 아껴서 지를 때였다.
‘이제 해골 애들 방어구도 본격적으로 맞춰주고.’
무엇보다 여기서 좀 더 스펙업을 한다면, 110레벨인 히르칸은 140레벨 이상의 사냥터에서도 활동이 가능했다.
지금 기준에서 140레벨 사냥터는 사실상 최전방이라고 봐도 좋다. 현재 레벨 랭킹 1위인 퍼스트원의 레벨은 164레벨, 랭킹 100위의 레벨은 152레벨이었으니까.
최전방 사냥터에서 사냥을 한다는 건, 최신 트렌드를 따른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언제나 그렇듯, 가장 잘 팔리는 건 최신 트렌드일 수밖에 없다.
안재현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래, 이제 나도 유료 영상도 팔아봐야지. 진짜 대박은 영상 판매 수입이니까.’
좀 더 본격적인 수익 활동을 할 때다.
‘가만, 그럼 그 영상은 어떻게 하지?’
그런 안재현의 머릿속에 타락한 동지와의 전투 영상이 떠올랐다. 타락 파괴자 타이틀을 얻는 순간, 정신이 나가는 바람에 그 영상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 쓰지 못했던 것이 이제 떠오른 것이다.
‘잘 만들어봤자 조회수 1백만 찍기 힘든 것 같긴 한데…….’
솔직히 안재현이 보기에 그렇게 매력적인 영상은 아니었다.
하회탈의 팬들은 하회탈이 본격적으로 몬스터와 싸우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그 영상에서 하회탈은 제대로 된 공격을 한 적이 없다. 그저 도망치고, 유인하고, 춤을 췄을 뿐이다.
‘로매니 필름에 맡기는 게 좋겠어.’
때문에 안재현은 로매니 필름을 떠올렸다. 안재현의 깜냥으로 영상을 편집해서 올릴 경우, 안재현이 그동안 쌓은 명성을 깎아 먹을 게 분명했으니까. 이럴 때일수록 전문가의 힘을 빌려야 하는 법이다.
안재현이 영상 파일을 정리한 뒤에 로매니 필름에 연락을 취했다.
이야기는 금방 끝났다. 마치 안재현의 연락을 기다렸다는 듯이 로매니 필름은 기쁜 마음에 의뢰를 받아줬다. 그런 로매니 필름에 영상 파일을 보내던 안재현은 작은 소망을 품었다.
‘딱 제작 비용만큼의 조회수만 나왔으면 좋겠네.’
영상 파일이 전부 넘어가는 순간, 안재현의 머릿속에서 타락한 동지와의 전투 영상은 사라졌다.
‘뭘 질러야 하나? 해골 마법사용 지팡이를 구매할까?’
그저 이제부터 해골에게 맞춰줄 아이템에 대한 생각만이 가득 차 있을 뿐.
< 33화. 왈츠 (1).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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