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화. 타락한 엘프 (3). >
7.
“레이드에 필요한 소모 아이템 전부 지원, 120레벨의 유니크 아이템 대여.”
그 제안은 달콤했다.
“조건은 레이드 도중에 하회탈의 게임오버를 유도할 것.”
그만큼 대가는 섬뜩했다.
때문에 모든 이야기를 듣는 순간 페라또는 고민했다. 당장 거절하기에는 달콤했으나, 받아들이기에는 무거웠다.
그건 달리 말하면.
“만약 성공하면, 보수로 대여해준 유니크 아이템 중 당신이 사용한 아이템은 그냥 주지.”
조금만 더 저울 한쪽에 무게추를 달면, 저울이 기울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좋아.”
페라또, 그가 제안을 받아들였다.
8.
[레벨이 올랐습니다.]
[해골학 스킬 랭크가 B랭크로 상승했습니다.]
붉은 호수에서 사냥을 시작한 지 3일 차, 히르칸이 드디어 붉은 호수에서 최초의 레벨업을 이룩했다.
레벨업을 마친 히르칸은 곧장 붉은 호수 커뮤니티 게시판을 홀로그램창으로 띄웠다. 히르칸에게 자신이 방금 잡은 대형 몬스터에 대한 관심은 없어 보였다.
타락한 그레이 코카트리스 레이드 공지 때문이었다.
‘제법 모였군.’
모집 내용은 3일 전과 크게 달라져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두 가지였다.
몬스터 레이드에 필요한 모든 소모 아이템을 페라또가 지원해주며, 필요하다면 유니크 아이템도 대여해준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대체 어디서 돈이 나온 거지?’
돈만 있다면.
소모 아이템 지원 및 유료 아이템 대여는 한두 푼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물론 페라또는 크게 투자를 하는 만큼 레이드 동영상에 대한 권리와 재료 코인 및 보석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분 3할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만약 이번 몬스터 레이드가 1차에 무난히 성공하면, 손해는 그렇게까지 크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1차 시도에서 실패한다면, 피해는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적잖은 액수일 것이다.
어쨌거나 이런 페라또의 시도는 먹혔다. 지지부진했던 레이드 공격대 가입자 수가 금방 늘어서, 현재는 스물다섯 명이 공대에 가입했다.
여기까지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히르칸이 이번 일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히르칸이 조금 전 전투 도중에 도착한 쪽지 내용을 확인했다.
[참가 보너스 5천 골드, 성공 보너스 2만 골드.]
‘총액 2만 5천 골드.’
이번 레이드에 참가만 하면 5천 골드를 주고, 사냥에 성공하면 2만 골드를 준다!
어마어마한 거금을 베팅한 건 다름 아니라 페라또였다.
‘세게 부르네.’
처음에는 참가 보너스 2천 골드, 성공 보너스 1만 골드였다.
그런데 그 액수가 갑자기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계기가 없진 않았다. 히르칸이 어제 대형 가시 도마뱀 전투 영상을 올렸다. 호응이 매우 좋았다. 히르칸의 몸값을 올려주기에는 충분한 근거였다.
하지만 히르칸은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나라면 이렇게까지 나한테 베팅은 안 할 텐데.’
히르칸이 공대에 가입해서 생기는 메리트는 적지 않다.
히르칸의 명성으로 추가 인원 모집이 쉬워지고, 1차 시도에서 레이드를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페라또의 베팅은 무모한 감이 분명 있었다. 심지어 이 제안을 모두에게 했을 리 없다. 히르칸에게만 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히르칸이 사실을 다른 누군가에게 알려준다면, 내분이 일어날 것이다.
‘분명 뭔가 있어.’
결정적으로 이 정도 제안을 할 만한 여력이 페라또에게 있었다면 진작에 했을 것이다. 이제 와서 이렇게 급하게 히르칸에게 무모한 베팅을 한다는 건, 분명 이상한 일이다.
“흠.”
보통 경우라면 이런 꿍꿍이 분명한 일에 손대지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히르칸도 사정이 좋지 못하다.
‘잡긴 잡아야 해.’
지금 타락한 그레이 코카트리스의 악명은 높아지고 있고, 녀석을 잡을 만한 실력이 되는 레이드 팀들이 기존의 계획을 마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타락한 몬스터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특히 타락 아이템을 가진 최상위 레벨 유저들에게 타락한 몬스터는 타락 세트 아이템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분명 30대 길드가 움직일 것이다.
당연히 그전, 지금 이 타이밍이 히르칸이 개인 자격으로 타락한 그레이 코카트리스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어쩔 수 없지.’
이 꿍꿍이 가득한 더러운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게 고민의 이유였다.
9.
“녀석의 타겟팅 최우선 순위는 마법입니다. 마법에 적중당했을 경우, 마법사부터 노립니다. 이런 녀석의 어그로를 끌기 위해서는 한 명이 2회 연속해서 유효한 타격을 입혀야 합니다.”
6개 파티, 서른다섯 명.
붉은 호수를 어지럽히는 타락한 그레이 코카트리스를 잡기 위해 모인 그들 앞에서 페라또는 일장 연설을 하듯, 레이드 공략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또한 녀석에는 피어가 있습니다. 모든 능력치를 감소시키고, 움직임을 느리게 만듭니다. 그러니 신호가 오면 무조건 캔디를 먹으십시오. 만약 피어에 노출되면 무조건 후방으로 빠집니다. 참고로 피어에 노출되어서 후방으로 빠지는 경우 벌점입니다. 벌점이 쌓이
면 재료 코인 및 보석 배분에서 페널티를 받습니다.”
이야기를 하는 페라또는 진지했다.
하지만 막상 그가 하는 이야기는 특별할 게 없었다. 워로드에서 100레벨 넘는 레벨을 찍은 유저라면, 말해주지 않아도 알고 있는 수준의 내용이었다. 무언가 특별한 내용이 있으리라 기대했던 참가자들의 표정이 시큰둥하게 변했다.
히르칸도 마찬가지였다.
‘딱 봐도 추가 정보는 없네. 그럼 정공법밖에 없지.’
“1페이즈 외의 페이즈는 확인된 바가 없기에 정석대로 하겠습니다.”
히르칸이 생각하는 것과 똑같은 내용을 페라또가 입으로 뱉었다. 그런 생각을 한 게 히르칸만은 아니었는지, 몇몇 이들이 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을 노골적으로 지었다.
하지만.
“마법 공격에 앞서, 녀석의 방어력을 최대한 깎는 아머 브레이커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스트라이커 역할은 세 명이 번갈아가면서 합니다. 첫 번째 그룹은 우묘 파티의 디웅, 1945파티의 나인플 그리고 하회탈 히르칸. 이렇게 세 명으로 구성됩니다.”
이 대목에서 히르칸은 표정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뭐?’
히르칸이 하회탈 눈구멍 사이로 페라또를 바라봤다. 페라또는 히르칸을 바라보다, 눈이 마주치자 시선을 돌렸다. 말이 돌린 거지, 그건 분명한 시선 회피였다.
‘왜 날 스트라이커로?’
히르칸이 재차 의문을 품었다.
그가 스트라이커 역할을 잘하는 건 맞다. 베어 워리어와 헬름 오우거를 잡을 당시 히르칸이 보여준 아머 브레이커 능력은 감동, 그 자체였다. 어지간한 스트라이커들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건 히르칸이 솔로 플레이를 하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히르칸은 스트라이커가 아니다. 히르칸이 해도 안 될 건 없지만, 이번 레이드 팀에는 스트라이커가 여섯 명이나 있다.
그런데 거기에 굳이 히르칸을 넣는다?
‘지금 날 엿먹이려는 건가?’
히르칸은 당연히 그게 싫다.
과거로 돌아오기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스트라이커란 포지션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다는 걸 히르칸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게 위험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대형 몬스터 몸뚱이 위에 달라붙어 녀석을 계속 공격한다는 건, 브레이크 없는 스포츠카를 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더욱이 최근 히르칸은 자신의 네크로맨서의 강력함을 보여줬다.
히르칸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하지만 반발은 없었다.
‘오냐.’
이게 만약 페라또의 꿍꿍이라면, 오히려 지금 건드리기보다는 페라또가 꿍꿍이를 드러낸 후에 건드려야 한다. 지금은 건드려봤자, 페라또가 말을 바꾸면 끝이다.
‘일단 장단에 맞춰주마. 일단은.’
때문에 히르칸은 오히려 이 장단에 맞춰줬다.
‘하지만 날 건드린 대가는 시계보다 비쌀 거야.’
10.
끼이이!
타락한 그레이 코카트리스는 오랜만에 발견한 먹잇감을 향해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런 녀석의 앞에는 거대한 갑옷과 방패를 가지고 있는 세 명의 탱커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광경을 정반대 편에서, 숨죽인 채 바라보는 셋이 있었다. 히르칸 그리고 그와 같은 임무를 맡게 된 스트라이커 역할 두 명.
하지만 효시를 쏘는 역할은 탱커도, 스트라이커도 아니었다.
“마법 준비!”
탱커 중 한 명인 페라또가 소리를 내질렀다. 그러자 사방을 포위하듯 배치된 마법사들이 이미 캐스팅을 마친 마법을 들었다. 저마다 손에 불, 얼음, 번개, 바람을 들고 있었다.
“공격!”
이윽고 페라또가 명령을 내리는 순간 열 개의 마법이 탱커를 향해 달리는 타락한 그레이 코카트리스를 향해 날아왔다.
열 개의 효시.
개중 여덟 개의 마법이 타락한 그레이 코카트리스의 몸뚱이에 적중했다.
키이이!
타락한 그레이 코카트리스가 괴성을 내지르는 것으로 자신의 고통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타락한 그레이 코카트리스의 몸뚱이는 사용된 마법의 숫자와 위력에 비해서는 무사했다. 몸 곳곳이 그을리고, 회색빛 털이 타버리고, 깊은 상처 사이로 피가 흘러내리기도 했지만 거대한 몸체에 비하면 그 상처는 아플지언정 치명상이라 보기는 힘들었다.
오히려 화를 돋우기에 딱 좋은 상처.
타락한 코카트리스의 눈이 사방을 훑었다. 자신에게 마법을 쓴 마법사를 쫓았다.
그런 녀석의 부리를 향해.
콰앙!
뇌전을 품은 해머 하나가 회전하며 날아왔다.
키이, 키이!
코카트리스는 해머에 맞자마자 곧바로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부리를 후려친 해머는 곧장 주인에게 다가왔다.
“으라차차!”
그 해머의 주인은 어느새 코카트리스 지척에 다다라 있었다.
이때까지도 코카트리스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걸린 스턴 효과를 풀기 위해 고개를 흔들면서도, 여전히 해머를 휘두른 탱커가 아닌 마법사를 쫓을 생각만 했다.
그런데.
퍼억!
해머를 다시 쥔 탱커가 코카트리스의 몸뚱이를 해머로 내리치는 순간!
키잇!
코카트리스의 고개가 휙! 탱커를 향했다. 탱커는 이를 꽉 물며, 곧장 방패를 들었다.
콰직!
방패를 들자마자 코카트리스의 날카로운 부리가 그 방패 위를 찍었다. 드는 게 늦었으면, 방패가 아닌 몸뚱이가 방패 꼴이 되었을 정도로 아슬아슬했다.
위력도 상당했다. 센티미터로 계산을 해야 할 정도로 두꺼운 방패가 뚫리기 직전까지, 부리의 뾰족한 부분이 방패를 파고든 게 방패 너머에서 보일 정도였다.
‘이거, 이대로는 못 버틴다. 버프만으로는 안 돼.’
“천근추!”
쉽사리 버티지 못하겠다는 걸 직감한 탱커가 스킬을 사용했다. 그 자리에서 묵직하게 버텼다.
임전무퇴의 각오!
코카트리스는 그런 탱커의 방패 위를 부리로 내리찍는 것으로도 모자란 듯 제 발로 내리찍었다.
콰앙, 콰앙!
녀석은 자신의 거대한 몸뚱이가 가진 힘을 아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그렇게 탱커가 코카트리스의 모든 것을 막아내는 사이, 스트라이커가 움직였다.
- 하회탈 움직인다.
- 다들 대기해!
첫 번째는 히르칸이었다.
달리는 히르칸을 보며, 나머지 인원들이 그에 맞는 움직임을 보였다. 탱커들 그리고 마법사들과 대기 중인 스트라이커들이 배치를 바꿨다.
이윽고 히르칸이 코카트리스와의 거리를 좁혔고, 날랜 몸놀림을 보이며 단숨에 코카트리스의 몸 위에 올라탔다. 히르칸의 눈이 코카트리스의 등줄기에 난 상처를 훑었고, 개중 한 곳에 자신의 검을 찔러 넣었다.
푸욱!
100레벨 유니크 아이템, 여기에 어지간한 검사들보다 높은 힘 스탯을 자랑하는 히르칸의 공격력은 약할 수가 없었다.
키이!
그 위력이 탱커를 상대하느라 정신이 팔린 코카트리스의 정신을 번쩍 뜨게 만들었다.
코카트리스가 기겁을 하며, 히르칸을 향해 시선을 돌리려고 했다.
그 순간.
퍼엉!
거대한 불덩이 하나가 코카트리스의 머리통에 닿으며, 마치 물풍선처럼 터졌다.
터진 불덩이가 코카트리스의 얼굴 전체를 휘감은 후에 사그라졌다.
코카트리스의 시선이 당연히 마법을 쓴 마법사를 향했다. 히르칸을 향한 관심이 바로 사그라졌고, 히르칸이 숨을 골랐다.
‘후우!’
그사이 탱커가 코카트리스의 동선을 예측하고, 그 사이에 자리를 잡았으며, 히르칸은 찔러넣은 자신의 검을 붙잡은 채 다음 기회를 기다렸다.
‘어그로 관리는 잘 해주는군.’
생각보다 어그로 관리는 잘 되고 있었다. 탱커와 마법사의 호흡이 좋았다. 페라또의 지휘도 무난했다.
물론.
‘이게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무엇이든 처음 한두 번은 잘 된다. 앞으로 이런 경우를 수십, 많으면 백 번 넘게 치러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단 한 번이라도 오류가 생긴다면, 누군가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히르칸이 입을 꽉 다물었다. 당연히 히르칸은 자신이 그 대가를 치를 생각이 없었다.
그 순간.
콰앙!
거대한 불덩이가 히르칸을 덮쳤다.
12.
마법, 플레임 스트라이크.
80레벨짜리 레어 등급의 이 마법은 화염계 마법사들이 데미지를 제대로 줄 때 써먹는 마법이었다.
즉,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마법이었다.
그런 강력한 마법이 몬스터의 등에 올라타, 아머 브레이커를 시도 중인 스트라이커에 닿은 건, 그야말로 최악의 사고였다.
“누구야?”
그 광경을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본 페라또가 다급하게 소리를 내질렀다.
- 시, 신호 잘못 봤습니다.
곧장 대답이 나왔다.
“정신 차려!”
페라또가 한 마디 뱉었다. 대화가 허락되는 건 거기까지였다.
- 어떻게 해?
- 공대장, 다음 명령!
사고가 터지면, 상황은 긴급 상황이 된다.
지금도 그랬다. 예상외의 공격에 맞은 코카트리스는 바로 마법사를 쫓기 위해 움직였다. 탱커가 배치되지 않은 방향이었다.
보통은 마법을 쓸 때, 마법사와 몬스터 사이에 탱커를 배치한다. 그래야 몬스터가 마법사를 쫓으려는 순간, 탱커가 막을 수 있으니까.
즉, 지금 코카트리스를 탱커가 막을 순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답은 대개 두 가지다.
- 초기화?
- 도주?
도망치거나 혹은 상황을 초기화하거나.
도망치는 건, 말 그대로 뿔뿔이 흩어지는 거다. 전투 포기 선언이기도 하다.
초기화는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지금 같은 경우에는 마법사들이 다시 한 번 처음처럼 마법을 난사하는 거다. 표적이 너무 많아지면, 어그로가 리셋이 되고, 가장 큰 데미지 준 유저 혹은 가장 근처에 있는 유저를 타깃으로 삼는다.
문제는 지금 초기화를 시도하면, 코카트리스의 등에 달라붙은 히르칸의 생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
마법 방어력이 높지 않은 아이템 세팅에, 체력 스탯이 높을 수가 없는 히르칸이 쏟아지는 마법 앞에서 무사할 리 없다.
‘당연히…….’
여기서 페라또가 내릴 결정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것도 이미 이틀 전에 정해뒀다.
“초기…….”
초기화다.
다시 한 번 마법사들이 마법을 난사할 것이다.
그래야 하는데…….
- 내가 알아서 막는다.
상황이 틀어졌다.
달리던 코카트리스의 몸뚱이에서 해골 전사 열 마리가 갑자기 모습들 드러냈다. 등장한 해골 전사들이 코카트리스의 몸에 다짜고짜 칼을 꽂았다.
키이이!
코카트리스가 길게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손에 쥔 마법을 던지려던 마법사들이 침을 꿀꺽 삼켰다. 페라또 역시 뱉으려던 마지막 말을 삼켰다.
- 상황 정리 완료.
그 침묵 속에서 오직 한 명.
- 아까 실수로 마법 던졌다고 한 새끼, 이제부터 전투에 참가하면 PK선언으로 간주한다.
히르칸만이 말을 뱉었다.
< 31화. 타락한 엘프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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