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비밀 결사대 (3). >
7.
- 역시 하회탈답네요
- 하회탈 편도 따로 올라오겠죠? 기대 중입니다.
- 아머 브레이킹에서는 어지간한 랭커들보다 더 나은 듯? 왜 네크로맨서인지 모르겠네.
- 그런데 이거 헬름 오우거 눈동자를 보니까 타락한 놈인 것 아닌가요?
- 이 댓글 보고 자세히 확인해 봄. 검은 마블링 들어간 걸 보면 백퍼센트입니다.
- 파릉 숲에 타락한 몬스터가 있구나. 메인 퀘스트 몬스터네. 한 번 가봐야겠네.
10만이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 아래로 주르륵 달린 댓글을 읽던 채설연은 신경질적으로 스마트폰을 집에 늦게 들어온 남편 바가지 긁듯 죽죽 긁었다. 스크롤이 하염없이 올라갔고, 그마저도 보기 싫은 듯 이내 채설연은 스마트폰 화면을 껐다. 검게 변한 액정에
비친 그녀의 표정은 굉장히 불만과 짜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은 여전했다.
‘대체 하회탈을 가진 길드가 어디지?’
하회탈 히르칸.
이제는 더 이상 슈퍼 루키라고 부를 수도 없는 그는 30대 길드가 주목하는 자였다. 그의 화제성은 이제 랭커들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뛰어났으며, 실력 역시 이미 랭커들도 인정할 정도였다. 같은 레벨, 같은 아이템, 같은 직업이라면, 1대1 승부에서 하
회탈을 상대로 승리를 장담하는 건 쉽지 않다고.
더 나아가 네크로맨서라는 직업을 그 정도로 강하게 만든 노하우는 모든 길드가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이미 30대 길드는 물론 여력이 있는 길드들은 네크로맨서 육성에 돌입한 상황이었다. 단지 히르칸과 같은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고 있을 뿐.
동시에 30대 길드는 히르칸이 무적자 신분이 아니라, 필시 그를 후원하는 길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게 아니면, 하회탈의 지금 플레이는 설명도, 납득도 불가능하다.
채설연이 화가 나는 이유는 바로 그 부분 때문이었다.
그녀의 손에 없다는 것도 짜증 나는데, 다른 사람 손에 있다는 건 더더욱 짜증 나는 일이었고.
‘대체 어떻게 우리보다 앞서는 거지.’
하회탈을 손에 쥔 길드가 우레사냥꾼 길드보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진행에서 앞선다는 건 짜증이 나는 게 아니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문제였으니까.
채설연은 이를 꽉, 물었다.
이 상황을 단박에 역전하고 싶은 방법을 강구하고 싶었는데, 떠오르지 않으니 속이 타는 모양. 그런 그녀의 스마트폰이 갑자기 울렸다. 익숙한 번호가 눈에 들어왔다.
‘통화?’
보통은 채팅앱으로 연락을 할 텐데, 직접 전화를 건 걸 보면 시급한 상황인 모양.
채설연이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죠?”
- 속보입니다.
“속보를 통화로 알려줘야 하나요?”
채설연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그녀에게 통화를 시도한 우레사냥꾼의 간부는 채설연의 심기를 눈치챈 듯 곧장 본론부터 말했다.
- 트리플윙이 빅스마일에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어느 정도죠?”
채설연의 눈빛이 달라졌다. 두 길드를 모를 리 없다. 두 길드 모두 30대 길드다.
- 거의 전면전 수준입니다.
“속보군요.”
통화를 끊은 채설연이 빠르게 움직였다.
‘드디어 탈락자가 나오려나?’
잠시 동안 하회탈에 대한 고민은 잊을 때다.
8.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업에 성공하는 순간 히르칸의 검에 찔린 블랙 트롤이 앞으로 쓰러졌고, 히르칸이 블랙 트롤의 몸에서 검을 뽑아냈다. 히르칸이 주변을 두리번거린 후 경계를 풀었다. 전투태세를 갖추었던 해골 전사들 역시 주인을 따라 자세를 푼 채 히르칸 주변으로 모였다.
히르칸은 해골 전사들 무리 속에서 자신의 능력치 상태를 살폈다.
[히르칸]
- 레벨 : 80
- 직업 : 마법사
- 타이틀 : 40개
- 능력치 : 근력(762)/체력(321)/지력(491)/마력(605)
‘반지 효과 죽이네.’
레벨업 보너스 포인트를 근력에 투자하는 히르칸은 자신이 보고도 능력치를 믿을 수가 없었다. 특히 여기에는 표시되지 않지만, 체력과 마력 회복속도 증가 옵션의 효과는 정말 끝내줬다. 지금 히르칸은 마력 부족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역시 5S모델은 진짜 잘 만들었단 말이야. 4레벨 모델하고 느낌이 다르네, 느낌이.’
V기어 5S레벨 모델은 히르칸이 먹고살 돈을 아껴서 지를 만큼의 값어치가 있었다.
이 두 가지 덕분에 히르칸은 파릉 숲에서 몬스터를 학살하다시피 잡았다.
‘졸업할 때가 왔어.’
반대로 말하면 이제 파릉 숲을 졸업해도 된다는 의미.
물론 파릉 숲에서 100레벨까지 찍을 수 있다. 실제로 지금 파릉 숲에서 사냥하는 대부분 유저들은 90레벨 이상의 유저들이다. 하지만 히르칸은 이보다 더 강한 몬스터를, 경험치가 더 짭짤한 몬스터를 잡을 수 있다.
‘사람들도 늘어나고.’
무엇보다 헬름 오우거 영상이 나오자, 곧바로 100레벨이 넘는 유저들이 파릉 숲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냄새를 맡은 자들이다. 이제 30대 길드도 어떤 식으로든 이곳에 길드원을 보낼 것이다. 경쟁자는 늘어날 테고, 개중에는 히르칸의 명성
을 탐하고 다짜고짜 시비를 거는 족속들도 늘어날 것이다.
여기서 히르칸은 고민했다.
‘우르갈 대산맥은 지금 정말 힘든데.’
만약 지금 90레벨이 됐다면, 히르칸은 우르갈 대산맥으로 향했을 것이다. 10레벨 차이는 결코 작지 않으니까.
“후우.”
히르칸이 고민 섞인 한숨을 내뱉었다.
‘일단 정리부터 하자.’
잠시 고민을 멈춘 히르칸이 트롤 해체에 들어갔다. 능숙한 솜씨로 가죽을 벗겨낸 후에 트롤이 녹길 기다렸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인터넷에서 기사를 찾았다.
‘트리플윙하고 빅스마일은 진짜 작정하고 붙었네.’
현재 워로드의 가장 핫이슈는 30대 길드 간의 충돌이었다.
빅스마일 그리고 트리플윙.
빅스마일은 중국 유저들이 모여 만든 길드로, 30대 길드 중에서 머릿수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길드였고, 트리플윙은 국적이 무의미할 정도로 다국적 유저가 모여 있는 길드로, 역시 머릿수로는 빅스마일과 같이 30대 길드 중에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길드였다.
그들의 길드 운영은 문어발식이다. 유저가 많은 만큼, 이것저것 하는 것도 많다.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 PVP, 레이드, 일반 사냥 등 워로드 콘텐츠를 다수 생산한다.
반대로 무언가 이거다! 하는 확실한 무기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길드 운영 방향성이 비슷한 두 길드는 자주 충돌을 했다. 서로를 경쟁자로 여기고 있다.
‘와, 레이드 난입을 했네? 원래 사이가 안 좋은 놈들이었지만 이번 건 심하네.’
하지만 이번 충돌은 히르칸이 봐도 보통 수준이 아니었다.
특히 이번에 빅스마일이 트리플윙의 레이드 도중에 끼어든 건 굉장한 사건이었다.
그냥 서로 사이 안 좋은 길드 소속 길드원들끼리 길가다가 어깨 일부러 부딪치고 싸우는 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도 될 만한 일이지만 길드가 진행하는 레이드 도중에 끼어드는 건, 너 죽고, 나 죽고, 다 같이 시계 없이 게임해보자! 그 정도 수준의 적대 행위였다.
어쨌거나 분명한 건 히르칸이 과거로 돌아오기 전 이 시점에 두 길드는 그저 사이가 나쁜 길드일 뿐, 이 정도까지 사생결단을 낼 정도의 분위기는 아니었다.
‘나 때문인가?’
그리고 이 상황의 원인은 히르칸 때문일 가능성이 높았다.
흔히 말하는 나비효과.
히르칸이 과거로 돌아와서 역사를 바꾼 결과물이다. 이미 히드라 길드가 아주 큰 엿을 먹었다. 그런 요소들이 쌓이면서 두 길드의 전쟁이 일어났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물론 히르칸은 두 길드의 충돌에 양심의 가책 같은 건 눈곱만큼도 느끼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감사했다.
‘그래, 둘 다 꼴 보기 싫은 새끼들인데 이번 기회에 치고받고 둘 다 동시에 망했으면 좋겠네.’
두 길드에 좋은 마음은 없다. 아니, 오히려 우레사냥꾼 길드가 히르칸을 워로드에서 쫓아내기 위해 작심하고 나서며 30대 길드의 협조를 구했을 때, 30대 길드 중에 트리플윙과 빅스마일에 소속된 어중이떠중이 놈들이 명성을 얻기 위해 히르칸을 공격했다. 1대1
도 아니고, 심판이란 말도 안 되는 명분을 앞세워 대여섯 명이 히르칸을 공격했다.
빌어먹을 놈들이다.
단지.
‘이런 거 보면, 확실히 세상일이란 모른단 말이야.’
그게 촉매가 됐다.
‘가만.’
히르칸이 생각을 바꾸게 되는 촉매.
‘아힘브리도 결사대 멤버였지?’
히르칸이 슬그머니 자신의 왼손을 바라봤다.
‘이 반지 낀 채로 아힘브리 만나면 어떻게 되려나?’
9.
고민은 길었다.
‘아힘브리 만나러 방츠 성까지 갔다가 만약 다시 파릉 숲으로 오려면 족히 왕복으로 하루는 훌쩍 보낼 텐데, 괜히 시간만 날리는 거 아닐까’
아힘브리를 만나기 위해서는 이동에만 하루 이상이 걸릴 게 뻔한 상황, 하루가 아까운 히르칸 입장에서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아힘브리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면, 정말 귀중하기 그지없는 시간을 날리는 꼴이 될 테니까.
‘아힘브리는 나중에 200레벨이 넘어간 후에도 스킬북을 주는 NPC인데, 한 번 만나는 봐야지.’
하지만 아힘브리는 워로드에서 정말 오래 가는 NPC였다. 여러 차례 보게 될 NPC. 그런 아힘브리와의 접점이 있는데, 그걸 그냥 놔둔다? 히르칸은 고민했고, 답을 내렸다.
‘어차피 우르갈 대산맥은 당장 못 가. 가다가 죽으면 48시간 페널티, 그게 더 크지.’
결단을 내린 히르칸이 아힘브리를 만나기 위해 정말 오랜만에 방츠 성을 찾았다.
아힘브리를 만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분의 제자로군.”
보통은 퀘스트가 없으면 결코 아힘브리를 만날 수 없지만, 히르칸의 경우에는 아힘브리 제자 타이틀 덕분에 언제든 아힘브리와의 대면이 가능했다. 아힘브리의 제자 타이틀이 가지는 또 다른 위력이었다.
그렇게 아힘브리를 만났을 때.
“마웅으로부터 이야기는 들었네. 자네가 결사대의 멤버가 되었다는 사실을.”
아힘브리는 히르칸을 보자마자 결사대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히르칸이 기대감을 가졌다.
“예, 결사대의 일원이 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나 역시 내가 선택한 이가 올바른 길을 가주는 것에 대해서 기쁨을 느낀다네.”
“아닙니다. 덕분에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말은 여기까지 하지. 결사대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동시에 은밀해야 하네. 우리의 적은 사방에 있으며, 권력자들이네. 조심해야 하며, 또한 강해져야 하네. 우리의 적은 그 어떤 것보다 강하네.”
여기서 히르칸이 넌지시 찔러봤다.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이 많습니다.”
“고민?”
“마웅, 그분께 임무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제 능력으로는 할 수 없는 임무입니다. 제 목숨은 아깝지 않으나, 임무를 실패하는 건 두렵습니다.”
그 말에 아힘브리가 히르칸을 지그시 바라봤다. 아마도 프로그래밍 되는 인공지능이 히르칸의 상황을 분석하고, 답을 내리기 위한 계산 중일 것이다. 그러나 히르칸은 상대가 계산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정말 심사숙고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임 같지 않다는 의미다.
‘가끔 이런 게 무섭단 말이야.’
히르칸이 숨을 죽이는 사이, 아힘브리가 입을 열었다.
“강해지고 싶나?”
“그래야 배덕한 무리로부터 세상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몬스터로부터 세상을 구하기 위해 힘이 필요한 것인가?”
“그렇습니다.”
“그럼 내가 자네에게 줄 수 있는 무대는 하나밖에 없겠군.”
말과 아힘브리가 곧바로 종이 한 장을 꺼낸 후에 책상 위에 너부러진 펜을 손가락으로 툭 쳤다. 그러자 펜이 스스로 일어서더니, 종이 위에서 분주하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종이 맨 위에서 시작된 춤은 맨 아래에 다다라서 멈췄다. 펜은 지친 듯 쓰러졌고, 손으로
펜을 치운 아힘브리가 종이를 접어 히르칸에게 건네줬다.
히르칸이 아힘브리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온 후에 그 종이를 잡았다.
그런 히르칸에게 아힘브리가 엄숙하게 경고했다.
“싸우기 위한 힘이 필요하다면 싸워서 기르는 수밖에 없는 법.”
[퀘스트 ‘격전지’가 시작됩니다.]
아힘브리가 준 것, 그것은 격전지 출입증이었다.
10.
빅스마일의 간부 중 한 명인 헤비빈은 눈앞에서 숨돌릴 틈도 없는 전투가 일어나는 격전지 속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굉장히 심려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냥터에 열심히 마법을 던지던 그를 그렇게 만든 건, 최근 방송된 방
송의 시청자 숫자였다.
‘시청자 숫자가 뚝뚝 떨어지는군.’
최근 트리플윙과의 전면전은 빅스마일에게 웃음보다는 슬픔을 안겨다 주고 있었다.
트리플윙과의 전면전은 쉽게 끝나기는커녕, 이제 걷잡을 수 없을 정도의 상황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시청자가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빅스마일의 방송을 보는 시청자의 숫자는 감소하고 있었다. 30대 길드 간의 전면전이라는 빅이슈 앞에서 시청자가 떨어지는
건, 빅스마일의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의미였다.
“빌어먹을, 부르크 그 새끼는 간부라는 새끼가 그런 식으로 일을 저지르고 지랄이야!”
기어코 헤비빈이 폭발했다.
그는 전면전의 원흉이라고 할 수 있는 빅스마일의 간부, 부르크를 잘게 잘게 씹었다.
트리플윙과 갑자기 전면전이 된 계기는 사소했다. 부르크가 트리플윙을 개인 SNS를 통해서 힐난했다. 그 수준이 좀 과할 정도였고, 당연히 트리플윙에서는 사과를 요청했다. 그들은 부르크가 본인의 SNS에 사과문을 올리라고 요청했다. 못할 것 없었는데, 부르크
가 사과문은커녕 오히려 욕지거리를 올렸다.
‘미친 새끼. 진작에 잘랐어야 했어. 내가 길드 마스터였으면 진작에 잘랐을 텐데!’
애초에 부르크가 자기 잘난 맛에 살고, 주변 상황보다는 본인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놈이었지만, 헤비빈은 설마 그 정도까지 미친놈일 줄은 모르고 있었다.
결국 그렇게 시작된 전쟁이 폭발한 건 레이드였다.
부르크, 그가 본인의 친위대를 이끌고 보스 몬스터 레이드를 하는 도중에 방해를 받았다. 그런데 그 방해꾼이 트리플윙 소속 유저였다. 어쨌거나 잘못은 트리플윙 쪽이 먼저 했고, 그쪽에서 사과를 하긴 했다. 미안합니다, 그게 사과의 전부였고, 부르크가 그걸 참
을 리 만무했다.
기어코 부르크가 친위대를 이끌고 길드에 보고도 없이 근처에서 진행 중이던 트리플윙의 레이드를 방해했다.
그 결과가 이거였다.
‘반전이 필요해’
트리플윙과의 전쟁에 인력을 집중하느라 기존 방송들의 내용이 부실해지기 시작했고, 그 영향은 시청자 감소로 이어졌다. 이 시청자 감소는 차후 스폰서 계약에 영향을 미칠 테고, 스폰서 수입이 줄면 결국 길드 전력이 감소하게 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결국 라이브 방송 채널도 다른 길드에게 넘겨주게 될 터.
악화일로.
그렇기에 헤비빈은 어느 때보다 반전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무언가 바꿀 계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런 계기가 쉽게 놓일 리 만무.
‘뭔가 좋은 게 없을까?’
그런 헤비빈에게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문자 도착 알림을 들은 헤비빈이 반색했다.
‘아폴로, 이 녀석은 또 뭐 때문에 문자를 보낸 거야?’
발신자는 아폴로.
헤비빈에게는 개인적인 후원자였다. 돈만 많은 아폴로는 중국 유저들이 모여 만든 빅스마일 길드의 간부 중 몇 명에게 적지 않은 현질을 해둔 상황이었으니까.
물론 헤비빈은 그동안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아폴로가 자기 이름을 딴 길드를 만들고 하는 짓이 정당한 짓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먹은 돈이 있으니, 최소한의 신경은 써줘야 할 터.
헤비빈이 문자를 열었다.
< 25화. 비밀 결사대 (3).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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