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솔플의 제왕-47화 (47/192)

< 16화. 훈수 (2). >

5.

- 타락 백작 레이드는 이제껏 워로드에서 이루어진 그 어떤 레이드와도 비교를 거부합니다.

-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 타락 백작은 그저 강한 몬스터가 아니라 워로드 세계관에 존재하는 권력자입니다. 동시에 그는 인간입니다. 물론 인성의 유무를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이제껏 중대형 몬스터와의 전투가 아닌 NPC와의 전투. 이 차이점 때문에 이제껏 이루어진 레이드와 이번 레

이드와의 비교를 거부합니다.

- 워로드 1주년을 앞두고 애매한 시점에서 타락 백작 레이드가 시도됐다는 세간의 평가가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시기를 늦춰 3월 11일에 워로드 1주년을 기념하는 전야제로 타락 백작 레이드를 시도하는 게 더 낫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며칠 정도 더 레이드 시기

를 늦추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요?

- 여러 상황을 종합했을 때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레이드의 핵심은 성공 가능성을 1퍼센트라도 더 높이는 겁니다. 그 외의 요소들은 부수적인 요소들일 뿐입니다.

- 공식 인터뷰 질문은 여기서 끝났습니다. 특별히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 우리 외에 그 누구도 타락 백작과 만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히드라 길드의 타락 백작 레이드 방송이 시작을 앞두고 이루어진 오프닝 방송.

안재현은 왼손으로 쥔 태블릿PC를 이용해 그 영상을 보면서, 오른손으로는 포도당 사탕을 뜨거운 커피 안에 퐁당퐁당 떨어뜨렸다. 커피가 컵을 넘치기 직전까지 포도당 사탕을 넣은 후에야 안재현은 커피를 한 모금 홀짝였다. 커피의 쓴맛, 포도당 사탕의 싸구려

단맛과 씁쓸한 맛은 마치 맛없는 한약을 먹는 느낌이었다.

‘라이브 티켓값이 29달러라니, 돈독이 올라서 정신이 나간 모양이군.’

커피의 쓴맛 그리고 지금 영상을 보기 위해 지불한 라이브 티켓값을 떠올린 안재현이 혀를 내둘렀다.

‘이런 가격이면 50만 장도 못 팔았을 것 같은데?’

안재현이 과거로 돌아오기 전, 히드라 길드의 타락 백작 레이드 라이브 티켓 가격은 1만 5천 원이었고, 판매량은 196만 장이었다. 당시 기준으로는 신기록이었다. 히드라 길드가 얻은 수입만 해도 100억 원이었다.

더불어 그런 결과물이 가능했던 건, 여러모로 뜸을 잘 들인 덕분이었다. 레이드 날짜는 물론 티켓 판매도 3일 동안 이루어졌다. 반면 이번 경우에는 티켓 값은 비쌌고, 티켓 판매도 1일에 가까운 이틀 동안만 이루어졌다.

히드라 길드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게 손해라는 걸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나온 건, 그 정도로 시급했다는 의미다.

다시금 커피를 홀짝인 안재현이 뚱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실패할 가능성이…… 내가 봤을 때는 90퍼센트 이상이야. 절대 못 잡아.’

안재현이 다시 기억을 회상했다.

‘아니, 뭐 그때도 실패했으니까. 어차피 실패하는 건 매한가지이네.’

과거로 돌아오기 전에도 히드라 길드는 실패했었다.

타락 백작과의 전투를 잘 치렀고, 타락 백작을 쓰러뜨렸다. 하지만 타락 백작의 HP가 0이 되는 순간 새로운 페이즈가 발동하면서 타락 백작이 도망을 쳤다. 황금 해골과 비슷한 케이스였다. 결국 히드라 길드는 다잡은 타락 백작을 놓쳤고, 그 이후 한 달이 더 지

난 후에야 타락 백작을 잡을 수 있었다.

‘도망치는 게 골치 아프단 말이야.’

다시 살아난 타락 백작이 도망치는 순간, 타락 백작을 쫓기 위한 새로운 퀘스트를 발동했다. 그게 타락 백작을 잡는데 한 달 넘는 시간이 걸린 이유였다. 놈이 도망치지 않고 한 지역에 머무르고 있었다면, 놈을 잡는데 열흘도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30대 길드가

번호표를 뽑고, 24시간 내내 타락 백작 레이드를 시도하는데 열흘이나 버티면, 정말 대단한 놈이다.

안재현이 29개 길드에 정보를 제공한 이유다.

‘정보를 팔 수만 있었다면, 당장 1년 내내 소고기를 처먹을 수 있었을 텐데.’

물론 아깝다.

타락 백작의 정체에 대한 정보를 정상적으로 거래했다면, 적지 않은 수입을 거뒀을 터.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여의치 않다. 안재현이 본인 계좌로 받으면 정체가 드러나고, 사채업자 따위를 이용해 자금 세탁을 해도 어떤 식으로든 흔적이 남는다. 흔적이 남는 건 아무래도 좋다. 문제는 의심을 받는 일이다. 워로드를 시작한 지 3개월 차에 접어드는

놈이 타락 백작을 정체를 안다면, 30대 길드가 아니라 워로드 개발사인 토봇 소프트가 안재현을 찾아올지도 모른다.

만약 안재현이 좀 더 대단한 수완이 있거나, 인맥이 있거나, 기반이 있었다면 어떤 식으로든 팔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안재현에게 그 정도 능력은 없었다. 그 사실은 안재현 본인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대신에 이번 일을 그저 공짜로 끝낼 생각은 없었다.

‘뭐, 어쩔 수 없지.’

이번 제보를 통해 안재현의 차후 제보는 신빙성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만약 안재현이 랭커급의 실력자가 된다면, 그때는 안재현이 대놓고 정보를 팔아도 문제될 건 없다. 개인이나 30대 길드에 포함되지 못한 길드들이 30대 길드에 메인 시나리오와 관련된 정보

를 파는 건 정말 흔한 일이니까.

‘명함 대신이라고 생각하자고.’

물론 정말 나중에 간다면 정보 거래는 없다.

안재현, 그가 전부 다 해먹을 거니까.

6.

우레여왕 시르와 마타도르 체브.

워로드를 대표하는 30대 길드 중 두 곳의 길드 마스터가 우거진 숲 한가운데서 만남을 가졌다.

그 둘만 모인 건 아니었다. 그 둘이 앉은 원탁 주변으로 그들이 데려온 열 명의 부하들이 각각 반원을 그리듯 자신들의 우두머리 주변에 배치되어, 하나의 원을 만들고 있었다. 그들 역시 워로드에서 내놓으라 하는 랭커급 실력자들이었다.

워로드를 보고, 직접 즐기는 팬이라면 이 광경이 주는 긴장감과 위엄에 소름이 돋을 돋았을 터.

그 무대에서 대화가 시작됐다.

“히드라 길드가 지금 막 타락 백작의 성으로 쳐들어갔다는군.”

첫 마디는 우레여왕 시르, 그녀의 입에서 나왔다.

“그렇군요.”

“어떻게 될 것 같아? 퍼스트킬에 성공할 가능성은?”

“반반 아니겠습니까? 성공 아니면 실패.”

“랭킹 9위의 입에서 나왔다기에는 너무나도 수준이 낮다 못해 참혹한 수준의 대답이군.”

시르의 앙칼진 말에 체브가 좀 더 자세한 설명을 곁들였다.

“나름 만반의 준비를 했겠지만, 예고됐던 디데이보다 훨씬 더 일찍 이루어진 레이드. 물질적인 준비는 만반이라고 해도 심정적인 준비는 만반이라고 할 수 없는 상황. 무엇보다 이번 한 번에 어떻게든 끝내야 한다는 퍼스트킬의 압박감은 생각보다 크지요. 확률로

보자면…….”

체브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시르가 곧장 말을 가로챘다.

“나는 실패에 100만 골드를 걸지. 그쪽은?”

체브는 그런 시르의 거침없는 말에 딱히 반발하지 않고, 말을 그대로 받아줬다.

“내기는 사양하겠습니다.”

“담이 약하군.”

“실력이 확실한데, 굳이 손해 보는 내기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실력이 확실하단 말에 시르는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이 꽤 노골적이었기에, 체브의 뒤에 배치된 레드불스의 실력자들이 발끈했다. 발끈하는 그들의 모습에 우레사냥꾼 길드원들도 목을 까닥이며, 몸을 푸는 제스처로 응수했다.

물론 충돌은 없었다. 충돌을 위해 마련된 자리가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반대.

“말장난은 여기까지 합시다. 손을 잡기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굳이 누군가 우위를 점할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손을 잡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일단 우레사냥꾼와 레드불스, 두 길드는 히드라 길드 다음으로 타락 백작 레이드에 참가할 자격을 얻었다.

보스 몬스터 레이드는 온 순서대로 도전 자격을 얻는다, 그게 바로 워로드의 불문율이었으니까. 히드라 길드는 애초에 타락 백작의 성에 상주하고 있었으니 논외고, 그다음으로 레드불스 길드가 왔고, 세 번째가 우레사냥꾼 길드였다.

사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이들은 손을 잡을 이유가 없다. 손을 잡는 건 대개 후순위로 밀린 길드가 좀 더 높은 순위의 길드에 몇 가지 카드를 제시해서 같이 레이드에 참가하는 경우다. 2순위와 3순위, 심지어 경쟁 관계인 두 길드라면 손을 잡기보다는 서로가 실패

하기를 바라는 게 보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자리가 마련된 건, 이번 레이드가 가지는 여러 가치 때문이었다.

일단 타락 백작 레이드가 가지는 가치다. 이제껏 그 어떤 레이드보다 가치가 넘친다. 그리고 두 길드에게는 이번이 유일한 기회다. 그들이 실패하면, 그들에게 다시 기회가 오기 전에 타락 백작 레이드는 끝날 것이다. 첫 번째 기회를 확실하게 잡을 필요가 있었다.

더욱이.

“그보다 그쪽은 어디까지 제보를 받았어?”

“그쪽만큼 받았을 겁니다.”

“더 받거나, 접촉에 성공한 건 아니지?”

“곧바로 온 주소로 교섭을 요청했는데 읽기만 하고, 대답은 없더군요. 그러는 그쪽은 어떻습니까?”

“노코멘트.”

이번 타락 백작 레이드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29개 길드가 그동안 영문도 모르던 타락 백작 정체에 대한 제보를 동시에 받았다.

기사(奇事)였다.

처음에는 히드라 길드의 내부자가 정보 거래를 위해 제보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밑밥으로 깐 정보의 가치가 너무 컸다. 또한 그런 정보를 팔려면 몇 개 길드와 접촉을 해야지, 29개 길드와 전부 접촉을 하는 건 비상식이 아니라 몰상식한 짓이었

다.

그럼 혹시 히드라 길드에 대한 복수심 때문에, 히드라 길드의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서일까? 그렇게 보기에도 무리가 있었다. 히드라 길드가 그 정도로 길드원 관리가 허술한 길드가 아니었으니까.

여러모로 정보 제공자의 정체와 의중이 궁금한 상황. 분명한 건 아무런 의도가 없을 리는 없다는 점이다.

즉, 이번 타락 백작 레이드가 장기화된다면, 필시 정보 제공자가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정보 제공자가 움직이기 전에 확실하게 상황을 정리하는 게 두 길드에게 유리했다.

여러모로 두 길드가 힘을 합칠 이유는 명백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건, 아무런 가치도 의미도 없는 소모행위에 불과할 뿐. 서로가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미 답은 나와 있고, 그들이 무슨 대화를 나누든, 선택하는 답이 바뀌진 않을 테니까.

“구색을 갖추는 것도 힘들군.”

“앉은 자리가 자리인 만큼 구색은 필요한 법이죠.”

“이 정도면 구색은 충분하겠지?”

말과 함께 시르가 손을 내밀었다. 체브는 그 손을 피하지 않았다. 둘이 악수를 했다.

“그러고 보니 첫 악수군. 우리끼리는.”

“생각해보면 다른 길드 마스터와도 악수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참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어.”

“예.”

우레사냥꾼과 레드불스가 손을 잡았다.

7.

타락 백작 레이드 시작 4시간째.

-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 좋지 못합니다. 그러나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콰앙, 쾅!

온갖 스킬들이 내뿜는 굉음과 화려한 이팩트를 보던 안재현이 안경을 벗고, 태블릿PC를 껐다.

안재현은 오랜 시간 영상을 본 탓에 메마른 눈을 껌뻑이며, 미간을 주물렀다.

“쯧쯧.”

그런 안재현의 입에서 혀 차는 소리가 나왔다.

‘히드라 길드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레이드였어.’

그 혀 차는 소리가 향하는 대상은 히드라 길드였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최악. 30대 길드에 포함되지 못한 레이드 전문 길드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 거야.’

히드라 길드의 타락 백작 레이드는 최악이었다.

타락 백작을 만나는 과정까지는 좋았다. 타락 백작을 만나서, 그에게 그동안 모은 자료를 공개하며 타락 백작이 제 입으로 스스로의 정체를 드러내게 유도하는 과정까지는 완벽했다. 그동안 히드라 길드의 준비와 퀘스트 진행도에 박수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그 이후 타락 백작이 타락한 몬스터들을 꺼내고, 본인이 도망을 치고 전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문제가 생겼다.

등장한 몬스터는 일곱 마리였다. 준비한 탱커들이 몬스터들의 어그로를 끌고 전장을 일곱 개로 나눠서 개별 전투를 치르는 것까지는 훌륭했다. 그러나 그 일곱 전투에서 히드라 길드는 세 번의 패전을 당했다.

‘내가 아는 히드라 길드라면 이 정도는 아니야. 실력 부족이라기보다는 실력을 꺼내지 못했어.’

그렇게 타락 백작과 싸우기도 전에 적지 않은 전력 누수를 당한 히드라 길드는 타락 백작 레이드를 강행했다. 어쩔 수 없는 강행이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그 이후 곧바로 타락의 힘을 이용해 각성을 마친 타락 백작과의 전투가 시작됐다.

메인 전투의 시작.

여기서도 히드라 길드는 실수를 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지르는 상황이면 확실하게 질러야지. 왜 두 번째 머리가 후방에서 뒷짐을 지고 있는 건지…….’

히드라 길드의 아홉 머리 중 가장 개인기량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두 번째 머리, 소행크.

그런 그는 타락 백작과의 전투가 시작된지 5분여가 흐른 후에 전투에 참가했다.

실수였다.

대형 몬스터라면 모를까, 인간형 몬스터를 잡을 때는 확실한 에이스 카드가 몸을 사리지 말고 어그로를 끌어야 하는데, 히드라 길드는 타락 백작에 대한 정보 부재에 겁을 먹고 에이스 카드를 아끼고 말았다.

‘모 아니면 도. 히드라 길드가 레이드의 기본을 잊다니. 멘탈이 작살이 났었군.’

레이드란 게 애초에 에이스 카드가 통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에이스 카드를 아낄 순 있다. 함부로 쓰는 게 아니긴 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보스 몬스터와의 전투 직전까지 이야기. 보스 몬스터와 전투를 치르면 모 아니면 도의 정신으로 밀어붙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에이스 카드인 소행크가 몸을 사리는 사이 타락 백작의 어그로 관리에 실패하면서, 타락 백작이 마법사에게 타깃을 바꾸고 마법사 셋과 사제 둘이 순식간에 게임오버했다. 가뜩이나 전력 누수가 심한 상황에서 생긴 사고는 사실상 선고였다.

사망 선고.

안재현이 본 영상은 여기까지였다.

‘굳이 죽는 꼴 전부를 생생하게 실시간 라이브로 보여줄 필요는 없으니, 조만간 라이브는 종료하고, 죄송하다는 사과 인터뷰만 올라오겠지.’

조만간 방송이 종료될 테니까.

어쨌거나 안재현에게 중요한 건 히드라 길드가 타락 백작을 제대로 잡지 못한 채 실패했다는 점이다.

‘다음에는 꼭 성공해야 할 텐데.’

안재현에게도 이 실패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안재현은 되도록 타락 백작이 빨리 죽기를 소원하고 있으니까. 그런 만큼 안재현은 다음 도전자가 성공하기를 원했다.

만약 25일 이내에 타락 백작이 죽지 않는다면, 안재현이 비싼 정보를 공짜로 제공한 의미가 사라질 테니까.

‘이렇게까지 해줬으면 제발 좀 잡아라. 누가 됐든 좋으니…… 우레사냥꾼이 잡으면 배 아프긴 하겠지만.’

안재현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솔직히 기분이 좋진 않았다. 자기에게 별로 득이 되지 않는 장사를 하는데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더불어 이득이 안 되는 장사는 당분간 더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배덕의 왕자까지는 나눠 먹어야겠지.’

타락 백작 퀘스트가 끝나고 시작되는 두 번째 메인 시나리오인 배덕의 왕자 편.

이 배덕의 왕자 편에서도 안재현은 주인공이 되기 힘들 것이다. 뭔가를 먹기 위해는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결국 나눠 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욕심 많은 안재현에게는 배가 아파 죽을 만한 일.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하지만 폐허 왕국은…….’

세 번째 무대에서는 그 누구와도 나눠 먹지 않을 것이다.

‘내가 전부 먹겠어.’

30대 길드는 안재현이 남긴 찌꺼기만을 놓고 싸우게 될 것이다. 그리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지 않는다면, 안재현이 솔플을 위해 이리 고생하는 이유가 없으니까.

안재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 그럼 다시 해골 애들하고 놀아볼 때군. 얘네들 다시 한 번 교육을 해줘야겠어.’

이제는 다시 게임을 시작할 때다.

< 16화. 훈수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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