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솔플의 제왕-31화 (31/192)

< 11화. 리자드 늪 (2). >

5.

인스턴스 던전이 아닌 필드에서 사냥을 하다 다른 유저와 마주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워로드도 마찬가지다. 땅덩어리가 어마어마하고, 사냥터라고 하면 대개 큼지막한 산이나, 넓은 지역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냥터에서 유저와 마주치는 경우는 생각만큼 많진 않지만, 그래도 사냥터에서 꾸준히 사냥하다 보면 아무리 인기가 없는 사냥터라고 해도 유

저와 서너 번 정도는 마주칠 수밖에 없다.

그런 식으로 필드 사냥 도중에 유저를 만나면 보통은 경계심보다는 반가운 감정이 먼저 든다. 일단 몬스터와 거듭된 전투로 지치고, 긴장된 상황에서 다른 유저를 만나면 동질감이 느껴진다. 든든한 느낌도 들고, 상황에 따라서는 파티를 합쳐서 같이 움직이는 경

우도 있다.

“저기, 저기요!”

그리고 지금 히르칸이 인기 없는 사냥터로 유명한 리자드 늪에서 유저와 조우했다.

정확히는 상대편이 히르칸을 일부러 찾아왔다.

“안녕하세요?”

조금 전 리자드맨 한 마리를 잡고, 녀석이 녹아내리기를 기다리던 히르칸은 초면인 주제에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는 여성 유저를 바라봤다. 꽤 미인이었다. 사내라면 눈길이 갈 법한 흑발의 긴 생머리를 가진 미인. 히르칸이 그런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쭉 훑어

봤다.

상의는 광채가 나는 은색 갑옷, 하의는 드레스. 여기에 흑발의 긴 생머리와 제법 멋을 낸 롱소드. 방어력과 디자인, 둘 중 디자인 쪽 비중이 높은 아이템 세팅이었다. 몬스터보다는 유저의 눈길을 끄는데 초점을 맞춘 패션이기도 했다.

히르칸이 슬쩍 시선을 여인 뒤로 옮겼다.

미인 검사 뒤로 작은 키에 귀여운 외모가 돋보이는 사제 한 명과 큰 키에 단발머리와 여우를 떠올리게 만드는 가는 눈이 인상적인 로브 입은 마법사가 있었다. 둘 역시 본인의 직업에 충실하면서, 나름 패션에 신경 쓴 티가 곳곳에서 났다. 여기에 추가로 리자드 늪

에서 제법 고생을 했는지, 옷이 지저분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까지 탐색을 마친 히르칸이 결론을 냈다.

‘이건 또 뭐야?’

히르칸이 두 눈을 게슴츠레 뜰 무렵.

“혹시 혼자서 사냥하시는 중이신가요?”

여성 유저가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어쨌거나 미녀가, 그것도 한 명이 아니고 세 명이 다가와서 히르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드문 경우다. 아니, 드문 정도가 아니라 현실의 히르칸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 게임에서 일어나고 있다. 좀 더 들어가면, 히르칸이 여자에게 관심을 받

았던 적은 있다. 그다지 좋지 못한 종류의 관심.

‘갑자기 채설연, 그 빌어먹을 년이 생각나네.’

난생처음 여자에게 관심을 받아봤는데, 그 관심 때문에 인생이 망해버렸다. 그런 히르칸에게 있어 미녀의 관심은…… 정말 마다하고 싶은 일이었다.

그렇기에.

‘무슨 꿍꿍이지?’

히르칸은 의심부터 했다.

일단 저 여인이 얼굴을 붉히면서 히르칸에게 연락처를 물어볼 가능성은 절대 없다. 이성적으로 호감을 보인다? 오히려 위험하다. 히르칸의 외모 때문만이 아니다. 히르칸이 잘생긴 건 아니지만, 그의 외모는 지금 상관없다. 하회탈을 뒤집어썼으니까. 문제는 패션

이다. 아방가르드와 그로테스크가 공존하는 히르칸의 옷차림을 보고 호감을 가진다면, 정말 상종해서는 안 될 취향의 소유자란 의미다.

때문에 히르칸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회탈 너머로 여인을 지그시 바라봤다. 그런 히르칸의 눈과 여인의 눈이 교차했다. 여인은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활짝 웃었다. 꽃처럼 웃었다.

“조금 전 사냥하시는 거 봤는데, 정말 감탄했어요.”

히르칸은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여인은 그런 히르칸에게 칭찬을 이어갔다.

“랭커 부럽지 않은 실력이시던데, 정말 반할 정도던데…….”

“무슨 일입니까?”

히르칸이 처음으로 질문을 던졌다. 무덤덤하기 그지없는 어조의 질문이었다.

“아, 전 일리아라고 해요.”

그 질문에 여인은 자기 소개부터 했다.

“용건은?”

그런 그녀의 반응에 히르칸이 말을 더 짧게 잘랐다. 일종의 협박이다. 허튼소리를 지껄일 때마다 말을 줄이겠다는 협박. 당연히 지금 상황에서 말을 더 줄이는 건 불가능하다. 일리아가 다음에도 딴 이야기를 한다면, 히르칸은 무시를 할 것이다.

“초면에 이런 부탁을 해서 정말 죄송한데…….”

결국 그녀가 곧장 본론을 꺼냈다.

“제발 퀘스트 좀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일리아가 말을 하자마자 곧바로 뒤에 있던 작은 키의 사제 유저가 입을 열었다. 마치 코러스를 넣듯이. 더불어 그 둘은 애절함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남자라면 가슴이 꿈틀할 만한 표정.

히르칸도 사내인지 가슴이 꿈틀했다. 그러나 설렘이나 이성적인 호감, 그런 이유로 꿈틀한 건 아니었다.

‘이년들이 지금 대놓고 빌붙으려고 하네?’

온라인게임을 하다 보면 꼭 있다. 여자라는 이유로, 예쁘다는 이유로 무임승차하려는 경우. 히르칸 기준에서는 웃기지도 않는 일이다. 가상현실에서 여자랑 놀고 싶으면 워로드 같은 게임이 아니라 이미 워로드 이전에 출시된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나, 가상현

실용으로 나온 성인 콘텐츠를 즐기는 게 낫다.

‘새옹지마가 이런 건가? 진짜 별것이 다 내 신경을 긁으려 지랄을 하네, 지랄을 해.’

여하튼 히르칸은 미인들의 부탁을 들어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말도 안 되는 부탁일뿐더러, 지금 기분도 매우 안 좋았다.

방츠 성에서 정체 모를 랭커급 유저를 만난 것부터 시작해서, 좋은 영상을 그 정체 모를 놈들 때문에 유튜브에 올리지 못하는 중이고, 간만에 분위기 타서 사냥 좀 제대로 되는 날 이런 식으로 갑자기 뜬금없이 찬물을 맞은 것까지.

히르칸은 이런 감정을 듬뿍 담아 대답했다.

“꺼져.”

히르칸은 연애할 생각도 없고, 신사는 더더욱 아니다.

그런 히르칸의 반응에 일리아는 기도를 하듯 손바닥을 모으며 고개를 가볍게 숙였다.

“제발 부탁드려요. 퀘스트만 도와주세요. 보상은 꼭 해드릴게요.”

히르칸은 그냥 휙! 등을 돌렸다. 상대방 태도를 보니 말이 안 통하는 상대다. 그럼 그냥 무시가 답이다. 워로드에서 말이 안 통하는 놈이 어느 순간 말이 통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잠깐만요!”

그런 히르칸의 어깨를 일리아가 잡았다. 그 순간 히르칸의 발걸음이 멈췄다. 히르칸이 고개를 돌렸다. 일리아가 그런 히르칸을 바라보며 정말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재차.

“열 마리만…… 정말 이렇게 부탁드릴게요. 사례도 할게요. 제발 저희 좀 도와주세요.”

재차 부탁을 했다.

만약 게임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다면, 옥구슬 같은 눈물이 그녀의 새하얀 뺨 위로 또르르 흘러내렸을 것이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잠시 동안 말없이 지그시 바라보던 히르칸이 굳게 닫혔던 입을 열었다.

“……리자드맨 열 마리만 잡아주면 되는 겁니까?”

그제야 일리아가 방긋, 미소를 지었다.

“네!”

“정확히 열 마리만 잡겠습니다.”

6.

히르칸은 자신과 맹세를 했다.

이번 생에는 그 누구도 믿지 않겠다고. 그 누구와도 함께하지 않겠다고.

그 맹세는 그저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한 허세가 아니었다. 자존심 좀 구기고, 새 삶을 즐기는 마음으로 살았다면 어떤 식으로든 누릴 수 있었던 부귀영화를 외면하면서 스스로를 고난의 길로 내던질 각오 끝에 나온 맹세였다.

‘이년들…….’

그 맹세가 고작 미인계에 넘어갈까? 그럴 순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왜 히르칸이 그녀들의 애절한 부탁을 받아줬을까?

‘겉은 백조인데, 속은 하이에나였어.’

태도를 바꾼 이유는 어깨를 잡히는 순간, 그 찰나의 순간 때문이었다. 일리아에게 어깨를 잡히는 순간, 히르칸은 그녀의 손을 뿌리칠 수 없다는 걸 느꼈다.

그녀의 힘이 히르칸보다 세다는 증거였다.

물론 히르칸의 근력이 동레벨의 검사에 미치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단, 그 동레벨의 검사가 탱커 타입이 아니라, 근력에 모든 스탯을 투자한 타입이라는 가정 하에.

즉, 일리아는 탱커 타입이 아니었다. 이것이 가지는 의미를 히르칸이 모를 리 없다.

3인 파티에서는 탱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탱커 없이 난이도 높은 사냥터인 리자드 늪에 왔다?

무엇보다 사례를 해줄 정도로 중요한 퀘스트를 도와달라는 것, 그게 가장 큰 오류였다. 정말 중요한 퀘스트라면 온라인에 도움 요청을 하면 검증된 실력자들이 도와줄 것이다. 액수만 맞는다면…… 아니, 미인계를 무기로 쓰는 아낙네들이니 액수가 의미 없을 수도

있다. 여자, 그것도 미녀라면 좋다고 해줄 인간들이 부지기수다.

그런데도 굳이 히르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퀘스트를 진행하는데 히르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 명백한 거짓말.

‘설마 내 손모가지를 노리고 있나?’

히르칸을 노리는 거다. 그게 아니면 이런 식으로 말도 안 되는 수작을 부릴 이유가 없다.

작정하고 PK를 시도 하진 않을 것이다. 그런 식이었다면 이런 식으로 접근할 필요도 없다. 선수필승! 먼저 공격을 했을 터.

이제까지의 접근 방식을 본다면, 파티 사냥 도중에 위기를 일부러 유도해서 히르칸이 몬스터에게 당하도록, 리자드맨에게 당하도록 유도하는 차도살인지계를 쓸 것이다.

‘저번에 만난 새끼들보다 더 악질적인 놈…… 아니, 년들이야.’

자주 쓰이는 방법이다. 필드에서 유저들이 마주칠 경우 호감을 가진다는 걸 역으로 이용하면 된다. 사냥 도중에 문제가 생겨서 죽는 건 사고지, PK가 아니다. 그리고 정말 악질적인 방법이다. 사람 하나 엿 먹이기 위해 아주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는 셈이니까.

어쨌거나 자신을 노리는 인간이 수작을 부리고 접근하는데, 가만 놔둘 히르칸이 아니다.

가뜩이나 안 좋은 기분.

‘구라 치다 걸리면 손모가지를 날려줘야지.’

확실하게 털어버릴 생각이었다.

“일단 상황을 한 번 정리합시다. 리자드맨하고 싸워는 봤습니까?”

“잡긴 잡아봤어요.”

“몇 마리나?”

“그게…… 두 마리 잡았어요. 두 마리 잡은 이후에는 늪에 빠져서 도망치느라 이 모양이 이 꼴이 됐네요.”

“사제도 있고, 마법사도 있는데 대체 뭐가 문제였던 겁니까?”

“그게 제가 탱커 역할을 못해서요. 마법을 제대로 쓸 틈은 없고, 사제 마력만 줄어들고…… 나중에는 정말 아무것도 못하게 되더라고요.”

‘그게 아니라 애초에 아이템을 비롯한 모든 세팅이 몬스터가 아니라 사람 잡으려고 해서 그런 거겠지. 리자드 늪에 온 건 시나리오 그리기엔 가장 적합해서 와본 거고. 그런데 와보니까 생각보다 낚을 호구가 없어서 골치 아프던 차에 내가 눈에 걸린 거겠지. 입에

서 진실 한 마디가 안 나오네.’

히르칸은 당장에라도 터질 듯한 심정을 간신히 삼켰다.

“그럼 리자드맨 유인은 할 수 있습니까?”

“예! 그 정도는 해야죠.”

“좋습니다. 그럼 그쪽이 한 마리씩 포인트로 유인해오면 제가 잡겠습니다. 전투 도중에 괜히 끼어들지 말고, 마법사는 필요할 때 지원만 확실히 하십시오. 참고로 내 해골에 사제 버프 걸면 거기서 우리 파티는 끝입니다. 명심하십시오.”

일리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한 마디 더 말을 곁들였다.

“고마워요. 이렇게 무리한 부탁인데 들어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해요.”

“오빠, 정말 고마워요!”

다른 한 명도 잽싸게 입을 열어 오빠라는 단어로 히르칸의 마음 공략을 시도했다. 나머지 한 명도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미녀 세 명이 연달아 고맙다고 거듭 인사를 하니, 받는 사내 입장에서는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질 수밖에.

히르칸은 미소를 지었다.

일부러 지었다.

‘이 짓에 맛들인 년들이군. 하긴, 이런 거 한 번 중독되면 게임 접을 때까지 이 짓만 하다가 나중에는 밑도 끝도 없이 털리는 거지.’

여러모로 그녀들 의중을 짐작하고 있는 히르칸 입장에서는 소름 끼치는 연기로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이런 짓에 맛이 들리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도벽하고 비슷한 거다. 나쁜 짓이란 걸 아는데, 하면 재미있고 자극도 확실하고, 가상현실게임 속이다보니 무슨

대단한 페널티를 받거나 법적인 조치를 받는 것도 아니다.

‘생긴 건 멀쩡하다 못해 잘 빠진 년들이 왜 워로드에서 이런 지랄을…….’

그 순간 히르칸은 생각을 멈췄다.

‘그러고 보니 내가 워로드에서 본 미녀들 중 정상이었던 여자는 손에 뽑을 정도구나.’

기억을 돌려보면 과거로 돌아오기 전 히르칸이 워로드에서 만난 미녀들 중에 정상적인 여자는 거의 없었다. 특히 히르칸이 인생에서 만난 여자들 중에서는 감히 최고의 미녀라고 할 수 있었던 채설연은…….

‘젠장.’

채설연을 떠올린 히르칸의 기분이 곤두박질쳤다. 떠올리기 싫은 얼굴이 떠올랐다. 심지어 너무 미인이라서, 한 번 떠오른 그녀의 얼굴은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야말로 원수 중의 원수다.

“그럼 일단 우리가 한 마리 유인해 올게요. 그동안 여기에서 대기하고 계세요.”

그런 히르칸은 일리아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냥 손만 휙휙 저었다.

그렇게 그녀들이 리자드맨 유인을 위해 포인트를 벗어나 늪으로 향했다.

동상이몽이 시작됐다.

7.

“언니, 그냥 빨대만 꽂을 거야 아니면 털 거야?”

동생의 질문에 일리아는 곧장 대답했다.

“털어야지.”

“털어봤자 나올 건 없어 보이는데 그냥 리자드 열 마리 잡는 게 낫지 않을까? 좀 더 꼬시면 하루 종일 사냥은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던데?”

그때 마법사가 한 마디 던졌다.

“네크로맨서는 돈 없으면 못하는 직업이야. 무엇보다 아까 전투에서 너도 봤잖아? 해골 전사가 그 정도 전투력을 가지려면 보통 아이템 세팅으로는 안 돼. 못해도 유니크 아이템 서너 개는 가지고 있을 거야.”

그녀의 말에 일리아가 설명을 덧붙였다.

“목걸이 봤지? 그 정도 크기의 보석이 달린 목걸이 본 적 있어?”

작은 키의 사제가 곰곰이 생각을 시작했다. 보석 달린 목걸이는 수도 없이 봤지만, 워로드에서는 본 적이 드물었다.

“그러고 보니 그냥 목걸이는 많이 봤어도 보석 달린 목걸이는 본 적이 없네.”

“패션만 보더라도 느낌 자체가 일반 아이템하고는 차원이 다르잖아? 털면 짭짤할 거야.”

“후환은 없을까? 돈 많은 놈이라면 뒤를 봐주는 곳이 있을 거 아니야?”

“그러면 혼자 여기 올 리가 없겠지. 그리고 우리가 대놓고 PK하는 것도 아니잖아?”

일리아가 깊게 웃었다.

“그저 사고가 있을 뿐이야. 실수로 몬스터를 여러 마리 유인하는 바람에 생기는 사고.”

그런 그녀의 미소를 본 남은 둘도 비슷한 미소를 지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언니는 진짜 워로드에서 가장 예쁜 미친년일 거야.”

일리아가 피식 웃었다.

“그러는 넌?”

“나는 세 번째.”

“너도 만만치 않거든?”

그 순간 세 명의 여인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은 짧았다. 리자드맨 한 마리가 먼저 그녀들을 발견하고, 늪 위를 미끄러지듯 걸으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 11화. 리자드 늪 (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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