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걸이번 여행기-86화 (85/174)

86화

슬금슬금.

뭔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퍼질 대로 퍼진 몸.

눈을 뜨는 것조차 버거웠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젠장.

비참한 내 현실에 눈물이 흐를 것 같았지만, 놀랍게도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였다.

쉬이이이익.

퍽!

"으악! X팔! 왜 때려!"

"미친 새끼야! 너 지금 뭐 하려고 했어?"

"뭐! 만리상단 계집이잖아! 내가 살면서 이렇게 귀한 신분의 여자를 언제 만나 보겠어? 잠깐 즐기려는 거잖아."

"이런 미친! 야! 이 새끼 족쳐!"

퍽퍽퍽!

퍼퍼퍼퍼퍼퍽!

"끄아아악! 아아악! 잘못했어! 알았다고! 으아아아악!"

구타는 한참이나 이어졌다.

네 놈이 한 놈을 때리는 듯하다.

여전히 눈을 뜰 수 없었지만, 상당히 지독한 구타 같았다.

때린 놈들이 오히려 숨을 헐떡거리는 게 들려왔다.

"헉헉! 미친놈아. 이 계집 몸값이 얼마인 줄 알아? 금자 10만 냥짜리야!"

"알았어, 알았으니 그만 때리라고. 아이고, 나 죽네."

"다들 똑똑히 들어. 금자 10만 냥도 10만 냥이지만, 우리가 만약 이 계집한테 무슨 짓을 했다가는, 만리상단에서 땅끝까지 우릴 쫓아와 죽일 거라고! 무림의 살수란 살수는 다 동원해서, 아니! 존재하는 살문은 죄다 통으로 사서 우릴 죽일 거란 말이야! 알아들어?"

"어! 알았어. 알았다고."

조금, 아주 조금 힘이 돌아왔다.

눈꺼풀만 간신이 들 수 있는 힘이다.

그래서 눈을 떴는데.

아! 얘는 왜 내 옆에 누워 있는 거지?

그것도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얼굴을 바싹 들이민 상태로 깊은 잠에 빠져 있다.

가까이서 보니 예쁘긴 하네.

어설픈 남장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좋은 꿈이라도 꾸나?

옆에서는 자기 때문에 난리가 났는데, 자면서 웃고 있다.

팔자 한번 좋다.

그래, 넌 편히 자라.

고귀한 신분이라 인질범들도 널 어쩌지 않겠단다.

아! 나도 또 졸리다.

눈꺼풀이 다시 감겼다.

* * *

"모두 기상! 모두 일어나!"

아침인가?

모르겠다.

여전히 횃불 몇 개가 전부인 동굴……. 사람이 많다.

도둑놈들이 사람을 불러온 것이다.

대략 쉰 명가량이다.

한 놈이 고수 급이고, 나머지는 죄다 이류와 삼류.

몇 명이 일류이기는 하지만.

무공만 되찾는다면 단번에 처리할 수 있다.

문제는……. 하아!

무공을 되찾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저놈입니다, 대협."

다섯 도둑놈 중 하나가 새로 불러온 고수급의 사내에게 나를 지목하며 말했고.

그놈이 나를 가만 보는가 싶더니.

"무공을 익힌 게 맞아? 그렇게 안 보이는데? 눈깔도 썩은 동태 눈깔 같고."

"확실하지는 않지만, 저희가 하독한 독에 끝까지 버티며 대항하려 했습니다."

"음, 그래. 뭐, 그러면 저 새끼한테는 하루 한 알씩 복용시키고, 나머지는 사흘에 한 알씩 먹여."

"네, 대협. 그런데 그쪽 일은……."

"염려하지 마. 내 오른팔 녀석에게 가장 믿을 만한 놈들 붙여서 이미 보냈으니까. 곧 연락이 올 거야."

"네, 대협. 감사합니다."

"감사는 내가 해야지. 자네가 이렇게 큰 건을 물어 올 줄은 몰랐으니 말이야. 이번 일 제대로 마무리하고, 우리도 사람답게 살아 보자고. 하하하하!"

"네, 대협!"

그날 이후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었다.

나는 하루 한 알, 다른 사람들은 사흘에 한 알.

환단으로 만들어진 탈혼독을 복용했다.

밥은 하루 한 끼, 멀건 죽을 줬을 뿐이다.

나는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고… 며칠이 지났지만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 * *

"나 소협."

"어? 어. 네. 네."

다른 사람들의 상태가 나보다 더 멀쩡하다.

난 또 온종일 잠에 취했다가 이시초의 목소리를 듣고 간신히 깰 수 있었다.

"한 가지 방법을… 확실하지는 않지만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 떠올랐어요."

몽롱했던 정신이 번뜩 깨는 순간이었다.

"부축… 부축을……."

스스로 일어나 앉을 수 없었다.

내 말에 이시초의 가출한 아들 탁치행이 나를 부축해 앉혀 주었다.

앉자마자 주위를 살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연주강이 그런 나에게 말했다.

"계속 자고 있어서 모르겠지만, 놈들은 없어. 하루 한 번 밥을 주러 들어올 때를 빼고는, 동굴 안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걱정하지 마."

대답할 힘이 없어 고개만 끄덕인 후 이시초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내 상태를 잠시 살피는가 싶더니 입을 열었다.

"병을 치료하는 이치는 간단합니다. 약을 복용하는 방법이 하나요. 또 다른 방법은 침으로 혈도에 기운을 주입하거나 자극하는 방법입니다."

"……."

"둘 다 외부의 힘과 기운을 병든 환자에게 가하는 것이지요."

"약도 침도 아무것도 없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랬지요. 그래서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엄청난 고수가 추궁과혈이나 점혈을 하는 방법이 있겠으나, 이는 지금 상황으로서는 말이 안 되는 이야기고요."

"네, 그런데 무슨 방법을 찾으셨다는 건지요?"

"내공이요. 무인은 단전에 내공을 품고 있지 않습니까? 그 내공을 끌어내 외부가 아닌 내부의 힘으로 독의 기운과 싸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일리가 있는 말이며, 달리 생각하면 당연한 말이기도 하다.

새로운 발견 자체가 아니다.

고수들은 원래 그런 방법으로 독에 대해 저항하지 않겠나.

거기에 더해, 연주강의 말에 따르면 이시초는 꽤 유명한 의원이라고 하였다.

분명 뭔가 있기에 이런 당연한 말을 하고 있는 것일 테다.

문제는…….

"산공독 때문에 내공을 운용하지 못합니다. 내공을 끌어 올리면, 단전을 벗어나자마자 흐트러집니다."

"내가 해 봤어."

연주강이다.

그런데 얘는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이 의원님의 말에 따라 시도를 해 봤는데, 조금은 움직였어."

"음……."

그럼 네가 하지 왜 잘 자고 있는 나를 깨웠냐?

이렇게 물어보려다가, 그냥 무시하고 시선을 다시 이시초에게로 향했다.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연주강은 이 두 가지 조건 중 부합하지 않는 것이 있어서 실패했나 보다.

"그게 무엇이지요?"

"이론상으로는 가능했는데, 막상 연… 어험, 연 소협을 통해 시도해 본 결과,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고강한 내공이 필요했습니다."

이 아줌마도 분명 연주강이 여자인 걸 안다.

그냥 모르는 척해 주는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연주강이 숨기려 했지만, 미소가 얼굴에 드리워졌다.

자신의 변용 실력에 다들 깜빡 속았다며 만족해하는 것 같다.

아! 얘는 진짜 뭔가 많이 모자라나 보다.

단문령하고 친구하면 짝짜꿍이 잘 맞겠다 싶었다.

"내공이요?"

"응, 내 내공이 40년 치거든. 그런데 이 의원님 말로는 최소한 1갑자는 필요하대. 넌 내공이 얼마나 돼?"

기대에 가득 차,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보며 묻는 연주강.

"너 몇 살이야?"

"어? 나? 어… 지금 내공 얘기하는 중이잖아."

"몇 살이냐고? 몇 살인데 자꾸 반말이야?"

"먹을 만큼 먹었어."

아! 한 대 때리고 싶다.

얘는 진짜 단문령하고 잘 맞는 것 같다.

보고 있으면 때리고 싶으니 말이다.

"그리고 너."

"뭐? 왜?"

"내공 1갑자가 어디 동네 강아지 이름이라도 되는 줄 알아? 천하를 다 뒤져 봐라. 약관의 나이에 내공이 1갑자인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삼존삼성의 제자들조차 1갑자의 내공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 그게… 뭐, 그냥 물어본 거잖아. 쳇!"

고개를 홱 하고 돌리는데, 딱 하고 한 대 때리고 싶다.

아무리 철이 없어도 그렇지.

얘는 지금 이게 무슨 놀이라도 하는 그런 것 같다.

그때 이시초가 조심스레 나섰다.

"제가 괜한 이야기를 나 소협께 한 것 같습니다. 죄송해요."

"아니에요, 이 의원님. 그리고 가능합니다."

"네? 가능하시다면……."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제법 대단한 고수라고요."

"그럼 내공이……."

"충분합니다. 1갑자 이상입니다. 내공만큼은 제 또래 중 천하제일임을 단언할 수 있습니다."

순간, 이시초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그녀가 그런데 옆에 있는 연주강이나 이시초의 아들 탁치행은 어떻겠는가?

탁치행은 턱이 빠지고 눈알이 튀어나왔으며, 영혼이 가출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연주강은, 믿지 못하겠는가 보다.

"너… 너 거짓말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나나 너나 여기 있는 사람들 목숨이 걸린 일이야. 막 아무렇게나 얘기하면 안 돼."

"넌 빠져. 지금 이 의원님하고 말하는 중이잖아."

"그래도……."

"대화에 끼고 싶으면, 존댓말부터 배우고."

"쳇."

다시 이시초를 향해 말했다.

"첫 번째 조건이 내공인데, 문제없고. 두 번째 조건은 무엇입니까?"

이시초가 가만히 생각하는가 싶더니, 이내 무엇이라도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약이나 침이나, 점혈, 추궁과혈 등의 방법은 의원, 즉 시전자가 피시전자에게 시전하는 치료 방법입니다. 다만, 자신의 내공을 운용해 치료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피시전자가 아닌 스스로 그 치료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그럼… 제가 의술을 배워야 한다는 말인가요?"

그녀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말했다.

"네,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밖에 없습니다. 저들이 우리를 모두 살려 준다면 상관없겠지만, 만에 하나 다른 생각을 품고 있다면, 나 소협만이 여기 있는 사람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빠르게 의술을 익혀야 한다는 것이고요."

아! 이게 가능해?

"하지만 의술이란 게 무슨 동네 아이들 천자문 익히는 것도 아니고… 단기간에 어떻게 이를 배우고 익힐 수 있겠어요?"

"무공과 의술은 별개의 학문이 아닙니다. 내공은 기운이며, 이를 운용하고 조화롭게 만드는 게 의술의 궁극입니다. 무공 역시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혈도에 대해 얼마나 아시나요?"

"제가 어렸을 적 실전에 너무 약해, 대신 이론은 엄청나게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혈도는 거꾸로 외우고, 눈을 감고도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기혈의 운용은요?"

"밥 먹는 것보다 대주천을 더 많이 합니다. 눈에 익은 동네 길을 오가는 것보다, 제 기운으로 혈도로 운용하는 게 더 익숙합니다."

"음양과 오행의 조화는요?"

"열 살이 되기 전에 이론은 모두 깨쳤고, 현재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 깨달은 이론을 무공에 접목하려 노력한 지 꽤 됐습니다."

내 대답에 그녀가 미소를 짓는다.

매우 만족한다는 그런 미소였다.

"이미 다 배운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당장 약학(藥學)이나 고도의 의술까지 깨우칠 필요는 없습니다. 기초만 탄탄히 다지면 충분히 되는데, 이미 나 소협은 기초를 모두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해하고 깨달은 상태입니다. 저는 그저 그것들이 의술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약간의 도움만 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가능할까요?"

그녀가 지금껏 가장 힘 있는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확신합니다. 믿고, 따라와 주세요. 모두의 목숨이 나 소협에게 달려 있습니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나도. 이 의원님, 저도 가르쳐 주세요."

"엄마, 나도 할 일 없는데… 나도 형님이랑 함께 배워 볼게."

연주강과 이시초의 아들 녀석까지.

탁치행 녀석은 아까부터 나를 힐끔힐끔 계속 쳐다보고 있다.

내가 고수라는 사실이 녀석의 심경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킨 모양이다.

어쨌거나 막막하기만 했던 이 상황에 하나의 돌파구가 생겼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나는 이시초에게 의술의 기초 학습을 배우기 시작했다.

정말 열심히.

천근만근의 바위보다 무거운 눈꺼풀이 계속 나를 괴롭혔지만, 이겨 내야 했다.

만리상단과의 인질 협상이 잘 안 되는 것인지, 도둑놈들은 한 달이 지나도록 변화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만리상단에서 다른 일을 꾸미고 있는지도 모른다.

멍청한 도둑놈들.

만리상단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수백 년 동안 천하제일 갑부, 천하제일 상단의 자리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곳이다.

어설픈 도둑놈들이 돈에 눈이 멀어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

정말 만에 하나 연주강이 진짜 연주언이면 만리상단에서 그냥 돈을 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렇게 모자란 애가… 에휴, 말을 말자.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고.

두 달이 더 지난 후에 나는 만리상단에서 우리를 구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 의술에 대한 공부는 멈추지 않았다.

이는 비단 현재의 위기를 극복함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내가 한 사람의 무인으로 무림에서 살아남기 위한 준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 *

정확히 동굴에 갇힌 지 석 달하고 열흘이 지났을 때다.

반 시진 전에 도둑놈들이 준 탈혼독을 복용했다.

"형님, 자요?"

"아니, 자는 척하는 중이야. 놈들이 어디서 감시하고 있을지 모르잖아."

"이젠 탈혼독을 완전히 이겨 내고 있네요?"

"아직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어. 그래도 꽤 할 만해."

"‘무림 영웅전’에 나오는 것처럼, 한 번에 독을 다 몰아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건 거짓이에요. 여인이 바느질을 하듯, 하나씩 하나씩 천천히 독을 몰아내고 억제해야 해요."

"알아, 100번도 더 말해 줬잖아."

"그랬나요? 하하."

이 녀석.

나와 함께 자기 엄마에게 의술을 배우겠다고 했지만, 이 녀석은 이미 의술에 상당한 경지에 오른 상태였다.

대충 봐도 무재는 꽝인데, 의술에 있어서는 천재였다.

내가 짧은 시간 의술의 기초를 다지고, 탈혼독에 저항할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에는 분명히 이 녀석의 몫이 크게 작용했다.

"왜 한 번도 말하지 않았어?"

"뭘요?"

"서극 대협이니 무공이니 하는 것들. 무인이 되려고 가출했었다며? 그런데 지난 석 달 동안 네가 무공에 관해 말하는 것을 한 번도 듣지 못했어."

"그게… 헤헤."

"……?"

"여기 온 첫날요."

"첫날?"

"네, 도둑놈들이 두 명을 죽였잖아요. 목을 베서요."

"음, 그랬지."

"그때 깨달았어요. 저는 무인이 아니라 의원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요. 몸에 힘은 없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더라고요."

"왜? 도둑놈들에게 화가 나서?"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죽어 가는 사람을 살릴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그랬어요. 몇 대에 걸쳐 내려온 의원의 피는 어쩔 수 없나 봐요."

"잘 생각했어. 내가 봐도 너는 의술에 있어서 만큼은 천재야."

"에이, 그렇게까지는 아니고요. 헤헤."

천재 맞다.

그런데 그때였다.

굳게 닫혔던 동굴의 문이 열리며, 서른 명가량의 도적놈들이 들어왔다.

그런데 그들이 전부가 아니었다.

저 사람은 분명… 우리와 같이 인질로 잡혔던 사람인데.

인질로 잡혔던 사내가 그들과 함께 있었고, 곧이어 그 사내는 도둑놈들의 수장인 자에게 뭐라 뭐라 말을 하며 손가락으로… 젠장!

손가락으로 우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들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습니다. 대협들께서 주신 환단을 먹고 깨어 있었고, 저들이 매일 무언가 작당하는 것을 똑똑히 보고 들었습니다, 대협!"

곧바로 성난 도적놈들이 커다란 칼을 손에 쥔 채, 나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 만리상단의 구조대가 올 때까지 그냥 조용히 기다리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다.

슬슬 지겨워지기도 했고.

이제 움직여야겠다.

도적놈들을 소탕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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