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화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사이 나는…….
아! 이런 느낌이었구나.
새벽부터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기조식을 마친 후 명상을 하다가.
하나의 벽을 허물었다.
내가 드디어 일류 무사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낭만개 아저씨가 해 주었던 말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일류의 반열에 오르고 나니, 그동안 생각지도 못했고 이해할 생각조차 갖지 못했던 많은 무리(武理)가 내 머릿속에 녹아들었다.
정말 엄청난 기연을 이곳에서 만난 것이다.
신검합일.
드디어 내가 그것을 깨달은 것이다.
물론, 여전히 마음과 머리가 아닌 몸으로만 깨달은 신검합일이다.
그래서 절반의 깨달음이기도 하다.
절반의 깨달음이면 어떤가?
무려 신검합일이다, 신검합일.
이게 절대로 무시할 게 아니다.
건힐드 역시 분명하게 말했다.
"머리로 깨닫고 몸으로 익히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몸으로 먼저 익힌 다음에 머리로 깨닫는 것은 순식간이야."
머리로 깨닫는 순간, 고수의 경지를 곧바로 뛰어넘어 절정의 경지가 된다.
으하하하하!
생각만 해도 좋다.
도토리 왕국의 축제가 끝나면 건힐드에게 더 배우고.
그래도 부족하면 무림으로 돌아가 낭만개 아저씨한테 배우면 된다.
2갑자가 훌쩍 넘는 내공에, 낙백구검과 타구봉법에 절기들까지.
거기에 최고의 검과 갖가지 신병이기까지 얻고.
절정의 경지에 오른다면.
와!
생각만 해도 살 떨린다.
"형."
"어? 어. 골디 왔어? 그런데… 옷차림이 좀 이상하네?"
"저도 참가하래요."
"뭘?"
"비무 대회요."
"너, 너도?"
"네."
"아! 그래. 뭐, 하하하!"
젠장!
한 가지 좀 그런 게 있다.
부러워 죽겠다.
골디 녀석 말이다.
이것저것 심부름도 하며 날 좀 도와달라는 개념으로 녀석과 함께 건힐드의 수련을 받은 건데.
수련을 하며 건힐드가 했던 말 말이다.
‘이러다가 골디한테도 역전당하겠어! 아니, 됐어! 이번 비무 대회는 네가 아니라 골디가 참가한다.’
이게 현실이 되어 버렸다.
뭐, 나도 참가하는 데에는 변함이 없지만.
결국 진짜로 골디까지 비무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이 녀석, 알고 봤더니 천재였다.
건힐드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지만, 내 눈에는 분명한 천재로 보였다.
거의 두 달 반의 시간 동안, 녀석은 빠르게 성장해 이제는 나와의 대결에서 미세한 우위까지 점하는 게 아니겠는가.
물론 골디를 상대로 내공을 전부 쓰진 않았지만 말이다.
하아!
자존심 상해.
그래도 다른 드워프가 아니라 착한 골디 녀석이라서 그나마 참을 만하긴 한……. 개뿔!
부러워 죽겠다.
"다들 기다리고 있어요, 형. 얼른 나가요."
"그래, 나가자."
출발이다.
도토리국의 수도 몬토로.
* * *
마을의 3분의 1이나 되는 드워프들이 수도로 향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기 때문에 모두가 가고 싶어 했지만, 오크들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제비뽑기를 했다.
그렇게 제비뽑기에 뽑힌 인원들이 수도로 향하는 것이다.
타고 가는 것도 가지각색이다.
큰 뿔 산양도 타고, 멧돼지도 타고, 커다란 뿔이 달린 사슴을 타고 가는 드워프도 있다.
골디는 조랑말에 탔다.
나는…….
"그런데 골디, 이 말은 네가 구해 온 거야?"
"네, 형."
"드워프는 조랑말만 타잖아. 인간이 타는 말을 구하기는 힘들었을 텐데?"
"고생 좀 했죠. 하하하. 농담이에요.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가까운 마을에서 농사지을 때 쓰던 말을 빌렸어요. 괜찮아요?"
"응, 너무 좋아. 고마워, 골디야."
"에이, 우리 사이에 그런 말은 삼가죠. 괜히 닭살 돋게. 하하. 엇! 저기 다른 마을에서 몬토로 가는 드워프들인가 봐요."
한 무리의 드워프들을 발견하였고.
우리와 비슷한 행색이었다.
문제는…….
"오! 인간이다! 정말 인간이 있었어."
"건힐드! 반가워요! 인간이 정말로 있었네요?"
수도로 갈수록 이런 드워프 무리의 숫자는 계속 늘었고.
나는 가는 내내 구경거리가 되어야 했다.
* * *
수도 몬토에 도착했다.
응, 구경거리.
거리를 가득 메운 드워프들이 나를 보며 환호도 보내고, 이것저것 선물도 주고.
뭐, 이젠 적응도 됐고.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지 않겠나.
간혹 난처할 때도 있었다.
"첫눈에 반했어요."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여자 드워프의 고백.
아!
정말 힘들었다.
드워프들의 수도는 생각했던 것처럼 눈알이 돌아갈 만큼 휘황찬란했다.
아니, 도대체 30층짜리 건물은 어떻게 짓는 거야?
그런 고층 건물에는 승강기(昇降機, elevator)라는 기이한 것도 있었다.
참, 보면 볼수록 신기한 세상이 아닐 수 없었다.
도토리국의 축제는 비무 대회가 전부가 아니었다.
비무 대회도 분명 엄청나게 드워프들의 관심을 끄는 대회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그 외에도 많은 대회와 행사에 드워프들이 열광했다.
예를 들어 신무기 발표 대회라던지.
보석 세공 기술 대회 등등.
드워프들이 금은보화에 환장한다는 사실도 제대로 깨달았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만리전장에서 금자를 전표로 바꾸는 게 아니었는데.
뭐, 사실 그 몇 조각 되는 금자로 여기서 뭘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
나야 1,000년 만에 나타난 인간이란 사실 하나만으로 대접을 해 줘서, 딱히 금이나 돈을 쓸 일도 없기도 했다.
아무튼 도토리국의 축제는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었다.
골디가 가지고 온 소식에 의하면, 1,000년 만에 나타난 나란 인간의 존재로 인해 4년 전 축제와 비교해 두 배 이상의 드워프들이 수도를 찾았다고 한다.
아르네 국왕이 제대로 나를 이용해 홍보한 모양이다.
그리고 바로 내일이 대망의 비무 대회 예선전이다.
8강, 16강, 32강 그런 게 아니다.
첫 비무 예선전은 무려 2,048강이다.
4,096명의 드워프가 이번 비무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내일의 비무 예선전을 치르기 위해 명상을 하고 있을 때 골디가 급하게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 뒤로 건힐드와 서도토리촌 마을 원로들도 함께였다.
아마도 내 첫 번째 대진 상대가 누군지 알아낸 모양이다.
그런데 분위기가 왜 저러지?
"태한아."
"네, 건힐드."
"상대가 결정됐다. 제비뽑기로 뽑힌 상대다."
"누군데요?"
"발더 주니어."
"발더요? 대단한 드워프인가 봐요? 표정들이 좋지 않은 걸 보니."
"어험."
건힐드가 헛기침과 함께 몸까지 살짝 돌려 나를 외면했다.
그러자 골디가 조심스레 나에게 다가와 다 들리는 귓속말을 했다.
"전설의 최강 드워프 다섯 명 중 일인인 발더 시니어의 아들이 바로 발더 주니어에요. 그리고……."
골디가 무심한 얼굴로 창밖을 보고 있는 건힐드를 슬쩍 살핀 후, 입을 내 귀에 바싹 붙여 말을 이었다.
"건힐드의 평생 맞수(rival, 라이벌)가 바로 발더 시니어예요. 무슨 뜻인지 알죠, 형?"
"꼭… 꼭 이겨야 하겠네."
그때 뒷짐을 지고 창밖을 보던 건힐드가 다시 몸을 돌려 나를 향했다.
그의 손에는 어느새 망치가 들려 있었다.
"부담 가질 필요 없다. 편히 해라."
두르르르르르릉.
망치에서 소리가 난다.
저거, 분명히 검명(劍鳴)이다.
아니, 망치니 추명(錘鳴)이라고 해야겠다.
추명을 울리며 건힐드가 나를 보고 미소를 짓는데.
아!
내일 비무에서 지면 죽을지도 모르겠다.
발더 주니어가 아니라, 건힐드의 망치에 맞아 죽을 것이다.
꼭!
꼭 이겨야 한다.
언데드를 상대할 검을 얻기 위해서라도.
* * *
"와아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아!"
13층 높이의 거대한 원형 경기장.
그곳에서 비무 대회가 열렸다.
무려 10만 명에 달하는 드워프가 비무를 관람하기 위해 원형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그들의 함성으로 지축이 울리는 듯했다.
비무가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열기는 더해 갔고.
내 차례가 왔을 때는, 정말 원형 경기장이 무너지는 듯했다.
1,000년 만의 인간.
그것도 드워프 비무 대회에 참가.
심지어 전설의 최강 전사 중 최고의 맞수라는 건힐드와 발더 시니어를 대신한 대결.
갖가지 흥미를 유발하는 홍보까지 더해져, 정말 이들의 열기는 하늘마저 녹여 버릴 듯했다.
그렇게 원형 경기장의 중심에 나와 발더 주니어가 마주했다.
역시나 망치를 들고 있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다.
이들은 내가 생각하지 못할 엄청난 신병이기를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 훑어봐라, 인간. 내가 지닌 무기는 망치 하나가 전부다. 그리고 망치 하나면 충분하다, 너를 꺾는 것은."
이런!
암기를 어디에 숨겼나 살피다 걸렸다.
쪽팔리게.
그런데 망치 하나면 충분해?
녀석, 내 자존심을 건드리다니.
이건 나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의 자존심이 걸린 일이다.
발더 주니어.
뭉개 주겠다.
"와라! 난쟁이!"
"흥! 어리석은 인간."
놈이 곧바로 망치를 휘두르며 몸을 날렸다.
그리고 곧.
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아! 젠장.
저 새끼 망치, 그냥 망치 아니다.
힘 자체도 엄청난데, 망치도 거의 신검 수준에 달하는 망치다.
절대로 질 수 없다.
중원을 살리고 무림을 위해서라도, 나는 그랜드 세인트 스워드와 성녀의 검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건힐드한테 맞아 죽고 싶지 않다.
"뒈져라, 난쟁이!"
쾅쾅쾅쾅쾅!
2갑자가 넘는 내공을 모두 쏟았다.
낙백구검으로 시작해 타구봉법까지 아낌없이 꺼내었다.
"샤이닝 라이트!"
순간순간 샤이닝 라이트로 놈의 속도를 뛰어넘었고.
"폭멸!"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놈이 빈틈을 보일 때마다 최후의 절초를 마구 쏟아부었다.
그렇게 나와 놈 사이의 200여 합이 눈 깜짝할 사이 지났고.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함성이 사방을 진동시켰… 아! 나는 왜 누워 있지?
머리는 띵하고.
졸음이 왔다.
그 상태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 * *
"형, 저 128강에 들었어요."
"응. 축하해, 골디."
"형, 저 64강에 들었어요."
"형, 저 16강… 죄송해요."
"아니야, 네가 뭘 죄송해. 그래도 네가 있어서 우리 서도토리촌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잖아."
"죄, 죄송해요."
결국 골디는 비무 대회 시작 여드레 만에 8강까지 올랐고, 그곳에서 패배해 떨어졌다.
다행인 것은 우리 서도토리촌의 레이프라는 녀석이 결승전까지 올랐다는 사실이다.
건힐드의 조카이기도 하며, 건힐드에게 80년 이상 망치술을 배운 녀석이었다.
그리고 그 녀석이 결승전에서 만난 상대가 바로, 발더 주니어다.
예선 첫 번째 경기에서 나를 꺾은 그놈 말이다.
예선전에서 패한 후 내내 방에 틀어박혀만 있던 내가 방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갔다.
원형 경기장으로 가서, 골디와 함께 목이 터져라 레이프를 응원했다.
응, 레이프도 졌다.
결국 이번 도토리국 축제의 비무 대회 우승자는 발더 주니어가 되었다.
아! 그래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내가 다른 이도 아닌 도토리국 현역 최강의 전사에게 진 것이니.
그것도 아슬아슬하게 말이다.
뭐,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해야 했다.
건힐드가 나를 보는 눈이 살벌하기 그지없어서, 축제 내내 그를 피해 다녀야 했지만.
드워프들의 축제는 꽤 즐겁고 뜨겁게 내 심장에 기억되었다.
그렇게 뜨거웠던 한여름의 축제가 막을 내렸다.
물론, 내가 간절히 원했던 두 자루의 검까지 함께 사라져 버렸다.
* * *
아르네 도토리 국왕과 왕국의 주요 대신들.
다섯 개 도토리촌의 촌장들.
다시 이번 비무 대회 우승자인 발더 주니어가 참석했고.
나는 인간 종족 대표로 자리를 함께하였다.
무언가 엄청나게 심각한 분위기다.
아르네 도토리 국왕의 분위기만이 그러했다.
대신들과 촌장들이 여전히 축제의 뜨거웠던 열기가 가시지 않아 들떠 있는 것과 상당히 대조되었다.
결국…….
쾅.
아르네 왕이 손으로 원형 탁자를 세게 내리치자, 시끌벅적했던 장내가 고요해졌다.
촌장들과 대신들이 그런 심각한 얼굴의 국왕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자.
아르네 국왕이 좌중을 둘러본 후 입을 열었다.
"그날이 다가오고 있소."
영문을 모르겠다는 사람들.
아들의 비무 대회 우승으로, 자리에 있던 누구보다 들뜬 얼굴이었던 발더 시니어가 아르네 국왕에게 물었다.
"무슨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말입니까, 폐하?"
"1,000년. 마왕의 귀환."
순식간에 자리에 있는 모두의 얼굴이 굳어 버렸다.
건힐드가 나섰다.
"말도 안 되는 말입니다. 마왕은 이미 1,000년 전에 마계로 쫓겨나지 않았습니까?"
발더 시니어도, 건힐드도 공식 석상이라 존대를 하는 모양이다.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왕에서 왕으로. 다시 아버지에게서 아들로만 전해지는 마왕 세계 대전의 비밀이 있소."
발더 주니어가 떨리는 목소리로.
"설… 설마… 그것이……."
"그렇소. 1,000년 전 마왕은 드래곤들과 공멸하며 마지막 말을 남겼소. 정확히 1,000년 후, 이 땅에 되돌아오겠다는 말이었소."
건힐드가 다급히 물었다.
"그냥 마지막 발악을 하며 한 말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아르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당시의 예언자들이 마왕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하였소. 또 궁에서 왕의 직속으로 운영하는 비밀 천문관들이 있소. 1,000년 전부터 계속하여 천문을 관측하고 기록하였는데, 곧 하늘이 1,000년 전 마왕이 도래하던 그날과 같아진다는 결론을 내었소."
건힐드가 부르르 떨며 혼잣말을 했다.
"설마… 설마 절대 팔찌가 부활을……?"
아르네가 착잡한 얼굴로 말했다.
"그렇소, 절대 팔찌는 이미 이 세상에 온 것이 확실하오."
발더 시니어가 두려움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마왕이 현신하기 전에 어떻게 해서든 절대 팔찌를 부숴야 합니다."
곧 아르네 국왕이 근엄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두를 향해 위엄이 가득한 목소리로 외쳤다.
"1,000년 전과 다르게 인간도, 엘프도, 드래곤도, 또 우리를 돕던 수많은 종족이 모두 사라졌소. 이제 우리 드워프들의 힘만으로 마왕을 막아야 하오. 하지만 나는 두렵지 않소. 우리 드워프들이! 그리고 나와 여러분이! 그 불가능한 일을 해낼 것이라 믿기 때문이오."
국왕은 역시 국왕인가 보다.
전설의 최강 전사라는 건힐드와 발더 시니어까지 사색이 되어 덜덜 떨던 분위기를, 단 몇 마디 말로 반전시켜 사기를 충전시키니 말이다.
국왕의 연설 후, 자리에 있는 모두가 주먹을 불끈 쥐며 용기를 얻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때.
아니, 이 새끼가 왜 친한 척이야?
발더 주니어가 내 곁으로 다가오더니, 내 어깨에 자신의 팔까지 걸치고… 어깨에 팔을 걸치려다 짧아 허리에 두른 후, 아르네 국왕을 향해 말했다.
"폐하, 한 가지 빼놓으셨습니다. 여기 있잖아요, 인간. 정확히 이 시점에 이 친구가 우리 세상에 나타난 게 과연 우연일까요? 인간과 힘을 합쳐 마왕을 물리치라는 하늘의 뜻이 아닐까요? 그게 아니라면… 마왕과의 싸움에 이 친구가 결정적 열쇠의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고요."
아르네 국왕과 건힐드, 발더 시니어 그리고 전설의 최강 전사들과 도토리국의 핵심 대신들 모두가.
기대가 가득하여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