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화
처음 보는 외국인이었지만 박민준은 상대의 정체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베타 시스템이 차단된 상황에서 하늘을 날 수 있는 존재가 베타 녀석 말고 또 있을 리가 없잖아?
‘빌어먹을.’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긴장되는 건 사실이었다.
‘이게 얼마 만의 긴장감인지 모르겠네.’
지구에 돌아온 이후, 단 한 번도 목숨의 위협을 느낀 적이 없었다.
7등급 괴물을 혼자 상대할 때는 물론이고, 베타 시스템의 현신을 마주할 때도 아주 살짝 놀랐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카운트다운이 끝날 때까지 그도 일반인과 다름이 없었으니.
미간을 잔뜩 찌푸린 박민준을 내려다보더니.
피식 웃으며 바로 앞에 내려섰다.
“네놈의 얼굴을 보니. 내가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정말 좋아. 크크 흐흐흐.”
세상 비열한 웃음을 짓는 녀석을 항해.
박민준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정당당하게 날 상대할 마음 따윈 없었던 거냐?”
“정말 웃기지도 않는군. 그래서 그게 네 유언이냐? 딱히 날 재밌게 해줄 수 없다면 이제 그냥 죽어라.”
베타는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박민준을 죽일 생각이었다.
다만 자신의 손이 아니라, 다른 존재를 통해서 그를 상대하려 했다.
“내가 공들여서 이곳으로 유인한 귀염둥이들이니. 네 녀석의 야들야들한 몸뚱어리 정도는 맛보게 해줘야겠지?”
“끝까지 날 직접 상대할 용기도 없다는 거냐?”
“마음대로 생각해. 어차피 곧 죽을 놈과 더는 대화를 나눌 생각이 없으니.”
“날 죽일 거면 네놈이 직접 손을 써라. 저 더러운 놈들에게 날 넘기지 말란 말이다.”
“싫은데. 흐흐. 그나저나 네놈은 패션 감각도 형편없군. 죽을 자리에서 그런 이상한 옷을 입다니.”
그 말을 끝으로 훌쩍.
하늘 높이 뛰어오른 베타였다.
곧이어.
박민준을 향해 다가온 8등급 괴물들이었다.
서로 먼저 그를 잡아먹겠다는 듯.
주둥이부터 들이미는 모습이었다.
박민준이 검을 들었지만, 알파 시스템은 아직도 절반 정도밖에 복구되지 않았다.
‘왜 이렇게 느린 거야?’
지구에 다시 돌아왔을 때도 이렇게 느렸던가?
아니면 위급한 상황이라 더디게 느껴지는 건가?
뭐가 되었든 간에.
지금은 자신의 힘으로 살아남아야 할 시간이었다.
정면에서 입을 쩍 벌린 공룡 닮은 괴물을 향해, 그가 검을 빠르게 내질렀다.
쓰윽. 팅!
쇠를 자를 수 있는 검이지만, 녀석의 날카로운 이빨을 전부 절단하지는 못했다.
길게 뻗은 어금니 하나를 잘라낸 뒤에, 괴물의 이와 이 사이에 검날이 틀어박혀 버렸다.
“빌어먹을!”
그와 동시에.
녀석이 박민준의 몸을 집어 삼켜버렸다.
“으아아악!”
엄청난 고통을 느꼈는지.
그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반대로 하늘에서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베타가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하하. 좋아. 아주 잘근잘근 씹어먹어 버려라. 그 뒤엔 이 나라를 지구에서 지워버리는 거다.”
한 마리만 나타나도 인접한 나라 여럿이 망할 정도로 강한 8등급 괴물이었다.
그런 괴물이 한곳에 모였으니.
한국을 박살 내는 건 일도 아닐 터.
박민준이 죽으면 사실상 녀석들을 막을 사람이 지구에는 아무도 없었다.
“으하하. 게이트가 열리는 걸 막겠다고? 그래서 이젠 어쩔 거지? 내가 풀어놓은 괴물을 막을 각성자들도 없어질 거란 사실을 미처 몰랐냔 말이다. 이 멍청한 놈아!”
괴물의 입에 물린 상태로 연신 비명을 지르는 박민준을 향해.
베타는 비열한 말을 서슴지 않고 계속 내뱉었다.
우적우적.
박민준의 몸이 껌이라도 되는 양.
꼭꼭 씹어대는 괴물이었다.
어지간한 쇠보다 더 강한 이빨을 가진 괴물이라서, 연약한 인간의 몸으로는 저렇게 계속 씹힐 리가 없었다.
단 한 번만으로도 그의 몸이 두 동강 나고, 그 뒤엔 숨통이 바로 끊어져야 정상일 텐데.
베타는 박민준이 내지른 고통에 찬 비명을 듣고, 너무 기뻐한 나머지 이상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박민준의 입에서 나오던 비명이 더는 들리지 않고 있었다.
뒤늦게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걸 느낀 베타였다.
잠시 박민준의 고통을 즐기느라 잊고 있었을 뿐.
그도 사실 인간의 연약함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능력을 잃은 인간의 몸으로 어떻게 여태 살아있던 거지? 진작 죽어야 정상이지 않나?”
그가 하늘에서 내려와 괴물의 입으로 다가갔다.
연신 입을 오물거리던 녀석이었는데.
지금은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
“눈에도 초점이 잡혀있지 않잖아? 설마 죽은 건가?”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쓰윽.
괴물의 거대한 머리에 실금이 생기더니.
쩌~억!
잘 익은 수박처럼 둘로 쪼개지고.
촤~악!
피를 분수처럼 뿜어냈다.
“갑자기 이게 뭐야?”
크게 당황한 베타를 향해, 박민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긴 뭐야. 내가 저놈을 죽인 거지.”
“어떻게? 네놈은 능력을 잃었을 텐데?”
“나한테 적용되는 시스템이 베타 네 녀석만 있는 게 아니야.”
“알파가? 하지만 인간이 만든 기계 장치가 지구로 향하는 모든 시스템의 접근을 차단하지 않았나?”
그래서 베타가 여유를 가지고 박민준의 죽음을 즐긴 거였다.
자신이 운영하던 시스템이 사라지고, 박민준의 몸에 다시 알파 시스템이 복구 적용되지 않을 거란 계산이었으니.
“알파 시스템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야. 내 몸에 저장되어 있었단 말이지.”
“그럴 리가? 하찮고 약해 빠진 인간의 몸 따위가 다차원 우주에 적용되는 시스템을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어.”
“여기 있잖아. 난 예외였던 거겠지.”
“이건 말도 안 돼. 이럴 순 없어.”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은 베타를 향해.
박민준이 검을 들이밀며 씨익 웃었다.
그런 그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베타가 또 질문했다.
“하지만 알파의 복구가 그렇게 빨리 이뤄지지는 않았을 텐데. 괴물의 입속에서 대체 어떻게 살아남은 거지?”
“내 패션을 지적해놓고 여태 그걸 몰라?”
“아! 그 옷! 단순한 외투가 아니었구나.”
“그래. 이건 내가 다른 차원의 천마를 죽이고 얻은 보상 중 하나야.”
[천잠사의 장포]
괴물로부터 능력을 잃은 박민준을 살려준 물건은 바로, 전설의 천잠사로 짠 천마의 장포였다.
검강도 막을 수 있다는 전설의 방어구였으니.
박민준이 아무런 부상도 없이, 몸을 보호할 수 있었다.
“그럼 아까 네놈이 지른 비명은? 전부 가짜였나?”
“전부는 아니지. 괴물의 입이 얼마나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지 알아?”
“겨우 냄새 때문이라고?”
“그래. 소리를 지르지 않고는 참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이런 망할 인간 놈이 날 속이다니.”
베타가 진작 알았다면, 박민준에게 시간을 더 주지 않았을 것이다.
‘애초에 괴물을 통하지 않고, 저놈을 직접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하지만 베타는 박민준을 너무 경계했다.
그를 죽이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두려워하기도 했으니.
‘놈이 시스템의 힘을 잃은 게 맞을까?’
그런 의심을 하면서 스스로 나서지 않고, 8등급 괴물을 다수 이끌고 나타나 박민준을 먼저 상대하게 했다.
그리고 고통에 찬 비명을 듣고 안심했었는데.
“내가 저 작은 인간에게 속았구나. 겨우 저런 존재에게.”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은 법이지.”
훈계하듯 말한 박민준이 베타를 향해 돌진했다.
동시에 그가 든 검에서 푸른빛의 거대한 검강이 솟구쳤다.
성큼성큼.
보이지 않는 계단이라도 있는지.
운룡대팔식을 운용해, 하늘을 크게 밟았다.
그렇게 베타를 향해 검강을 찔렀는데.
“앱솔루트 쉴드!”
녀석의 외침과 함께 생긴 절대 방어막이었다.
그게 박민준이 만든 검강을 별 피해 없이 막아버렸다.
“마법으로 내 공격을 막았어?”
박민준도 당황했지만, 그걸 막은 베타 본인 또한 얼떨떨한 얼굴이었다.
“저놈의 공격을 내가 막았단 말이지? 9등급 방어 마법이긴 한데. 이제 와서 그게 가능할 리가…. 아! 그렇구나. 하하하.”
잠시 생각하더니.
혼자 신이 나서 웃는 베타였다.
입을 일자로 굳게 다물고 있는 박민준을 향해, 녀석이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네놈의 천마 신공 또한 내 시스템 아래서만 사용이 가능한 거였구나? 알파에서는 불가능하고. 그렇지?”
“그래서 그게 뭐? 곤륜파의 무공으로도 네놈의 얼마든지 끝장낼 수 있어.”
쯧쯧.
전혀 아니라는 듯.
베타가 혀를 차며 검지를 좌우로 흔들었다.
“내가 전에도 말했잖아? 천마 신공이 아니면 날 죽일 수 없을 거라고.”
“어째서 그렇게 확신하는 거지? 지금의 나도 전혀 약하지 않다.”
“아. 말이 안 통하네. 하긴 마법에 대해서 뭘 알면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 텐데.”
“대체 무슨 소리지?”
의심과 의문이 뒤섞인 박민준의 눈을 보고.
베타가 선심을 쓰기로 했다.
“어차피 내가 널 이긴 마당에 뭘 숨기겠어. 마음이 넓은 내가 다 설명해 줄게.”
“...”
“천마 신공은 자연의 섭리를 거꾸로 거스른단 말이지. 그래서 대우주의 법칙에 따르는 시스템과 내 마법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 거야. 이젠 알았어?”
“그래서 곤륜파의 무공으로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건가?”
“그걸로도 가능은 하지.”
“어떻게?”
“네놈의 공격이 내 마법을 먼저 깨부수고 난 뒤에, 내 몸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어야 해. 하지만 아까 보다시피. 피식.”
재수 없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한 베타였다.
9서클 마법을 자유롭게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녀석이었으니.
박민준이 공격할 때마다 막으면 그만이었다.
다만, 내공의 한계가 있는 박민준처럼, 기계 장치의 영향력 아래 있는 베타도 마력이 무한한 것은 아니었으니.
그런 사실을 박민준에게는 꼭꼭 숨기고 말하지 않고 있었다.
‘절망해라. 그리고 어서 포기해라. 그래야 만에 하나라도 네 녀석이 날 이기지 못하지.’
이미 다 이겼다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지만, 내심 두려운 마음이 있는 베타였다.
그래서 박민준이 승부를 포기하고,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길 바랐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그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박민준은 절대 포기하는 남자가 아니었다.
씨익.
베타가 박민준의 미소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이런 상황에서 웃어?”
“아니. 지금 난 그 어느 때보다 정신이 또렷해.”
“뭐야?”
“내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널 죽여주마.”
“이런 미친 인간 놈이. 여태 내 말을 뭐로 들은 거야?”
“네놈의 말 따위를 듣고 포기하면 내가 박민준이 아니다. 무림에서 천마를 죽이고 이렇게 살아 돌아오지도 못했을 거라고. 그러니까 이젠 너도 죽어라.”
박민준의 검에서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고 거대한 검강이 만들어졌다.
“소용없다니까! 앱솔루트 쉴드!”
그가 검강으로 공격하면, 베타가 절대 방어 마법으로 방어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 번을 반복했다.
박민준의 내공이 바닥을 드러내고, 이젠 몇 번의 공격밖에 못 하게 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겉으로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베타도 마력이 고갈되고 있었다.
녀석이 질렸다는 얼굴로 박민준에게 말했다.
“내가 왜 네 녀석하고 싸워야 하는 거지?”
“뭐?”
“어차피 네놈의 힘이 먼저 떨어질 때까지 시간만 끌면 되는 거잖아? 그럼 내가 굳이 나설 필요가 없지.”
그가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올랐다.
그리고 주변에 병풍처럼 서 있던 괴물들이 박민준을 향해 동시에 달려들었다.
“저 망할 놈이!”
“히히. 그럼 저 녀석들하고 잘 해봐라. 악! 뭐야?”
박민준을 비웃던 녀석이 갑자기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쾅!
땅을 나뒹굴며, 흙먼지를 뒤집어쓴 녀석이 황급히 위를 올려다봤다.
박민준도 무슨 일인가 싶어서 슬쩍 같은 곳을 바라봤는데.
붉은 머리의 여인이 보였다.
“릴리?!”
“그래. 내가 돌아왔어. 아주 잘됐지?”
“날 도와줄 생각이라면 정말 잘 돌아왔다.”
“당연하지. 지금이 저놈을 죽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인데. 내가 그걸 놓칠 리가 없잖아.”
베타는 갑자기 끼어든 마족 릴리의 존재에 크게 당황했다.
평소라면 쉽게 죽일 수 있지만, 지금은 박민준과 다투느라 마력이 거의 남지 않았다.
거기다 방금 추락하면서 신체 여기저기가 부러졌으니.
“망할. 빌어먹을. 이런 개 같은….”
연신 욕설을 내뱉는 녀석을 무시하고, 릴리가 박민준에게 다시 말했다.
“자기야. 그 녀석들이랑은 나중에 놀고, 우선 저놈부터 처리하지.”
“누가 자기라는 거냐!”
“그게 싫으면 나 그냥 갈 거야.”
“아니야. 가지 마. 네가 필요해.”
기분 좋은 미소를 지은 릴리가 바로 정색하고 주문을 외웠다.
“블링크.”
원래 블링크는 주문자의 몸을 근거리로 순간이동시키는 마법이지만, 그녀는 주문을 비틀었다.
자신을 대신해서 박민준을 베타 바로 옆으로 옮겼다.
“하필, 이때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녀석이 나타나다니.”
깜짝 놀란 베타가 텔레포트 장거리 이동 마법을 써서 도망치려고 했다.
“흥! 어딜 도망치려고? 디스펠 매직!”
베타 주변에 있는 마력을 동결하고, 마저 힘을 써서 녀석의 주문을 방해했다.
그 결과.
“젠장. 저 망할 X이 날 방해해?”
릴리를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을 뿐.
여전히 같은 자리에 머물게 된 베타였다.
박민준이 그 틈을 놓칠 리 없었다.
남은 힘을 있는 대로 끌어모아서 검강을 휘둘렀다.
“앱솔루트 쉴드.”
그가 절대 방어 마법으로 공격을 막으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릴리가 훼방을 놓았다.
“디스펠 매직. 자꾸 개기지 말고 그냥 우리 자기한테 죽으란 말이야.”
1대1로 싸웠으면, 베타의 상대가 전혀 되지 않을 릴리였다.
하지만 박민준의 보조 역할은 충실하게 해냈으니.
베타의 절대 방어 마법이 그녀에 의해 사라져버렸다.
쓰윽!
악!
박민준의 검강이 베타의 몸을 정확히 절반으로 나눠버렸다.
그렇게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소멸한 베타였다.
힘을 모두 소비한 박민준이 경공을 시전하지 못하고 추락했다.
“자기야.”
릴리가 나서서 그를 끌어안고 바닥으로 내려섰다.
“누가 자기라는 거냐.”
“치. 내가 몇 번을 구해줬는데. 정말 그럴 거야?”
대답 대신 미소만 지은 박민준이었다.
이곳에 모인 8등급 괴물은 릴리도 혼자 상대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박민준이 회복한 뒤에야, 그가 나서서 처리할 수 있었다.
그렇게 베타를 처리하고 한국에 몰려온 8등급 괴물을 모두 죽였지만, 지구에서 각성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박민준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주 다행스럽게도 그는 남은 괴물을 혼자 모두 처리할 능력과 의지가 있었다.
세상을 구한 박민준을 향해, 지구의 모든 인류가 고개를 숙였다.
“박민준 만세!”
“당신은 영웅입니다”
모두의 감사를 받은 박민준은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인류의 희망이시여. 제발 우리나라에 먼저 와 주십시오. 그래서 저 무시무시한 괴물을 무찔러 주십시오.”
“우리나라가 더 급합니다. 부디 저희를 먼저….”
더는 게이트가 열리지 않겠지만, 아직도 지구에 남은 괴물이 많았으니.
전 세계의 지도자와 부자들이 매일같이 박민준을 찾아와 무릎 꿇고 빌었다.
이미 명예는 차고 넘칠 정도로 충분했다.
돈도 남부럽지 않게 많았다.
그래서 박민준은 자신이 마음 내키는 대로 움직일 수 있었다.
세계의 평화를 찾아주었을 뿐 아니라, 지구에서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유일한 인간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를 따르는 수많은 사람과 미녀들이 있었다.
가까이는 그의 가족부터 한국의 대통령은 물론이고, 이젠 보통 사람이 된 미국의 대통령 더원을 비롯해 머나먼 수리남의 대통령까지.
그렇게 모두가 박민준을 항상 존경하고 사랑했다.
-<귀환자가 힘을 안 숨김>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