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꿈속에선 주인공인 내가 현실에선 은거기인-60화 (60/62)

〈 60화 〉 전투반 수색정찰조 (3)

* * *

오늘 들어온 신입은 조금 이상하다. 아니, 이상하다기보다는 이상할 정도로 묘하달까?

'생각보다 침착하네.'

채광반에서 줄곧 일했다면 오우거는커녕 고블린 한 마리조차 보기 힘들었을 텐데 오우거의 흉포한 포효에도 갓 들어온 신입의 표정은 한없이 평온할 따름이다.

자신도 교단에 투신하여 전투반 수색정찰조에 배치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그 전에 수년 간의 용병 생활로 온갖 궂은일과 차마 눈 뜨고 못 볼 더러운 꼴을 봐가며 정신력 하나만큼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단련되었다고 자부한다. 그런 자신조차 오우거의 등장에 일순간 온몸이 긴장으로 얼룩져 곧장 검으로 손을 뻗었다. 경험에 의한 어쩔 수 없는 반응이다.

'반응을 못 한 건가?'

그런데 뒤늦게 바라본 신입은 눈 앞에 펼쳐진 일련의 사태에 조금도 위축되거나 긴장한 기색 없이 그저 조금 놀랐다는 듯 눈을 살짝 크게 뜨고는 조원들의 면면을 살피고 있을 뿐이었다.

"음…."

게다가 저 주억거리는 고개를 보고 있자 하니 꽤나 건방져 보이기까지 하다.

물론 그것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일 뿐 사람의 속을 겉모습만으로 쉬이 판단할 수는 없었다. 속내를 숨기는 데 능한 사람은 여럿 봐 왔으니.

아마 저 신입도 속으로는 벌렁거리는 심장 박동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마주친 그의 눈동자는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빨려 들어갈 것처럼 깊고 어두웠다.

"흣!"

율리는 남자의 무저갱 같은 눈동자에 빠져들고 있는 자신을 인지하고 흠칫 놀랐다.

'나 지금 사람 눈을 보고 놀란 거야?'

눈에 들어오는 체격도 평범할뿐더러 이렇다 할 기세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 남자에게 산전수전을 다 겪어온 자신이 놀랐다는 게 이해도 납득도 되지 않는다.

율리가 빠르게 뛰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알 수 없는 자신의 신체 반응에 대해 고심하고 있을 때 남자의 입이 천천히 벌어지며 낮지도 높지도 않은 편안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유.

"선배님, 다들 조장님만큼 강한 건가요?"

그저 순수하게 궁금한 것을 질문해올 뿐이지만, 남자의 목소리에선 왠지 모를 여유가 느껴졌다.

"에, 옛?"

율리는 남자의 입술을 멍하니 보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덜떨어진 소리를 내뱉자 민망함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우리 조원들이 다 조장님만큼 강해요?"

"아, 아…."

더 이상 추태를 보일 순 없다. 직급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선배는 선배. 율리는 수상한 눈초리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을 피해 태연히 걸음을 옮기며 오늘 새로 들어온 후배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

'갑자기 얼굴은 왜 빨개지는 거야? 나한테 반했나?'

질문을 던졌을 뿐인데 갑자기 얼굴이 벌게져서는 고개를 휙 돌리는 율리의 모습이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켰지만, 실없는 생각은 접어두고 대열에 맞춰 다시 이동을 시작하는 율리의 옆에 따라붙어 내 질문에 답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벤트 조장님은 여기 오기 전에 자작령의 기사단에서 근무하셨던 분이에요. 중급 기사까지 오르셨던 분이니 오우거 정도야 간단하죠."

"그럼 다른 조원들은요?"

"조장님만큼은 당연히 안되지만 전투반에 들어온 만큼 다들 교단에 오기 전에 한가락 했다고 보면 돼요."

"아하…."

'그 한가락이 어느 정도인지가 궁금한 건데…….'

첫날부터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안 좋은 인상을 심어줄 거 같아 질문은 이 정도에서 멈추었다. 식당에서 일과에 관한 설명은 대략적으로 듣기도 했고 아무리 긴장감은 없다지만 난데없이 오우거가 나타난 상황에서 괜히 떠들어댔다가 눈총을 사는 일은 피해야 했다.

그렇게 서쪽 숲에 대한 수색 정찰은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쉬지 않고 이어졌다. 수색 정찰이라고 해봐야 별다른 체계도 격식도 없이 동네 산에 소풍이라도 나온 듯 숲을 헤집고 돌아다닐 뿐이지만.

처음 오우거의 등장 이후로 마주친 건 토끼와 다람쥐 같은 작은 산짐승뿐이었다. 단독 생활을 하는 개체이자 그 생활반경이 무척 넓은 오우거가 영역을 차지하고 있어서인지 주변에 둥지를 튼 몬스터 무리는 발견할 수 없었고 따분한 산보가 한동안 이어지자 어느 순간 조장부터 시작해 말문을 트기 시작하더니 다들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며 정찰이 진행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꿀이잖아?'

온갖 먼지와 돌가루 등의 분진이 공기 중을 부유하던 채광반에 비하면 놀러 왔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자, 여기서 점심 식사 및 휴식을 취하고 가도록 하겠다."

"예."

숲에서의 소리는 다소 작게 내었는데 혹시 모를 몬스터의 위협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나 뭐라나.

아무튼,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나는 재빨리 가방을 내려놓고 가방에서 보관 마법이 걸린 녹색의 식품 보관함을 꺼내 조장부터 시작해 조원들과 통신반 인원들에게 주먹밥을 나눠주었다.

주먹밥은 인당 3개를 상정하여 준비했지만, 개중에는 2개만 먹겠다는 사람도 있어 주먹밥은 내 몫을 제하고도 3개가 남았다.

"후아!"

'그럼 나도 먹어볼까?'

한결 가벼워진 가방을 들고 율리의 옆에 털썩 주저앉아 종이로 포장된 주먹밥 하나를 꺼내 포장을 벗겨내고 곧바로 크게 한입 베어 문다.

'오, 맛있는데?'

아무래도 전투반이다 보니 영양에도 꽤 신경을 쓰는지 잘 익은 고기와 당근, 콩 따위의 채소가 골고루 섞여 있어 채광반에서 먹던 주먹밥보다 맛도 영양소의 배합도 훌륭했다.

게다가 보관 마법이 걸린 식품 보관함 때문인지 밥의 질은 정도나 온도도 딱 좋았고.

'근데 보관 마법은 원리가 뭐지? 현대의 보온, 보냉병처럼 진공 단열을 이용한 건가?'

문득 드는 생각에 옆에 있는 율리에게 물어볼까 하고 고개를 쓱 돌렸다가 별 생각 없이 먹는 데 열중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아하니 물어도 모를 것 같아 다시 고개를 돌려 주먹밥을 한입 더 베어 문다.

애초에 마법이란 학문은 보통의 사람들에겐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었으니 대답을 들어도 명쾌한 답변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으리라.

저벅저벅.

그렇게 멍하니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며 오물오물 주먹밥을 씹어 넘기고 있을 때 풍채 좋은 까까머리의 남자가 다가왔다. 작지만 반달처럼 휘어진 눈이 참 포근한 인상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가 내 앞에서 우물쭈물하다 입을 열었다.

"저…. 혹시 남은 주먹밥이 있습니까?"

"아, 네. 3개 남았는데 다 드릴까요?"

"…주십시오!"

'…그냥 주먹밥을 건네받을 뿐인데 저 쓸데없이 비장한 표정은 뭐지?'

나는 두껍고 커다란 손으로 주먹밥을 받아들고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려는 듯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저분은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쩝쩝, 큼! 빅터요."

"빅터요?"

"흠흠! 네."

'빅터라…. 굉장히 잘 어울리는 이름이네.'

곰 같은 남자의 등판을 보며 남은 주먹밥을 마저 입에 털어 넣고 입안의 밥 알갱이와 함께 천천히 그의 이름을 곱씹었다.

"자, 슬슬 복귀해볼까?"

"예!"

오늘의 일과는 정말이지 심플했다. 처음에 오우거를 맞닥뜨리긴 했지만 정말 잠깐이었고 그 이후로는 산책을 나온 듯 걸어 다니기만 했을 뿐이다. 서쪽 숲을 4시간 동안 배회하고 4시간을 다시 돌아온다. 그것으로 일과는 끝이었다. 나는 맨 뒤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런 식으로 수색이고 정찰이고 되겠나.'

수색 정찰을 나왔다는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고 일렬로 줄지어 간다는 것부터 시작해 참견할만한 건더기는 무척이나 많았지만, 나는 오늘 막 들어온 신입일 뿐이었다.

'편하게 돈 벌면 나야 좋지.'

기숙사로 돌아와 조장을 통한 보수의 지급받았는데 오우거의 사체를 정산해서 무려 70 실버나 되는 보수가 손에 들어왔다. 전입 첫날부터 채광반의 7배에 달하는 보수를 받아들자 입꼬리가 연신 씰룩거렸다. 그렇게 묵직한 보수를 받아들고 학창시절 교장 선생님의 순화 말씀과 같은 전투 반장의 연설과 이름 모를 사제의 짧은 기도를 끝으로 그날 하루는 무탈하게 끝이 났고 이후로도 전투 반에 들어오며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평온한 나날들이 이어졌다.

어느새 익숙해진 전투반의 일과에 효율을 더하기 위해 일과와 수련을 병행하기 시작한 지도 벌써 석 달째. 전투반에 온 지는 넉 달째가 되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둥지를 튼 몬스터의 토벌이나 던전의 공략 같은 특수한 임무가 주어지기도 했지만, 보통은 6일은 일과, 마지막 하루는 신전으로 가 일반 신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날들이 지속됐다.

전투반 수색정찰조에 전입한 지 한 달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수색 정찰의 일과가 주어진 날에는 걸어 다니며 마나를 쌓기 시작했고 일주일에 한 번, 의무적으로 주어지는 체력 단련일에는 내가 원하는 만큼 육체를 단련하면서도 급여가 들어오니 기쁜 마음으로 고통을 즐겼다. 한 주의 마지막 날에는 꼭 일과를 마치고 기숙사 뒤편의 공터에서 마나 폭주로 전신을 혹사한 후 6일 동안 모은 돈을 전부 쏟아부어 구매한 포션을 복용하고 포션으로 미처 회복되지 못한 부분은 다음 날인 예배일까지도 남들이 기도를 하는 동안 마나를 운용하여 회복에 전념했다.

'상태창.'

[상태창]

­ 이름 : 지크(유현)

­ 등급 : 4

­ 능력치

체력 : 68 근력: 70 민첩 : 65 정신력 : 140 마력: 72

­ 잔여 능력치 : 0

­ 능력 : 채광(7급), 검술(3급), 암기술(3급), 영월공(3급), 권술(5급), 마나 폭주(6급), 명경지수(2급), 영보(3급), 정보 분석(5급)

그 넉 달간의 결과가 바로 이 상태창이다. 사용하지 않은 능력들은 갱신되지 않았지만, 사용한 능력들은 현실만큼이나 그 경지를 끌어올렸고 마나 폭주는 현실에서 8급이었던 것을 넘어 6급까지 끌어올렸다.

주기적으로 적은 마나를 효율적으로 폭주시키기 위한 노력을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나 폭주에 관한 메커니즘을 심도 있게 파악하게 된 것이다.

'뭐, 급수가 오른다고 내가 갑자기 강해지는 건 아니지만.'

능력에 붙은 급수는 내가 그 능력에 관해 갖추고 있는 경지를 나타내는 것이지 급수가 올랐다고 게임처럼 능력의 효율이 급증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마나 폭주에 관한 이해도가 상승한 건 현실에서도 꽤 도움이 되겠지.'

그것만으로도 이번 꿈속에서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이전에는 마나가 폭주를 일으키기 시작하면 마나의 양에 비례해 일정 수준까지는 폭발적으로 마나가 증가하기에 적절한 수준의 육체를 갖추지 못한다면 과부하로 인한 육체의 붕괴로 섣불리 마나를 폭주시키지 못했지만, 이제는 그 정도를 좀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육체 수준에 비해 마력이 강하더라도 폭주의 정도를 육체가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조절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해.'

마나 폭주의 세밀한 조절은 분명 굉장히 유용해서 수준이 비슷한 적이나 수준이 다소 떨어지는 다수의 적을 만났을 때 마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현실에서 강대한 적을 마주다고 가정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강대한 적을 마주하게 되면 틀림없이 온 힘을 쏟아부어야 할 텐데 세밀한 힘의 조절로는 극복이 어려울 것 같았다.

'이제 진짜 기술의 연마가 필요할 것 같은데.'

나보다 강한 적, 데스나이트 가슈일 등을 적으로 상정하고 계속해서 시뮬레이션을 해봤을 때 지금 내가 부족하고 또 필요한 건 기술이었다. 다양한 능력을 펼쳐대는 적들에 비해 내 능력의 한계는 명확했다. 마나 폭주와 검술, 뤼오레의 백염. 이 세 가지로 현재의 나를 일축할 수 있었다.

한데 마나 폭주로 증가한 육체의 힘과 강대한 마력으로도 가슈일을 압도하지 못했고 오히려 그의 현묘한 검술에 밀려 아슬아슬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고 그가 사용하는 능력은 스치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일뿐더러 백염조차 막아내는 알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신체적으로는 전혀 꿀릴 게 없다. 부족한 건 검술과 능력. 그 틈새를 메워야 했다.

'문제는 그걸 어떻게 메우느냐인데….'

혼자 백날 검을 휘둘러봐야 '아, 깨달았다.' 하고 검술의 경지가 늘어나는 게 아니었고 마찬가지로 마력을 아무리 모아봐야 마력의 총량만 늘어날 뿐 없던 능력이 생겨나는 게 아니었다.

상점에서 구매한 중급 마나 운용 기술서로 인해 대략적인 성장의 갈피는 잡았지만 그걸 실질적으로 수련하기에는 여러모로 부담이 따랐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끌어줄 스승이랄 것도 없는 처지에서 책 이외의 길은 떠오르지 않는다. 이제 육체도 마력도 어느 정도 끌어올렸으니 슬슬 중급 마나 운용 기술서에서 본 기술들을 하나씩 연마해서 내 것으로 체화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마나 밤은 안 돼.'

자칫 잘못하면 시전자까지 집어삼키는 그 기술은 대단히 위험하기에 가장 마지막에 익히기로 하고 있을 때 기숙사 운동장에 배치된 단상에서 들려오는 벨로스의 목소리에 귀가 쫑긋했다.

"…어제 동쪽 숲에서 던전이 하나 발견됐다."

'던전이라고? 동쪽 숲? 설마 내가 알고 있는 거긴 아니겠지…?'

나중에 혼자서 독식하려고 고이 아껴둔 두 개의 던전. 그중 하나는 광산 쪽에 있었고 남은 하나는 기숙사 터의 동쪽에 있는 숲에 존재했다.

"위치는 동쪽으로 15km 정도 떨어진 폐신전. 그곳에 비밀 장치로 은폐된 지하 던전을 수색정찰조 3조에서 발견했다. 다들 고생한 3조에 박수를 보내도록!"

"와아아아!!!"

짝짝짝짝짝!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 소리가 운동장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그 주인공인 3조의 조원들이 고개를 높이 든 채 뿌듯한 미소를 짓는다.

'제기랄!'

그 속에서 오직 나만이 인상을 구긴 채 애꿎은 땅을 찼다.

3조가 발견한 던전은 내가 발견한 곳과 일치했다. 폐허가 된 신전을 지키고 있는 반파된 여러 조각상 중 유일하게 반 이상의 형체를 유지하고 있던 술잔을 쥔 조각상 하나.

그 조각상이 쥐고 있는 술잔을 시계 방향으로 돌리는 것으로 지하로 향하는 계단의 모습을 드러내는 던전은 외부의 장치와 달리 그 수준이 너무 높아서 아직까지 도전할 엄두조차 못 내고 있었는데 이렇게 발견된 것이다.

"흠…."

'그렇게 아쉬워할 필요는 없나?'

던전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가디언은 얼마나 오랜 세월을 그 자리에 머물렀는지 먼지가 한가득 쌓여있었지만 먼지 따위로는 그 존재감을 터럭만큼도 감출 수 없었다.

[미스릴 골렘]

­ 등급 : 8

­ 설명 : 골렘이란 고대의 마법사와 연금술사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고대 마법 연금의 정수. 호문클루스와 비슷한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엄연히 다른 개체다. 마법 생명체로 분류된 호문클루스와 달리 골렘은 마법 기계로 분류되어 있다. 몸체를 구성하는 재료와 핵으로 사용되는 마정석의 마력에 따라 그 수준은 천차만별이며, 마정석이 공급하는 마나가 끊기지 않는 한 무한히 재생하는 특성을 가졌다. 약점은 오로지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마정석을 파괴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고작 입구를 지키는 수문장이 이 정도였다. 그 안쪽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예상할 수는 없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했다.

전투반으로는 절대 공략 불가. 적어도 신전의 정예 성기사단과 신관들이 나서야 비벼보기라도 할 것이다.

'그마저도 장담할 순 없지만.'

"아침 체력 단련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예!!!"

던전이 발견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보다 훨씬 우렁찬 대답이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진다.

"평소에 그렇게들 대답 좀 해라! 아침 식사 후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춰 폐신전 지하 던전의 공략을 진행하도록 하겠다! 이만 해산!"

"해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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