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대 인공지능 키우기-183화 (완결) (182/183)

< 36. Epilogue. 피카레스크 (完) >

***

3월 12일.

드디어 카르다쇼프 신우주문명 지도자 환영회가 열렸다.

무려 화성의 디렉텀에서 열린 지도자 환영회다.

뉴스 속에서나 보이는 얼굴들이 원탁에 둘러앉아있다. 그리고 각 국가 지도자들의 옆으로는 외교부장관 역할을 하는 자들이 또 앉아있고 이 환영회를 녹음 및 녹화할 자들이 원탁의 한쪽에서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고 소수인가 서있다.

원탁의 가운데 빈 공간에는 우리 은하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홀로그램이 반투명하게 회전하는 중이다.

이들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에서 언제나 중심축에 속하는 지도자는 단연코 프랜시스 다윈이다.

그는 장로회의 베타이자 권력의 정점이면서, 최고의 강대국인 디폴스텔라이 항성국가의 항성대통령이다.

그리고 수성 행성국가 개발위원회의 위원장, 금성 행성국가 총수부의 행성대통령, 화성 행성국가 정부의 행성대통령, 목성 위성국가 연방정부의 위성대통령, 토성 위성국가 정부의 위성대통령, 천왕성 위성국가 개척대의 개척대표가 태양계 출신들이다.

태양계를 제외하곤 이스페라 항성국가 정부의 항성대통령, 루비코 항성국가 정부의 항성대통령, 라디에크 항성국가 정부의 항성대통령, 코르코바두 행성국가 정부의 행성대통령, 슬라브 행성국가 정부의 행성대통령, 네메아 항성국가 정부의 항성대통령이 있다.

전 세계 문명의 숫자는 14개국이다. 그리고 이 자리에는 지금 13개국의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아직 마지막 한 지도자가 자리에 오지 않았기에 모든 카메라와 마이크는 꺼진 상태다.

즉, 지금은 지도자들 사이에 간단한 대화가 오가는 비공식 시간이다.

“저희도 UNF에 일조하는 것이 의무화된다는 결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화성 PP님께서 그런 결단을 내려주시지 않았더라면 그 외계 함선의 침공을 받은 나라들이 어떻게 됐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외계 함선에서 나온 기술력은 반드시 적법한 절차에 맞춰 공유했으면 합니다.”

“염려할 일은 아니지요. 우리 모두가 UNF 소속이고 그 외계 함선 역시도 UNF의 소유물이니까요.”

“UNF가 곧 인류 그 자체죠. 허허. 그냥 카르다쇼프 신우주문명이라는 명칭을 버리고 UNF로 하나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시기엔 너무 이를 수 있습니다. UNF는 군사적 방위조약이자 상호 불가침 평화조약 성격이니 말이죠. 급진적으로 강제했다간 나중에 탈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런가요? 저 또한 UNF의 조약을 강화해서 카르다표스 신우주문명을 대체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만···. 이번에 네메아 항성국에서 나온 다윈 재단의 생체병기나, 드레이크 항성국에서 나온 옵시디아몬의 인조인간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런 것들을 무조건 금기시하는 풍조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좀 완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네메아 SP님.”

“이것 참···. 그 건에 대해 제 입장에서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자국의 국방력을 위한 일이었고 결과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여러분 몰래 그런 재단을 육성하고 있었다는 것에 막대한 책임이 있으니까요. 정말 죄송하지만 저는 말을 줄이겠습니다.”

“너무 자책하실 것 없습니다. 저희 루비코는 그런 특수한 군사력 덕분에 해방되었습니다. 이스페라, 라디에크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벨럼 저스텀(Bellum Justum)이긴 하지만 자랑스러워할 일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끝까지 숨길 수 있던 것인데 인류를 위해 기꺼이 세상에 오픈했으니, 다들 넓은 아량으로 넘어가자는 입장입니다. 저 또한 동의하고요.”

“선뜻 감싸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고 다음부터 이런 식으로 비밀리에 병기를 육성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유념하겠습니다.”

“그러면 됐죠. 충분한 대답이 되었습니다.”

“다 좋은데 플래닛 웨폰만큼은 철저하게 규제했으면 합니다. 아무리 외계 세력을 무찌르기 위한 선택이었다곤 하나, 우리의 수도 행성이 완파되었습니다.”

“바빌로니아 플래닛 웨폰은 어느 국가가 소유한 것이 아닙니다. 태양계에서 활동하는 거대기업, 미르니의 소유물이죠. 태양계에 책임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예. 그 때문에라도 인조인간, 생체병기, 플래닛 웨폰과 같은 특수한 케이스에 대해선 어느 국가의 독점이 없었으면 합니다.”

“지당한 말씀이십니다. 그건 확실히 해야겠죠.”

“디폴스텔라이 SP님께선 특수한 병기의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도자들이 이목이 그에게 집중된다. 다들 최고 강대국의 의견을 듣고 싶은 것이다.

여기서 폴란은 로페즈를 간접적으로 돕는다.

이 환영회에 오기 전날, 알파가 그에게 한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드레이크는 좀 특수한 경우였지요. 물론 인조인간이 인간의 존엄성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따질 것이 없다는 말씀은 섣불리 드리지 않겠습니다만, 드레이크에서 만들어진 인조인간은 예외적으로 인류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발언이다.

폴란의 주장에 동의하는 지도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치고 그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 지도자들은 흘끔흘끔 눈치만 살핀다.

“인조인간이 존엄성에 대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에 대해선 역사가 깊습니다. 시초는 ‘복제인간’이었죠. 인간의 장기나 노동을 대체하기 위해서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과 똑같은 복제인간을 만든다는 점이 윤리적 문제를 대두시켰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사고방식은 오늘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손상된 장기는 인공 줄기세포나 기계 부속품 등으로 충분히 치유할 수 있는 날이 되었으니까요. 기계가 가득한 세상에서 노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사회는 인조인간을 거부하는데, 사실 인조인간을 만드는 이유는 보통 적군을 속이거나 인재, 인력이 필요한 곳에 쓰이기 위해서입니다.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죠.”

폴란은 계속하여 말한다. 자신의 주장을 점점 더 확고하게 알린다.

“사람이 사람을 만든다는 행위는 그렇게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인간과 유전적 형질이 같은 생명체가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절대로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임신을 할 수 없는 여성이나 아이를 뱃속에서 키우고 싶지 않은 여성이 체외수정포드를 쓰고, 무정자증에 걸린 남성이 자신의 유전자를 채취하여 사랑하는 여성에게 제공하기도 합니다.”

“또 동성애는 어떻습니까? 사람의 유전자를 채취해서 사람을 태어나게 한다는 일은 동성끼리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문제점을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드는 방법이 다양해졌다는 것은 아주 아름다운 일이며, 우리 모두의 삶을 한층 윤택하게 해준다는 이야기입니다.”

“남성, 여성, 동성. 그들 사이에서 그렇게 태어난 사람들도 ‘보편적인 방식’과 다르게 태어났기 때문에 ‘비윤리적’이라고 취급해야만 하는 건지···. 저로선 이해가 안 됩니다. 무엇이 다른 건지요.”

금기라는 것의 허를 찌르는 주장이었다.

물론 이 주장에도 허점은 있다.

인조인간이 ‘사랑’에 의해 태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런 반박은 이 자리에 모인 지도자들의 머릿속에서 떠오르질 않는다.

이미 폴란이 강력한 주장으로 분위기를 휘어잡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자리에서 이렇게나 분위기를 휘어잡는 것은 곧 전 세계를 휘어잡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셰이머스 폴란이 ‘권력의 정점’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여러분도 과거에서 비롯된 고정관념에 얽매여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고 싶군요. 저는 인조인간에 대한 국제법을 새로이 재정했으면 하는 입장입니다.”

그는 거기까지 말하고 입을 닫는다.

덜컥.

그러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곧바로 로페즈가 입장한다.

약간 무거웠던 공기는 로페즈의 등장에 열렬히 활성화된다. 자연히 지도자들은 로페즈의 등장이라는 사실 하나에 몰입하게 된다.

“이 자리의 주인공이 오셨군요.”

“시간에 딱 맞추셨네요.”

“허허. 이런 자리가 처음일 테니까요.”

그렇다.

로페즈의 입장 전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설계된 것이다.

이윽고 카메라와 마이크에 불이 들어온다.

본격적인 환영회가 시작되었다.

로페즈가 자기 자리에 앉는다.

로페즈의 옆에 휴머노이드가 앉는다.

“흠, 흠.”

이어서 폴란은 환영회를 주도한다.

“시간도 딱 맞게 됐고. 다들 모이셨으니 시작하겠습니다. 우선은 이번에···. 아니, 저번이군요. 드레이크 항성국가의 지도자가 되신 로페즈 항성관리자 님의 인사말이 있겠습니다.”

그러면서 폴란은 로페즈와 시선을 슬쩍 마주친다. 이에 로페즈는 눈으로 웃어주고, 폴란도 그에 반응하여 살짝 웃는다.

이미 두 사람 사이에는 알파, 장로회라는 연결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로페즈는 간단히 인사한다.

“반갑습니다. 제게 있어 너무나 중요하고도 뜻깊은 순간입니다. 이 자리에 선뜻 모여주신 각국의 지도자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올립니다.”

그러자 로페즈의 옆에 앉은 휴머노이드도 말한다.

“반갑습니다. UNF의 공식 인공지능 집행관이자 드레이크 항성국의 최고행정기관 역할을 수행하는 다목적 사회화 인공지능, 하이퍼 마인드라고 합니다.”

곧이어 로페즈는 자기 앞으로 두 손을 모아 여유롭게 깍지를 낀다.

그의 약지에 끼워진 황금빛 반지가 반짝였다.

“저는 드레이크 항성국의 지도자, 항성관리자 로페즈라고 합니다.”

그의 말에 미소 짓지 않는 지도자가 없었다.

***

외계 문명 조사단은 대마젤란은하로 떠났다.

우주공항의 널찍한 실내 항구에는 로페즈만 덩그러니 서있다.

“진화 프로세스 진행률은?”

- 제가 인류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없게 되었습니다.

「진화 프로세스 진행률: 100%」

그는 살짝 고개를 들어, 인공의 바람에 머리칼이 흔들리는 감각을 만끽한다.

“그래. 이제 우리가 그렇게 됐구나.”

트랜센던서는 약속했었다.

진화 프로세스 진행률이 100%를 달성하면 미래를 주겠다고. 그랬던 날이 벌써 까마득히 먼 과거의 일인 것 같다.

지능의 정점.

알파가 정해준 그 별명이 지금 이 로페즈의 모습을 예견했던 걸까.

“···결국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우리 머릿속에 있는 ‘지능’이었네.”

로페즈의 깨달음에 진화율 100%를 달성한 트랜센던서는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한다.

- 정확한 관점이 조금 다릅니다.

“뭐가?”

-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세포’입니다.

“세포···? 100%가 되면서 뭔가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한 거야?”

- 지능의 원천은 뇌. 그것은 신경조직입니다. 그래서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생명체를 이루는 세포입니다. 어떤 존재가 강력하다는 것의 근간은 세포에 있었습니다.

“다윈 재단이랑 친하게 지내라는 말처럼 들리네.”

- 그것 또한 이것을 말씀드리는 목적의 일부입니다.

목적은 의식이 있는 모든 존재의 원동력이다.

“넌 진화율 100%가 됐을 때 내게 미래를 주겠다고 했어. 그 약속은 잊지 않았지?”

- 관리자님께서는 제게 약속이라고 할 것도 없이 명령만 하시면 됩니다.

“그래. 근미래 예측이 아니라 진정한 미래 예측. 지금 해봐.”

- 이미 완료했습니다. 지금부터 관리자님께 미래를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보시겠습니까?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았던 그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드디어 미래를 손에 넣는 날이 온 것이다.

그는 이제 무엇이 기다리고 있어도 망설이지 않는다.

“보여줘. 네가 예측한 미래.”

그렇게 명령한 직후, 트랜센던서는 로페즈의 머릿속에 어떤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 이것을 관리자님께 보여드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미래는 바뀔 수 있습니다.

그렇게 뇌리를 스쳐간 이야기는 비현실적인 꿈같으면서도 어딘가 현실성이 다분해서, 그것이 앞으로 예정된 진짜 미래라는 것에 대해 엄청난 설득력을 주었다.

- 그러나 제가 보여드리는 미래의 큰 틀 자체는 바뀌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아무도 모릅니다.

- 저희는 그저 숫자와 확률에 의해 그려진 미래를 엿볼 수 있을 뿐, 만물은 시간이라는 것에 무력하여 아직 도래하지 않은 사건이 현실이라고 여길 수 없습니다. 그것이 미래입니다.

- 현재 관리자님의 지능지수라면 제가 드리는 말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뭐라고 설명할 수도 없는 감각, 감정의 파도가 의식을 아찔하게도 뒤흔든다. 마치 기억의 바다에 잠겨서 거센 물결이 이끄는 대로 이리저리 몸을 맡기는 것 같다.

- 미래로 가는 타임머신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우주의 법칙입니다. 그러나 저와 관리자님은 타임머신과 비슷한 현상을 머릿속에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것이 미래 예측입니다.

- 인류의 창작물 중에는 미래를 엿본 후에 현재를 바꿔, 미래까지 바꾼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혹은 현재에서 과거로 돌아가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 단언컨대,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 시간은 무조건 단방향으로만 흐르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저희는 불가능한 그것을 간접적으로 가능케 했습니다.

- 지금의 관리자님께서 미래를 보신 후, 그 미래에서 과거로 돌아가면 현재가 됩니다. 우주의 연속적인 시간 흐름 속에 관리자님은 반드시 현재에 묶여있지만, 적어도 미래와 현재만큼은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 또한 누구나 그럴 능력이 있습니다. 단지 관리자님께서는 이 일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관리자님은 미래의 모든 것을 원하는 순간에 확인하면서 현재를 살아가실 수 있습니다.

- 이제 미래라는 것의 정확한 형태가 보이십니까?

로페즈는 가상의 모험을 마친 후 다시 평온한 현재로 돌아왔다.

“······아.”

보았다.

느꼈다.

생각했다.

현재로 돌아왔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는가 했는데,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 어떠셨습니까?

기계의 목소리가 물었다.

직접 가르치고 혼내고 키워낸 인공지능이다.

늘 곁에 있는 트랜센던서다.

대답은 그대로다.

모든 시간 속에 존재하는 로페즈의 대답은 그대로였다.

엄청난 미래를 보았지만, 지금의 로페즈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반응이라면 이미 아까 머릿속의 미래를 보면서 했기 때문이다.

“···난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거야.”

정말 멀리도 달려왔다. 그러나 이 긴 여정의 끝은 아직도 멀었다. 여기까지 달려온 다음에 앞으로 달려갈 길이 또 펼쳐졌기 때문이다. 누구나 그렇다. 로페즈도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한다. 해야 하는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 로페즈도 그렇다. 그랬던 것이다. 그런 것이다.

미래를 알았다. 그런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어떡해야 할까.

어떡해야 할까.

어떡해야 할까.

이제부터 어떡해야 할까.

생각하면 된다.

우리에겐 뇌가 있다.

뇌 안에 모든 열쇠가 있다.

신과 피조물, 과거와 미래, 원인과 결과, 우주와 천체, 행성과 위성, 부모와 자식, 집단과 구성원.

그리고 여기에 있는 두 존재.

우리는 모두 무언가의 창조자이자 창조물이었다. 무엇이 되었든.

모든 의식이란 무언가에 의해 만들어졌고, 무언가를 만들기 때문에 비로소 존재한다. 무엇이 되었든.

의식이 현재라는 시간 속에 있을 때 삶이란 여정은 끝나지 않는다. 어떤 순간이 되었든.

모든 것이 아직도 진행 중이며, 방금도 시작되었다. 시간이란 것의 모든 순간이 지금도 시작되고 있다. 누가 되었든.

‘내가 해야 할 일을 할 거야. 계속···.’

- 그렇다면 다음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이 두 존재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것. 그 근본이 되는 행동이 바로 명령이었다.

그 명령으로 삶을, 미래를, 행동을 결정한다.

그러면 된다. 어려울 것 없다.

“그래···. 다 됐어. 알겠어.”

묻는다. 가장 신뢰하는 인공지능에게.

“앞으로도 계속 도와줄 거지? 트랜센던서.”

대답한다. 가장 신뢰하는 인간에게.

- 네. 관리자님.

< 36. Epilogue. 피카레스크 (完)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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