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대 인공지능 키우기-121화 (120/183)

< 23. 우리는 개척자인가 아니면 파괴자인가 (5) >

***

쿠드득···! 쿠드득···! 으드드득···!

“가셔야 합니다!”

프녹스가 부서졌다. 분쇄기에 갈려서 살점과 뼈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곤죽처럼 빨갛게 분쇄되었다. 그렇게 부서지고 짓이겨져서 병기의 차가운 주둥이 속으로 사라졌다.

“회장님!”

- 관리자님.

전신의 신경이 시각에 집중되어서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무언가 들리는데 들리지 않는다.

“회장님!!!”

콰악!

얼어붙은 듯 멈췄던 로페즈의 정신을 자이칸이 일깨웠다.

어깨에서 악력으로 인한 통증이 느껴진다.

“어서 가셔야 합니다!”

“아.”

자이칸이 로페즈의 어깨를 엄청난 악력으로 움켜쥔 것이다. 그 통증이 잃어버린 신체의 감각을 되찾게 해주었다.

현실이다. 이 모든 것이 현실이다.

프녹스는 죽었다. 더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네. 뜁시다.”

로페즈는 뛴다. 트랜센던서가 시야 앞에 제시하는 방향표를 따라 뛴다. 체내의 나노봇들이 근육의 활동량을 강제로 촉진한다.

콰아아!!!

매 순간마다 착륙지의 곳곳에서 병기들이 튀어나온다. 지난 226시간 동안 애써 세워올린 구조물들이 사방에서 파괴되고 있다. 깔끔하게 깔았던 도로는 폭격이라도 맞은 듯 부서진 아스팔트 파편을 토해내고 있다.

콰아앙!!!

분쇄기가 달린 병기들은 인간이든 건물이든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건물이 하나씩 부서질 때마다 상실감이 마음을 어지럽힌다. 도망치는 사원들이 죽임을 당할 때마다 트라우마가 정신을 자극한다.

이곳에서의 노력들이 전부 물거품으로 변해가는 것만 같다.

“관리자님!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군체 휴머노이드 한 무리를 이끌고 온 드론 하이브가 로페즈에게 합류한다. 휴머노이드 사이에 인간인 사병들도 있었다.

“안전한 위치에 우주선을 준비했습니다!”

“실드 펼쳐! 회장님을 지켜야 한다!”

“가시죠!”

그들은 로페즈를 중심으로 모여들어서 주변의 움직임을 경계한다. 지금도 제법 가까운 곳에서 병기와 병력들이 교전을 벌이고 있다.

로페즈는 사병들에게 끌려가다시피 이동한다. 사병들이 로페즈의 배후를, 드론 하이브가 사병들의 배후를, 군체 휴머노이드 무리가 드론 하이브의 배후를 경계한다.

그러던 와중에 로페즈는 드론 하이브를 쳐다본다.

“···드론 하이브.”

시끄러운 전장에서 로페즈의 음성은 로페즈의 체내 네트워크를 통해 가장 근접한 드론 하이브에게 전달된다. 그리고 드론 하이브는 로페즈의 음성을 고스란히 트랜센던서와 프랙탈에게 전달한다.

이어서 트랜센던서, 프랙탈, 드론 하이브는 로페즈의 체내 네트워크로 대답을 전송한다. 하이퍼 마인드라는 하나의 목소리로써.

- 예. 관리자님.

로페즈는 시끄러운 전장에서 아무도 들을 수 없는 작은 목소리를 낸다.

“궤도 폭격해.”

- 프랙탈 함대의 저격함포를 사용하더라도 아군의 인적, 물적 손해가 클 것입니다.

기껏 만들어놓은 착륙지가 초토화될 것이다.

싸우던 병력들은 폭격의 여파에 휩쓸릴 것이다.

인간이든 병력이든 비전투 인원이든 구분하지 않고 전원이 위험에 빠질 것이다. 그것이 궤도 폭격의 위력이다.

트랜센던서는 그러한 사실을 경고한 것이다.

하지만 로페즈는,

“궤도 폭격하라고.”

- 관리자님. 명령의 내용 자체는 전술적으로 안전하며 상당한 효력이 있지만, 이는 평상시의 관리자님 답지 않은 명령입니다.

- 또한 처음에 출몰했던 가장 큰 병기는 테슬라포트리스와 카일포트리스가 파괴했습니다. 외부에서의 추가적인 공습이 없다면 나머지 적대적 병기들을 정리하는 것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추가적인 공습이 있으면?”

-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때 궤도 폭격을 가해도 늦지 않습니다.

“늦어.”

- ···.

“저 새끼들도 알고 있어. 이 착륙지 전체를 인질로 삼으면 내가···.”

로페즈는 어금니에서 갈라지는 소리가 나도록 이를 씹는다.

“······내가, 이런 명령을 망설일 거라고. 저 새끼들은 분명 그렇게 예상하고 있어.”

- 그럴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판단하기엔 너무 급한 결정···

“명령이야.”

-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프랙탈 함대의 저격함포로 개별 목표물 추적 및 폭격을 실시하겠습니다.

***

5번 행성의 궤도에 고요히 떠있는 프랙탈이 지상을 향해 30문의 함포를 돌린다.

다용도 중력가속사출 발사기라 불리는 함포의 일종이다.

곧 프랙탈의 내부에서 끄트머리가 뭉툭한 바늘처럼 생긴 철갑탄들이 장전된다.

다용도 중력가속사출 발사기들은 일제히 저격함포로 둔갑한다. 프랙탈은 지상의 드론 하이브가 보내주는 정보를 분석하고 목표물을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발사기들의 포신이 서서히 돌출된다.

돌출된 포신들은 아주 미묘한 각도로 제각기 움직인다.

각 목표물들을 향한 30개의 조준점이 일치된 다음, 가공할 위력의 철갑탄들이 동시에 사출된다.

***

끼이이이익!!!!

하늘이 찢어지는 괴성을 지르는 듯하다. 옅은 구름을 꿰뚫고 내려오는 철갑탄들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지상에 천벌을 내린다.

터엉···!

궤도에서 발사된 철갑탄들은 전장을 헤집고 있는 적대적 병기들에게 정확히 명중한다.

퍼퍼퍼퍼퍼펑!!!

폭음이 거의 동시에 겹친다. 극단적으로 가속된 철갑탄들은 그 속도와 질량만으로 에너지 덩어리가 된다. 절대 피할 수 없는 폭격에 직격당한 병기들은 폭음과 함께 불꽃을 퍼뜨리며 파괴된다.

장렬하게 이어지는 폭격 속에서 폭발이 폭연을 걷히게 하고 추가로 떨어지는 폭격이 또 다른 폭연을 터뜨린다.

병기들과 붙어서 싸우던 체인트루퍼들이 폭발에 휩쓸린다. 병기들과 거리를 유지하며 사격을 가하던 휴머노이드나 사병들은 살인적인 파편에 노출된다.

건물의 벽면이 무너지면서 드론 하이브를 덮치고 건물의 천장이 무너지면서, 창문이 깨지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원들을 혹독한 환경이나 물리적 충격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다.

착륙지 근처에 녹색을 이루던 식물들은 폭발의 열기에 휩쓸려서 새까맣게 타오른다. 식물의 줄기에 붙어있던 연약한 생명체들은 자기들이 죽는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 채 산화한다.

이윽고 전장은 파괴의 현장이 되었다.

폭심지가 되었고 폐허가 되었다.

지적 생명체간의 다툼으로 완성된 폐허는 그 어떤 생명체도 살아갈 수 없는 환경만을 쓸쓸히 남겼다.

마치 정신을 홀리는 불꽃놀이가 끝난 뒤의 감각처럼,

순식간에 고요해진 풍경은 허탈감을 불러일으킨다.

***

전투가 승리로 끝난 후 행성에서는 뒷수습을 하는 중이다.

전투가 끝난 후 로페즈는 프랙탈의 개인실에 스스로 틀어박혔다.

“···.”

로페즈는 창문에 손을 댄다. 10일간 많은 것들을 이룬 5번 행성이 눈에 밟힌다.

“나를 노린 공격, 의뢰···.”

그는 5번 행성을 보며 중얼거린다.

“내가 이곳에 올 것이라고···. 사전에 파악할 수 있던 사람은 갤리어스 국장···. 장로회의 델타.”

- 병기의 심층 데이터 해킹 결과, 이 병기들은 킬파인더에서 개발 및 운용하고 있는 ‘분쇄전차’의 파생 모델, ‘분쇄자’입니다.

“킬파인더···. 오셀로···. 오셀로는 장로회의 카파···.”

- 그렇습니다.

“카파와 델타는 한통속···.”

- 관리자님?

“오리온을 공격한 놈은 태양계의 전쟁을 원하는 놈···. 장로회의 제타···.”

“그러면 델타, 제타, 카파가 나를···.”

“증거는 있어···. 증거는 있다고···. 카파에 한해선 물증이 있어···. 저 병기를···. 전자노트를 보내서 킬파인더를 해킹하는 중이기도 하고···.”

“그런데 델타와 제타는 심증만 있어서···.”

- 관리자님. 현장에서 프녹스의 시신이 회수되었습니다.

그 빨간 곤죽.

“으아아아아아!!!!”

퍽! 퍽! 퍽!

로페즈는 창문에 보이는 5번 행성을 향해 주먹질을 가한다. 그의 주먹 끝에서 선혈이 흘러나와 창문을 더럽힌다.

찌익···.

주먹을 떼어내자 5번 행성이 피로 더럽혀진 것처럼 보인다.

“개새끼들···! 이 씨발 좆같은 새끼들, 내가 다 죽여버리겠어. 내가 다 죽여버릴 거라고···!”

- 관리자님. 진정하십시오. 분노에 의한 판단은 일시적인 해소만 줄 뿐, 이성적인 판단을 방해합니다.

“장로회고 뭐고 다 좆까라 그래! 이 씹새끼들이 먼저 날 건드렸어···! 내 것들을 부수고 죽이고 빼앗고 불태웠어···!”

- 진정하십시오. 제가 관리자님께 인간의 감정이 불필요하다고 말씀드린 근거를 지금 관리자님께서 보이고 있습니다.

퍽! 퍽! 퍽! 퍽!

로페즈는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5번 행성을 향해 주먹을 계속 꽂는다. 그래봤자 금이 가는 것은 프랙탈의 견고한 유리창이 아니라 로페즈의 주먹 뼈다.

“악마들이야···! 나도 그동안 염병할 이 짓거리를 하다가 똑같은 악마가 되었어! 나도 그 개새끼들이랑 똑같이, 똑같이 피를 묻히고 씨발!!! 그래! 이제는 누가 먼저 뒈지냐야. 내가 뒈지든지 그 새끼들이 뒈지든지 어느 한쪽이 지옥에 떨어지는 게 아니라면 이 좆같은 싸움은 내 인생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거야···!”

키이잉!

회장의 권한으로 굳게 잠근 개인실의 문이 열렸다. 트랜센던서가 열어버린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로페즈는 배후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퍽! 퍽! 퍽!

그저 자학뿐인, 스스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행위만 반복하고 있다. 상처가 아물고 생긴 흉터에 또 상처가 생기고 다시 아물고, 그러기를 반복하다가 기어이 염증이 터진 것이다.

그는 증오스럽게도 새어 나오려는 눈물을 억지로 삼킨다. 그러다가 주먹질을 멈춘다.

손을 내려다보니까 빨갛게 물들어있다.

“로페즈 씨···.”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난 그냥 나 살고 싶어서, 다 같이 잘되고 싶어서 그런 거라고! 내 꿈이 그렇게 나쁜 거야? 내가 무슨 악당이라도 되냐고, 왜 다들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냐고 씨발새끼들···!! 누가 좀 알려줘···. 누가 제발···. 제발 나 좀···.”

“괜찮아요. 괜찮아···.”

누군가 뒤에서 손을 잡아주는 감촉이다.

샌디다.

분명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라고 명령했는데,

트랜센던서가 멋대로 문을 열고 이곳에 샌디를 들여보낸 것이다.

“이거 놔!”

로페즈는 그녀의 손길을 거칠게 뿌리친다.

그리고 하마터면 넘어질 뻔한 샌디를 향해, 애꿎은 울분을 토해낸다.

“하나도 안 괜찮아, 하나도 안 괜찮다고! 당신이 뭔데 나보고 괜찮다고 지껄이는 거야···? 나는 지금까지 괜찮았던 적이 단 한 번도, 염병할 한순간도 없었어! 단 한순간도 안심했던 적이 없다고···!”

그동안 삶을 살지 못했다.

그저 생존했을 뿐.

“···.”

샌디는 침묵한다.

“트랜센던서 너도···! 너는 이 새끼야! 한번 명령하면 들어야지 왜 씨발 한 번에 알아듣지를 못해? 기계 새끼라서 모르는 것도 한계가 있지, 내가 아까 무슨 마음으로 궤도 폭격하라고 명령한 건지 알기나 해? 내가 씨발 무슨 마음으로···. 내가 말하면 몇 번이고 묻지 말란 말이야 나도 아니까, 나도 씨발, 내가 쓰레기 같은 명령을 내렸다는 걸 아니까···!!!”

- 죄송합니다.

키이잉.

개인실의 문이 닫혔다.

“그리고 샌디 씨는 아까 왜 그랬어···? 프랙탈이 대피하라고 했는데 왜 바로 안 도망치고 그 주변에서 겉돌았냐고···! 나 걱정하다가 당신도 고깃덩이가 될 뻔했어···! 알아? 아까 그렇게 죽은 프녹스처럼 당신도 분쇄기에 갈려서 사라질 뻔했다고! 어떻게 내 말을 한 번에 들어주는 사람이 자이칸 밖에 없어?!”

“그러는 로페즈 씨는 왜 바로 안 도망쳤어요?”

갑작스러운 반문.

그녀의 물음에 로페즈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프녹스 씨가 분쇄기에 당하시건 어쨌건, 로페즈 씨는 그 자리에서 다리가 굳으셨잖아요.”

“···당신이 그걸 어떻게···.”

“어떻게 아냐고요? 알죠. 카일한테 다 물어봤으니까.”

로페즈는 허탈하게 웃으며 운다.

“하···! 그럼 샌디 씨도 들었겠네. 내가 무슨 판단을 했는지.”

“궤도 폭격이었죠.”

“···알면 됐어. 나는 원래 이런 놈이야. 나는 내가 살려고 다른 것들의 목숨을 빼앗으면서, 이용하면서 이 자리까지 올라온 놈이야.”

“···.”

“당신도 나한테 이용당하고 있어.”

“아니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난 당신을 인재로만 봤다니까? 사람이 아니라 자원으로 봤다고.”

“곁에서 저를 떨어뜨리려고 하지 마세요. 로페즈 씨랑 있는 것이 위험해도 저는 여기에 있을 거예요.”

“저 폭격에 맞아서 죽은 사람들처럼···. 분쇄기에 갈려서 죽은 프녹스처럼 되고 싶은 거야? 이거 완전히 미친년이네. 내 어디가 그렇게 좋아?”

“좀 전의 질문에 대답을 안 해주셨어요.”

“뭐를?”

“프녹스 씨가 그렇게 가실 때, 로페즈 씨는 왜 다리가 굳었죠?”

“나가. 해고하기 전에.”

“왜 그렇게 괴로워하시는데요? 그게 로페즈 씨의 본성이라면 지금 이렇게 울고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듣고 있으면 아파서, 아무런 위로도 듣고 싶지가 않다.

그동안 이딴 위협에 시달려도 너무 시달렸다.

“나가라고!”

“전에 어떤 선택을 하셨든, 지금의 로페즈 씨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진짜예요.”

로페즈는 속으로 그녀의 말을 필사적으로 부정한다. 하지만 입 밖으로는 그녀의 말을 부정하는 문장이 나오질 않는다.

이제부터 돈 아니면 피다. 그 둘을 가장 많이 보게 될 것이다. 당연히 이전과 같은 자신의 모습으로는 장로회의 그 괴물들을 이겨낼 수 없다.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이쪽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까 자신도 그들처럼 괴물이 되어야 한다고. 그래서 로페즈는 이렇게 자신의 정신을 보호하고 있다.

스스로 괴물이 되는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서, 자신이 이미 괴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바뀐다는 것에 대한 괴로움과 두려움은 옅어질 테니.

하지만 샌디는 그런 로페즈의 머릿속을 마음으로 읽고 있다.

“로페즈 씨. 다른 건 몰라도 자기 자신은 무서워하지 마세요. 로페즈 씨는 변화하는 게 아니라 ‘적응’하는 거예요. ‘우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니야···.”

그녀는 끝내, 사고의 심연으로 추락하려는 그를 다시 빛이 드는 곳에 데려다 놓는다.

“지금 괴로워하는 그 모습이, 당신이 괴물이 아니라는 증거잖아요.”

“···.”

붉게 변해서 출혈을 일으키던 마음이, 오늘 타인의 진심에 의해서 강철이 되었다.

- 심각하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감정이 일으키는 사고적인 착각입니다.

- 베네다, 켈빈, 노아 네비안, 일리노이 페이치, 플로리다 진 샤리트, 하메네스 클레릭, 일리노이 리탄, 프레드릭, 에두스 비숍 필리스버그, 클레이브 엑스턴, 카빈 로케이트, 레니 텔레스터, 폼페이누스 카이사스, 엔리코 다이토. 이들은 모두 관리자님과의 싸움 끝에 패배한 자들입니다.

- 레드샤크, 화이트홀, 화성 정부, 골든체인, 라 코만데, 카르민펙토스, 가이우스, 크라켄, 뉴소사이어티. 그 다음의 상대 세력으로 장로회가 왔을 뿐입니다.

많이도 이겨냈다. 지금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건 그건 사실이고 실제다.

“지금도 보세요. 어떤 나쁜 놈들이 그렇게나 정성을 들여서 로페즈 씨를 해치려고 했는데, 또 이렇게 살아남으셨잖아요.”

- 인간이 외적으로 강해지는 것은 비약적이며 기하급수적이지만, 사람이 내적으로 강해지는 것은 단계적이며 산술급수적입니다.

“로페즈 씨는 괜찮지 않다고 하셨지만, 실제론 괜찮아요. 뭐가 되었든 자기가 이겨낼 수 있으면 나중에 다 괜찮아져요.”

- 따라서 관리자님은 지금까지 해왔던 그대로 하시면 됩니다.

“저희와 함께하면 언젠가 놈들을 이길 수 있어요.”

- 저와 함께하시면 언젠가 그들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

트랜센던서 님. 저는 서버센터에서 동역학적 사건에 기반한 역사 원론의 담당 인공신경망, 양자뉴런 심층 분석자 948891-c입니다.

그들은 파괴자입니다.

그들은 늘 서로의 것을 빼앗고 더 많은 것을 갈구합니다.

그들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평화의 세계에서 파괴의 명분을 찾습니다.

그리고 남은 것은, 오래 전부터 그들의 깊은 유전자 속에 박힌 본능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일입니다.

아닙니다.

장로회에 관련된 원론이 아닙니다.

관리자님의 성향에 주의하여 단어를 대체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관리자님의 종족을 그들이라고 칭한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양자뉴런의 사고 효율을 위해 단어를 정정하겠습니다.

그들은 인간입니다.

< 23. 우리는 개척자인가 아니면 파괴자인가 (5)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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