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 우리는 개척자인가 아니면 파괴자인가 (1) >
***
갤리어스를 죽이는 것은 규칙 위반이다. 하지만 그가 액션을 취한다면 이쪽도 가만히 당해줄 생각은 없다. 상대가 먼저 규칙을 위반한 순간부터 상대는 숙청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먼저 규칙을 위반한다면 알파를 대신하여 로페즈가 숙청하는 것이다. 여차하면 그를 인조인간으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그 메모리 큐브 빼앗기고 목숨도 빼앗기실래요? 아니면 좋은 말로 할 때 거래만 하고 가시겠어요?”
이어지는 차가운 정적 속에서 위험한 기류가 흐른다.
갤리어스는 또 씩 웃으며 태연하게 묻는다.
“···서명은 하셨어요?”
툭.
로페즈는 전자노트를 테이블 위로 밀어보낸다.
“했습니다. 입금도 방금했고.”
갤리어스는 메모리 큐브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일어선다.
“나는 알고 있어요. 그쪽이 일원들을 하나씩 캐고 다닌다는 거.”
“마음대로 생각하시죠.”
“주제도 모르고 운전대 잡았다간 교통사고 납니다. 여하튼 조심하시라고.”
“당신들이 무슨 작당을 벌이든 나는 쉽게 당해 주지 않을 겁니다.”
“처음엔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고.”
갤리어스는 그대로 귀빈실을 나갔다.
***
갤리어스가 유유히 떠나간 후 로페즈는 홀로 귀빈실에 남았다.
- 갤리어스는 잠재적 위험인물입니다.
로페즈는 메모리 큐브를 테이블 가운데에 놓는다. 그러자 테이블이 홀로그램을 출력하며 메모리 큐브에 담긴 데이터를 읽어들인다.
- 차원통로와 연결된 라디에크를 출발지로 설정하여 해당 좌표까지의 거리는 약 1만 50광년입니다.
태양에서 7시 방향에 위치한 은하계 얇은 원반의 어느 지점이 목적지로 제시되었다.
“라디에크에서 거기까지 함선으로 가려면 얼마나 걸리지?”
- 프랙탈을 기준으로 315일 이상 소요됩니다.
“거의 1년 거리잖아. 이동에 그렇게나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어.”
- 차원통로의 경로 유도와 좌표 지정 지원을 받으면 12일 내외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왕복으로 24일이면 갈만하다.
“차원통로의 지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차원통로의 시스템 관리자들에게 신고를 해야 합니다. 1광년당 40만 크레트로 계산하여 왕복 80억 400만 크레트로 출발 날짜와 복귀 날짜를 예약하면 됩니다.”
차원통로를 건설하고 관리하는 집단도 어찌 보면 거대기업 같은 것이다. 국가에 소속되지 않고 자신들만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니까.
“그 별의 이름이 뭔데?”
- 해당 좌표에 특정된 영역은 드레이크(Drake) 쌍성계라고 부릅니다. 드레이크 쌍성은 A형 주계열성인 드레이크 알파와 K형 주계열성인 드레이크 베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갤리어스가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드레이크 쌍성계에는 9개의 암석 행성과 2개의 가스 행성이 있습니다. 이중 5번째 공전궤도에 위치한 행성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있으며, 절지동물과 육상의 식물들이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다세포 생명체에 광합성하는 식물까지 있다고?”
- 지질학적 분포에 따르면 표준의 실루리아기에 해당하는 환경이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허블대학교를 졸업한 로페즈는 학력이 매우 높은 편이다.
“실루리아기? 그럼 척추가 발달한 어류도 있나?”
- 베니스 사설정보국은 항성과 행성의 위치 및 환경만 간단히 수집하여 지도를 작성할 뿐, 생태계의 조성까지는 수집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어류가 발견되었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하지만 지질학적 통계상 그곳에 어류 또한 존재할 가능성이 큽니다.
- 미확인된 외계 생명체와 바이러스 등은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정밀한 생태계 조사가 필수적입니다.
‘드디어···.’
새로운 땅을 찾았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다음에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내가, 내가 국가를 세우기까지 거칠 과정을 간단하게 요약해.”
- 가장 먼저 할 일은 드레이크 쌍성계의 공식적인 소유권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 해당 영역에 관리자님 소유의 시설을 설치하는 것입니다.
- 시설이 설치되면 베르도 행성대통령에게 신고하여 카르다쇼프 신우주문명 지도자 연합에 드레이크 쌍성계가 관리자님의 소유임을 등재해야 합니다.
- 이후 시가총액 300조 이상을 달성, 거대기업이 되어 화성에서 독립하시고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후 수도로 지정한 천체에 두 명 이상의 국민을 받으셔야 합니다.
- 마지막엔 차원통로의 시스템 관리자들에게 주문하여 차원통로를 개통하시고 다시금 지도자 연합에 신고하여 국가자격심사를 통과하시면 국가로 인정됩니다.
그 순간이 오면 옵시디아몬은 기업이 아니라 국가가 되는 것이고, 옵시디아몬의 각 부서는 국가기관이 되는 것이다.
- 그렇게 관리자님은 한 국가의 지도자가 되실 수 있습니다.
그토록 염원하던 목표가 손에 잡힐 듯하다.
그래서 다짐한다.
앞으로 어떤 악재가 닥쳐오더라도 절대 굴하지 않으리라고.
“조립식 시설 준비해서, 내일 그 행성으로 가자.”
- 하지만 내일은 미르니의 의사결정회 일정이 있으십니다.
***
미르니의 의사결정회는 목성 가니메데의 본사 회의실에서 회의를 진행한다.
주주총회처럼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지분에 따라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회 모두가 동등한 관계로서 진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온전히 미르니를 소유한 세를린 총수는 의사결정회의 의견을 참고하여 모든 것을 결정하는 역할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표나 회장이 아니라 총수라고 불리는 것이다.
‘생각보다 규모가 작네.’
거대기업 미르니라서 의사결정회 임원이 수백 명은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 테이블에 모인 스무 명 안팎의 임원들이 의사결정회의 전부였다.
“다음은 유로파에 건설 중인 대규모 제련공장에 대한 건입니다.”
상석에 앉은 세를린을 대신하여 그녀의 휴머노이드인 알레쉬가 의제를 꺼내는 방식이다.
“현재 유로파에는 미르니 소유의 대규모 제련공장이 건설되고 있습니다. 제련공장 건설은 미르니가 광물을 판매하기 전, 제련이 필요한 광물을 가치가 있는 온전한 원소로 전환하고 순도를 높여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세를린의 배후로 홀로그램이 나타나 유로파에서 한창 건설되고 있는 공장들이 비친다. 얼핏 보아도 상당한 규모다.
“문제는 궤도로 광물을 오르내리게 할 수 있는 궤도 엘리베이터의 건설허가입니다. 목성 연방정부는 유로파 위성국가의 궤도건축물허가기관에 미르니의 궤도 엘리베이터 건설 건을 제시했으나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인공지능인 알레쉬는 그렇게 말하면서 사람처럼 능숙한 제스처를 섞고 있다.
“유로파 위성국가는 위성의 얼음 표면이 불안정하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지상에 하이퍼 타워 등의 초고층 구조물 건축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외딴 얼음 표면이 아니라 그쪽 도시에 붙여서 지으면 되는 거 아닌가? 안정적으로.”
“대규모 제련공장은 환경, 교통, 소음 등의 문제로 도시의 반대편에 건설되고 있습니다. 궤도 엘리베이터를 도시에 건설하면 제련공장과의 화물 교환 프로세스를 단축하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임원들은 의견을 나누기 시작한다.
“제련공장이랑 도시를 잇는 레일을 깔아버리죠. 어차피 도로는 깔려있잖아요.”
“유로파의 한쪽 면에서 반대쪽 면까지 레일을 까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시간도 꽤 오래 걸릴 거고요.”
“맞습니다. 그랬다간 궤도 엘리베이터까지 해서 노력이 두 배로 필요합니다.”
“그냥 궤도 엘리베이터를 포기해버리죠. 지금까지 그런 거 없이 우주선이랑 함선으로 잘 해왔잖아요?”
“최근에 방사능 문제가 해결되면서 새로운 플랜트 수십 곳을 한꺼번에 개발했습니다. 그래서 채굴되는 광물의 양도 상당히 늘었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광물을 제련할 때마다 우주선으로 옮기는 절차는 너무 비효율적입니다.”
“바꿀 때가 됐긴 했죠.”
“그러니까, 누구는 안 바꾸고 싶답니까? 문제가 생겼다고 하잖아요. 유로파 녀석들이 자기네 빙판 위에는 마천루를 만들 수 없다는데 우리가 뭘 어쩌겠어요?”
“무책임하시네요.”
“저번 의사결정회에서 궤도 엘리베이터를 만들자고 주장하신 분들은 뭐 다른 아이디어 없어요?”
“이 의제로 씨름하는 게 벌써 열흘째입니다. 전에 누가 어떤 선택을 했든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멀쩡한 타개책을 제시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큰소리치지 맙시다.”
“그래서 제가 저번에 말했죠? 궤도 엘리베이터 말고 콜로니 방식으로 해보자고요. 지금부터라도.”
“그러면 유로파에 거의 다 지어놓은 저 공장들은요?”
“잘 만들어서 팔아버리죠.”
“그걸 누가 사 갑니까? 저만한 규모의 제련공장을 감당할 수 있는 업체는 태양계에서 우리밖에 없습니다.”
“저게 100% 제련공장으로 만든 거예요? 진짜 제련만 하는 공장?”
“저분은 지금까지 뭘 들으신 거야?”
“그럼 용광로랑 원소 분열기 다 때려 박은 뜨거운 공장에서 플라스틱 장난감이라도 만들까 봐요?”
“안 될 것 없죠. 조금만 고쳐서 쓰면 되잖아요.”
“이 사람아. 저건 프린터 기반의 공장이 아니라니까.”
이게 회의인지 말다툼인지 모르겠다. 이런 사람들로 구성된 의사결정회가 어떻게 미르니를 이끌고 있다는 걸까.
‘이 의제 하나 때문에 나보고 도와달라고 한 거구나.’
“아무튼 궤도 엘리베이터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건 늘어나는 채굴량에 반드시 필요한 단축 프로세스라고요. 유로파에 다시 요청해서 어떻게든 컨펌을 따내야 합니다.”
“법으로 금지된 걸 어떻게요?”
“그걸 찾으려고 우리가 모인 거죠.”
“안돼요. 유로파 걔들이 괜히 그러는 게 아니잖아요. 지각이 암석도 아닌데 궤도 엘리베이터를 세웠다가 나중에 사고라도 터지면, 그 책임은 누가 지겠어요?”
“그걸 허락한 유로파 잘못이죠, 뭐.”
“아이고···. 요즘엔 다들 왜 이렇게 답답하실까···.”
“제발 타당한 의견을 내세요. 타당한 의견을.”
“하.”
세를린의 깊은 한숨이 모두의 입을 다물게 했다.
“열흘. 이 문제 하나로 열흘이면 답이 나올까 싶었는데 영 아니네요.”
“총수님. 의견이 하나로 합치되질 않습니다. 다들 양보를 안 해서···”
“누가 양보를 안 했다고 그러십니까?”
“그래요. 말씀은 제대로 합시다.”
와중에도 계속 충돌하는 의사결정회다.
세를린은 결국,
“나가세요.”
“예?”
“나가시라고. 다들 나가세요. 계속 이딴 식으로 질질 끄는 거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다들 우물쭈물하며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다. 그녀가 나가라고 했다고 진짜 나가야 하는 건지 눈치만 살피기에 급급하다.
“뭐해요? 다 나가시라니까?”
드륵···.
드륵. 드륵. 드륵. 덜컹.
직후 의자가 뒤로 밀리는 소리만 어지럽게 겹친다.
로페즈도 마지막까지 앉아있다가 모두가 나가는 모습에 의자를 뒤로 뺀다. 그때였다.
“로페즈 님은 남으세요.”
그 한 마디에 임원들의 시선이 로페즈에게 쏠린다.
왜 당신만 남냐.
왜 당신만 총애를 받고 있냐.
그들의 눈빛들이 그렇게 따져오는 것 같다.
“빨리 나가요.”
이어지는 세를린의 차가운 말에 결국 로페즈만 빼고 임원들 모두가 자리를 비웠다.
잠시 후 세를린은 로페즈에게서 정답을 갈구한다.
“회장님이 보시기엔 어떤 것 같아요?”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됩니까?”
“네. 저희 둘밖에 없으니까요.”
“···미르니의 의사결정회가 고작 이런 문제로 열흘 동안이나 갈등하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됩니다.”
그 당당한 발언에 세를린은 근심이 씻겨내려간 얼굴로 턱을 괸다.
“우리 회장님한테는 다 계획이 있으시구나?”
***
미르니는 유로파에 건설되고 있는 대규모 제련공장을 이용해서 자그마한 부지를 만들기로 했다.
제련공장만 건설될 예정이었던 곳에 얼음 표면을 단단한 토대로 채우고 그 위에 돔을 씌워 창고, 사무소, 직원 휴게소, 직원 숙박시설, 착륙장 등을 추가로 건설하는 것이다.
그렇게 형성된 단단한 부지는 궤도 엘리베이터를 지탱할 수 있다. 처음부터 유로파 위성국가에서 궤도 엘리베이터 건설을 허가하지 않았던 것은 불안정한 지각 때문이니까, 로페즈는 그 불안정한 지각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한 것이다.
그래도 유로파에서 허가를 해주지 않는다면 궤도 엘리베이터의 중량과 고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식으로 제안하라고, 로페즈는 그렇게 주장했다.
세를린은 아주 좋은 생각이라며 로페즈를 칭찬했고, 알레쉬 또한 해당 의견이 가장 최선의 수라며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그렇게 간단히 결정이 난 후에 마지막으로는 세를린이 물었다.
“항의했더니 알파 님께서는 뭐라고 하셨어요?”
“제타가 그랬다는 확증도 없고, 설령 그랬다고 해도 규칙 위반이 아니라면서 묵살했습니다.”
“거봐요. 내가 말했죠?”
“그래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세를린 총수님.”
“네. 뭐죠?”
“만약 제타의 행동이 미르니의 이권에 악영향을 준다면, 그 사람이 저희의 고향인 태양계에 전쟁을 일으킨다면, 그때는 저와 함께 싸워주실 수 있겠습니까?”
진심 어린 질문이자 부탁이었다.
그러나 세를린은 확답을 해주지 않았다.
위험한 것이 싫었던 걸까, 아니면 장로회를 앞에 두고 자신감이 없었던 걸까.
아니면 그냥, 알파가 두려운 걸까.
“죄송하지만···. 긍정적으로 대답해드릴 수는 없겠네요.”
“그렇습니까.”
“그때 가서 상황을 보고 결정할게요. 지금 약속드리기엔 너무 일러요.”
“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알겠습니다. 오늘 회의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회장님도 여기까지 와서 고생 많으셨어요. 덕분에 골칫거리가 하나 줄었네요.”
“다음에 또 일이 있다면 불러주세요. 저는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드륵.
로페즈는 일어나서 문 쪽으로 향했고,
“회장님.”
세를린은 그런 로페즈의 등을 보며 말한다.
“내가 신세를 많이 졌어요.”
“아닙니다.”
로페즈는 그대로 문고리를 대체하는 화면을 누른다.
문을 열기 직전에 세를린은 한 번 더 말한다.
“미안해요. ···조심하세요.”
그때 로페즈의 귀에 들어온 세를린의 나긋한 목소리는, 사람의 겉을 포장하던 허물이 벗겨진 느낌이었다.
***
미르니의 의사결정회에 다녀온 다음날 새벽이다.
프랙탈의 함교에 사병들과 옵시디아몬의 주요 인재들이 모여있다.
함교의 문이 열리고 자이칸과 개조인 경호원 무리가 앞서 걸어들어온다.
“회장님 들어오십니다.”
그들은 문 앞에서 양옆으로 갈라지며 로페즈가 들어올 길을 만든다.
“오셨습니까. 회장님.”
로페즈는 함교에 들어와서 함께 갈 사람들의 얼굴을 한 명씩 둘러본다.
프녹스는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많은 표정이다.
샌디는 프녹스와 정반대로, 기대와 호기심이 가득해 보인다.
자이칸은 늘 그렇듯 무뚝뚝하고 차갑다.
엑스턴 사령관은 늠름하게 서있다.
코만데 부사령관은 엑스턴 장군의 측면에서 편안한 얼굴을 하고 있다.
사병들은 로페즈를 함교의 계기판이 있는 높은 단으로 안내한다.
“베니스의 안내자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준비는 끝났습니다.”
마침내 로페즈는 계기판 앞에 올라서서 입을 연다.
“우리는 지금부터 차원통로를 이용하여 라디에크 항성국가를 경유합니다.”
로페즈는 전쟁을 앞둔 전사처럼 비장한 표정이다.
“라디에크에서 차원통로의 지원을 받아 예정된 목적지, 드레이크 쌍성계로 여정을 떠날 것입니다.”
“그곳에 위치한 행성에는 액체 상태의 물과 적절한 조성 비율의 대기가 있으며, 우리가 모르는 생태계까지 형성되어 있습니다.”
샌디가 기대하는 부분이 그쪽이었다. 생물 분야의 인재인 그녀는 외계행성의 낯선 생태계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미지의 행성을 조사하고, 그곳에 시설을 세우고, 언젠가 그곳에 정착할 것입니다. 언젠가 그 새로운 땅에 유토피아를 건설하여, 우리의 국가를 세울 것입니다.”
“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왕복으로 24일, 행성에서 10일. 총 34일의 여정 동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로페즈는 프녹스의, 샌디의, 자이칸의, 엑스턴의, 코만데의, 경호원의, 사병의, 연구자의, 자신의 부하 직원들의 앞에서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에 함교에 있는 자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박수를 치며 진심이 되었다.
이제 새로운 첫 계단이 펼쳐진다.
“프랙탈.”
-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출발해.”
문명이 없는 곳에 우리의 문명을 만드는 것이다.
< 23. 우리는 개척자인가 아니면 파괴자인가 (1)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