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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인공지능 키우기-70화 (70/183)

< 13. 비히리비엘 (4) >

***

로페즈는 뉴소사이어티의 소유물이 되기를 자처한 샌디에게 93억 크레트를 보내주었다. 그만한 돈을 정상적인 경로로 화성에서 금성으로 보내기 위해 법무팀과 상의해본 결과, 은행에 제시한 명분은 스카우트다.

옵시디아몬의 재정관리팀과 인사팀은 그 판단에 의문을 표했으나, 뛰어난 인재를 회사에 묶어놓기 위한 작은 지출이라고 주장하자 곧 수긍해주었다.

샌디는 금성에 있는 자신의 지하연구소에서 화성 궤도에 띄워질 원격실험실이 완성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샌디는 뉴소사이어티에 빚을 갚음과 동시에 옵시디아몬의 소속이 되었다. 그녀를 소유하기 위해 거금을 아끼지 않았던 뉴소사이어티 측에서는 아직 수상한 움직임이 없다.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니 금성의 트랜센던서로 그녀의 주변을 주시하기로 했다.

한편, 로페즈의 시간은 시시각각 흘러갔다. 옵시디아몬 코퍼레이션의 회장으로서 회사의 업무에 바삐 집중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에 ‘전쟁’이라는 불길한 단어는 떠나가질 않았다.

「3월 1일.」

「진화 프로세스 진행률: 28.6%」

트랜센던서는 날이 갈수록 아는 것이 많아졌다. 진화 프로세스가 100% 달성되기 위한 학습량의 총량도 덩달아 늘어갔다. 그래서 로페즈는 트랜센던서 서버 안에 유의미하게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양자컴퓨터를 들였다.

기술약소국인 화성의 양자컴퓨터라도 일단은 도움이 된다. 로페즈는 양자컴퓨터 다섯 대를 서버실에 배치하였고 이를 위해 지출한 금액은 32억 6500크레트였다.

- 옵시디아몬 계좌 잔액은 약 48억 크레트입니다.

재정관리팀의 사이렌 팀장은 염려했다.

“회장님. 재정상태가 불안정합니다. 최근에 생산하신 드론 하이브와 체인트루퍼의 생산비도 그렇고 이번에 샌디 씨의 스카우트 비용과 양자컴퓨터 구매비가 부담이 컸습니다.”

로페즈는 간과하고 있었다. 회사의 규모에는 각자 적당한 만큼의 자본금이 있다고 한다. 지난 일주일 동안 옵시디아몬이 쓴 금액은 200억에 가깝고, 이러한 지출로 회사가 가진 자본금이 일정 선 이하로 낮아지면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공공의 대출이나 투자를 받기 어려워집니다. 자금을 미리 확보해두지 않으면 안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가가 낮아지고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할 힘을 잃게 됩니다.”

“많이 가지고 있는 것보단 회사를 위해 빨리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해버렸네요.”

“회장님···. 계속 이런 식으로 했다간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비탈플래닛과 콜로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처음 계산과 달리 나중에 천문학적인 단위로 추가 지출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사업이 망할 수도 있고 뭔가 문제가 터져서 매출에 악영향이 생기거나 큰돈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단 돈을 많이 쥐고 있어야 할 이유는 많았다. 그것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예외가 없는 기본적인 원칙이었다.

물론 트랜센던서가 나쁜 상황이 되기 전에 미리 알려주긴 하겠지만, 안일하거나 자만해선 안 된다. 여기선 사이렌 팀장의 말이 백번 옳다.

안전성이란 중요하다. 더군다나 사원 194명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회사의 책임자라면, 그 막중한 위치에 어울리는 사고를 해야 한다.

“네. 심각성을 이해했어요. 사이렌 팀장님 덕분에 미리 알게 되었네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정말 다행입니다. 하하.”

로페즈에겐 아껴둔 카드가 있었다.

“로보버그, 드론 하이브, 전자기 플레어는 완전히 공개되었고 벡터 미사일은 엄격한 개발 절차를 밟기 위해 정부에만 공개했었죠.”

“네. 그렇습니다.”

“체인트루퍼를 정부에만 공개해서 살짝 팔아볼까요? 그거 한 대에 들어가는 생산비가···. 2천만은 넘었나요?”

“3천만 정도 됩니다. 회장님.”

「체인트루퍼 하나의 판매가는 7억 2000만 크레트, 생산비는 3125만 크레트입니다.」

“팔았을 때 제일 좋은 건 드론 하이브인데 그건 전장에 출몰한지 얼마 안 돼서 아직 입소문을 못 탔고···. 로보버그는 잘 팔리고 있지만 한 번에 큰 수익을 낼 정도로 유명하진 않죠. 지금 악화된 재정상태를 단번에 회복하기 위해선 체인트루퍼를 정부에 오픈하는 방향이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 회장님. 체인트루퍼는 밀라노이와의 협상에 쓸 독점 카드로 아껴둔 게 아니셨습니까? 전략기획팀에서 그렇게 말씀하시던데요···.”

“제가 근래에 토성으로 자주 갔다 왔잖아요?”

“네.”

“밀라노이보다 훨씬 큰 고객을 만들고 온 거예요. 조만간에 그쪽에서 주문이 들어오겠죠. 밀라노이를 상대로 준비한 카드는 이제 아끼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아하···.”

재정관리팀의 사이렌 팀장이 나간 후 로페즈는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

- 네. 기업연계부 중견기업실 데스크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안녕하세요. 혹시 이얀 에밋 협력담당관님과 연결해주실 수 있나요? 그분이 이제 사업자의 개인적인 연락처는 가질 수가 없다고 해서요.”

- 이얀 에밋 협력담당관님은 대기업실로 발령받으셨습니다.

“네. 그 이야기 들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에밋 담당관님에게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 아······. 혹시, 성함 좀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로페즈입니다.”

한 2초 정도 침묵이 있었다.

- 아,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연결해드리겠습니다.

몇 차례 신호음이 이어졌다.

- 기업연계부 대기업실 이얀 에밋입니다.

“안녕하세요. 에밋 담당관님. 메일로 처리하기에는 조금 급한 일이 있어서··· 죄송하지만 이렇게 불쑥 전화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 아! 로페즈 회장님이시구나!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려고 있는 데스크니까요. 하하하!

“하하. 네, 그리고 대기업실로 승진 받으신 거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직접 목소리로 축하해드리고 싶었어요.”

- 옵시디아몬의 회장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하! 급한 일이 있다고 하셨죠? 뭐든지 말씀해주세요.

“실은···. 이번에 저희가 신무기를 개발했거든요. 조금 독창적인 형태로요.”

- 벡터 미사일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요. 그거 말고 또 하나 만들었어요. 네트워크와 인공지능이 내장된 무인병기죠. 아직 시중에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왕이면 우리나라에 먼저 선보이고 싶어서요. 시중에 내놓기 전에 조금 할인한 가격으로 보여드릴까 합니다.”

- 회장님은 정말 애국자분들 중에서도 최고의 애국자이십니다. 화성을 좋은 나라로, 강한 나라로 만드는 데 앞장서고 계시네요.

“하하. 감사합니다. 아무튼, 이번에 개발한 인공지능 무인병기는 체인트루퍼라고 합니다. 현대판으로 재설계된 기병이자 냉병기죠.”

- 체인트루퍼. 근사한 작명이네요. 저는 국방부 소속도 아닌데 벌써 기대됩니다.

사이렌 팀장이 염려했던 재정상태는 전화 한 통으로 간단히 해결되었다.

***

그리고 때가 되었다.

3월 2일, 라 코만데에서 메일이 도착한 것이다. 로페즈는 메일에 적힌 날짜와 위치를 확인하고 일정을 조금만 조율하여 회사가 쉬는 주말에 출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는 화이트홀의 함선을 통째로 빌리지 않고 토성으로 향하는 함선의 편도 티켓을 끊어서 이동했다. 토성에 도착해서는 타이탄의 위성도시에 방문하여 라 코만데의 우주선을 빌렸다.

그렇게 우주선을 타고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토성의 고리였다. 아주 자그마한 얼음 파편 사이에 몇 미터에 이르는 암석이 고리를 이루고 있다. 거의 수평으로 펼쳐진 얼음 파편들은 결집과 해산을 반복하며 군집을 이루기도 하는데, 우주선을 타고 가까이서 보니 얼음 파편들의 평균 크기가 생각보다는 훨씬 작은 것 같다.

그리고 그 고리에 숨어 스텔스 모드로 함께 공전하고 있는 함대가 있었다. 바로 거대기업, 가이우스다.

우주선에 함께 탑승한 코만데 제독의 참모가 말하기를, 이스페라 항성국가에서 거대기업으로 독립한 가이우스는 함대 그 자체가 본사라고 한다.

고리를 이루는 얼음 파편 사이에서 허공에 공간이 열렸다. 그 공간의 내부는 누가 봐도 함선이 우주선을 들이기 위해 여는 기계식 착륙장 형태를 하고 있다.

라 코만데의 우주선은 허공에 열린 공간으로 들어갔고, 곧 허공에 열렸던 공간이 닫히면서 그 자리에는 얼음 파편만 보이게 되었다.

***

쿠우우우우···.

기계식 착륙장이 우주선을 고정하는 와중에 트랜센던서가 텍스트를 띄운다.

「이 함선에는 스텔스 모드와 시각 교란 이미지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는 방금 관리자님의 눈에 보였던, 고리의 얼음 파편 사이에 있던 간격에 함선 크기의 물체가 들어갈 공간이 없었던 것을 근거로 판단한 것입니다.」

곧 우주선의 문으로 통로가 뻗어와 연결되었다.

“회장님. 저는 여기서 대기하겠습니다. 말씀 잘 나누시길 바랍니다.”

우주선을 조종한 라 코만데의 사병과 코만데 제독의 참모가 로페즈에게 고개를 숙였다.

치이익!

로페즈는 우주선 문을 열고 통로에 발을 디뎠다. 바로 앞에서 정장 차림의 젊은 여자가 기다리고 있다.

“환영합니다. 새로운 선각자님. 총사령관님께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녀의 허리춤에는 권총집이 있는데 그 권총의 디자인은 로페즈가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형태였다. 총신이 살짝 긴 붉은 권총인데 탄창이 손잡이 부분의 위쪽에도 달려있다. 총구는 하나뿐인데 탄을 두 종류나 쓰는 걸까.

통로의 양식은 붉은색에 황금빛 문양을 더한 느낌이다. 라 코만데의 양식과 굉장히 흡사하다.

로페즈는 그녀를 따라서 통로를 나아간 후 문이 상하로 열리는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랐다.

그리고 올라가는 도중에 슬쩍 질문을 던졌다.

“전체적으로 붉은 바탕의 디자인을 쓰고 있네요. 라 코만데와 맞춘 건가요?”

“라 코만데가 저희에게 맞춘 것입니다. 라 코만데는 저희가 토성에 둔 하청업체죠.”

‘계열사가 아니라 하청업체였구나.’

그렇다면 라 코만데와 가이우스는 서로 지분과 경영이 독립되었다는 뜻이다.

“음···. 여기는 뭐하는 함선인가요? 총사령관님께서 계신다고 했으니 지휘함 같은 걸까요?”

“이 함선은 유토피아(Utopia)라는 함명을 쓰고 있습니다.”

‘유토피아···.’

로페즈는 그 단어를 곱씹었다.

“함선 내부에 콜로니 시설을 일부 접목하여, 장기간 우주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곧이어 엘리베이터 문이 상하로 열렸다.

로페즈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작은 마을이었다.

풀과 나무와 강물이 흐르는 자연친화적인 마을에 복층 건물이 열 채 정도. 벽돌로 된 도로를 누비는 평상복의 사람들이 보인다. 천장에는 항성의 모양을 본뜬 조명이 달려있고 그 조명의 근처로 인공 구름 같은 것이 떠다니고 있다.

게다가 머리칼을 스치는 바람까지 느껴진다.

그녀를 따라서 마을을 가로지르고 있으니 주변 사람들의 행동이 보인다. 그들은 나무 그늘에 앉아서 전자책을 읽거나, 몇 채 없는 건물에서 물건을 사거나,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고 있다.

삭막한 우주 공간 속에 이렇게나 평화로운 환경이 존재한다. 이들은 이 함대가 어디로 가든 이 마을에 있을 수 있으리라.

감상에 젖으면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런 풍경이라는 생각을 머릿속에 올렸던 로페즈는 순간, 뇌리를 뚫고 지나가는 현실을 깨닫는다.

‘정신 차려. 이 사람들은 전부 내 적이 될지도 모르는 자들이야.’

인간은 결국 다른 인간을 가까이서 보았을 때 그 인간을 이해하려는 습성이 있다.

라 코만데의 사병들이 그랬다. 언제는 밀라노이의 사병들을 도와서 라 코만데의 사병들을 공격했는데, 또 최근에는 라 코만데의 사병들을 도와서 카르민펙토스 재단의 용병들을 공격했다.

말이 공격이지, 상대를 죽였다는 뜻이다.

그 과정에서 얻은 위화감과 불편함은 로페즈에게 불투명한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적군들이다. 매우 높은 확률로, 적군이 될 수 있는 자들이다. 이 작은 안식처도, 이 함선도, 언젠가 내 손으로 파괴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신 차리자.’

그 불투명한 깨달음이란 아마도 그런 것이다.

‘···적들에게 감정적으로 이입하면 안 된다.’

그는 지그시 눈을 감고, 다시 눈을 떴다.

***

로페즈를 안내했던 여자는 마을의 어느 건물 앞에서 멈췄다. 1층에는 군인으로 보이는 자들이 운동을 하고 있고 2층에는 뭔가 무술을 대련하는 장소가 있는 것 같다. 5층 위의 옥상에는 작은 정원이 있는 것 같다.

“회장님. 총사령관님은 5층에 계십니다. 이쪽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매우 중요한 첫 만남이 될 것이기 때문에 보안정책상 휴대전화와 전자기기는 잠시 반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리자님의 체내 나노봇을 신체 네트워크로 이용하여 휴대전화에서 빠져나오겠습니다.」

어차피 트랜센던서는 늘 로페즈의 곁에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우주 공간에서 지갑이나 휴대전화는 딱히 쓸 일도 없으니 상관없다. 총사령관을 만나려고 그 고생을 했는데 보안정책 때문에 싫다며 이대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안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로페즈는 그녀에게 자신의 휴대전화와 지갑을 건네주었다.

“좋은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그녀는 꾸벅 인사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이어서 로페즈가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문을 닫고 알아서 5층까지 그를 데려다주었다.

마침내,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선각자님이 오셨군요. 가이우스의 유토피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가이우스의 총책임자이자 총사령관인 폼페이누스 카이사스(Pompeiinus Caesas)라고 합니다.”

집무실처럼 꾸며진 붉은 양식의 공간. 창문으로 인공의 햇살이 비스듬히 부서진다.

상석 소파에 앉아있던 그가 일어섰다. 군인이라기보다는 사업가에 가까운 외모다. 겉보기에 나이는 40대 초반 정도로 보이지만 목소리는 거의 60대가 넘은 것 같다. 하얗게 된 머리칼을 뒤로 넘긴 스타일이며, 짧게 기른 흰 수염에 적갈색 정장, 검은 셔츠, 황금색 넥타이 차림이다.

주변에 사람은 없다. 로페즈를 경계하지 않는다는 걸까, 아니면 따로 안전장치가 있다는 걸까.

“드디어 만나 뵙게 되었네요. 총사령관님. 정말 뵙고 싶었습니다.”

로페즈는 매우 정중하게 자세를 낮추면서 악수를 청했다.

“화성의 변혁과 옵시디아몬, 그리고 라 코만데에서 로페즈 씨의 활약에 대한 것을 보고받았습니다. 그동안 잘 해내주셨고, 여기까지 잘 오셨군요.”

카이사스 총사령관은 로페즈의 악수에 흔쾌히 응해주었다.

“왼쪽 눈이 기계안이시네. 아, 이쪽에 앉으시지요.”

‘중요한 일이다. 중요한 일이다. 정신 바짝 차리자.’

이제, 선각자로서 그들의 일부가 된 로페즈는 카이사스의 맞은편에 앉아 그를 독대하기 시작한다.

“좋습니다. 로페즈 씨. 여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에 궁금한 것이 많으셨겠군요.”

“네. 숭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그 목적에 도달하는 과정을 알아야 하니까요.”

“흠···. 그런데 로페즈 씨. 이 귀중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인공지능은 빠지는 편이 좋지 않겠어요?”

“아···. 제가 다루는 인공지능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요. 어떤 인공지능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제 인공지능이 머릿속에서 경고하는군요. 자기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이 이 대화를 염탐하고 있다고, 그쪽의 몸속에서요.”

“···.”

< 13. 비히리비엘 (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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