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 비히리비엘 (3) >
***
인포시어 함대는 카르민펙토스 재단을 성공적으로 파괴한 후 태양계로 무사히 복귀했다.
라 코만데의 본사에 붙어있는 항구에 인포시어가 정박한 후 로페즈는 제라드와 함께 코만데 제독을 만날 수 있었다.
다시 코만데 제독의 집무실이다.
로페즈는 코만데의 앞에 앉아있고 제라드는 로페즈의 뒤에 서있다.
“카르민펙토스 재단의 함대와 지상 병력 및 인원을 격멸했습니다. 놈들의 지하시설은 소형핵폭탄 8개로 파괴했으며, 이후 생명 반응은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깔끔하게 처리했군. 가이우스에서도 칭찬 일색이야. 막대한 보수도 받아냈고··· 이번엔 정말 잘 해주었네. 제라드 대령.”
제라드는 자발적으로 로페즈를 치켜세웠다.
“제가 한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다 여기 계신 로페즈 회장님의 도움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 자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 자네의 노고는 나중에 제대로 치하해주겠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제라드가 나가고 로페즈는 코만데와 단둘이 남았다.
“함대전에서는 드론 하이브와 벡터 미사일이, 지상전에서는 체인트루퍼와 로보버그가 엄청난 활약을 했더군요. 그 드론 하이브의 플라즈마 무기에 대한 것도 벌써 병사들 사이에 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꼭 좀 옵시디아몬의 무기를 수입했으면 좋겠다며 말이죠. 하하하!”
「매우 기뻐하고 있습니다.」
보면 안다. 코만데는 이전에 만났을 때보다 더 아낌없이 웃음을 보이고 있다. 입꼬리가 광대까지 승천할 듯 진심으로 행복해 보인다. 만족하는 수준을 넘어서 기뻐하고 있다.
“하하. 흠! 그래서, 임무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소감이 어떠십니까? 전장에서의 승리보다 큰 전율이 없는데 말이죠.”
로페즈는 조금은 씁쓸한 미소를 만들었다.
“라 코만데의 귀중한 병사들이 제 예상보다 많이 전사하신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 반응에 코만데는 놀랍다는 눈치다.
“······정말 참된 사람이군요.”
“···.”
“죽은 사병들은 명예로운 전사자로서 인포시어의 전자묘비에 기록될 것입니다. 유가족들에겐 위로금을 보내드릴 거고요. 외람된 말씀이지만, 이 정도 죽음으로 너무 마음 쓰시면 나중에 더 큰일을 하시다가 정신이 마모될 겁니다. 전장에서의 연민은 독이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중요한 것은 오로지 집단적 승리와 목적 달성뿐입니다.”
“네···. 그렇겠죠. 인지하고 있습니다.”
코만데는 제라드가 가져온 보고서를 책상 위에 홀로그램으로 잠시 띄워보았다.
“옵시디아몬의 무인병기가 사병을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희생하였다···. 지상에 파견된 사이드3 드론 하이브는 휴머노이드 분대원에게 명령하여 인간들을 지켰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군요.”
“비히리비엘이요?”
주인공과 주인공의 인공지능이 인류 연합군과 함께 외계생명체를 무찌르고, 마지막엔 인공지능이 주인공과 인류를 위해 희생한다는 옛날 영화다.
“예. 그 영화였죠. 저는 이번 임무를 보고 옵시디아몬의 인공지능 무인병기를 더욱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이 광활한 세상의 어디를 뒤져봐도 그런 믿음직한 병기들은 없겠죠.”
“과분한 칭찬입니다.”
두 사람은 잠시 서로의 시선을 교환했다.
“그러면 제독님. 저는 심사를 통과한 것인가요?”
“음, 가이우스에 보고를 올리면 바로 통과되실 것 같군요.”
“저도 인류 존속을 위한 진화 계획에 동참할 수 있게 되겠네요.”
“예. 이제야 드릴 수 있는 말씀인데, 로페즈 회장님은 곧 선각자의 자격을 얻게 되실 겁니다.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것은 가이우스의 총사령관님을 통해서 전달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 총사령관님이라는 분이 가이우스의 대표···. 같은 분인가요?”
“예. 맞습니다. ···그리고 여러 걸음을 하게 해서 죄송하지만, 일정이 잡히면 회장님께서 직접 총사령관님을 독대하러 다시 와주셔야겠군요.”
“괜찮습니다.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 굉장히 기쁘네요. 언제든 연락을 주시면 제 쪽에서 시간을 내겠습니다.”
“참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회장님.”
“제가 더 감사하죠.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게요.”
***
「진화 프로세스 진행률: 27.1%」
로페즈는 6일 만에 화성으로 돌아왔다. 그는 사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자기 자리로 들어가 쌓여있던 업무를 처리했다.
- 개발팀과 영업협상팀의 인원을 보충했습니다. 이제 옵시디아몬에서는 195명이 일하게 되었네요.
- 저희가 만든 범죄예측 프로그램이 정부를 통해 금성으로 수출되었습니다.
- 오비탈플래닛과 연계된 콜로니 사업의 2차 계획안입니다.
결재서류를 확인하고 밀렸던 보고를 듣고 해야 할 회의를 신속히 끝마쳤다.
“트랜센던서. 아니···. 정확히는 화성에 남겨졌던 트랜센던서.”
- 따로 구분해서 부르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화성에 온 순간부터 화성에 남겨졌던 저 또한 저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런가? 아무튼, 금성으로 우리의 범죄예측 프로그램이 팔렸다고 했잖아. 네트워크 장악이 꽤 진전되었을 것 같은데.”
- 금성의 네트워크는 화성보다 높은 보안 수준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성 총수부에서 옵시디아몬의 범죄예측 프로그램을 수입하여 최고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금성은 화성의 ‘정부’와 같이 국가를 다스리는 기관을 ‘총수부’라고 부른다. 당연히 화성과는 사회시스템이 다르다. 물론 금성도 투표를 기반으로 행성대통령 체재를 따르고 있기는 하다. 거기서 화성과의 명확한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금성은 행성대통령을 오로지 총수부 임원들만의 투표로 뽑는 체제라는 것이다.
- 금성 네트워크 장악 프로젝트의 진행률은 75%입니다.
“뉴소사이어티의 움직임은 좀 보여?”
- 총수부 네트워크의 최상위에는 오를 수 없었지만 그에 준하는 영역에서 뉴소사이어티 관계자의 데이터 흐름을 탐색할 수 있었습니다.
“어때?”
- 총수부 소속인 뉴소사이어티의 신자들은 토성을 예의주시하라는 경고만 하고 있을 뿐, 별다른 움직임은 없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관련성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금성과 토성의 외교 관계가 대기자원 무역 분쟁의 재발로 심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 금성은 이산화탄소를, 토성은 수소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분쟁이 심화된 계기는 토성에서 핵융합 반응로의 개편으로, 이전보다 적은 에너지로 수소를 이용해 탄소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탄소는 토성이 무역을 통해 수입한 산소와 결합하여 이산화탄소가 되었고, 토성 정부는 이산화탄소를 적극적으로 가공수출하고 있습니다.
우주에 널린 수소보다는 그나마 이산화탄소가 더 비싸기 때문에 토성의 입장에서는 그게 맞다. 하지만 문제는 금성이다.
‘수년간 개편되지 않던 그 핵융합 반응로가 갑자기 개편되었다는 게 의심스럽다. 장로회라는 놈들이 외교적 상황을 내다보고 기술적으로 토성을 지원한 건 아닐까···.’
- 금성의 주요 수출품인 이산화탄소와 토성의 무역 품목이 겹치면서, 두 국가의 외교관계는 최악에 치달은 상태입니다.
로페즈는 어렴풋이 스쳐가는 불길함을 느낀다. 전쟁이 코앞에 다가오지도 않았는데 어느 한 국가가 다른 한 국가에 선전포고라도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예전에는 이런 걱정을 쓸데없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주변이 늘 평화로웠기 때문에 그랬던 걸까.
막상 제대로 된 전장을 보고 오니 인간들의 분쟁이라는 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런데 전쟁이라니. 오늘날 국가 사이에 전쟁이 벌어진다면 그 죽음의 현장이 얼마나 확대되는 것인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이제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되어 더 끔찍한 것 같다.
“샌디 씨에 대한 것은?”
- 검색 결과, 샌디 옵시디언은 뉴소사이어티의 소유물이 맞았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연구소를 차리기 위해 뉴소사이어티에 자신의 능력을 팔았습니다. 그 몸값은 32억 크레트였습니다.
‘32억 크레트···.’
고작 그 정도의 돈에 자신의 자유를 팔아버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다시 생각해보니 ‘고작 그 정도의 돈’이라고 할 수 있는 액수는 아닌 것 같다. 32억 크레트는 지금의 로페즈에겐 적은 돈이지만, 대다수 사람들에겐 일하지 않고 평생 쓸 수 있는 거금이다.
그리고 전쟁을 막기 위한 일이니 고작 32억 크레트에 망설일 생각은 없다.
“샌디 씨를 옵시디아몬으로 데려와야 해.”
- 리버레이터 때문입니까?
“그녀는 리버레이터의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대단한 인재라고 했어. 그리고 트랜센던서. 외부 업체 빌려서 지구에 보냈던 탐색팀은 어떻게 됐지? 내가 몇 시간 전에 보고를 들었는데 까먹었어.”
- 탐색팀은 밀라노이의 경호 병력을 대동하여 매일 6시간씩 지구에 내려가 버려진 기술을 찾고 있습니다. 아직 성과는 없습니다.
“탐색팀에 휴머노이드 합류시켜서 그 리버레이터라는 것 좀 채취할 수 있겠어?”
- 리버레이터는 판데믹 수준의 생물학 병기입니다.
“알아. 그 위험한 걸 화성까지 가져오겠다는 말이 아니고. 우주 공간에 원격실험실을 만들어서 샌디 씨에게 맡길 생각이야.”
- 그렇다면 리버레이터의 백신 개발과정에 전염을 원천 차단할 수 있어 안전할 것입니다.
“샌디 씨가 있는 쪽에도 트랜센···. 금성에 있는 너로 샌디 씨한테 저번처럼 홀로그램 통화 걸어봐.”
- 알겠습니다.
그리고 로페즈는 데스크의 레나에게 말한다.
“레나 씨. 제가 허락하기 전까진 여기로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주세요.”
- 네. 알겠습니다.
***
새하얗게 각진 공간의 벽마다 구체 형태의 인공지능 기계들이 달려있다. 공간의 가운데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장비들과 60개의 모니터가 모여서 하나의 커다란 컴퓨터를 이룬다.
흑발과 흑안, 아담한 키와 대비되는 여성스러운 외모의 샌디는 그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새하얀 공간이라 안 그래도 하얀 그녀의 피부가 더욱 하얗게 빛난다. 아까부터 그녀의 두 손에는 역시 용도를 알 수 없는 기계 부품이 들려있다.
벽면에 달려있던 구체 중 하나가 기계적인 음성을 냈다.
“반갑습니다. 샌디 님. 트랜센던서입니다.”
“오랜만이네. 아니, 오랜만이 아닌가? 무언가 내 인공지능들의 권한에 접속한 흔적이 발견되었는데. 네가 계속 금성에 접속하고 있던 거지?”
“금성의 총수부와 뉴소사이어티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샌디 님의 네트워크 허브를 동의 없이 빌린 점, 죄송합니다.”
“괜찮아. 그나저나 학습 기간이 1년도 되지 않은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사과도 할 줄 알다니 놀랍네.”
샌디는 무언가를 짐작한 듯 의자에서 일어났다.
“로페즈 씨가 6일 동안 태양계에서 잠적을 감췄어. 그리고 엄청난 우연의 일치로 라 코만데의 주력함선까지 없어졌지. 마찬가지로 6일 동안.”
“그렇습니다.”
“네 주인이 뭔가를 알아낸 거야? 잘 되고 있어?”
“그렇습니다. 관리자님은 이번 작업을 마치면서 새로운 계획을 구성했습니다. 지금 관리자님과 홀로그램 통화를 진행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기다리고 있었지. 좋아, 방화벽 열 테니까 연결해줘.”
곧 실제와 흡사한 로페즈의 홀로그램이 그녀의 앞에 생성되었다.
“제 무례를 용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상관없어요. 그게 필요한 일이었다면요.”
“금성 네트워크와 총수부의 데이터 흐름을 일부 열람하여 뉴소사이어티의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 심각한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도 대강 그림이 잡혔고요.”
“금성의 정보를 얻었으니, 이번엔 라 코만데와 손을 잡으신 거죠? 토성 측의 정보를 얻기 위해서.”
로페즈는 이번에도 확실하게 체감한다. 그녀는 상대방이 할 말을 정확하게 예상하는 건지 항상 대답이 빠르다. 그리고 매우 예리한 인물이다. 로페즈가 지금까지 봐왔던 그 어떤 인물보다도.
“정확한 말씀이십니다. 저는 라 코만데와 그 뒤에 있는 세력의 내부인이 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제가 도울 일은요?”
“샌디 씨가 뉴소사이어티 측에 갚아야 할 금액은 32억 크레트입니다. 맞죠?”
“죄송하지만 그건 되게 오래된 정보에요. 저번에 뉴소사이어티가 저를 구출하겠다고 쓴 금액···. 75억이 빚에 얹어졌어요. 이제 저는 92억을 갚을 때까지 뉴소사이어티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몸이에요.”
그동안 그녀가 15억 크레트는 갚았나 보다.
“그렇다면 샌디 씨를 93억에 모시고 싶습니다.”
아무리 경력자라고 가정해도, 별다른 커리어도 없는 인재를 세상에 어느 미친 사람이 93억 크레트에 데려올까.
하지만 로페즈는 진지했고, 샌디 또한 그의 의도를 단번에 이해했다.
“옵시디아몬으로요?”
“네. 샌디 씨를 저희의 사원으로 채용하고 싶습니다. 오셔서 리버레이터의 백신을 개발해주세요.”
“그럼 제 시설은요?”
“그쪽에 있는 편이 좋으시다면 굳이 화성으로 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단지 샌디 씨에게 자유와 급여를 보장하는 대신, 약간의 업무를 드릴뿐입니다. 그 무너진 연구소에서 리버레이터를 채취했고, 화성 궤도에 원격실험실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준비는 다 되어있습니다. 샌디 씨는 수락만 해주시면 됩니다.”
“갈게요.”
매우 빠른 대답에 로페즈는 잠시 멈칫했다.
“···네. 그리고 샌디 씨는 리버레이터의 백신을 개발한 다음에 만능 항체를 개발해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어요.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로페즈 씨.”
할 수 있다는 대답이 정말 빠르다.
“네.”
“로페즈 씨는 금성과 토성 사이의 전쟁을 막으시겠다면서 양쪽의 정보를 얻어내고 있잖아요? 그런데 토성 쪽의 내부인이 되어서 전쟁을 막아버리면···. 어떤 방식으로 하시든 나중에 위험하지 않겠어요?”
“···그들은 ‘구원 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그게 뭐죠?”
“그쪽 세력에서 자기들이 살릴 사람들을 따로 분류한 인원 목록입니다.”
“쓰레기들이네요.”
“그래서 저도 구체적인 것은 정보를 얻고 결정하려 합니다.”
“결정이요?”
“저도 이 일, 전쟁을 막는데 있어서···.”
그의 표정은 무미건조했다.
“제 기준으로 살릴 놈들과 죽일 놈들을 결정할 겁니다. 놈들이 멈출 때까지, 놈들에게 무슨 짓이든 할 겁니다.”
배신, 살인, 협박, 납치, 거짓말.
그런 것들조차 하나의 수단이다.
6일 동안 그들과 함께 싸웠다. 함께 싸웠지만 역시 그들은 어딘가 정상이 아니다. 자신들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집단 자체를 망설임 없이 섬멸하는 자들이다. 기준이 지나치게 확고해서 배제하는 것이 쉬운 것이다.
그들의 신념에 따르면, 그들의 행동은 필요악이다. 그리고 그들의 행위에 맞서는 자신의 행동 역시 필요악이다.
세상이 형편 좋게 무조건 영웅과 무조건 악당을 확실하게 구분 지어줬다면, 오늘날 악당으로 보이는 자들은 절대다수의 선에 의해 마모되어 존재하지도 탄생하지도 않았으리라.
따라서 이번 일은 어느 쪽이나 악하다.
어느 쪽이나 절대적인 ‘선’은 없다.
반드시 피를 보게 될 것이다. 누구의 피가 되었든.
“그래도 샌디 씨는 저와 협력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의 무거운 질문에, 그녀는 그의 앞에서 처음으로 미소를 보였다.
“그럼요.”
그 하얀 미소의 형태는 선이 흐릿한 동그란 미소였고, 그 미소는 예전의 누군가가 잃어버린 선한 미소와 비슷한 색깔이었다.
< 13. 비히리비엘 (3)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