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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인공지능 키우기-65화 (65/183)

< 12. 섬멸 작전 (4) -여기부터 유료 회차 시작입니다. >

***

인포시어 함대의 엔진들이 최대출력을 내며 각 기체를 정면으로 가속하기 시작한다. 카르민펙토스 1, 2함단은 그들 함대의 육중한 전진에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함대 전체가 오고 있습니다!”

“전투가 길어지면 자기네가 불리하다는 뜻이겠지. 주력함포의 사정거리에 들어오면 쓸어버려.”

인포시어 함대가 가속하는 와중에 함대의 위아래에서는 우주전투기와 요격전투기들이 어지럽게 비행하며 교전에 임했다.

우주전투기가 근거리에서 푸른빛의 광학병기를 발사하고 요격전투기는 그런 직선적인 투사체를 날렵하게 회피한다. 이어서 요격전투기가 짧은 에너지 줄기를 사출하여 우주전투기를 파괴하고, 공격에 연산의 일부를 할애한 요격전투기는 이어지는 우주전투기의 광학병기에 파괴당한다.

빛을 뿜는 날벌레 무리가 서로 뒤엉켜 상대 무리를 파괴하고 파괴당하는 교전이 반복되었다.

그러는 사이에 인포시어 함대는 카르민펙토스 함단 앞에 접근했다. 이제 두 함대 사이의 거리는 1만㎞ 이하까지 좁혀졌다. 에너지 계열의 광학병기를 쏘든 철갑탄을 쏘든 발사와 동시에 적중하는 그런 거리가 되었다.

콰아아아아아!!!!!!

카르민펙토스 함단의 주력함포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공간까지 일그러뜨리는 짧은 에너지 줄기가 붉게 타오르며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인포시어 함대를 공격한다.

이 거리에서 광학병기는 요격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인포시어 함대는 중력장이나 실드를 전개한다. 호위함이 함대의 정면에 에너지 방벽을 펼치고 초계지원함이 정면의 공간을 왜곡하여 투사체를 비틀어버린다.

그래도 카르민펙토스 함단의 주력함포를 모두 막아내는 것은 힘들었다. 그들의 일부 투사체에 당한 기체가 장렬하게 폭발하며 아군 병력의 손실을 시각적으로 강조했다.

제라드는 다시 명령한다.

“충분히 접근했다. 전탄발사!”

다시금 화력을 집중한다. 서로의 투사체가 점멸하는 와중에 인포시어 함대가 순간적으로 불을 뿜었다.

그리고 실드라는 것은 아군과 적군의 투사체를 가리지 않고 막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전방에 실드를 전개하고 있는 동안엔 공격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카르민펙토스 함단은 인포시어 함대의 순간적인 화력을 연산하고 0.3초 만에 이전처럼 거대한 에너지 방벽을 전개했다.

그들은 잠시 공격을 멈추고 인포시어 함대의 화력을 일방적으로 받아내는 구도가 된 것이다.

“함장님! 아군 기체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강습전함을 좌우로 펼쳐라! 측면에서 공격한다!”

카르민펙토스 함단에 있던 100만 톤급 강습전함 여섯 척이 정면의 실드에서 측면으로 벗어나 인포시어 함대로 접근한다.

전탄발사 중인 인포시어 함대는 출력의 일부를 측면의 부분적인 실드로 전개하지만, 강습전함의 주력함포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대령님! 측면 3번 초계지원함이 당했습니다!”

호위함과 초계지원함은 적 투사체 및 발사체 요격, 실드 전개, 중력장 전개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렇게 아군 기체가 줄어가기 시작하면 전세는 점차 불리해지리라.

그리고 이런 접근전을 펼치자고 주장한 자는 로페즈다. 전방을 주시하던 제라드는 로페즈를 돌아보았다.

「접근전에서 투사체는 발사와 동시에 명중하기 때문에 인간의 전술보다 기계적인 연산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우주전투기에 접속한 드론 하이브의 데이터를 전송받았습니다.」

「측면의 피해를 무시하고 화력을 집중하는 상태에서 벡터 미사일을 발사하십시오.」

“대령님. 미사일 발사대를 열어주세요.”

“그건 나중에 지상을 공략하기 위해 아껴둔 병기 아닙니까?”

“여기서 적들의 수를 줄여놓지 않으면 지상을 공략하는 단계까지 가기도 전에 전멸입니다.”

로페즈의 왼쪽 안구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읽고 있는 것 같다.

“전방으로 중력장을 펼쳐주세요.”

“중력장에 출력을 할애하면 측면 실드를 펼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쪽에서 발사하는 투사체도 중력장에 영향을 받아 명중률이 급감할 겁니다.”

“초계지원함과 호위함이 더 당해도 어쩔 수 없어요. 우리가 발사하는 투사체가 휘어져도 괜찮아요. 한 발뿐인 벡터 미사일이 요격당할 확률을 최대한으로 낮춰야 해요.”

***

쿠우우우···

지휘주력함 인포시어의 미사일 발사대가 개방되었다. 동시에 양측 함대 사이를 오가는 직선적인 투사체들이 곡선으로 휘어지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어긋난다.

서로의 공격이 마구 휘어지는 가운데 측면으로 빠진 카르민펙토스 강습전함이 인포시어 함대에 화력을 퍼붓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인포시어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도 중력장에 의해 이상한 방향으로 경로가 꺾였지만, 어긋난 경로는 곧 트랜센던서와 드론 하이브의 연산을 빌려 올바른 경로로 조정된다.

서로의 투사체가 어지러이 휘어지며 빗발치는 가운데 벡터 미사일만이 자유의지를 가진 듯 스스로 나아간다.

지잉!

카르민펙토스 함단의 투사체 하나가 벡터 미사일에 적중했다. 하지만 벡터 미사일은 자체적인 실드를 전개하여 그 한 번의 불행을 막아냈다.

10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벡터 미사일은 카르민펙토스 함단의 코앞까지 도달한다. 그러는 즉시 함단의 요격이 미사일에 쏟아진다.

콰지지직!!!

결국 미사일은 함단의 바로 앞에서 요격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벡터 미사일은 폭발과 동시에 나아가던 방향으로 위력적인 플라즈마 줄기를 산란했다. 푸른 에너지 줄기가 가로로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카르민펙토스 함단을 덮쳤고, 그 기습적인 화력이 다수의 기체를 파괴해버린다.

콰콰콰콰쾅!!!!!

그러나 카르민펙토스 지휘함은 주력함포를 쏘던 와중에도 실드를 전개할 여력이 남았었는지 그 플라즈마 줄기에 대응하는 부분적인 실드로 기습을 막아냈다.

카르민펙토스 1함단 지휘함에서는 곧바로 다음 방침을 정해야 한다.

“방어함 7척과 강습함 5척이 당했습니다!”

엄청난 피해다. 높이 평가할 수 있는 기습이었다. 그래도 지휘함은 멀쩡하니 시간은 여전히 이쪽 편이다.

“괜찮다. 지상의 2함단 지휘함이 이륙 준비를 끝냈으니.”

또 하나의 지휘함이 이곳에 올라오면 카르민펙토스 함단의 승리가 굳어진다. 지휘함급의 연산지원, 함포지원, 요격전투기 출격을 전세에 더하여 저 무모한 미확인 함대를 짓밟아버릴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인포시어의 함교에서는 패색이 짙어진다.

“대령님! 지상의 적함이 엔진 출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6시와 12시의 상황은?”

“아군 우주전투기가 우세한 상황이지만 시간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벡터 미사일로 적함을 잡아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이제 남은 전술이 뭐가 있을까. 제라드 대령은 접근전에서 초 단위로 진행되는 전투상황에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적함이 지상에 올라오기 전에 눈앞의 함대를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때 로페즈가 나섰다.

“대령님. 이 문제의 근원을 공략해야겠습니다.”

“무슨 문제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이것은 트랜센던서의 분석에 로페즈의 과감한 상상력을 더한 하나의 돌파구다. 여기까지 접근한 덕분에 찾을 수 있었던 변수다.

“시간이 지체되면 불리하다는 것. 저희가 애당초 기습을 감행했던 이유는 적들의 함선 하나가 행성에 내려간 순간을 노렸기 때문이죠.”

“예.”

“시간이 지체되면 불리하기 때문에 이러한 접근전을 펼쳤어요. 저희 함대와 적들의 함대는 규모가 비슷하고, 저희에겐 교전이 길어질수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술을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요. 그러니까···”

제라드는 그의 말에 귀를 열었다.

“이 불리한 상황을 단번에 역전하려면, 불리한 상황이 되게끔 만드는 문제 자체를 제거해버리면 됩니다.”

“곧 올라올 적함을 공략하자는 말씀입니까?”

“네. 지상으로 저희 옵시디아몬의 병기를 투하합시다. 적함이 이륙하기 전에 없애버리면, 이곳에서의 전세는 나쁘지 않으니까요. 저 행성에 있는 적함이 이곳에 합세하지 못한다고 가정하면 저희가 유리하죠?”

“···그건 그렇습니다. 우주전투기의 개별 교전 능력도 저희가 우세하고 주력함포의 화력도 저희가 우세합니다. 행성에 있는 적의 주력함이 올라오지만 않는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상군의 전력을 지금 소모하면 나중에 지상에서의 작전에서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밀어내지 못하면 지상으로 내려갈 기회조차 없어진다.

“그래도 이게 최선이에요. 충분히 감수할 가치가 있는 리스크에요.”

“···.”

제라드와 로페즈는 서로의 시선을 교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로페즈가 휴대전화를 조작한다.

“저희 함대의 후방에 대기하고 있는 강습함 여섯 척 중 체인트루퍼를 격납한 기체를 전부 지상으로 보내주세요. 드론 하이브를 격납한 기체도 내려주시고요.”

“무인으로 지휘하실 겁니까?”

“지상의 적함 위에 강하 후 지휘는 드론 하이브가 합니다. 별도의 명령이나 조작은 필요 없어요.”

옵시디아몬의 병기들은 지상에 내려가면 알아서 싸울 것이다.

***

용암이 들끓는 대지 위에 금속의 요새가 있다. 군사기지처럼 보이는 넓은 요새는 갖가지 건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넓이의 절반을 함선 착륙장이 차지하고 있다.

카르민펙토스의 1함단과 2함단이 궤도에 있는 상황에서 2함단의 지휘함이 보급을 위해 잠시 내려왔었다.

그리고 이제 보급을 끝마친 후 이륙을 위해 엔진 출력을 높여가는 도중이다.

높은 감시탑에 있던 병사들은 붉은 대기층에서 운석처럼 뜨겁게 다가오는 물체 세 개를 발견한다.

“적습입니다!”

위이이잉!

착륙장에 설치된 대공화기가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전자기 유도 코일이 감긴 4연장 포구는 가우스 병기의 일종으로, 연사가 가능한 레일건이다. 높은 감시탑에서 제공하는 목표물 추적 시스템은 음속으로 움직이는 물체까지 계산하는 경이로운 명중률을 보장해준다.

그래서 대공화기지만 탄막을 형성할 필요도 없이 하늘의 목표물을 정확하게 격파할 수 있다.

카앙! 카앙! 카앙!

대공화기들이 일제히 불을 뿜는다. 초음속으로 날아가는 금속 탄자가 지상으로 돌진해오는 강습함에 명중한다.

카가강!!!

강습함은 기체 전체를 감싸는 에너지 보호막을 전개하고 있지만 그 출력이 지상의 대공화기가 쏘아 올리는 파괴력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콰아앙!!!!!!

결국 무식한 각도로 돌진해오던 강습함 세 척은 하늘에서 완파되었다.

“정리했다.”

“2함단 지휘함의 이륙을 지원하겠다.”

그 순간이었다.

“잠깐! 저 쏟아지는 것들은 뭐야?!”

하늘에 펼쳐진 새까만 폭연 아래로 이상한 금속 물체들이 떨어지고 있다.

그 물체들의 형태가 도저히 강습함의 잔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공처럼 동그란 형태에 뾰족한 철조망을 칭칭 감은 듯 이상한 물체들이다.

감시탑의 목표물 추적 시스템은 반응하지 않고 있다. 그 뜻은, 지금 2함단 지휘함 위로 떨어지고 있는 저 물체들이 어떠한 전파도, 미열도, 에너지도 일절 발산하고 있지 않은 고물들이라는 것이다.

퉁···!

퉁! 퉁! 투투퉁!

함선 위로 떨어진 동그란 물체들. 감시탑의 분석에 의하면 50개다.

쿠웅!!!

그리고 또 이상한 것이 함선 위에 떨어졌다. 그 형태는 주변의 동그란 것들과 달리 직육면체의 형태다.

그것 또한 강습함의 잔해라고 보기엔 자연스러운 형태가 아니다.

목표물 추적 시스템은 반응하지 않았지만.

감시탑의 병사들과 착륙장 곳곳에 있던 자들은 직감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직감은 곧 미지의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현실이 되었다.

위이이이잉···!

함선 위에 떨어진 체인트루퍼 50기와 드론 하이브가 스스로 전원을 켰다. 드론 하이브에서 수백의 로보버그가 날벌레 무리처럼 새까맣게 튀어나와 주변의 병사와 병기를 덮치며 폭발한다.

키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체인트루퍼 50기는 함선 위에서 괴이하게 공회전을 하더니 함선의 두꺼운 장갑을 과일 자르듯 찢어발긴다. 곧 체인트루퍼들은 찢어진 장갑 사이로 들어가 함선을 내부에서부터 파괴하기 시작한다.

함선 내부는 그야말로 공포의 현장이 되었다.

“으아아아!!! 저게 뭐야!”

“이쪽으로 오고 있어···!”

“쏴! 당장 쏴버려!”

기다란 통로를 따라 굴러오는 인간보다 큰 구체가 두 쌍의 푸른빛 플라즈마 커터를 회전시키고 있다.

카가각!

통로를 폐쇄한 차단문은 종이처럼 조각났으며 체인트루퍼를 향해 에너지탄을 쏘던 병사들은 곧 등을 보이고 도망치다가 고기처럼 조각났다. 그들의 전신 강화복은 방어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함선 내부는 유리 파편을 삼킨 동물의 식도처럼, 곳곳이 베어지고 망가져서 피로 물들어갔다.

함선 바깥에서는 드론 하이브가 전자기 플레어를 뿌려대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육안으로 잡히지 않는 인공의 날벌레들은 하나하나가 전차를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폭탄이었다.

콰아앙!!!

감시탑이 무너지고 병기가 파괴되고 인간의 몸이 터져나간다. 설치된 대공화기가 파괴되고 배치된 전쟁기계가 폭발한다. 드론 하이브의 근처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가고 있다.

결국 카르민펙토스 재단은 이 일의 심각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걸까.

“목표물 식별 완료. 카르민 시스템 준비.”

쿵! 쿵! 쿵!

카르민이 등장한 것이다.

“목표물 조준 완료. 카르민 시스템 가동.”

카르민은 카르민펙토스의 결전병기다. 높이가 20미터에 달하는 사족보행 전차가 착륙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넓은 착륙장에서 지상전이 펼쳐졌을 때 적들의 주요 병기를 섬멸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엄청난 두께의 포구가 빛을 발하더니 주변의 공기가 일렁였다. 드론 하이브의 동체 정중앙에 연녹색 레이저 포인터가 잠시 나타났다.

- 적대적 물체의 에너지 출력. 위험.

드론 하이브는 카르민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즉시 전자기 플레어를 방출한다.

콰아아아아아아!!!!!!!!

전자기 플레어가 펼쳐짐과 동시에 카르민의 포구에서 핵폭발의 에너지가 한 줄기로 사출되었다. 어마어마한 밝기의 새하얀 빛이 착륙장 전체를 밝히며 붉은 하늘까지 닿았고 에너지 줄기가 스쳐 간 경로 아래의 바닥은 플라즈마가 되어 기화해버렸다. 카르민을 중심으로 엄청난 충격파가 퍼져나가면서 반중력 장치나 두 다리가 있는 것들은 모두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함선 근처를 지키던 카르민펙토스의 병력들은 고장 나거나, 파괴되거나, 죽었다.

카르민의 투사체에 직격당한 드론 하이브는 그 와중에 또 어떻게 피했는지 직육면체의 동체에서 오른쪽 상단의 모서리 일부만 잃은 채다.

“목표물 제거 실패. 카르민 시스템 재가동 준비.”

- 전술 데이터 불러오는 중. 적대적 물체는 재장전 중으로 판단. 주변 적대적 물체는 전투 불가상태. 해당 물체만 파괴하면 일시적 목표달성.

카르민이 다음 공격을 준비하려는 순간, 드론 하이브의 동체 정중앙이 네모난 형태로 열렸다.

지직···.

그 네모난 구멍에서 푸른 전기가 점멸한 직후였다.

콰아아아아아아아!!!!!

이번엔 드론 하이브가 카르민을 향해 플라즈마 줄기를 사출했다.

카르민과 달리 드론 하이브의 주무기는 제법 오랫동안 상대를 지질 수 있는 무기였다. 카르민은 경이로운 반응속도로 에너지 방패를 전개했다.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콰직!

곧이어 내부의 중대한 문제로 이륙을 못하고 있는 함선에서, 체인트루퍼 다섯 기가 장갑을 찢으며 튀어나왔다.

카카캉!! 카카카카캉!!!

드론 하이브가 카르민에 화력을 쏟아붓는 사이에 체인트루퍼 다섯 기가 굴러와 카르민의 네 다리를 썰어버렸다.

쿠웅!

그 자리에 주저앉은 카르민은 인간의 피로 물든 다섯 기의 체인트루퍼에 의해 천천히 조각난다.

카강! 카카캉!!! 카앙!

카카캉! 카앙···!

천천히 조각나는 카르민의 모습은 분쇄기에 갈리는 차량이라도 보는 것 같았다. 체인트루퍼는 날카로운 굉음을 내며 이리저리 돌아다녔고, 누군가의 명령이라도 받은 듯 이미 파괴된 카르민을 향해 플라즈마 커터를 쉼 없이 회전시켰다.

- 사이드3 드론 하이브입니다. 목표 함선의 내부인원을 전원 사살했습니다. 추가로, 착륙장의 적대 병력과 대공화기를 제압했습니다. 생체병기는 아직 식별되지 않았습니다. 별도 명령이 있을 때까지 적함 및 착륙장 파괴 작업을 속행하겠습니다.

인포시어 함대는 강습함 세 척을 내어주고 적들의 2함단 주력함과 착륙장을 점령한 것이다.

< 12. 섬멸 작전 (4) -여기부터 유료 회차 시작입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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