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대 인공지능 키우기-50화 (50/183)

< 9. 일어서라 (4) >

***

절대적인 강자들의 독점구도였던 화성의 기업 균형이 무너졌다.

화이트홀 그룹의 일리노이 페이치 회장, 필리스버그 정권, 타이시의 카빈 로케이트 대표, 신디사이트 그룹의 레니 텔레스터 회장이 추락했다.

이들의 빈자리는 곧 이들의 밑에 있던 자들이 채웠으며, 혼란했던 화성 사회는 변혁을 거쳤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안정되었다.

스타트업 기업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으며 중소기업의 평균 매출이 증가하였다. 주식시장에서 소자본으로도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새로운 자수성가 재벌들도 탄생했다.

각 분야의 독점자들이 힘을 잃게 되면서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그 결과, 상품과 서비스의 질이 높아졌다. 그래서 화성 시민들은 이전보다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쓰고 있다.

늘 위에서만 흐르던 거대한 돈 줄기가 밑으로도 흐르게 된 것이다. 일종의 긍정적인 낙수효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또렷한 안목을 지닌 자들은, 자신만의 정보력이 있는 자들은 다들 알고 있다. 이 모든 변혁의 중심에 로페즈가 있었다는 사실을.

***

- 이퀼리아 어스틴(Equilia Austin). 59세. 오비탈플래닛 그룹 회장입니다.

인자한 미소가 특징적인 어스틴은 59세의 나이에도 얼굴의 주름을 개선하지 않았다. 그의 인터뷰 기사에 따르면 미소를 지을 때 얼굴에 잡히는 주름이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회사 규모에 비해 서버실이 상당히 크군요.”

이곳은 옵시디아몬의 회의실이다.

어스틴은 로페즈의 회사까지 직접 찾아와주었다. 자신의 경호원 한 명만 대동한 채로 말이다. 그는 로페즈의 얼굴을 한번 보고 싶었다고 했다.

“아무래도 인공지능을 주력으로 쓰고 있어서 서버실이 자꾸만 확장되었네요. 오비탈플래닛 정도면 서버실이 얼마나 큰가요? 회장님.”

로페즈는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모르는 척 물어보았다.

“본사 지하에 서버센터가 따로 있죠. 양자컴퓨터와 바이오컴퓨터를 연동해서 쓰고 있어요.”

「진실」

어스틴의 머리 위에 로페즈의 눈에만 보이는 텍스트가 떠올랐다.

“상상만 해도 부럽네요. 저도 나중에 본사 건물을 올려서 지하에 연구소와 서버센터를 넣으려고 합니다.”

“연구소라···. 그거 꽤 비싸거든요. 성과도 잘 안 나오고.”

“그래도 저흰 인공지능 기반의 신기술 개발이 주력이니까요.”

“잘 만들어놓으면 볼만하겠어요. 아, 그런 영화가 있어요. 하나의 인공지능이 관리하는 거대한 지하연구소에서 기계화군단이 탄생하는 영화요. 혹시 뭔지 아시나?”

뭔지 모른다.

「2575년에 개봉한 ‘비히리비엘(Bihiribiel)’입니다. 주인공이 허구의 바이오소재로 단일 인공지능인 비히리비엘을 개발하여, 인류 연합군과 함께 곤충 형태의 외계생명체들을 무찌르는 내용입니다.」

이제 알았다.

“혹시 비히리비엘 말씀하시는 건가요?”

“오! 꽤 오래된 영화인데 보셨어요? 제가 옛날에 그 영화 진짜 감명 깊게 봤거든요.”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조물주가 사람을 만들었다는 관점에서···.”

로페즈는 트랜센던서가 추가로 띄어준 텍스트를 참고했다.

“사람이 조물주를 섬기듯, 인공지능도 통제를 벗어나면 결국 자기의 조물주인 사람을 섬긴다는 철학적인 내용이 제일 좋았죠. 사실 인공지능 영화들이 매번 비슷하잖아요? 기계의 반란, 위협···. 그 영화는 기존 클리셰와 정반대의 내용으로 희망적인 면을 보여주었죠. 마지막에 폭주하던 인공지능이 주인공과 인류를 위해 희생하는 장면도 감동적이었고요.”

“저희는 은근히 통하는 게 있군요. 그럼 옵시디아몬이 추구하는 인공지능은 비히리비엘과 닮은 형태인가요? 사람의 의지나 개입이 없어도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네. 저는 진짜 ‘지능’을 구사하는 것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금은 연구팀에서 연구자분들의 프로젝트를 능동적으로 돕는 수준이지만요.”

“대표님의 그 이야기 들었어요. 신기술 개발에 필요한 시행착오를 가상 속에서 될 때까지 시뮬레이션한다는 이야기요. 엄청난 피드백 속도로.”

그러면서 어스틴은 특유의 주름기 가득한 미소를 인자하게 지었다. 이에 로페즈는 선한 미소로 화답한다.

“정확합니다. 저희 옵시디아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류의 과학기술을 앞당기는 것이죠.”

“굉장히 진취적인 사고를 지니고 계시는군요. 훌륭한 대표님이 이끄시는 옵시디아몬이 잘 될 거라 믿어요. 저는.”

“감사합니다. ···그래도 높은 목표에 닿기 위해선 거쳐야 할 과정들이 아직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찾아왔잖아요? 옵시디아몬이 거칠 과정에서 오비탈플래닛이 함께 협력할 일을 찾아보자고요. 저희는 서로에게 크나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예요.”

“저와 손잡으신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어스틴 회장님.”

“오히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이죠. 하하하.”

***

어스틴과의 만남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거쳐왔으니 당연한 결과다.

오비탈플래닛 그룹의 어스틴 회장은 옵시디아몬과의 협력을 발표했다. 화성 최대의 건설업체인 오비탈플래닛은 대규모 구조물에 옵시디아몬의 인공지능 모델을 적용하여 구조물 완성 후에도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또한 오비탈플래닛은 머리를 잃은 타이시와 신디사이트의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고 한다. 대기업 인수합병을 벌써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게이트 그룹의 애틀라탄 회장은 옵시디아몬 공장에서 생산된 인공지능 모듈을 무인 택시, 드론, 휴머노이드, 하이퍼루프 시스템에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그들의 데이터센터에도 옵시디아몬의 인공지능 모델을 보조로 붙여서 ‘구체적인 미래를 예측하는’ 교통정보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민간군사기업인 밀라노이의 엑스턴 장군은 옵시디아몬과 정보기술거래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로페즈는 밀라노이에 설계도를 제공하고, 밀라노이는 그 설계도로 찍어낸 무기를 팔아서 이익금의 일부를 옵시디아몬과 나눠 갖는 것이다.

옵시디아몬은 역대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덩달아 로페즈도 할 일이 많아졌다.

자이칸을 주축으로 한 경호팀, 로노와 전 조직원들을 주축으로 한 외부시설보안팀, 프녹스를 주축으로 한 유지보수팀, 인원이 증강된 개발팀. 그 외에도 인사팀, 생산관리팀, 전략기획팀, 영업협상팀, 법무팀, 재정관리팀이 추가되었다.

21명이었던 옵시디아몬의 사원수는 한 달 만에 72명으로 늘었다. 때마침 업무 적응을 도와주는 옵시디아몬 사내 전용의 개인 인공지능 비서가 연구팀에서 개발된 덕분에 새로운 사원들은 금방 회사에 녹아들었다.

회사 건물이 사원들로 꽉 차서 일부 사원들을 재택근무로 돌리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 대표님. 오늘 계약한 업체들 보고서입니다. 확인 부탁드려요.

- 대표님. 옵시디아몬 주식상장 절차를 통과하는 중에 증명해야 할 전자서류가 있습니다.

- 대표님. 학습기의 업데이트 보고입니다.

- 대표님. 다른 팀과 회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대표님. 이것 좀 결재해주시겠어요?

- 대표님.

- 대표님!

로페즈의 대표실로 각 팀장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을 들락날락했다.

“아, 네! 그냥 거기 두세요.”

옵시디아몬 인공지능 모듈은 불티나게 팔렸다. 공장을 3층 더 확장했는데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였다. 덩달아 곳곳에서 쇄도하는 러브콜에 전략기획팀과 영업협상팀 사원들은 쉴 틈이 없었다. 로페즈는 그들의 피로를 높은 성과금으로 달래주었다.

평범했던 시절, 머릿속에 그렸던 멋진 대표의 모습과는 거리감이 있다.

“머리가 터질 것 같네. 대표가 원래 이렇게 바쁜 직업이었어?”

- 비서를 뽑으시면 됩니다.

“아.”

***

비서는 대체로 높은 사람들의 활동을 지원해준다. 시간이 곧 돈인 사람들을 위해 잡무를 처리하고 일정을 관리해주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상사와 생활패턴까지 맞추고 온갖 고된 일을 감당하며 매번 상사와 하급부서들 사이에서 눈치를 봐야 하는 최악의 직종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잡무란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가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이 많다. 무언가를 알리거나, 입력하거나, 나열하거나, 기록하는 등의 일은 굳이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인간에게도 인간의 일이 있는 법이다. 오늘날 비서는 상사를 대신해 중요도 높은 미팅을 대신하기도 한다. 상사의 거울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능한 비서란 눈치, 사교성, 외모, 업무수행능력 등 다방면의 실력자를 뜻하게 된다. 자연히 상사들은 유능한 비서를 쓰기 위해 엄청난 페이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한다.

- 화성의 통계상 여성 비서는 대외적인 업무를, 남성 비서는 내부적인 업무를 수행합니다.

그래서 여성 비서의 경우엔 미모를, 남성 비서의 경우엔 카리스마를 겸비하는 편이 통계적으로 좋은 결과를 낸다고 한다. 그리고 인공지능인 트랜센던서는 그 통계라는 ‘패턴’을 매우 신뢰한다.

“그럼 남녀 한 명씩 찾을까?”

- 관리자님이 가장 바쁜 시간대는 오후 1시부터 6시 사이입니다.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고 오면 내부의 일이 쌓여있으니까.”

- 말씀하신 내부의 일은 관리자님께서 직접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잘못된 지시를 내렸을 때 번복할 필요가 없으며, 미래에 강력한 변수로 작용되는 결정사항을 관리자님이 직접 판단하는 것이···

“바빠서 이유까지 들어줄 시간이 없어. 결론만 말해줄래?”

로페즈는 이 순간에도 컴퓨터로 업무를 보고 있다.

- 뛰어난 사교성, 협상 능력, 외모를 갖춘 여성 비서를 뽑으셔야 합니다. 그 후 회사가 성장하면 비서실을 만들어 내외부의 업무를 수행할 비서들을 더 고용해야합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한 명만 뽑으라고?”

- 그렇습니다. 최초의 비서는 관리자님의 교육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다수를 고용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최초 비서의 교육이 완료되면 최초 비서는 차후 비서들의 교육자가 될 것입니다.

“알겠어. 네가 뽑을래? 아니면 인사팀에 맡길까.”

- 매우 중요한 작업이므로 제가 직접 검색하여 관리자님의 지시로 인사팀에 넘기겠습니다. 면접도 인사팀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래. 알아서 해줘.”

***

올림푸스 화산의 아래쪽 경사면에 설치된 기술박물관은 화성 정부의 공공기관이다. 이곳의 20층 카페에서는 두 사람의 악수가 오가는 중이다.

“반갑습니다. 기업연계부, 중견기업실 협력담당관 이얀 에밋입니다.”

“로페즈입니다.”

주요 내용은 감찰부에서 사용할 범죄예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는 걸 사전에 알아내어 예의주시하겠다는 목적이다.

“일반 시민에겐 공개되지 않을 거고요. 어디까지나 예방과 경고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사용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에밋의 머리 위에 텍스트가 떠올랐다.

「진실」

이제 트랜센던서는 대화 중에 목소리 대신 이미지나 텍스트로 정보를 알려주기로 했다. 상대방과 목소리가 겹치는 일이 없도록.

“그러면 상당히 복잡한 일이 되겠네요. 만약 저희가 그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그 프로그램에 얼마나 많은 권한을 주실 수 있나요?”

“권한이요?”

“무언가를 예측하기 위해선 과거 정보와 실시간 정보가 필요해요. 예를 들자면 교통카메라의 접속권한, 개인의 지출기록, 개인의 전과기록 등 나라에서 관리하는 민감한 정보를 그 프로그램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하죠.”

에밋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부분에 대해선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일단 감찰부가 옵시디아몬과의 연계를 행성대통령님께 승인받은 상태고요. 그 지시가 저희 기업연계부로 떨어진 것입니다.”

“그럼 프로그램에 최고등급 권한이 적용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나요?”

“네. 범죄예측 프로그램은 사법부의 모든 권한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입니다.”

“개발 전과 개발 후의 협력에 대해서는요?”

“귀사에 연구팀과 개발팀이 있으시니 일정 기간 동안 두 부서의 프로젝트 진행비를 저희가 부담해드리겠습니다. 개발에 성공하면 옵시디아몬의 기업신뢰도 평가점수가 높아질 거고요. 다른 프로젝트도 종종 옵시디아몬과 함께 진행할 수 있게 되겠습니다.”

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가까운 미래 자체를 예측할 수도 있는데 범죄예측 정도는 별것도 아니지. 트랜센던서의 알고리즘을 참고해서 하위호환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돼.’

그래도 인간의 범죄를 예측한다는 것은 화성뿐만 아니라 다른 행성과 항성계에서도 전례가 없는 기술이다. 범죄예측이라는 개념은 이미 존재하지만 실제로 개발에 성공한 사례는 전혀 없었다.

즉, 이건 인류의 관점에서 혁명적인 프로그램이 될지도 모른다.

‘조금 더 욕심을 내보자.’

지금까지 로페즈의 태도가 경청하는 태도였다면, 이번에는 의욕을 내는 태도로 바꾸었다. 자세가 앞으로 기울여지고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진지한 표정으로 호소력을 표출한다.

“저희가 정말로 범죄예측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면, 그건 세기의 대발명이 될 수도 있어요. 문명과 개인의 범죄를 근간부터 뜯어고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이자 혁명이죠.”

“네.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화성에서만 사용하는 것은 조금···. 개발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나 싶습니다.”

“저희는 최대한 수용해드리겠다는 방침입니다. 뭔가 제안하시고 싶으시다면 얼마든지 말씀해주세요.”

어차피 결정은 에밋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내용은 에밋이 전달할 것이다. 이 내용을 상부에 보고할 에밋을 설득해두면 좋은 결과가 나타날 확률이 증가한다.

“화성 외부로 프로그램 수출을 고려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수출이라···.”

“이 화성은 문화, 인구, 인재, 무역, 관광 분야에서 강한 국가지만 엄연히 기술약소국입니다. 다른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프로그램을 수출한다면 기술약소국이라는 이미지에 반전을 줄 수 있겠죠. 외교적으로나 내수적으로나 이전보다는 외부 투자를 받기 쉬운 구도가 형성되리라 생각합니다.”

방금 내뱉은 건 행성대통령에게 건너 건너 어필하고 싶은 말이었다.

“···대단하시네요. 거기까진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진실」

에밋은 설득되었다.

“말씀하신 조건에 이 조건까지만 수락을 해주신다면 제겐 거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그 부분은 제가 확실히 전달하도록 하죠. 그런 이유에 그런 목적이니 아마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이 화성은 문화, 인구, 인재, 무역, 관광 분야에서 강한 국가지만 엄연히 기술약소국이다. 다른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프로그램을 수출한다면 기술약소국이라는 이미지에 반전을 줄 수 있다. 외교적으로나 내수적으로나 이전보다는 외부 투자를 받기 쉬운 구도가 형성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옵시디아몬의 이름이 우주에 퍼져나갈 것이다.’

더 빠르게, 지금보다 더 빠르게 대기업이 되려면 다른 국가에서도 돈을 끌어와야 한다.

이대로 아늑한 화성에 틀어박히는 것도 안전하고 편하겠지만, 그래선 미래지향적인 성장을 추구할 수 없다. 얼마 전부터 로페즈의 목적은 더 이상 생존이 아니게 되었으니까.

< 9. 일어서라 (4)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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