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마법사 - 194회
강수는 배성제와 대화를 끝내고 가로등 불빛이 은은하게 사위를 밝히고 있는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우웅! 우웅!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걸려는데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강수는 통화를 연결했다.
[오빠, 어디예요?]
“유일종합병원 주차장이야. 이제 집으로 가려고.”
[병원이요? 누구 아픈 사람 있어요?]
“내가 아는 사람은 아닌데 지압해달라는 분이 있어서 잠깐 병원에 들린 거야.”
[지압이요?]
“그래.”
[외할아버지 우반신 좋아진 것도 그렇고, 얼마 전 엄마 아는 분 허리 고쳐줬다고 해서 설마 했는데 오빠 손은 약손이에요? 왜 오빠한테 지압해 달래요?]
“약손일지도 모르지.”
[네에? 정말요?]
속으로 웃은 강수가 주하를 골려주려고 말했다.
“주하야, 기치료사라고 들어봤어?”
[들어보긴 했지만 만난 적도 본 적도 없는걸요. 그런 사람이 있긴 해요?]
“대부분 사기꾼이고 진짜 기치료사는 드물어서 그렇지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혹시 내 손에서 나도 모르게 기가 나와 아픈 곳을 치유하는 건 아닐까 싶어.”
[아, 그럴지도 몰라요. 오빠가 지압하고 외할아버지도 나았고, 엄마 친구 남편은 허리가 나았다고 했으니까요. 와, 오빠는 정말 보통 사람이 아닌가 봐요.]
“푸하.”
여과 없이 자기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주하의 순진함에 웃음이 나왔다.
[왜 웃어요? 농담이에요?]
“하하. 내 말을 전부 믿어주는 주하가 예뻐서 웃음이 나온 거야. 참, 결혼 준비하는데 도와줄 거 없어?”
[아이, 참. 오빠도. 결혼식은 간소하게 하기로 했잖아요. 오빠가 신경 쓸 일은 거의 없어요. 그리고 할아버지가 4월 9일 입국 확정이라고 연락하셨어요.]
“오, 드디어 어르신이 돌아오시는구나. 마중 나가야겠지? 몇 시에 입국하시지?”
[오후 3시요. 근데 할아버지가 마중 나올 필요 없다고 인사할 거면 다음날 한남동 집으로 오라는데요. 입국해서 곧장 할머니 집에 가려나 봐요. 흥, 공항에 마중 안 나가면 우리야 편하고 좋죠, 뭐.]
“하하. 알았다. 다음 주 일요일에 인사드리러 가야겠네.”
[네. 그럼 오빠, 밤 운전 조심하세요.]
“그래. 주하도 편히 쉬고 내일 ‘안단테’에서 보자.”
[네, 오빠.]
통화를 끝낸 강수는 스마트폰을 거치대에 놓았다.
‘어르신이 세계여행 떠난 게 어느새 일 년이나 흘렀군.’
김대풍 어르신이 세계여행을 떠나기 전에 숙제처럼 내준 과제가 떠올랐다.
그때는 김대풍 어르신이 낸 그림 한 점을 1억에 팔라는 과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겼다. 첫 개인전 경력이 전부인 자기에게 그것은 높은 벽이 분명했다.
하지만 김대풍 어르신이 출국한 뒤로 성공 가도를 달리며 한국에서 그림값이 가장 비싼 화가의 한 명이 됐다.
‘후후, 최종적으로 눈물이 18억 2,000만 원에 팔렸으니 어르신이 제시한 금액을 한참 초과했군. 그나저나 결혼식도 이제 3주 앞으로 다가왔구나.’
주하와의 결혼식이 멀지 않은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졌고, 왠지 모르게 감개무량했다.
‘그날 투팍탈을 만나지 못했으면....’
자기 삶은 평범한 일러스트레이터로 남아 있거나 무명화가로 고군분투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과는 180도 다른 삶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우연히 북한산 기슭에서 투팍탈을 만난 후 믿지 못할 일들이 일어났고, 한국 미술계의 기린아이자 18억의 사나이가 됐다.
상전벽해 같은 놀라운 변화의 화룡점정처럼 삶의 전환점이 될 주하와의 결혼식을 눈앞에 두고 있다. 3주 뒤부터 주하와 같은 침대를 쓰며 신혼살림을 차린다는 생각만 하면 하루하루가 설렘의 연속이었다.
찬란한 햇빛이 에메랄드 바닷물 색에 부서지는 섬 타히티.
강수와 주하가 10박 11일 일정으로 정한 남태평양의 신혼여행지다. 타히티는 문명에 더럽혀지지 않은 순수하고 원시적인 삶이 숨 쉬는 자연을 원한 고갱이 찾아 간 곳이다. 고갱은 그의 사후 미술계에 거대한 영향을 끼치는 위대한 작품을 태평양의 원시 섬 타히티에서 그렸으나 생전에는 빛을 보지 못한 채 외로움과 병마에 시달리다 끝내 숨을 거두었다.
마음 같아서는 한 달 정도 여행 일정을 잡고 싶었지만, 뉴욕에서 개최하는 개인전 작품 준비를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
끼리릭!
부릉!
입가에 흡족한 미소를 머금은 강수가 시동을 걸었고, 차는 천천히 주차장을 빠져나와 병원 입구를 향해 나아갔다.
*
일성빌딩 강수 작업실.
회의용 탁자에서 서류를 훑어보던 강수가 고개를 들어 앞에 앉아 있는 염진구를 보았다.
강수가 살핀 서류는 올해 10월 개최 예정인 제2회 희망을 던져라 전의 기획안이었다.
“진구야, 프로그램이나 전시 일정은 기획안대로 하면 되겠다. 다만 부문별 대상 상금이 1,000만 원은 좀 적은 것 같다. 2,000만 원으로 하고, 우수상을 1,000만 원으로 하자. 관람객이 참여하는 부문별 인기상도 1,000만 원으로 올리면 좋겠다. 판매 수수료는 기존처럼 10%만 받고.”
염진구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바꾸면 수상작 상금만 총 2억이다. 거기에 프로그램 진행비, 대관료, 운영비, 인건비 등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하면 적자 전시가 된다. 적자는 전부 네가 메꿔야 할 텐데 그렇게까지 손해 보면서 전시를 할 필요가 있겠냐?”
“적자 규모가 얼마나 될까?”
“너도 알다시피 희망을 던져라 전은 신인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회야. 참여 작가 1인당 15작품 이상 출품이라 작품 수는 많아도 작품 단가가 낮아서 총매출은 얼마 되지 않아. 작년 자료만 봐도 네가 올린 매출을 빼면 총매출액이 25억 정도인데 25억의 10%면 상금으로 끝난다. 그 외 들어가는 경비가 전부 적자라는 말이지. 올해는 매출이 더 늘어나기를 바라지만 신인 작가들이라 급격한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없어. 게다가 네가 참여하지 않는 것도 전시 성적에 꽤 영향을 미칠 거다. 작년에 이뤄낸 성공을 올해도 이어간다는 보장이 없어.”
강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강수는 신인 예술가들이 각자 자기 분야에서 얼마나 고군분투하는지 안다. 다른 분야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대학교 동기, 선.후배만 봐도 답이 나온다. 예술은 자기와 끝없이 싸워야 하는 극한 직업이고, 성공하지 못하면 돈 나올 데 없는 배고픈 직업이다. 희망을 던져라 전은 신인 예술가들이 자기 작품을 대거 들고나와 합당한 가격에 판매하고, 대중과 교류할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자기의 수익을 감안하면 수억 원의 적자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었다.
“한두 해 하다 끝낼 것이 아니니까 적자는 감수해야겠지. 내실을 다진 후에는 다른 나라 신인 예술가도 참여할 수 있게 규모를 키워나가면 언젠가는 수익을 낼 수 있지 않겠어?”
“말 잘했다. 내실을 다지려면 판매 수수료가 20%는 돼야 한다. 신인 예술가를 배려하는 네 마음은 알겠다만 판매 수수료 10%는 너무 적다. 일이 년으로 끝나는 전시회가 아니기 때문에 적당한 수준의 판매 수수료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도 20%는 너무 센 거 같은데....”
“20%가 정 마음에 들지 않으면 15%는 어떻냐? 15%면 진짜 적은 수수료다.”
“음....”
강수가 선뜻 결정을 내리지 않자 염진구가 결연한 얼굴로 으름장을 놓았다.
“매년 적자가 뻔한 전시를 여는 내 처지도 생각 좀 해줘라. 판매 수수료가 15%도 안 되면 강하아트 대표직 때려치울 수도 있어.”
“야야, 진정해. 좋게 얘기하다 왜 갑자기 흥분하고 그래? 알았다. 15%로 하자. 됐냐?”
“그래. 어쨌든 15%면 적자라도 좀 줄겠지.”
‘휴- 다행이다.’
염진구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강하아트 대표직을 때려치우겠다는 소리는 판매 수수료 10%를 고집하는 강수에게 양보받기 위한 압박성 발언일 뿐 마음에 없는 말이었다. 이강수가 대표직을 그만두라고 했으면 난감했을 것이다.
적자 전시를 열면서 연봉 약 5,000만 원에 인센티브까지 받는 일자리를 어디 가서 구한단 말인가?
강수가 문득 생각 난 것을 알려주었다.
“아, 진구야. 강하아트 사무실은 인수동 작업실이 완공되는 대로 이쪽으로 옮길 생각이다. 그렇게 알고 있어.”
“사무실을 여기로? 나야 좋다만 너무 넓은 거 아니냐?”
“앞으로 이 공간이 좁을 정도로 강하아트를 키워봐라. 내가 도울 수 있는 건 힘껏 도울 테니까.”
염진구가 뒷머리를 긁적였다.
“인수동 작업실이 언제 완공되는데?”
“3, 4개월 정도?”
“늦어도 8월에는 이쪽으로 옮기겠구나. 전시는 여기서 본격적으로 업무 보면 되겠다.”
염진구가 슬쩍 시각을 본 후 물었다.
“더 할 얘기 있냐?”
“아니. 당장 생각나는 건 없다. 저녁 같이 먹을래?”
염진구가 씨익 웃었다.
“저녁? 오늘은 약속 있어서 어렵고 다음에 먹자. 얘기할 거 있으면 다음 미팅 때 말해라. 난 이만 가보마.”
“원철이하고 석중이도 요즘 연애한다고 저녁만 되면 재빨리 튀어 나가던데 싱글벙글하는 걸 보니 너도 데이트하러 가는구나?”
“어? 그, 그래.”
영지와 사귀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예상하지 못했던 강수의 질문에 염진구는 엉겁결에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시인했다.
“언제 날 잡아서 주하하고 같이 만나자. 밥은 내가 살 테니까.”
“그, 그러지 뭐.”
우웅!
이때, 강수의 스마트폰이 울었다.
발신자는 배성제였다.
염진구가 얼씨구나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화 받아라. 난 간다.”
“그래. 즐겁게 보내라.”
염진구를 보낸 강수가 통화를 연결했다.
“이강수입니다.”
[배성제네. 저번에 말했었는데 내일 지압할 수 있는가?]
“가능합니다.”
[그럼 내일 밤 10시에 오게. 그때면 사람도 없고 조용할 걸세.]
“저기 전무님. 어르신이 제가 지목하는 사회복지재단에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시는 건가요?”
[그렇다네. 아버님 건강이 정상으로 회복만 되면 재산의 절반을 기부한다고 하셨네.]
“알겠습니다.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들어가게.]
신호가 끊겼다.
“음....”
배종태 회장이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말이 선뜻 믿기지 않았다.
‘최소 3,000억인데 그 돈을 기부하겠다고? 진심인지 아닌지 내일 만나서 물어보면 밝혀지겠지.’
만약 배종태 회장이 3,000억 원을 기부하면 강수는 앞으로 치유마법을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는 말이 있다. 비록 생명 에너지라는 초자연적인 기운을 쓴다고 하며 빠져나갈 구멍을 준비했지만 누군가는 초자연적인 치유 현상을 규명하겠다고 파고들지 몰랐다.
그런다고 달라질 것은 없지만, 뭔가 귀찮은 일이 생길 여지가 있었다.
‘저녁은 혼자 먹어야겠구나. 뭘 먹을까?’
주하는 결혼식 문제로 어머니 최경화와 외가 쪽 친척을 만나 식사한다고 했다. 고원철은 불금을 동성이 아닌 이성과 지내겠다며 나갔고, 서혁중은 소개팅 있다며 나갔다.
강수는 툴툴거리며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
다음 날 밤 10시.
강수는 약속대로 유일종합병원 VIP 병실로 갔다. 배성제가 미리 언급했는지 접수처에서 제지하지 않고 보내주었다.
‘경호원?’
김종태가 입원해 있는 병실 앞에는 캐주얼한 슈트 복장의 건장한 두 사내가 지키고 있었다. 병실을 경호원이 왜 지키고 있는지 의문이었지만, 자기가 관여할 상황은 아니었기에 강수는 신경 껐다.
강수가 다가오자 우측의 날카로운 인상의 사내가 제지했다.
“무슨 일이오?”
“김성제 전무님을 뵈러 왔습니다만.”
“이름은?”
“이강수.”
“들어가시오.”
미리 지시받았는지 사내가 병실 문을 열어 주었고 강수가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게 기다리고 있었네.”
배성제가 시간 맞춰 온 강수를 맞았고, 소파에 앉아 있던 남자요양사는 고개를 까닥이며 아는 채 하더니 슬그머니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잠시 자리를 비켜달라고 했네. 그게 자네에게도 편하겠지?”
“그렇죠. 참, 어제 전화로 어르신이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했는데 기부할 재단은 ‘희망나무’라는 복지재단입니다.”
“희망나무?”
“양진태 재단 이사장은 홍우대 철학과 교수이시고, 20여 년 동안 희망나무라는 사회봉사 단체를 운영해 오셨죠. 폭넓은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작년에 사회봉사 단체 희망나무를 기반으로 복지재단을 설립하셨죠. 제가 존경하는 분입니다.”
“홍우대 교수이면서 그렇게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해왔단 말인가? 우리나라에 그런 사람도 있었군. 알겠네. 희망나무에 아버지의 재산 절반을 기부하지. 이제 지압하게.”
오랜만에 이센셜아이를 펼친 강수는 배성제의 말이 거짓임을 단번에 알았다.
‘배종태 어르신에게 직접 물어봐야겠군.’
배성제에게서 시선을 거둔 강수가 병상으로 다가갔다.
배종태는 눈을 감고 있었는데, 인기척을 느꼈는지 눈을 떴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강수가 배종태에게 인사했다.
배종태가 눈동자를 돌려 강수를 바라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어눌하고 노쇠한 목소리가 마르고 갈라진 입술을 비집고 힘겹게 흘러나왔다.
“너... 느... 느... 그... 어?”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아버지, 제가 얘기한 지압사 이강수입니다. 지압하러 왔습니다.”
배종태가 눈꺼풀을 껌벅였다.
“입술은 움직이지만, 말은 잘 못 하시네. 저렇게 눈을 껌뻑이는 것은 지압해도 좋다는 표시라네.”
“그런가요? 어르신이 알아듣기는 하시니까 어르신께 한 가지 여쭙겠습니다.”
흠칫 놀란 배성제가 황급해 말했다.
“잠깐. 아버님은 기력이 쇠약한 상태인데 뭘 물어보려고 그러는가?”
“기부에 관한 질문입니다. 전무님이 이미 어르신에게 의향을 물었고, 어르신께서 기부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 그렇지.”
강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됐습니다. 저는 어르신의 답변을 직접 들으려는 것뿐입니다. 그래야 저도 맘 놓고 최선을 다해 시술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당황한 표정의 배성제가 얼굴을 찌푸리며 짜증을 냈다.
“기부에 대해서는 내가 이미 말했는데 굳이 다시 물으려고 하는가? 자네는 날 믿지 못한다는 말인가?”
“그렇습니다. 믿지 못합니다.”
“뭐라고?”
이강수가 한 점 거리낌 없이 대놓고 말하자 배성제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오히려 강수를 경멸스러운 눈초리로 노려보았다.
‘이 미친놈이 내가 호구인 줄 아나....’
그는 어제저녁에 이강수와 통화한 후, 지금처럼 이강수가 기부에 관해 아버지에게 직접 물어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대책을 세우기 위해 아버지의 의향을 알아 놓을 필요가 있었다. 그 때문에 배성제는 아버지에게 우회적으로 기부에 관해 물어보았다.
다행히 아니 어쩌면 당연하지만, 아버지는 눈에 힘을 주고 “미처서”라며 기부를 거부했다. 뭐라고 더 말했지만, 정확히 알아들을 수는 없었고, 대충 파악해보면 죽을 날이 코앞인데 재산 절반을 왜 기부하냐는 내용이었다.
배성제는 아버지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런 기회가 오면 기부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내심 크게 안도할 수 있었다.
그렇듯 아버지의 입장이 강경했기 때문에 이강수가 기부에 관해 물으면 거짓이 탄로 난다.
“이보게. 잠시 나가서 얘기 좀 하지.”
“그러죠.”
강수는 배성제와 밖으로 나가며 배종태가 기부에 반대했음을 직감했다.
그렇다면 길게 얘기할 필요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