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6
그림 그리는 마법사 - 146회
강수가 전화를 끊자 서혁중이 득달같이 물었다.
“선배님, 뉴욕경매에 진출하는 겁니까? 경매회사는 어디죠?”
“크리스티.”
“이야, 크리스티가 발 빠르게 연락했네요? 경매 날짜는요?”
“아직. 작품을 등록해야 일정이 잡힌다는데. 12월 말까지 작품 석 점 등록하기로 했다.”
“단체전하고 개인전 때문에 12월 말로 잡았군요. 크리스티에 출품할 작품 그리려면 시간이 촉박하겠네요?”
“그런 셈이지.”
고원철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뉴욕에서 하는 경매는 홍콩하고 여건이나 분위기가 좀 다를 텐데 개인전 같은 사전작업 없이 곧장 뉴욕에 진출해도 괜찮을까요?”
“어, 듣고 보니 그렇네. 홍콩은 한국미술에 친숙하고 정서적으로 동양 문화권이라 비슷한데 뉴욕은 그런 게 전혀 없어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다. 선배님, 그렇지 않나요?”
강수도 고원철의 지적에 수긍했다.
“사실 나도 그런 생각 안 한 것은 아냐. 뉴욕 미술계에서 인지도가 없는 내가 홍콩에서 거둔 성공을 기대할 수 없겠지.”
“맞아요. 개인전도 하지 않고 경매부터 나가면 선배님이 누군 줄 알고 뉴욕 컬렉터가 응찰하겠어요? 뉴욕경매는 재고해야 할 것 같은데요.”
강수가 빙긋 미소를 띠었다.
“뉴욕경매에서 실패해도 괜찮아. 내 그림이 유찰된다고 해서 그림의 본질적인 작품성이 훼손되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유찰되거나 시작가에 낙찰되면 선배님 그림 가격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요.”
“그건 감안해야지.”
“선배님, 제가 볼 때 저쪽에 있는 완성해 놓은 그림도 작품성이 뛰어나고 예술적 가치가 녹아 있는 것 같은데 그 그림은 출품하지 않고 새로 그리려고요?”
“하하. 그러냐? 완성해 놓은 그림은 너희들도 봤다시피 전부 30호 이하라 조금 걸린단 말이지. 크리스티 뉴욕경매면 세계 최고의 경매인데 적어도 80호는 돼야하지 않을까? 소품을 출품해서야 크리스티에 면목이 안 설 것 같다.”
고원철과 서혁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긴 하네요.”
“또 바쁘게 생겼다. 작업하자.”
“옙!”
고원철과 서혁중은 각자의 자리로 갔고, 강수는 미니 부스로 가서 완성해 놓은 100여 점의 작품을 살펴보았다. 그림은 괜찮았지만 크기가 작았다. 물론 그림의 가치나 예술적인 완성도가 중요하고 크기는 부차적인 문제다. 하지만 소재와 주제에 맞는 적당한 크기의 작품이 더 깊은 감동을 선사해준다.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룬다면 가장 이상적인 작품일 것이다.
‘역시 뉴욕경매에 출품하기엔 너무 소품이야.’
작업실의 이젤 앞으로 간 강수는 80호 크기에 그리면 적당한 기존의 스케치가 있는지 스케치북을 펼쳤다. 아직 작품화하지 않은 스케치를 하나하나 살핀 강수는 고개를 저었다.
‘15호나 20호 사이즈를 염두에 두고 스케치해서 그런지 소품으로 적당한 그림이야. 전부 새로 구상해서 그려야겠다. 가만?’
문득 강수의 뇌리에 그림 하나가 떠올랐다.
‘참, 눈물이 집에 있지.’
‘눈물’은 화가로서 걸어가야 하는 험난한 여정의 동반자로 곁에 두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화가로서 인정받았기 때문에 이젠 ‘눈물’을 세상 밖으로 내놔도 될 것 같았다.
‘눈물을 출품하면 두 점만 새로 그리도 되겠구나.’
강수는 크리스티에 출품할 그림은 두 작품만 새로 그리기로 했다.
*
-‘졸업반 아이들’을 510만 홍콩달러까지 배팅한 밍우옌, 단독 인터뷰
<예술저널21, 김화영 기자. 지난 17일, 와이옥션 홍콩경매에서 이강수의 ‘졸업반 아이들’(120*75)이 520만 홍콩달러에 낙찰되었다. 그 경매에서 밍우옌은 510만 홍콩달러까지 미지의 전화 응찰자와 치열한 경합을 붙었다. 시작가 15만 홍콩달러에 불과한 이강수의 ‘졸업반 아이들’을 무슨 이유로 510만 홍콩달러까지 응찰했는지 본 기자가 밍우옌(47세)의 속마음을 들어보았다.
-이강수 화가를 알고 있었나요?
<몰랐죠. 이강수 화가의 그림은 스카이 블루뷰 전시장에서 처음 접했고, 경매 도록에서 프로필을 확인했죠. 그래서 알게 됐어요.>
-이강수는 팔랑리 마을의 봄, 산골마을의 만추, 졸업반 아이들 세 작품을 출품했습니다. 밍우옌 씨는 세 작품 전부 응찰했으나 한 점도 낙찰받지 못했습니다. 낙찰에 실패한 이유가 있다면?
<세 작품에 나 말고 제임스 자버도 응찰했어요. 제임스 자버는 한때 세계적인 컬렉터로 명성을 떨쳤어요. 팔랑리 마을의 봄, 산골마을의 만추는 본래 예상했던 가격을 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기했고, 제임스 자버가 낙찰받았죠. 결국 졸업반 아이들이 남았는데 졸업반 아이들만큼은 반드시 제임스 자버를 이기고 내가 낙찰받겠다고 다짐했어요. 아시다시피 제임스 자버는 이겼지만 엉뚱하게 102번 응찰자에게 패하고 말았죠.>
-졸업반 아이들은 510만 홍콩달러까지 배팅했습니다. 굉장히 큰돈인데 그렇게 큰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나요?
<당신은 졸업반 아이들 그림 봤나요?>
-봤습니다. 한국의 초등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을 그린 아주 유쾌한 그림이죠.
<나는 몽콕에서 딤섬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어요. 홍콩에서 꽤 유명하고, 장사도 잘 돼서 물가가 비싸도 먹고살 만하죠. 그래도 나보다 몇 배는 잘사는 사람을 만나면 상대적인 박탈감이 느껴져 행복한 감정이 엉망이 되곤 했죠. 뭔가 잘못된 감정이고 욕심이지만 그런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프리뷰 전시장에서 졸업반 아이들을 보고, 문득 물질적으로 풍족하지 않았지만, 정서적으로 풍요로웠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았죠. 그때는 가진 게 넉넉하지 않아도 행복했던 시절이었어요. 내 욕심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그림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로 다가갈지 몰라도 나는 그림 속 아이들을 보며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고, 마음의 평화와 여유를 찾을 수 있었어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마음에 평화를 가져온 졸업한 아이들을 낙찰받아 레스토랑에 전시해 놓고 방문한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앞으로 이강수 화가의 다른 작품을 구매할 의향은 있는지요?
<물론이죠. 경매가 끝난 후 와이옥션 사무실에 들러서 이강수 화가의 이전 작품을 보았죠. 서정적인 풍경화부터 도시인의 낭만적인 모습, 초현실적인 소재의 환상적인 작품 등 작품 세계의 폭이 아주 넓더군요. 비록 모니터로 보았지만 그림이 너무 좋았어요. 조만간 이강수 화가의 그림을 사려고 한국에 가볼 생각이에요.>
-한국에 가면 이강수 화가를 만나보고 싶은가요?
<당연하죠. 만나볼 수만 있으면 만나고 싶어요. 작업실도 구경하고 싶고요. 그림도 직접 구매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밍우옌 씨, 한국에 방문하면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갖기를 바랍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네. 고마워요.>
-홍콩 현지에서 김화영 기자입니다.
김화영([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예술저널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atisfic: 50호짜리 그림을 7억에 사려 했어? 대륙녀답게 통이 크네.
┗윤봉익: 통이 커서 배팅한 것이 아니잖아? 본문 좀 읽고 댓글 달아라.
-lasthint: 오, 중년의 아름다움이 빛나네.
-bloodguy: 시작가 15만 홍콩달러인데 몇 배가 오른 거냐? 거의 34배 올랐네. 이래서 미술품 경매는 믿음이 안 가. 이건 작품성에 기반한 정상 가격이 아니고 그저 낙찰가 올리는 경쟁에 의해 부풀어 오른 거품이지. 대표적인 거품 덩어리 작가. 잭슨 폴락, 앤디 워홀, 피카소, 제프 쿤스. 프란시스 베이컨 등등 뭘 그린 건지 모를 그림 한 점에 수백억 원. 게다가 툭하면 1억 달러 넘는 가격에 낙찰되더라. 낙서 같은 그림에 무슨 대단한 가치가 있다고 1,100억. 이거 말이 되냐? 미친 가격이지.
┗별을쏴: 돈 있는 인간이 그 돈 주고 사겠다는데 댁이 열 받을 일은 아니잖니?.
┗parisre: 우리와 상관없는 별나라 이야기잖아. 신경 끊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거다.
┗각성자1: 미x놈. 개소리하고 있네.
┗one2III: 개또라이네. 우리 집 똥개가 너보다 나을 듯.
┗KKryan: 크크. 거품은 맞는 것 같은데? 갑부들끼리 주거니 받거니 하는 거니까.
-돌마로: 그림 가격은 경쟁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요인 가운데 희소성과 작품성, 예술성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작품성, 예술성이 뛰어난 그림일수록 경쟁이 심하고 그림값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
┗aaammm: 모든 예술품은 작품성이 중요하지만 그건 원론적인 이야기에 불과함. 그림 가격은 작품성과 무관하게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음. 물론 일부지만 실제로 작전 세력이 가격 조작해서 팔고 있고.
┗나새우: 그림 가격을 조작하는 작전 세력이 있다는 건 어떤 근거로 말하는 거냐?
┗선인창: 가짜뉴스 퍼트리지 말고, 그림 가격을 어떻게 조작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봐라.
┗aaammm: 일반인은 미술품 가격 조작이 믿기지 않겠지? 한 가지 알려주지. 그림을 좀 그리는 젊은 작가를 유럽이나 미국으로 공부하라고 보내. 현지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작가일 뿐이지. 젊은 작가 그림을 경매에 출품해. 아무도 주문은 안 하지만 한 대여섯 명 정도 팀을 만들어서 자기들끼리 호가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호가를 올려 낙찰받지. 그림을 낙찰받으면 한국으로 가져와서 외국 무슨 유명한 경매에서 수만 달러에 거래된 그림이라며 웃돈을 받고 팔지. 실제로 경매에서 낙찰된 그림이기 때문에 사정을 모르는 돈 좀 있는 호구가 넘어가는 거고. 이 방법은 국내 경매에서도 통용되지. 밀어주고 싶은 작가가 있으면 팀을 짜서 호가를 올려 낙찰가를 높이는 거야.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통용되는 방법이지.
┗나새우: 헉! 그럴듯하네? 그럼 이강수 그림도 이렇게 부풀린 걸까?
┗황소: 이강수와는 상관없는 듯. 밍우옌은 현지인이고 인터뷰 내용을 보면 진심이 느껴진다.
┗aaammm: 아, 답답하네. 작전 세력이 국내 컬렉터만 보내겠니? 당연히 현지인도 쓰지.
┗선인창: 그림 가격을 조작하는 작전 세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미술판을 잘 아는 것 같은데 작전세력이 조작한 작가가 누군지도 밝혀라.
┗윤성모: 뭐야? ‘졸업반 아이들’이 조작된 가격이라는 거야?
┗저동물: 무모한 낙찰가를 보면 그럴 수도 있겠네. 그러면 이강수를 누가 띄운다는 거지?
┗시리우스z: 어휴, 기사만 제대로 읽어도 이강수 그림은 작전하고 관련 없는 걸 알 수 있지 않냐? 제임스 자버가 두 작품 낙찰받은 건 어떻게 설명할래? 제임스 자버를 작전 세력이 매수했냐?
┗임재림: 현지인이라고 매수 못 하겠냐? 돈만 많이 주면 나도 하겠다. 어차피 경쟁해서 낙찰받는 건데 불법은 아니잖아?
┗UltraP: 흐흐. 무지한 놈만 당하는 거로군.
┗지나가는이: 어느 분야나 사기꾼이 암약하고 있지. 미술판이라고 예외일까? 우리 모두 사기꾼의 기름칠한 혓바닥을 조심하자.
강수의 ‘졸업반 아이들’ 낙찰가 기사를 두고 네티즌의 의견은 다양했다.
이강수를 대놓고 거품이라고 까는 네티즌도 있고, 너무 높은 낙찰가에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사람도 많았다. 특히 밍우옌 단독인터뷰에 달린 그림 가격은 조작할 수 있다는 댓글이 논란을 일으켰다. 네티즌끼리 공방전을 벌였으나 논란만 불거졌을 뿐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가격 조작에 가담한 누군가 양심고백 하기 전에는 논란에 그칠 뿐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며칠 지나자 정치권에 휘몰아친 대선 뉴스에 낙찰가 논란은 모닥불 꺼지듯 사그라들었다.
*
북한산의 한 자락.
나무와 잡목이 우거져 등산로조차 흔적을 찾기 힘든 비탈길에 두 명의 사람이 나무 그늘 사이에서 나타났다. 한 명은 감색 잠바에 배낭을 멘 40대 후반의 사내였고, 다른 한 명은 살이 없는 얼굴에 검버섯이 가득 난 나이를 추측하기 어려운 비쩍 마른 노인이었다.
노인은 가쁜 숨을 연달아 몰아쉬었다.
중년 사내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노인의 손을 잡아끌며 산길을 힘겹게 올랐다. 그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고, 안색은 그늘이 짙게 드리워있었다.
느닷없이 노인의 입에서 메마르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이놈아! 아이고 나 죽네. 어디 가는 것이여. 헥헥!.”
“등산하잖아요.”
“등산? 헥헥! 숨도 차고, 다리도 아파. 난 집에 갈란다.”
노인이 뒤로 손을 빼며 사내, 사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사내는 노인의 손목을 더욱 우악스럽게 움켜쥐었다.
“운동 좀 하셔야죠. 산꼭대기까지 얼마 안 남았어요. 조금만 더 올라가요.”
“아야야, 이눔아 살살 잡아.”
노인이 고함을 빽 질렀다.
한바탕 소란을 피운 노인이 얌전하게 김창덕을 따라 관목으로 우거진 비탈길을 올라갔다.
이십여 걸음 올라갔을 때 노인이 사내를 불렀다.
“이보슈, 잠깐 날 봐.”
사내가 걸음을 멈추고 참담한 표정으로 뒤돌아 노인을 돌아보았다.
“댁은 뉘슈? 날 알아?”
“알죠. 제 아버지 김상재입니다.”
“김상재? 난 처음 듣는 이름인데 댁은 어떻게 아누?”
아버지 김상재를 바라보는 사내, 김창덕의 눈에서 물기가 비쳤다. 아버지의 팔목을 잡은 그의 팔이 부르르 떨렸다.
문득, 김상재가 한 손으로 주섬주섬 바지의 지퍼를 내렸다.
“오줌 마려워. 오줌 눠야겠어.”
김상재가 자크 속에서 축 늘어진 물건을 꺼내자 김창덕이 난감한 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다 팔을 놓고 옆으로 물러났다.
졸졸졸.
오줌을 누던 김상재가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더니 별안간 허둥지둥 비탈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엇, 아버지! 뛰면 위험해요.”
김창덕의 외침에 김상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고함쳤다.
“이놈, 천하에 불효막심한 놈. 낳아주고, 키워주고, 먹여주고, 입혀줬더니 기껏 아비를 산에 내버리려고 해? 에이, 천하에 벼락 맞을 놈아.”
“아버지, 그러다 넘어져요.”
“행, 내가 속을 줄 알... 어이쿠!”
허둥지둥 비탈을 내려가던 김상재의 몸이 앞으로 꼬꾸라지며 비탈을 서너 바퀴 구르더니 나무에 부딪혔다.
텅!
“컥!”
“아버지!”
김창덕이 울부짖으며 김상재 곁에 다가갔다.
“아버지, 아버지. 정신 차리세요.”
김창덕이 피를 흘리고 있는 김상재의 얼굴에 대고 소리쳤으나 김상재의 풀린 눈은 하늘을 향해 있었고 가늘게 숨을 내쉴 뿐이었다.
김창덕은 가슴이 메고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으흐흐, 아버지. 제가 죽일 놈입니다. 불효막심한 저를 용서해주세요. 제가 지은 죄는 지옥에 가서 달게 받을게요.”
김창덕이 배낭을 열어 신문지에 싼 물건을 꺼냈다.
이때, 외마디 고함이 김창덕의 귓전에서 울렸다.
“아저씨! 할아버지 괜찮으세요?”
신문지를 풀려던 김창덕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나는 쪽을 올려보았다.
위에서 등산복 차림의 청년이 비탈을 빠르게 내려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