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2
그림 그리는 마법사 - 142회
지하철역으로 내려 염진구는 승강장에서 전동차를 기다렸다. 평일 오후 시간이라 승강장은 몇 사람만이 띄엄띄엄 대기선 밖에 서 있었다. 잠시 후 익숙한 멜로디와 함께 오이도 가는 전동차가 스크린도어를 스치고 지나가 섰다.
스르륵!
스크린도어가 조용히 열렸다. 안으로 들어가 실내를 둘러본 염진구는 손잡이를 잡고 섰다. 전동차 안에는 의외로 빈 자리가 없었다. 염진구는 전동차의 흔들림에 몸을 맡기고 생각에 잠겼다.
‘강수가 홍콩경매에 출품한 그림이 추정가 몇 배 가격으로 낙찰되면 좋겠군.’
강수의 작품이 홍콩경매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지만, 만약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가격에 낙찰되면 중앙일간지 문화부 기자가 기사로 내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송의 뉴스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
개중에 어떤 기자는 강수가 참여하는 ‘희망을 던져라’ 전도 언급할지 모른다. 또한 중앙일간지 기사는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희망을 던져라’ 전도 대중의 지대한 관심을 받을 여지가 다분했다.
‘그러면 단체전이 성공할 수도 있고, 수익은 어떨지 몰라도 손해는 안 볼 수 있을 텐데.’
예술의 전당 닷새 대관료만 3천만 원 남짓 된다. 그 외 홍보물 제작과 디스플레이 비용, 운영비, 프로그램 진행비, 인건비까지 계산하면 전시회에 들어갈 총투자비는 1억 원이 넘을 것이다. 전시회가 성공하지 않으면 투자비는 건질 수 없다.
‘매출이 적어도 십억 원은 돼야 투자비를 회수하는데 그게 가능할까?’
강수는 단체전이 일회성 행사라 투자비가 생각보다 적게 든다며 작품 판매의 수익금 분배를 최종적으로 작가 90%, 강하아트 10%로 바꾸었다. 주최자의 수익금을 고작 10%로 낮췄기 때문에 10억 이상의 매출이 발생해야 투자금을 건질 수 있다.
소규모의 아트페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단체전에서 무명의 신인 예술가들의 작품이 과연 얼마나 관람객의 구매력을 자극할지 추측되지 않았다.
중견작가의 전시회도 잘해야 6, 7점 밖에는 팔리지 않는다. 물론 신인작가에 비교하면 몇 배나 높은 비싼 가격이 한 요인이지만, 근본적으로 컬렉터의 선택을 받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더구나 신인작가의 작품은 컬렉터의 컬렉팅과는 거리가 멀고, 주로 지인이 구매하거나 중견작가의 작품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미술품을 소장, 감상하고 싶어 하는 실수요자가 구매한다.
염진구는 단체전 출품작의 작품 가격을 강수의 의견에 따라 작가 결정에 맡겼다.
‘희망을 던져라’ 전에 출품된 작품 가격의 스펙트럼은 다양한 예술 장르가 참여하고, 소품과 대작이 뒤섞여 있어서 폭이 넓다.
회화 작품 가운데 최저가는 5호짜리 작은 그림으로 30만 원이고, 최고가는 200호짜리 8백만 원이다. 조각은 소품 최저가 15만 원에 최고가 1천만 원, 사진은 최저가 10만 원, 최고가 3백만 원, 설치미술은 최소가 50만 원에 최고가 2천만 원이다. 그 외 다양한 작품들이 대부분 2백만 원을 넘지 않는다. 전시 개막 전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전시회 특성상 천만 원 이상의 고가 작품의 출품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강수도 출품작 전부 30호 이하 소품이라 호당 이십만 원 선에서 내놓겠다고 했으니 천만 원 넘는 작품이 없겠지? 전시 출품작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천만 원 넘는 작품이 몇 점 안 되는구나.’
대작이라고 해도 신인작가의 작품에 천만 원 넘는 가격표를 붙이기 쉽지 않다. 예술계의 유망주들이지만 개인전 한 번 열지 못한 무명작가가 절반에 달한다. 자신의 위치에 맞게 스스로 작품가격을 낮춘 결과였다.
‘강수 작품이 추정가보다 몇 배 높은 가격에 낙찰되면 대중적으로 커다란 이슈가 될 테고, 단체전에 출품한 강수 작품을 보려는 사람이 몰려들겠지. 그러면 다른 작가의 작품도 덩달아 판매될 수 있을 텐데....’
강수가 매출은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만 염진구는 전시 디렉터로서 매출과 투자금 회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저런 염두를 굴리는 사이 전동차는 여의도에 도착했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방송국에 도착한 염진구는 김도진과 통화한 후 방송국 내 휴게실로 갔다. 휴게실에는 방송국 직원으로 보이는 몇몇 사람이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얼굴 아는 연예인이나 가수는 보이지 않았다.
염진구는 아메리카노를 사서 빈 탁자에 앉아 쌉쌀한 커피 맛을 음미했다.
잠시 후 세련된 오피스푹을 입은 늘씬한 몸매의 여성과 군청색 계통의 콤비를 입은 사내가 휴게실로 들어와 음료수를 사 들고 실내를 두리번거렸다.
‘나미연 씨도 같이 왔다?’
'한 주간 문화계 소식'을 자주 시청하는 염진구는 늘씬한 몸매의 여성이 나미연이라는 사실을 즉각 알아보았다.
‘세상에. 나미연을 직접 보다니!’
딴 세상 존재 같은 나미연을 눈앞에서 대면한다는 사실을 자각하자 갑자기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설레는 마음을 억누르며 염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김도진이 분명한 사내에게 팔을 흔들어 보였다.
김도진이 염진구에게 다가와 명함을 주고 악수를 청했다.
“김도진입니다.”
“안녕하세요. 염진구입니다.”
김도진을 따라온 나미연이 스스럼없이 염진구와 눈을 마주쳤다.
염진구는 나미연의 깨끗한 얼굴 피부와 흑백이 두렷한 눈을 마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코앞에서 바라보는 나미연은 눈이 부셨고, 심장을 뒤흔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안녕하세요? ‘한 주간 문화계 소식’ 리포터 나미연 이에요.”
“아. 예, 예. 나미연 씨 잘 알고 있습니다. 한 주간 문화계 소식은 제가 매주 열심히 챙겨보는 프로입니다.”
염진구의 목소리는 흥분을 감추지 못해 조금 들떠 있었다.
“어머, 날 알아보시네. 혹시 제 팬이세요?”
“네. 옛날부터 팬이었습니다. 직접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호호. 고마워요.”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 염진구가 명함을 꺼내 나미연과 김도진에게 건네주었다.
“갑자기 오라고 해서 미안합니다. 내일은 지방으로 촬영 나가야 해서요.”
“별말씀을요. 마침 오늘은 여유 있어서 괜찮습니다. 한데 전시회 때문에 하실 말씀이 있다고요?”
“앉아서 얘기할까요?”
“아, 그러죠.”
의자에 앉은 김도진이 차 한 모금을 마시고 본론을 꺼냈다.
“염진구 씨를 보자고 한 용건은 강하아트에서 주최하는 단체전을 내 프로그램인 ‘한 주간 문화계 소식’에서 소개할 수 있는지 논의해보려는 겁니다. 프로그램 성격상 상업적인 공연, 전시보다는 공익적인 공연, 전시를 우선으로 소개해야 하거든요.”
“예. 그렇지 않아도 김 피디님 연락을 받고 조금 뜻밖이긴 했습니다. 우리 전시회는 표면적으로는 상업 전시니까요.”
“표면적으로 상업 전시라는 것은 내부적으로 다른 의도가 있다는 말인가요?”
“김 피디님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예술가의 길로 진로를 잡은 예비 작가들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과 그들이 설 땅이 얼마나 협소한지 잘 아시고 있죠?”
“알고 있습니다. 대부분 오랜 시간 동안 무명의 설움을 견디며 창작 활동을 해야 하죠. 그렇게 해도 결국 인정받는 작가는 몇 되지도 않지만.”
옆에서 나미연이 거들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예술판도 경쟁이 치열한 거죠. 결국 재능 있는 친구들만 살아남을 테니까요.”
“맞는 말씀입니다. 모든 예술가가 성공할 수는 없죠. 경쟁과 도태. 그게 현실이죠. 하지만 경쟁 라인에 나가보지 못한 주자도 많습니다. 우리가 청년 무명 예술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단체전을 치르는 것은 이런 열악한 현실 속에서 힘들게 작업하는 수많은 청년 작가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기 위해 경쟁 라인에 불러낸 것입니다. 또한 관람객이 참여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서 청년 예술가와 대중이 소통하고, 컬렉터, 갤러리스트에게 청년 예술가의 존재를 알리려는 것이 이번 전시회의 목적입니다.”
나미연이 질문을 던졌다.
“전시회 목적은 그렇다 치고 작품을 판매하면 수익도 생기겠네요?”
처음에는 엉겹결에 나미연을 마주보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나서는 나미연의 눈을 똑바로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염진구는 나미연의 눈길을 피해 반듯한 코를 바라보고 말했다.
“작품 판매해서 수익 나기를 바라고 있지만 수익이 나려면 쉽지 않을 겁니다.”
“전시회 취지는 이해하지만 어떤 전시회든 근본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전시회를 열죠. 만약 대중의 호응을 얻고, 작품도 많이 팔리면 상당한 수익이 나지 않을까요?”
“물론 전시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작품 판매와 수익 창출입니다. 하지만 수익을 가져가는 쪽은 주최자가 아니라 전시회 참여 작가입니다.”
“수익은 주최 측과 나눌 텐데 왜 작가가 가져가죠?”
“왜냐하면 전시회 참여 작가는 전시와 관련해서 돈은 한 푼도 내지 않고 작품만 출품합니다. 또한 매출이 발생하면 작가 몫이 90%입니다. 강하아트는 고작 10%죠. 이 정도면 수익 내서 이득 보려는 전시가 아니라는 것을 두 분도 공감하실 거로 봅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나미연이 고개를 끄덕였고, 김도진은 수염이 돋아나는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매출 분배를 그렇게 하면 확실히 돈 벌려고 하는 전시가 아니군요. 전시의 취지를 이해할 만합니다. 이런 내용을 알고 싶어서 염진구 씨에게 연락한 것입니다.”
“사실 ‘한국 청년 예술가들이여, 희망을 던져라’ 전은 제가 기획하지 않았습니다. 이 전시를 기획하고 자금을 투자한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그럼 누가?”
“강하아트 대표인 이강수 씨입니다.”
“네?”
나미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고, 김도진은 깜짝 놀라서 염진구에게 되물었다.
“이강수 작가가 강하아트 대표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다만 강하아트는 법인이 아니고 개인사업자입니다. 이강수 씨가 강하아트를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이유는 ‘한국 청년 예술가들이여, 희망을 던져라’ 전을 치르기 위해서입니다. 전시회가 끝나면 강하아트의 역할도 끝나는 거죠.”
“한데 이강수 씨가 자금을 투자해 이런 전시를 기획한 사정이 따로 있나요?”
염진구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 올렸다.
“글쎄요. 동병상련의 마음 아닐까요? 이강수 씨가 지금은 오프닝 날 전시 작품이 완판되고, 그림값이 한 점에 이천만 원이나 할 정도로 성공했지만, 작년 초까지만 해도 남 동화에 그림 그려주는 평범한 삽화가였으니까요.”
김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미연은 애석함을 금치 못했다.
‘역시 이강수는 첫인상처럼 괜찮은 남자였어. 생김새는 미남이고 체격은 건장하고 재능마저 뛰어난 화가에다.... 이건 완전 내 이상형이잖아! 아아, 그냥 놔두기엔 너무 아깝다.’
나미연은 속으로 통탄하며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직이 한숨 쉬는 나미연을 힐끔 본 김도진이 말했다.
“알겠습니다. 전시회 선정하는 데 도움 될 것 같습니다. 만약 회의에서 ‘희망을 던져라’ 전을 소개하기로 결정 나면 미리 전화하고 촬영갈 겁니다.”
염진구는 용건이 끝났음을 알았다. 이 자리에서 꼭 소개해 달라고 부탁한다고 해서 전시 소개를 할 리 없었다. 염진구가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김도진이 따라 일어났다.
“알겠습니다. 전시회에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성공적인 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의례적인 작별인사를 나눈 염진구는 아쉬운 눈길로 나미연을 스치듯 지나치며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허공의 한 점을 응시하며 생각에 잠겨있던 나미연이 일어나 물었다.
“감독님, 어떻게 할 거예요?”
김도진이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뭘?”
“뭐긴요. ‘희망을 던져라’ 전 같은 전시는 당연히 소개해야 하지 않겠어요?”
“글쎄?”
“네? 글쎄라뇨? 우리가 소개해서 관람객이 늘고, 한 작품이라도 더 팔리면 그게 다 어렵게 예술 하는 청년 예술가들에게 힘이 될 텐데요? 이런 뜻깊은 전시를 소개하지 않으면 무슨 전시를 소개하려고요?”
“당장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뿐이지 나도 전시 소개하는데 긍정적이야. 그것보다 미연 씨는 왜 이렇게 열 내는 거냐? 전시에 누구 아는 사람이라도 참가해?”
흠칫한 김미연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유망한 청년 예술가 백스물다섯 명이나 참가하는 전시인데 있죠. 왜 없겠어요.”
“흠, 그래? 전시회 선정할 때 사적인 요소가 개입하면 안 되는데 재고해 봐야겠는걸.”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김도진을 황당한 표정으로 멀뚱히 바라보던 나미연이 김도진의 입꼬리가 올라간 것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
“흥, 안 말릴 테니까 감독님 좋을 대로 하세요.”
톡 쏘아붙인 나미연이 홱 몸을 돌려 휴게실을 빠져나갔다.
김도진이 수염이 돋아 까칠까칠한 턱을 쓰다듬으며 실소를 머금었다.
‘분명 이강수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은데.... 평상시에는 전혀 티 내지 않는 거로 보면 그냥 좋아하는 화가인가? 여자 마음은 알 수가 없군.’
*
와이옥션 홍콩경매 현지 프리뷰가 홍콩 현지 스카이 블루뷰 호텔에서 10월 13일 개막했다.
홍콩은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에 우뚝 선 도시다.
‘차이나머니’와 미술품 거래 시 면세 제도, 지리적 여건상 멀리 유럽을 가지 않아도 전 세계 유수의 갤러리, 스타작가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홍콩은 뉴욕, 런던과 함께 세계 3대 미술시장의 메카가 되었다.
매년 3월이면 세계적인 컬렉터들이 홍콩에 집결하는데 바로 미술계의 빅 이벤트로 불리는 아트 컬렉션 때문이다. 최근 들어 관람객의 감소와 매출의 감소로 성적이 저조한 ‘스위스 바젤’을 대신하고 있는 ‘아트바젤 홍콩’은 전 세계의 최고 갤러리, 스타 작가, 실험적 작가군까지 모두 아우르며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서울옥션과 와이옥션은 세계 미술시장의 허브로 떠오른 홍콩 미술시장에서 경매회사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특히 서울옥션은 크리스티, 소더비에 이어 2008년 홍콩에 진출해 단색화를 비롯해 다양한 한국 현대미술을 소개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서울옥션의 뒤를 이어 2013년 홍콩에 진출한 와이옥션도 꾸준히 성장해 2020년에는 500억 원 규모로 연간 낙찰총액이 늘어났다.
스카이 블루뷰 호텔 8층 와이옥션 프리뷰 전시장에는 다양한 국적의 많은 관람객으로 붐볐다. 흰 와이셔츠에 블루 계통의 고급 재킷을 걸치고, 진을 코디해 입은 60대로 보이는 은발의 신사가 관람객 사이에서 전시 작품을 둘러보고 있었다.
제임스 자버.
세계적인 미술품 컬렉터인 은발 신사의 이름이었다.
제임스 자버는 1990년대 중반까지는 미국 근대미술품 수집으로, 이후엔 중국과 쿠바 현대미술품 수집으로 국제적으로 이름을 날렸다.
제임스 자버는 중국 현대미술에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1995년부터 왕관이, 팡리쥔, 웨민쥔, 쩡판즈, 장샤오강, 양샤오빈 등 중국 생존 작가들의 작품을 사기 시작했고, 그가 작품을 구매한 중국 작가들은 10여 년이 지난 후 월드 스타가 됐다.
그가 소장한 중국현대미술품 52점이 런던 필립스 경매회사에서 ‘자버 컬렉션’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특별 경매를 진행했으며, 제임스 자버는 세계 슈퍼 컬렉터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제임스 자버의 걸음이 한 그림 앞에서 멈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