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
그림 그리는 마법사 - 47회
롤랑, 민원진과 작별하고 시원한 카페에서 밖으로 나오자 아직도 식지 않고 남아 있는 낮의 열기가 온몸을 덮쳤다.
“이렇게 더워서야. 시원한 바닷가가 그립군.”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남들 다 가는 여행도 제대로 가보지 못했다.
‘이렇게 가다간 올해도 놀러 한번 못 가고 끝나는 거 아냐? 아트페어에 출품할 작품도 그려야 하고, 개인전 준비도 해야 하고.’
염두를 굴리며 대학로 밤거리를 걷던 강수가 문득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걸음을 멈추었다.
“가만, 날도 더운데 아파트에서 처박혀 작업하란 법이 없잖아. 산에서 그려도 되고, 바다에 가서 그릴 수도 있는데.”
삽화를 그릴 때는 출판사와 수시로 연락하면서 작업하는 시스템이었지만 지금은 얽매일 곳이 없었다.
장소가 어디든 창작 작업만 하면 된다.
일러스트에 매몰되어 있던 강수는 작업실에서 그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잡혀있었다.
‘위치는 역시 강원도가 좋겠지? 산도 바다고 가까우니까. 가만, 화구를 가져가려면 자동차가 필요하잖아? 중고차라도 한 대 사야 하나?’
꼬르륵!
‘읔! 배고프군.’
롤랑과 만나느라 저녁을 먹지 못했다.
‘몸은 정직해. 한 끼만 걸러도 경고를 하니까 말이지. 일단 밥이나 먹고 천천히 생각하자.’
*
다음날, 토요일.
일루션 동아리실 문을 열고 들어간 강수는 향긋하고 쌉싸름한 커피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웬 커피 냄새?’
탁자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던 연주가 미소를 지으며 강수를 반갑게 맞이했다.
“강수오빠! 안녕하세요.”
“연주, 안녕. 창호는 안 보이네?”
“내일 자원봉사에 참여하겠다고 오늘은 안 나왔어요.”
“강수냐? 어서 와라. 일주일에 한 번씩 온다며? 생각보다 열심이다.”
“반갑다. 초보자인데 자주 와서 배워야지.”
“하하. 잘 생각했다. 자주 올수록 실력은 늘기 마련이지.”
“그래,”
거의 한달 만에 보는 동기 염진구였다.
단상에서 마술 연습을 하는 회원들과 인사를 나눈 강수가 연주에게 물었다.
“커피 냄새가 향긋하니 좋다.”
“커피머신이 생겼거든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만들어 드려요? 얼음 있거든요.”
“좋지. 다른 사람들은?”
“벌써 마셨죠.”
“아, 한데 커피머신은 어디서 난 거냐?”
연주가 탕비실로 걸어가며 말했다.
“민석 오빠가 아는 지인이 카페를 했는데 망해서 가게를 정리했대요. 커피머신은 헐값에 팔기 아깝다고 해서 우리가 잠시 쓰기로 한 거죠. 민석 오빠가 커피머신을 잘 다룰 줄 알거든요.”
업소용 커피머신은 꽤 복잡해서 써본 사람이 관리할 수 있다.
“민석 형님이 커피머신을 잘 알아?”
“네. 카페 하다 작년에 접었거든요. 커피머신 관리는 민석 오빠가 해요.”
“형님이 카페 했었구나?”
“민석 오빠 카페 근방에 프랜차이즈 카페가 2곳이나 생기는 바람에 2년 만에 투자금 전부 날리고 접었대요. 어휴, 요즘은 카페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심지어 주택가 골목에도 카페가 있으니까요.”
“나도 돈 벌면 카페를 해볼까 했는데 쉽게 생각할 게 아니네.”
“연주야, 내 것도 한 잔 부탁해.”
돌아보니 노민석이 탕비실로 다가왔다.
“네.”
“강수야, 카페 해 보려고?”
“아, 아뇨. 카페 차릴 돈이 있어야 하죠. 그냥 커피나 음료를 맛있게 만들면 잘 팔리지 않을까 싶어서 생각해 본 거죠.”
이센셜아이를 활용하면 가성비 좋은 최상의 재료를 살 수 있고, 맛있는 커피나 음료수를 만들면 잘 팔릴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해본 것뿐이었다.
노민석이 빙긋 미소를 지었다.
“강수 말대로 카페를 하려면 커피 맛이 가장 중요하지. 하지만 커피 맛이 성공의 전부는 아니더라. 다른 요인들도 꽤 신경을 써야 해.”
“다른 요인이요?”
“흔히 하는 얘기긴 한데 인테리어나 자신만의 메뉴 개발, 사이드 메뉴, 직원의 서비스 마인드, 고객과의 소통. 뭐 이런 요소도 무시할 수 없어.”
강수가 무심코 질문을 했다.
“형님은 왜 카페를 접었어요?”
말을 하고 보니 상대방의 아픈 기억을 건드린 꼴이었다.
“죄송합니다. 괜한 말을 했네요.”
“아냐. 죄송하긴 뭐가? 누군 망하고 누군 성공하는 것이 사업이지. 사업이란 게 성공만 하면 누구나 창업하지 않겠어? 작년에 카페를 접고 나서 실패한 원인에 대해 고민 많이 했다.”
노민석은 카페를 했던 때가 생각 나는 듯 커피 머신을 잠깐 바라보았다.
“나 같은 경우 프랜차이즈가 싫어서 내 브랜드로 창업했었어. 나름 커피 공부도 하고 열심히 했지만, 고객의 공감이나 니즈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봐야겠지. 인테리어에 신경 쓰긴 했는데 뚜렷한 컨셉 없는 흔한 카페라 충성 고객도 얼마 없었고. 결국 프랜차이즈 카페와 경쟁에서 밀린 거지 뭐.”
“아, 예,”
“여기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고맙다, 연주야.”
“잘 마실게.”
유리잔 속에서 얼음과 물, 흑갈색의 커피색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섞여 있었다.
커피색을 눈으로 즐긴 강수가 한 모금 마셨다. 커피머신에서 뽑아낸 에스프레소라 그런지 커피 향도 진했고 입안을 묵직하게 채우는 맛이 카페에서 먹는 맛과 비슷했다.
“커피 맛 좋은데?”
“호호. 그게 어디 제 실력인가요? 커피머신 때문이죠.”
“그런 건가? 참, 민석 형님.”
강수가 탁자에 앉아 있는 노민석을 불렀다.
“왜?”
“제가 깜박했는데 내일 자원봉사 저도 참여할게요. 마술은 못 하니 힘쓰는 일을 시켜주세요.”
“하하. 보육원 가면 힘 쓸 일도 많지. 고맙다. 차로 올래?”
“전 차가 없어서요.”
“그럼 내일 아침 8시까지 불광역으로 나와. 나랑 같이 가면 되니까.”
“예. 알겠습니다.”
‘내일은 저녁에 마나회로 수련을 해야겠군.’
이센셜아이를 마음껏 사용하고 싶었던 강수는 마나회로 수련만큼은 하루도 빼먹고 싶지 않았다.
*
다음날, 8월 9일 일요일.
서울특별시 외곽, 경기도 장우면에 위치한 죽송보육원.
60명 정원에 52명이 입소해 있는 아동 양육시설이다.
자원봉사에 참여한 7명의 일루션 회원들은 각자 할 일을 나눠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강수는 창호와 한 조가 되어 숙소동 15개의 방을 청소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방문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구경하다 강수와 눈이 마주치면 깜짝 놀라서 후닥닥 도망치곤 했다.
“하하. 내가 무섭게 생기지도 않았는데 왜 도망치지?”
“무슨 이유가 있겠어요? 형을 처음 보니까 그렇죠, 뭐.”
죽송보육원에 오기 전에는 보육원 시설이 낙후할 줄 알았는데 건물이나 침대나 책상, 이불 등 가재도구는 의외로 깨끗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입은 옷은 구식이었고 오래 입은 티가 났다. 재정이 결코 넉넉하지는 않은 것이다.
청소기를 돌리고 난 후, 밀대로 걸레로 방바닥을 닦고 있는 창호에게 강수가 말을 걸었다.
“창호야,”
“예.”
“넌 대리운전 알바도 뛴다면서 자원봉사까지 왔냐? 힘들지 않아?”
강창호가 이마의 땀을 닦으며 쾌활하게 웃었다.
“하하. 방학이라 참석한 거예요. 개학하면 봉사 활동은 못 하거든요.”
“방학 때만 한다고 해도 대단하다. 난 대학 때 알바만 할 생각했지 자원봉사는 생각하지 못했거든.”
“저야 뭐, 시간 날 때나 참석하는 거라 별거 아녜요. 봉사 활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는 걸요. 그런 사람들이 진짜 대단한 거죠.”
“그래? 어쩌면 그런 사람들 때문에 우리 사회가 살만한지도 모르겠다.”
강수는 창호의 인간 됨됨이가 바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리운전 알바는 어때? 할 만하냐?”
“에이, 쉬운 알바가 어디 있나요? 대리운전은 밤에 잘 수가 없어서 그렇지 그래도 할 만하긴 해요. 가끔 술주정하는 진상을 만날 때가 있지만요.”
“아무리 젊어도 밤에 잠 안자고 일을 하면 몸이 축나지 않냐? 웬만하면 다른 알바를 하는 것이 낫지 않겠어?”
창호가 씨익 웃었다.
“저도 그러고 싶긴 한데 돈 벌기가 어디 쉬워야 말이죠. 덜 힘들고 돈 많이 주는 알바는 제 능력이 안 되고요. 사실 지금은 할만 한데 오히려 졸업해서 뭘 해야 할지 더 막막해요. 하지만 뭔가 제가 할 일이 있겠죠?”
강수는 창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창호는 이른바 인서울을 벗어난 경기권에 있는 두성대 관광경영학과에 재학하고 있다. 창호가 경쟁해야 할 친구들은 알바는커녕 해외에 나가 언어연수를 하거나 스펙을 쌓고 있거나 도서관에서 전공을 파고 있을 것이다. 똑같이 경쟁해도 밀리는 처지에 알바에 시간을 뺏기고 있으니 제대로 된 기업에 취직을 바라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도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보통의 학생이라면 자신의 열악한 처지에 낙담할 만도 한데 전혀 그런 기색이 아니었다.
‘사는 게 버거워 보이는데 성격은 무지 밝네? 천성이 예스맨인가 보다. 성격 좋네.’
강수와 창호는 방 청소를 끝내고 옆 방으로 건너가서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청소기를 돌린 후 물걸레질을 시작했다.
“그런데 창호야, 넌 뭘 믿고 그렇게 낙천적이냐?”
바닥을 열심히 닦아내던 창호가 웃으며 말했다.
“하하. 제가 좀 그래요. 사실 저도 사춘기 때는 반항도 많이 하고 불평불만만 하고 다녔어요. 집안이 어려웠거든요. 한데 그렇게 다녀봐야 바뀌는 것은 하나도 없더라고요. 오히려 저한테 마이너스 감정만 심어주고 말이죠. 그럴 바에야 웃으며 살자고 생각했죠.”
“오, 불량청소년이었어?”
“에이, 그 정돈 아녔어요.”
“하여튼 너 굉장하다. 불량청소년이 범생 되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지.”
“맞아요. 나쁜 길로 빠지면 제자리로 돌아가기 힘들죠. 저는 계기가 있긴 했어요.”
“어떤 계기?”
“고3 때 우연히 무슨 ‘극한세상’이란 프로를 봤는데 사업에 실패하고 빚만 10억인가 진 사람이 나오더라고요. 그러면 보통 파산 신청하든지 자포자기하잖아요. 근데 그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빚을 갚기 위해 10년 동안 죽을 둥 살 둥 피나는 노력을 하데요. 저런 인생을 살 수도 있구나 싶었어요. 그 뒤로 정신 차렸던 거죠.”
“하하. 그 프로가 사람 하나 바른길로 인도했구나.”
“뭐, 그런 셈이죠.”
강수는 창호와 얘기하면 할수록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디서 무얼 하든 주위 사람들에게 해피 바이러스를 옮겨 주는 사람인 것이다. 특히 스스로 자신을 낙천적인 성격으로 변모시켰다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강수와 창호가 15개의 방 청소를 끝낼 때쯤 점심시간이 다 되었다.
“형님, 점심시간 다 됐는데 식당 가서 좀 도와줄까요?”
“그러자.”
사무동 절반이 식당이었는데 일루션 회원 3명과 보육원 직원이 65명의 식사를 만들고 있었다.
식당에서는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 나왔다.
식당에 들어서며 강수가 코를 벌름거렸다.
“흠흠, 냄새 좋다. 일 좀 했다고 배고프네.”
“하하. 그러게 말이에요.”
식당 안 조리실 입구에 고개를 들이민 강창호가 달걀부침을 열심히 부치고 있는 유연주를 불렀다.
“연주야, 도와줄까?”
“오, 창호구나. 시간 맞춰 잘 왔어. 식기하고 밥, 여기 음식 좀 배식대에 옮겨 줘. 그리고 강수오빠는 애들한테 국 좀 퍼 줘요.”
“그래.”
강수와 창호가 배식대에 식기와 음식을 차려놓았다.
점심 시간이 되자 보육원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식당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와, 갈비다.”
“맛있겠다.”
“아저씨, 잘 먹겠습니다.”
강수는 아이들에게 국을 떠서 식판에 올려주었다.
돼지 갈비찜이 맛있는지 아이들이 참새처럼 짹짹거리며 갈비찜을 엄청 먹어댔다.
보육원 아이들은 의외로 자원봉사자들에게 거부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보육원에서 시켰는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하며 살갑게 굴었다.
부모에게 버림받아 마음의 상처가 깊은 아이들이었으나 생각보다 밝고, 쾌활하고 활달했다.
물론 모든 아이가 그렇진 않았다.
개중에는 삐딱한 시선으로 노려보고, 모든 것이 불만인 듯 퉁명스럽게 대꾸하는 아이도 있었으나 몇 명 되지 않았다. 삐딱한 아이들이 오히려 더 마음 쓰이고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누가 열 수 있을까?
누군가 도움을 베풀 수는 있으나 결국은 스스로 닫힌 마음을 열고 사람들과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아이들의 식사가 끝난 후에서야 일루션 회원들과 보육원 직원들이 식사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배불리 양껏 먹었는데도 갈비찜은 꽤 남아 있어서 강수도 갈비 하나를 잡고 뜯었다. 갈비찜은 고기가 부드럽고 육즙이 배어있어 고급 갈빗집에서 먹는 것처럼 맛이 굉장히 좋았다.
마침 옆에 앉아 있는 연주에게 물었다.
“연주야, 갈비찜이 굉장히 맛있다. 누가 요리 한 거야?”
연주가 싱긋 미소를 지었다.
“물론 제가 했죠. 맛이 괜찮죠?”
“뭐어, 연주가 요리를 이렇게 잘 했어? 놀라운데?”
앞에 앉은 창호가 가볍게 웃었다.
“하하. 연주는 재워 놓은 갈비를 냄비에 졸이기만 한 거예요. 양념을 만들어서 고기를 재워 주신 분은 연주 아버님이죠.”
“아하, 어쩐지 갈비 맛이 예사롭지 않다 했어.”
연주가 창호를 째려보더니 볼을 부풀리며 퉁퉁거렸다.
“치, 맛있게 졸이는 것두 실력이라고요. 아무나 이렇게 못 해요.”
연주의 삐친 말투에 강수가 얼른 수긍했다.
“하하. 그럼, 그럼. 더구나 이렇게 많은 갈비를 졸이느라 고생 많았네.”
“참, 갈비는 연주 아버님이 전부 협찬해주신 거예요.”
“그, 그래?”
옆에서 연주가 고개를 쳐들고 으쓱거렸다.
“제가 아이들 넉넉하게 먹을 수 있게 100인분 해 달라고 했거든요. 헤헤, 잘 했죠?”
“그래. 맛있어서 그런지 아이들이 잘 먹더라. 연주 아버님도 통이 크시네. 100인분이나 준비해 주시고.”
“흥흥, 아버지가 내 말이면 껌벅 죽거든요.”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주위의 회원들이 미소 띤 얼굴로 연주에게 고맙다는 말로 치하를 했다.
“우리 귀염둥이 연주, 고맙다. 덕분에 잘 먹을게.”
“연주 파이팅.”
“연주야, 담에도 부탁해.”
“호호, 자원봉사 나갈 때는 말만 하세요. 고기는 제가 책임질게요.”
사람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었다.
봉사 활동의 마지막 스케줄은 휴게공간에서 공연하는 마술이었다.
일루션 회원들이 갈고 닦은 자신만의 마술을 펼치는 마술공연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보고 싶어 하는 공연이었다.
마술 초보자인 강수는 아이들 앞에 설 수 없었다.
아이들과 함께 앉아서 회원들이 펼치는 마술공연을 지켜보며 다음 자원봉사 때는 자신의 마술을 펼치리라 다짐했다.
일루션 회원들은 아이들의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으며 마술공연을 마쳤다. 몰려든 아이들과 작별인사를 하며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일루션 회원들은 죽송보육원을 나섰다.
아이들이 팔을 흔들며 외쳤다.
“아저씨, 잘 가.”
“다음에 또 마술 보여주세요.”
“오빠, 언니··· 잘 가세요.”
강수도 팔을 흔들었다.
마음의 상처가 깊은 아이들이지만 부디 밝고 힘차게 자랄 수 있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그리고 여력이 되면 보육원 아이들을 돕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