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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아바타의 재능으로 동화율 돌파-157화 (157/204)

157화 열대우림 침식지 공략 성공

레지키쓰론은 왜 굳이 물의 정령왕을 데리고 왔을까?

다른 군주들을 제쳐 놓고 말이다.

에너지화 특성 때문에 옮겨 오기 편하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 열대우림은 물 정령이 활동하기에 최적의 장소.

풍부한 수량의 강이 흐르고, 시시때때로 내리는 소나기, 대기 중에 가득 찬 습기, 한마디로 여기도 물, 저기도 물이다.

온전한 힘을 가지고 넘어온 물 정령들이 마음껏 활개 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침식지 남쪽 방향에서 진입하는 각성 플레이어 공격대는 다소 난항을 겪고 있었다.

“끄아악!”

“…미치겠네? 꿀렁이 새끼들.”

“그냥 막 휘둘러.”

“부상자는 뒤로 넘기고!”

물 정령들의 공격은 단순하다.

물 속성 마법에 침식의 기운을 실어 날리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공격.

그러다 갑자기 달려들어 자신의 몸을 플레이어의 얼굴에 뒤집어씌우기도 한다. 그럼 숨이 막혀 질식사하는 거고.

공략법도 알고, 물 속성에 맞는 무기도 준비해 왔지만, 환경이 환경이다 보니 만만치 않았다.

그나마 잦은 폭격으로 숫자가 많이 줄어들어 망정이지.

공격대장 애널서커는 답답했다.

‘너무 느려.’

지지부진한 진격 속도.

물론 두각을 드러낸 자들도 있다.

특히 한국 측 플레이어.

딸기, 민도연, 우현수, 고유섭, 마태길, 봉춘섭…….

동화율과 반영률의 차이도 있겠지만 대신전 초대로 받은 축복 덕택에 무리 없이 물의 정령들을 베어 넘기면서 차근차근 전진했다.

전체적으로 부상자가 많았지만.

두두두두두.

후방에서 무인 장갑차들이 쉴 새 없이 보충되고 있었다.

지상군, 즉 각성 플레이어 공격대의 역할.

부정한 물의 정령왕을 상대하는 임무.

이름을 알 수 없는, 난데없이 툭 튀어나온, 이상한 브라질의 각성 플레이어와 케이가 레지키쓰론을 죽이고 안테나를 부술 수 있도록.

‘늦으면 안 되는데…….’

이러다 케이에게 방해만 될라.

순간!

달라진 열대우림의 대기.

뭔가 또 온다.

츠파파파파파파…….

강렬한 에너지 파동.

하지만 침식의 기운은 아니다.

끈적하고 불결한 기분이 아니라 산뜻하고 고결한 느낌.

샤라라라라라라…….

“응?”

“…이 이건?”

“오!”

“우와!”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포스의 파장.

각성 플레이어들에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반면 포스와 상극인 물 정령들은?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결과물이 눈앞에 보이니까.

“꾸잉…….”

“키에에엑!”

“크륵?”

“켁!”

파사사사사사사…….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부정한 생명체들.

신기루처럼 무너져 내렸다.

넓고 넓은 열대우림.

레지키쓰론에 의해 침식된 지역이 깔끔하게 도려내어졌다.

마치 원형탈모증이 생긴 것 같다.

정신이 번쩍 든 애널서커.

임무가 생각났다.

“모두 달려!”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질주하는 공격대원들.

그들 앞을 가로막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 * *

레지키쓰론은 대체 어디에 힘을 집중할지 고민하던 차였다.

남쪽이야 일반 각성 플레이어.

그들의 숫자가 아무리 많다 한들 위협거리도 되지 않았다.

문제는 동쪽에 하나, 서쪽에 하나.

무시무시한 속도로 양방향에서 접근하는 단일 개체의 포스.

힘을 두 군데로 나눌 순 없다.

어느 한쪽도 방심하면 안 되는 강한 존재들.

‘하는 수 없군.’

결국 답은 버티기.

비록 멍청해졌지만 정령왕도 있고, 안테나도 있다.

순간!

슈우우우웃!

“…어?”

긴 꼬리를 달고 이쪽 방향으로 날아오는 발사체.

‘미사일?’

그랬다.

그것도 대형 미사일.

‘핵인가?’

말도 안 된다.

각성 플레이어가 침식지에 진입했는데 핵을 터뜨릴 리가.

급하게 탐지 마법을 시전하는 레지키스론.

핵은커녕 폭발물 냄새도 나지 않았다.

‘그럼?’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저건 대체 뭐지?

급기야.

슈우우우웃!

쿠쿠쿠쿠쿡!

안테나와 멀지 않은 곳에 떨어지는 발사체.

폭발음도 없었다.

다만 무언가 땅에 꽂히는 소리가 들렸는데.

레지키쓰론은 고민했다.

가서 조사를 해 봐야 하나?

하지만 여긴 누가 지키고?

그리고.

츠파파파파파파파파!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허어어어억!”

저 땅속에서, 지상에서, 봇물이 터진 것처럼 피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그리고 전 침식의 영역을 한꺼번에 덮쳐 오는 폭풍.

“끄아아악!”

빙의된 이후로 처음 느껴 보는 극도의 고통.

포스, 대규모의 포스 파동이었다.

침식의 은총은 처참하게 찢겨 나갔다.

빙의된 육신의 세포 하나하나가 비명을 질러 댄다.

“크라라라…….”

물의 정령왕도 몸부림치고 있었다.

에너지로 이루어진 정령체라 그런지, 그 타격은 훨씬 더 컸다.

그뿐인가?

파직, 파지지직!

침식 안테나도 포스 파동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빛이 사그라든다.

문양 자체에도 손상이 일어났다.

심지어!

찌지지직! 찌직!

기둥 전체에 실금의 균열까지.

“아, 안 돼!”

어쩔 수 없었다.

침식의 기운을 전달하는 안테나.

당연히 재료 또한 침식된 것이라야 한다.

침식과 상극인 강대한 포스 파동이 안테나를 덮쳐 왔는데, 무사할 리 있을까?

“대체 왜……? 서, 설마?”

그제서야 레지키쓰론은 깨달았다.

하늘에서 떨어져 침식지 대지에 박힌 저 물체.

‘…저것도 안테나?’

에너지를 증폭해 사방에 흩뿌리는 기능.

만약 자신의 예상이 맞는다면 저건 포스 전파의 안테나일 터.

‘우리 방식을 역이용했어?’

이런 상황은 생각조차 못 했다.

설령 만들었다고 해도 작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은?

침식의 안테나는 게임 안에서 직접 에너지를 끌어와서 쓴다.

백도어, 뒷문이 열렸기 때문에.

하지만 저 포스의 안테나는 그럴 수 없다.

막혔기 때문이다.

설령 열었다 해도 포스가 찔끔찔끔 나올 터.

‘직접 주입 방식 말고는 없는데, 이만한 위력의 포스 파동을 만들어 내려면 케이, 그놈 혼자의 힘으론 불가능… 아!’

아니다.

하나가 더 있었다.

동쪽과 서쪽.

둘 중 하나가 케이라면 나머지 하나는?

누구길래 신력의 힘이 섞인 케이의 포스와 비등한 위력을 가졌지?

그때였다.

팟팟팟팟!

마침내 나타난 낯익은 남자.

“…케이.”

동시에.

타다다다다닥! 탁!

누군가 케이의 뒤에서 달려와 그의 어깨를 밟고 도약해서.

휘릿!

츠피피피핏!

다짜고짜 레지키쓰론을 향해 정글도를 내려찍었다.

투웅!

물론 실드에 막혀 버렸지만.

여자였다.

번뜩이는 두 개의 정글도를 들고 나타난 묘령의 여인.

“이 새끼, 진짜 여기 있었네?”

고개를 갸웃하는 레지키쓰론.

누구지?

처음 보는데.

혹시 빙의된 육체, 피에르 운게마와 아는 사이?

“눈알 굴리지 마라. 어디서 딴청을 피워? 레지키쓰론, 너! 이 X발 새끼야!”

아니다.

드래곤 본체와 관계가 있는 듯한 여인.

“…누구냐?”

“내가 누군 것 같냐? 병신 새끼, 꼴에 초록 도마뱀이라고 숨어 있는 곳도 숲이네.”

에루인은 피식 웃었다.

“많이 약해졌어. 대가리 정도는 쉽게 딸 수 있겠는데?”

레지키쓰론은 그녀가 누군지 알았다.

비록 육신은 달라졌지만, 비슷한 말투, 몸짓.

“…에루인, 너도 건너왔구나.”

“그래, 나다. 네까짓 것도 넘어왔는데 나라고 못 할까?”

찬웅은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을 내버려 두고 안테나를 향해 걸었다.

“크르르르르…….”

초라할 정도로 왜소해진 정령왕도 관심 밖.

찬웅의 관심은 오로지 침식의 안테나.

‘바로 부숴?’

지이잉!

강기로 거대해진 도끼.

“이놈! 어림도 없다.”

눈을 시뻘겋게 뜨고 달려오는 레지키쓰론.

그러나.

“이 새끼야! 네 상대는 나야!”

서걱!

콱!

“이년이…….”

“닥쳐!”

도마뱀은 에루인이 맡았고.

그럼…….

순간!

꿀렁!

움직이는 물의 정령왕.

쩌저저저저저적!

삽시간에 얼어붙는 대지.

촤촥! 착! 착착!

발밑에서 솟아오르는 얼음 기둥.

꿀렁꿀렁.

대기 중의 수기가 뭉치더니 거대한 물방울이 되어 찬웅을 공격해 왔다.

팡팡팡팡!

‘쯧! 귀찮게…….’

팟팟!

찬웅은 일단 물러났다.

‘애널서커는 뭐 하고 있지?’

지금쯤이면 달려왔어야지.

쐐애애애액!

퍼억!

갑자기 나타난 플레이어.

“오빠! 저놈은 제가 맡을게요!”

“…….”

딸기였다.

그건 그렇고, 오빠?

오빠 동생 하기로 한 기억이 없는데.

아무튼 지금은 바쁘니까.

뒤를 이어 도착한 애널서커. 그리고 민도연을 비롯한 APS 플레이어, 나머지 공격대원들도.

지이잉!

다시 도끼에 강기를 불어 넣은 찬웅.

츠핏!

나무 패듯 안테나의 기둥에 박아 넣었다.

투웅!

‘…끄떡도 안 하네.’

다시.

츠핏!

투우웅!

흔들리는 안테나.

이것도 포스의 파동에 영향을 받았을 터.

지금도 보인다.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문양의 조각이.

츠피릿!

투르르르르…….

거대한 안테나 기둥이 진동했다.

그래.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안테나 없다.

* * *

레지키쓰론은 미칠 지경.

왜 이런 지경까지 왔지?

계획은 완벽했다.

가봉 열대우림에 자리를 잡고, 침식지를 위한 터를 닦아, 사도들을 시켜 안테나를 만들 아이템을 안에서 조달해 오고, 베이징 침식지로 시선을 돌린 후, 마침내 자신의 영토를 만들었다.

어디서부터 어긋났을까?

케이만 신경 쓰면 되는 줄 알았다.

변수의 시작은 데우스칩.

그리고 이 망할 에루인.

이년에게서 느껴지는 세계수의 향기.

그제야 강렬한 포스 파동의 원인을 알았다.

어디서 그 막대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는지.

신력의 케이, 세계수의 에루인.

“이 개같은! 네년부터 죽여 주마!”

피에르 운게마의 육신이 침식의 기운으로 가득 차올랐다.

뿌드득!

머리에서 솟아나는 드래곤의 뿔과 손과 발에서 자라나는 날카로운 발톱.

스르륵!

피부에서 돋아나는 용의 비늘.

쭈욱!

엉덩이에선 거대한 꼬리까지.

용인(龍人).

드래고니안.

“고작 이거냐, 레지키쓰론? 그 강대한 본체를 버리고 선택한 것이 겨우 드래고니안?”

에루인의 표정은 처연했다.

그린 드래곤 그리고 엘프.

수천 년 동안 그 둘은 공존과 협력 관계.

하지만 침식이 모든 걸 비틀어 버렸다.

“크르르, 풀이나 뜯어 먹는 천한 엘프 년이… 멍청한 것아! 네 적은 내가 아니다. 거짓으로 진실을 가리고 허상 안에 우릴 가둔 그 패악한 주신(主神)이 진정한 적이다.”

“…그게 네가 나온 목적?”

“그럼 왜 나왔을까? 영영 거짓 세상 속에서 살란 말이더냐?”

“네 영혼은? 너도 알고 있을 텐데, 영혼만은 진짜라는 걸.”

“클클클, 바로 그거다. 진짜 영혼은 진짜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법.”

“그래서 스스로 침식당했나? 영혼을 오염시키고 자유의지를 포기하면서?”

“…….”

순간 할 말을 잃어버린 레지키쓰론.

에루인의 말이 정곡을 찔렀다.

그린 드래곤, 엘프의 벗, 숲의 수호자, 언제나 자애롭고 지혜로웠던 균형자.

그러나 지금은 옛말.

침식된 이후로 그를 부르는 칭호는 그저 광룡 레지키쓰론.

“더러운 도마뱀 새끼야! 평화로운 로그드라실을 오염시키고, 너를 그토록 사랑했던 엘프들을 죽여 가면서 얻은 것이 고작 이거였어?”

“…가, 감히!”

“넌 그냥 뒈지는 게 좋겠다. 세상 안과 밖을 위해서.”

츠캇!

빛살처럼 휘둘러지는 발톱!

팟!

어느새 레지키쓰론의 뒤에서 마체테를 휘둘러 오는 에루인.

파직! 파삭, 꽝! 우르르르…….

용언으로 발현되는 연속적인 마법.

하지만 에루인도 만만치 않았다.

파팟! 파파팟!

수많은 마법 공격을 가볍게 피하면서 포스를 잔뜩 머금은 쌍마체테가 선풍기처럼 돌아갔다.

부정한 물의 정령왕을 상대하는 각성 플레이어 공격대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머리 돌려! 안테나 쪽을 보지 못하게!”

무리하게 공격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놈을 꽁꽁 에워싸고 안테나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공격대의 임무.

그리고.

쐐애애애액!

하늘에서 나타난 수백 대의 무인 폭격기.

스스스스.

열대 우림에 눈이 내린다.

그러나 눈은 아니다.

“키엑?”

허둥지둥 놀라는 물의 정령왕.

듀플렉스 대륙엔 없지만 지구엔 존재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제습제.

습기를 빨아들이는 물질.

하늘에서 떨어지는 엄청난 양의 제습제.

물론 그걸로 정령왕에게 실질적인 타격은 줄 수 없었지만…….

“킥? 크륵?”

지지지지직.

당황하게 만들 수는 있다.

“저쪽으로 몰아!”

그 와중에 여전히 안테나를 도끼로 찍는 찬웅.

츠핏!

투릉!

소리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츠핏!

터걱!

기둥에 새겨진 실금이 더 크게 벌어졌다.

츠핏!

태앵!

확실히 열 번 가지고는 턱도 없다.

그럼 넘어갈 때까지 찍어야지.

에루인과 사생결단을 내고 있던 레지키쓰론.

사실 가진 무력과 힘으로 따지면 에루인에게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 더 강하면 강했지.

하지만 그는 에루인에게 집중할 수가 없었다.

저 간교한 인간 때문에.

츠핏!

팅, 찌끈!

보란 듯이 안테나를 찍어 대는 케이.

츠핏!

콰직!

기어코 안테나에 박힌 찬웅의 도끼.

“머, 멈춰라!”

레지키쓰론의 손발이 어지러워졌다.

신경이 안테나로만 몰렸다.

에루인이 그 순간을 놓칠 리가.

서걱!

“끄아아악!”

툭!

그 단단한 용비늘이 잘려서 팔 하나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츠핏!

콰악!

츠핏!

콰직!

“아, 안 된다!”

소스라치게 놀란 레지키쓰론이 달려가려고 했지만.

서걱!

에루인의 마체테가 그의 발목마저 잘라 버렸다.

“아악!”

그리고.

기우뚱.

천천히 넘어가는 안테나.

쿠쿠쿠쿠쿵!

동시에 게임 안에서 전해져 오던 침식의 기운이 뚝 하고 끊겨 버렸다.

그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은 존재는 부정한 물의 정령왕.

“끼이이이…….”

꿀렁꿀렁.

허물어지는 몸체.

수증기로 변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절망적인 눈초리로 쓰러진 안테나를 보는 레지키쓰론.

“아아아아…….”

끝났다.

모든 것이.

지구를 침식의 기운으로 가득 채워, 모든 살아 있는 것을 변이시켜 세상을 지배하려는 계획이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저벅저벅.

찬웅은 비틀비틀 위태하게 선 레지키쓰론에게 다가갔다.

에루인이 물었다.

“막타 치려고?”

“네.”

“…잘 보내 줘, 미련이 없도록.”

망연자실한 표정의 레지키쓰론.

“기분이 어때?”

“…네가 이겼다고 착각하지 마라, 난 패악한 주신에게 졌을 뿐.”

“그래, 마음대로 생각해.”

“이게 끝이 아니다. 반드시 다시 돌아와 지구의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츠피릿!

강기의 쌍도끼.

찬웅은 재빠르게 레지키쓰론의 전면으로 다가가.

콱!

어깨 한 번 찍고.

콰직!

가슴 한 번 찍고.

콱! 콰직! 콱콱! 콰직!

저항도 안 했다.

아마 다음 기회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르지.

영혼이 저장되어 있다고 믿고 있을 테니까.

그러나 플레이어 킬.

영혼마저 소멸하는 찬웅 고유의 스킬.

“헉? 무, 무슨? 너어…….”

“눈치챘어? 조금 다르지?”

“이, 이건 설마……?”

“다시 복구할 수 없게끔 깨끗하게 삭제해 줄게.”

“…자, 잠깐!”

지이잉!

콰지지직!

도끼가 레지키쓰론의 두개골을 파고 들어갔다.

“끄그그그그, 이, 이럴 순 없어. 이건 사, 사기야……!”

“그만 가라. 구질구질하게 굴지 말고.”

프스스스.

레지키쓰론은 하체부터 가루로 변해 사라지기 시작했다.

“끅, 끄으으으…….”

다음으로 복부, 가슴 그리고 머리통까지.

프스스스스스.

가루가 흩날린다.

사라지기 시작하는 침식의 기운.

순간!

띠링, 띠링, 띠링, 띠링…….

한꺼번에 울리기 시작하는 스마트폰 알림음.

“어?”

“아?”

“뭐지?”

“…메시지 왔는데.”

“으음, 내용이?”

찬웅도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열대우림 침식지 보스 광룡 레지키쓰론이 현 시간부로 소멸했습니다.]

‘…….’

스마트폰으로 전체 공지를 띄우네?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메시지는 계속해서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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