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게임 속 아바타의 재능으로 동화율 돌파-124화 (124/204)

< 크자누이의 사도(1) >

러시아 정보총국, 제2국장이자 DS 특별팀 책임자, 미하일 두가예프는 포기하지 않았다.

사실 포기할 수 없었다.

아바타 삭제가 알려지면 죽은 목숨, 누군가에게 초대를 받아 따뜻한 홍차 대접을 받을지도 모르는 일.

그래서 철저하게 비밀에 부쳤다.

극소수의, 믿을 수 있는 심복들을 제외하고.

“미치겠군.”

“···역시 모두 박탈당한 겁니까?”

“아무도 날 알아보지 못해. 포밀턴 상단주도.”

두가예프가 새롭게 만든 아바타는 [슬라프 전사], 슬라브에서 슬라프로 글자 하나 바꿨다.

커스터마이징도 전 아바타와 최대한 비슷하게 맞췄는데···.

‘당연한 거겠지.’

시스템의 아바타 인식 방식이 그렇게 허술할 리도 없을 테고,

두가예프는 마음이 급했다.

황궁에서 벌어졌던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 케이.

그놈이 카시우스 제국 황위 계승전에 개입하고 말았다.

‘망할 놈!’

위험하다.

지금까지 쌓아왔던 모든 성과가 물거품처럼 사라질 지경.

‘이황자의 세력이 황위 계승전 선두로 갑자기 치고 올라왔어.’

그렇다면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

현재 세력으론 부족하다.

“당분간 포밀턴 상단주와의 접촉은 이고르, 네가 담당한다. 살살 구슬려봐. 내용은 이황자를 제외한 황자 연합, 그리고 일황자와 삼황자 측과도 접촉해보고.”

“알겠습니다. 참! 국장님께서 안 계실 동안 플레이어 한 명이 찾아왔습니다. 말씀드릴 일이 있다며.”

“누군데? 내가 만나봐야 하는가?”

“네, 평범한 플레이어가 아니라서,”

“···음?”

호기심을 보이는 두가예프.

대체 누구길래?

“자신의 동화율을 공개해서 보여줬는데 170%였습니다.”

“···뭐?”

확실히 평범하지 않다.

요즘 동화율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최소 158%는 넘어야 랭커라고 인정을 받는다.

그런데 158%도 몇 없는 상황에서 170%?

무조건 만나봐야 한다.

“현재 연락이 되나?”

“네, 친구 맺어뒀습니다. 언제나 폴른스타에 있다고 했으니 지금 당장이라도 부를 수 있습니다.”

“좋아. 불러와.”

170% 동화율 플레이어라면···,

‘쓰임새가 많지.’

잠시 후, 정보국 안가로 방문한 플레이어.

아바타 명은 [브로큰 코사츠], 시커먼 로브로 전신을 가려 외모는 잘 모르겠지만.

“어서 오시오. 브로큰 코사츠.”

“처음 뵙겠습니다. 남작···, 흠, 제가 알고 있던 분이 아니신가?”

“걱정 마시오. 슬라브 전사 맞으니까, 다만 문제가 생겨서.”

“그걸 저보고 믿으라는 말씀은 아니겠죠? 장난치지 마시고 남작님을 불러오세요.”

“···.”

답답하다.

이게 다 아바타가 삭제되어 일어난 일.

“후우, 난감하군. 하지만 그게 나요.”

“난감한 건 저죠. 전 분명 남작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그런데 짝퉁? 설마 아바타가 사라지기라도 한 겁니까?”

“···.”

두가예프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걸로 충분한 대답이 되었는지 브로큰 코사츠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말이네요. 아바타 삭제.”

“크흠.”

“안타깝습니다. 러시아 정보총국 제2국장 미하일 두가예프님.”

싸늘하게 굳어버린 두가예프의 표정.

어떻게 자신의 정체를?

“너 누구야?”

[브로큰 코사츠]는 유들유들하게 말했다.

“이렇게 합시다. 우리 현실에서 만나죠. 제가 제안 하나를 드리죠. 아주 솔깃한 제안을.”

“제안?”

“단둘이서, 시각은 자정, 장소는 모스크바 외곽의···, 뭐, 안 나오면 그만이고, 그럼.”

그리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대체 저놈은 누구지?

이제 남은 건 선택.

만나느냐, 아니면 무시하느냐.

‘아무래도 만나보는 것이 좋겠어.’

무려 동화율 170%의 플레이어, 그 정도면 웬만한 NPC도 상대할 수 있는 무력을 갖췄고.

그리고 상황이 좋지 않다.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때, 그를 끌어들일 수만 있다면?

※ ※ ※

어두운 밤.

[브로큰 코사츠]가 오라고 한 장소는 모스크바 외곽의 공원묘지.

보통 러시아의 무덤 비석엔 고인의 살아생전 사진 혹은 그림이 부착되어 있다.

밤인데다 초승달의 약한 빛이 비석을 비추니.

‘으스스하군. ···쯧, 괜히 온 건 아닌지 모르겠네.’

여러모로 수상쩍은 놈이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동화율도 그렇고,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것도 그렇고.

‘각성 플레이어일 수도···.’

그러나 걱정 없다.

혼자 오라고 한다고 설마 혼자 왔을까?

이미 안전장치는 마련했다.

순간!

스르륵,

“오셨습니까?”

어느새 두가예프의 정면에 나타난 한 사람.

“브로큰 코사츠.”

“그렇습니다. 국장님.”

평범해 보이는 외모.

하지만 나타나는 방식은 평범하지 않았다.

“···각성 플레이어?”

“뭐, 비슷합니다. 어찌 되었든 특이한 힘을 가졌으니까요.”

두가예프는 조금 불안해졌다.

만약 놈이 다른 마음이라도 품는다면?

철갑탄으로 무장한 저격수와 러시아 정부 소속 각성 플레이어를 곳곳에 배치해두긴 했지만.

“실제 이름은? 서로 정체를 알아야 공평할 것 같은데.”

“이름보다는 다른 정보를 알려드리죠.”

“가치 있는 정보였으면 좋겠어.”

“전 사도입니다. 위대한 네크로맨서 크자누이님을 군주로 모시는 사도.”

“···뭐?”

러시아 정보국 제2국장으로서 사도 플레이어에 대한 정보를 왜 모를까?

더구나 크자누이?

카시우스 제국 침식지 보스의 이름.

위험한 놈이다.

두가예프는 슬며시 오른손을 품 안으로 넣었다.

하지만,

“소용없습니다. 제가 조금 특별한 능력이 있어서 지금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를 겁니다.”

“···.”

“안심하세요. 전 제안을 하기 위해 온 것뿐이니까.”

“···내가 사도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아? 너희들은 빌런이잖아. 그것도 극히 위험한!”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하는 브로큰 코사츠.

“누가 보면 사도들이 세상을 멸망시키기라도 하는 것처럼 들리네요.”

“그럼 아닌가?”

“멸망은 헛소리죠. 우리가 원하는 건 공존입니다. ···뭐, 상황에 따라선 파괴도 필요하겠지만, 매우 제한적으로.”

공존이라니.

“여하튼 제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듣고 안 듣고는 국장님의 선택이고요.”

“안 들으면 죽일 텐가?”

“그럴지도,”

“···들어보지.”

“잘 결정하셨습니다. 사실 군주님께서 조금 우려하고 계셔요. 폴른스타에 케이가 나타난걸.”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야.”

“네, 케이, 그놈 때문이겠죠.”

놈은 케이의 존재를 파악하고 있고, 그로 인해 어떤 어려움이 생겼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드리는 제안입니다. 케이를 죽여야 합니다.”

그건 두가예프도 엄청 바라는 일.

“어떻게? 놈이 그렇게 쉬웠으면 벌써 했지. 게임 안에서 그놈의 뒤를 봐주는 세력이 존재해. 테라퓨타, 마키나 공화국, 엘프와 드워프···.”

“제가 언제 게임 안에서 한다고 했습니까?”

“···엉?”

“현실에서 죽일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러시아 정보국의 힘이 필요하고. 성공한다면 그쪽에서도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을 겁니다.”

피식!

웃는 두가예프.

자신이라고 그런 생각 해보지 않았을까.

“누군지 어떻게 알고? 그리고 안다 해도 어떻게? 놈은 각성 플레이어야. 그것도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정체를 밝히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이미 작업이 들어갔고요.”

“···작업이라니?”

“영업 비밀입니다. 아무튼 정체만 알아낸다면···,”

그럼 해볼 만하다.

놈의 정체와 위치만 알아낸다고 치자.

‘대전차 미사일이나 소형 핵가방 하나만 있어도···.’

무조건 죽일 수 있다.

누가 했는지 모를 정도로 깔끔하게.

“저도 돕겠습니다. 사실 홀로 처리해도 되지만 군주께선 확실한 걸 좋아하시니.”

“자신 있나 보군.”

“빈말은 안 합니다.”

“···그게 만용일 가능성은?”

“글쎄요.”

갑자기 위로 손을 치켜드는 브로큰 코사츠.

두가예프는 움찔했다.

그리고.

드드득, 드득!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마냥 강하게 흔들리는 공원묘지.

“헉!”

순간!

불쑥!

땅 밑에서 무언가 올라온다.

“···?”

팔이었다.

새하얀 사람의 팔.

사망한 지 얼마 안 된 시체.

묘지에 놓인 비석,

그리고 거기 붙여진 이름과 사진.

‘이, 이놈은?’

얼마 전 총격전으로 죽은 러시아 마피아.

놈의 시체가 무덤을 뚫고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미, 미친!’

그뿐만이 아니었다.

드드득! 드득!

쑤욱! 쑥! 쑥! 쑥···,

이곳저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시체들.

한마디로 살아 움직이는 시체의 밤.

틀림없다.

눈앞에 이 빌런은 카시우스 제국의 침식지 보스, 사상 최흉의 네크로맨서 크자누이의 사도였다.

“이 정도면 대답이 됐는지?”

두가예프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 ※ ※

현재 APS 소속 모든 플레이어는 폴른스타에 집결해 있었다.

조직 전체가 케이를 따라 움직인 지 꽤 오래됐다.

케이를 지원하고, 그와 함께 움직이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 겸사겸사 사냥도 하면서 동화율도 돌파하고.

폴른스타, 망령의 침식지에서 각성 플레이어들은 그곳에서 각자 파티원들을 데리고 사냥에 몰두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조직 전체가 발전해야 한다.

동화율이 높은 각성 플레이어들이 APS 소속 재능있는 일반 용병 플레이어들을 데리고 함께 사냥하면서 동화율 돌파하고, 스킬 숙련이나 사냥의 노하우도 전수해주고.

당연히 딸기도 폴른스타에 왔다.

“잡아요!”

“네, 딸기님.”

먼저 가장 약한 좀비부터.

“머리가 약점이에요. 피하지 말아요. 괜히 물릴까 두려워 말고.”

딸기가 데리고 사냥하는 APS 용병 플레이어는 모두 20명, 사냥터가 겹치면 비효율적이니 제법 먼 거리에서 [롤리롤리팝] 민도연도 같은 방식으로 용병 플레이어들을 이끌고 있었다.

‘언니는 잘하고 있겠지?’

잘할 것이다.

각성이 그냥 될까.

각성은 용병의 재능을 증명해주는 척도이기도 하니.

‘케이님은···,’

얼굴을 보지 못한 지 꽤 오래, 현실에서도, 게임 안에서도.

먼저 연락해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핑곗거리도 있고.

‘유령마 부키 태워주신다고 했는데.’

하지만 선뜻 스마트폰 번호를 누르기가 너무 힘들었다.

처음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케이가 누군지 알고 나서부터 더 그랬다.

왜 이런지 자신도 알고 있다.

사회성이 부족한 탓, 그건 자신과 케이가 가진 공통점.

어린 시절 병마로 인해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알고 지내는 친구도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이런 상황이 서툴 수밖에.

그런 의미에서 딸기는 털털한 성격의 민도연이 부러웠다.

“딸기님, 좀비들 다 잡았습니다.”

“아! 수고하셨어요. 그럼 사냥터를 스켈레톤 지역으로 옮겨요.”

“네.”

민도연 파티는 벌써 안쪽으로 진입한다고 했었다.

합류해서 함께 사냥이나 해볼까?

5백 년 전 대륙에서 가장 큰 전쟁이 일어났던 평야 형태의 침식지, 그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는 딸기의 파티.

넓은 지역이지만 민도연 파티는 찾기 쉬울 것이다.

같은 길드로 묶여있고, 여차하면 친구 메시지를 보내도 되니까.

그래서,

[상큼한 딸기] : 언니, 어디 계세요?

[상큼한 딸기] : 스켈레톤 잡을 건데, 같이 사냥해요.

[상큼한 딸기] : 아니면 구울 지역까지 가보든지,

[상큼한 딸기] : 언니?

[상큼한 딸기] : 대답 좀 해보세요. 언니?

불안하다.

왜 대답이 없지?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찾아봐야 한다.

“잘 들으세요.”

“네!”

“지금부터 사냥은 그만두고 민도연 플레이어 파티를 찾습니다.”

“어, 왜 그러시는지.”

“예감이 좋지 않아요. 빨리!”

“아, 알겠습니다.”

딸기도 움직였다.

설마 사냥하다가 사망했는지···,

‘아니야.’

절대 그럴 리 없다.

망령의 침식지는 플레이어들에게 비교적 쉬운 사냥터, 게다가 민도연 혼자도 아니고, 위험한 일이 생겼으면 분명 도움을 요청해왔을 터.

딸기는 홀로 민도연이 있을 거라 짐작되는 지역을 향해 빠르게 질주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음?’

저 멀리서 보이는 플레이어들 무리.

APS 소속 플레이어인가?

좀 더 빠르게!

다다다다닥! 쐐애애액!

방패 돌진을 섞어 한달음에 도착했는데···,

“···아아악!”

목 없는 언데드 몬스터 네 마리에게 사지를 붙들려 제압당한 민도연. 그건 그녀의 머리에 손을 얹고 주문을 외우는 낯선 플레이어.

“언니!!!”

딸기는 방패를 들고 용감하게 돌진했다.

그러자 방해 받은 정체불명의 플레이어들이 눈살을 잔뜩 찌푸리며 그녀를 노려봤다.

“저건 또 뭐···, 잠깐! 이름표!”

“어? 딸기다!”

“뭐? 딸기?”

“당장 잡아!”

“잘됐네. 어차피 민도연 이년은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어.”

딸기는 돌진과 동시에 전투태세를 갖췄다.

철컹!

철벽같은 데우스칩의 반사방패.

위이잉!

소름 끼치게 진동하는 톱날 검.

“쿠오오오오!”

불쑥!

발밑에서 구울 한 마리가 솟아오른다.

퍼억!

하지만 방패에 짓이겨져 먼지로 사라지는 구울.

불쑥, 불쑥, 불쑥···,

사방에서 언데드 몬스터들이 나타났다.

좀비, 스켈레톤, 구울, 그리고 사형수 언데드 듀라한까지.

파박!

파바바박!

딸기는 거칠 것이 없었다.

그녀의 앞을 막아서는 언데드들이 모조리 분쇄되었다.

급기야 민도연이 있는 장소까지 도달했는데.

스우우우우우···,

갑자기 요동치는 음산한 기운, 무거워지는 발걸음, 섬뜩한 살기까지.

“무슨?”

뭔가가 나타났다.

찌그러진 갑옷에, 뼈밖에 남지 않은 말을 타고 나타난, 보기만 해도 오싹한 공포의 마물.

“···기사?”

리치와 더불어 폴른스타 침식지의 준보스급 언데드 마물.

바로 데스나이트였다.

그것도 두 마리씩이나.

“운이 좋군.”

“직접 찾을 수고를 덜었어.”

“조심해! 절대 죽이면 안 돼.”

검정색 로브를 쓴 플레이어들도 다가왔다.

하지만 딸기는 발걸음을 뗄 수가 없었다.

알 수 없는 기운이 그녀를 옭아매고 있었던 것.

“이익!”

포스를 끌어올려 방패 돌진을 시도했지만,

쐐애액!

터엉!

“악!”

허무하게도 데스나이트가 겨눈 검 끝에 퉁겨져 나갔다.

충격을 입어 땅에 나뒹구는 딸기.

“오! 역시 명성대로야. 속박의 저주를 풀다니.”

“기억 흡수의 저주는? 준비됐어?”

“데스나이트에게 팔과 다리를 단단히 잡으라고 시켜.”

“알았어.”

기억 흡수의 저주라고?

“넌 케이가 누군지 알고 있지?”

“···모, 몰라!”

“뭐, 저주를 걸어보면 알겠지. 참고로 저년 머릿속은 다 훑어봤어. 클럽에서 케이를 처음 만나서 함께 사냥했던 사실까지. 물론 그 외엔 아는 게 없었지만.”

“씨, 씨발! 꺼져! 새끼들아!”

톱날검을 거꾸로 드는 딸기.

서슴없이 자신의 심장을 찌르려고 했지만.

채앵!

데스나이트가 먼저 움직여 그녀의 검을 걷어냈다.

“아!”

자살도 할 수 없다.

덥석!

데스나이트 한 놈이 자신의 두 팔을 붙잡았다.

나머지 놈은 두 다리를.

“이, 이거 놔!”

“어허! 저항하지 마. 저항하면 백치가 될 수도 있어. 당연히 현실에서.”

“개, 개새끼들.”

백치가 된다고?

‘오히려 좋아.’

그럼 케이에 대한 기억이 지워질 터.

플레이어 하나가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짚어왔다.

어떻게 해야 잘 저항할까?

‘다른 파티원들은 어떻게 됐지? 잘 도망갔나?’

딸기는 혀를 질끈 깨물었다.

잘려질 정도로 강하게.

그때였다.

츠리리릿!

서거거걱!

“어?”

“무슨?”

“뭐, 뭐야? ···도, 도끼?”

도끼 한 자루가 딸기를 잡고 있던 데스나이트의 몸을 반으로 가르고 지나갔다.

뿐만 아니라 비행하는 도끼의 진행 방향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허무하게 잘려 나갔다.

좀비든, 구울이든, 듀라한이든, 데스나이트든.

딸기는 웃었다.

왜냐하면 너무나 많이 봤던 도끼였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조금 커지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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